“따뜻하고 건강한 법조인 되도록 노력하겠다”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막연한 기대를 갖고 발표를 기다렸는데, 합격 소식을 들으니 날아갈 듯이 기뻤습니다. 한편으론 최연소로 합격하게 되어 조금은 부담스럽습니다.”
2016년도 제58회 사법시험에서 최연소 합격한 김기현양은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막연한 기대를 갖고 발표를 기다리다 기자로부터 최연소 합격 소식을 듣고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론 믿기지 않는 듯 담담하게 소감을 말했다.
올해 사법시험에는 109명이 최종 합격했다. 이중 여성 합격자는 40명(36.7%)이었으며 올해 최연소의 타이틀은 여성이 차지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1994년 12월생인 김기현양. 김양은 대원외고를 졸업하고 현재 서울대 경제학부 2학년에 재학중인 재원이다.
김양은 대학 1학년을 마치고 곧바로 휴학을 하고 사법시험에 올인한 끝에 재시로 합격해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 경제학부를 다니고 있었지만 원래 고시를 생각하고 있었던 차에 법공부에 흥미를 느끼면서 사법시험을 선택하게 되었다는 그녀.
특히 김양은 2017년 사법시험 완전 폐지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사법시험이냐 로스쿨이냐의 갈림길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러나 그녀는 법률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어느 길이 합격하기 쉬울지 고려하기 보다는 더 잘할 수 있는 길을 가기로 마음먹었고 그 결과 사법시험을 준비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남보다 한 발 앞선 그녀에겐 어떤 비결이 있을까. 최연소 합격의 비결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양은 “부족한 실력을 그나마 보충할 수 있었던 것은 1, 2차 모두 기본서를 많이 읽으려고 했고 책에 나오는 조문도 직접 찾아보며 법전과 친해지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라며 “특히 법전을 많이 보면서 모르는 내용도 최소한으로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던 것이 굳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말했다.
사법시험이 곧 폐지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도전하고, 합격해야만 한다는 압박감이 그녀를 힘들게 했다. 특히 책상에 앉아 하루 10시간 이상 공부를 하면서 스트레스와 피로가 누적되어 시험을 보는 순간까지도 두통에 시달려야만 했다. 그럼에도 김양은 “안고 가야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때론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바나나우유를 마시거나 초콜릿을 먹으면서 산책을 하거나 가끔씩 가족들과 수다를 떨면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했다.
그녀의 2차 공부 노하우는 기본서에 중점을 두고 법전을 활용하는 방법이었다. 요약집은 헌법 외에 쓰지 않았고, 기본서를 요약집처럼 정리하여 시험 전까지도 기본서를 보았다. 사례풀이의 경우, 학원 모의고사 사례를 익히는데 집중하였고 사례집은 학원 수업시간 때 다루거나 시간이 남으면 보았다.
단권화와 관련해서 김양은 “자신이 또 펼쳐보고 싶은 책을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특별한 방법은 없었지만 중요 학설과 판례는 잘 보이게 표시를 해두고 최신판례는 가필하여 보충하는 식의 자신만의 단권화를 했다. 특히 잘 누락하는 쟁점들은 표시를 해두고 키워드는 동그라미를 쳐서 답안지에 꼭 현출할 수 있게 정리했다.
2차시험 마지막 한달 전략을 묻자 “꾸준히 버티고 포기하지 않은 것이 전략이다”는 의외의 답을 내놨다. 마지막까지 기본서로 정리를 하면서 사례를 충분히 보지 못했다는 걱정과 기본서조차도 다 보지 못했다는 걱정이 있었지만 조급함을 버리고 자기만의 속도대로 버텨낸 것이 도움이 되었다는 것.
김양은 “초심을 잃지 않고, 한 쪽에만 치우치지 않는 따뜻하고 건강한 법조인이 되고 싶다”고 자신의 법조인상을 밝혔다.
수험생에게 한마디 전해달라는 말에 그녀는 “수험기간이 길지 않은 저로서는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기댈 곳이 없어서 외로울 때 가장 큰 위로는 ‘자기 자신이 해주는 위로’라고 생각한다”며 “끊임없이 자신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끝으로 김양은 “저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지원군인 부모님과 동생 기영이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또한 “힘내라고 말해주었던 친구들과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