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 만에 사법시험 생동차로 합격한 만22세 최명훈씨 합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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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여 만에 사법시험 생동차로 합격한 만22세 최명훈씨 합격기
  • 최명훈
  • 승인 2016.10.18 16:12
  • 댓글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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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훈‧2016년 제58회 사법시험 2차 합격‧천안중앙고‧고려대 경제학과 2학년 재학
 

법무부는 지난 7일 2016년도 제58회 사법시험 제2차시험 합격자 109명을 확정, 발표했다. 이중 올해 1차와 2차 첫 응시면서도 동시에 합격한, 소위 ‘생동차’ 합격자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2차 합격자 109명 가운데 동차 합격자는 18명(16.5%)이며, 그 중에서 첫 응시에 모두 합격한 생동차는 그가 유일했다. 법학 비전공자이면서도 1년 5개월이라는 믿기지 않은 기간에 사법시험 합격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만 22세의 최명훈씨. 현재 고려대 경제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그에게 합격수기를 요청했다. 그는 곧 면접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먼저 합격수기를 쓰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주저했다. 하지만 사법시험은 1차와 2차 공부가 전부라는 점에서 법률저널 요청에 그는 어렵사리 수락했다. 어려운 결정을 내려 준 최명훈씨에게 감사드린다. 검사를 희망하는 그가 공익의 대표자로서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고 범죄로부터 내 이웃과 공동체를 지키며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봉사하는 바른 검사가 될 것을 기대한다. 편집자 註

“고시와 같은 장기전은 체력‧적당한 휴식과 대인관계가 필요”
 

I. 들어가며

합격수기를 보며 나도 저런 것을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하다가 실제로 직접 쓰게 된 것이 믿겨지지 않습니다. 처음 써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제 스스로 합격수기를 쓸 자격이 있는가에 대해 의문이 들었습니다만, 그래도 제가 쓴 수기가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써봅니다.

II. 도전계기∼1차 시험(2015.1.∼2.10., 2015.4.∼2016.2.27.)

1. 진입

성인되기 이전 법대-사시트리를 생각하고 있었으나, 로스쿨 도입으로 사법시험 폐지가 예정된 후 2013년, 대학에 처음 입학했을 때에는 행시와 로스쿨을 염두에 두고 PSAT 공부를 간간히 하고 있었고, 자교 로스쿨 쿼터를 노리기 위한 반수 이후 계속 학점 따기 위한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2015년 1월 쯤, 학회 선배와의 대화를 계기로 헌법, 민법 기본서를 읽게 되었는데, 억지로 학점을 따기 위해 읽었던 전공서적 같은 것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재미있었고 흥미가 있었습니다. 그래프 하나 없이 글자로 가득찬 책이었음에도 꾸준히 읽어나가면서, 전공공부와 학점에 얽매이지 않고 바로 법조인이 되기 위한 방법을 생각했고, 그것이 바로 사법시험이었습니다. 이때 집에서 상의한 후 곧바로 1차시험을 위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2. 1차시험 준비

학원 스케줄처럼 처음에 민법부터 시작했습니다. 김준호 저 민법강의로 밑줄자료를 구해서 처음 읽을 때에는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나갔고, 그 다음엔 밑줄자료를 긋고, 다시 볼 때는 그 밑줄자료를 중심으로 보았습니다. 총칙 끝날 때 즈음, 아직 학교 과 내에서 직책을 맡고 있었던지라 학기 초 행사에 참여하지 않을 수가 없어 2월 10일을 마지막으로 1달 좀 넘게 공부에 손을 못대다가, 4월에 중도사임 및 모든 과 생활을 청산한 후 다시 시작했고, 물권법까지 다 끝내고 채권총론으로 들어갈 때쯤, 사법시험 문제형식에 대비하면서 좀 더 용이하게 복습을 하기 위해 기출문제집을 샀는데, 민법 기출문제 분석의 종결(원영섭, 김동진 저)이 해설이 자세하게 되어있는 게 마음에 들어서 골라 풀고 아직 시간이 여유롭다 생각되어 해설까지 꼼꼼히 읽었습니다. 그렇게 기출문제집과 기본서를 병행하면서 5월 중순쯤에 채권각론까지 끝마쳤습니다.

5월 말부터는 신호진 강사의 강의로 형법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기말에 치인 덕택에 한달 좀 넘겨 형법강의를 끝낸 후, 이용배 저 형법 기출문제집을 구매하여 복습 겸 풀어보고 기출된 부분을 형법요론 책에 ‘14사시’와 같은 식으로 가필하면서 기본서와 기출문제집을 한번씩 더 보았습니다. 그 작업이 끝난 다음에는 김동진 강사의 가족법 강의를 들었고, 8월 초에 그것을 마치고 8월 중순이 되어서야 비로소 헌법강의에 들어갔고 9월 중순이 되어서야 마치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아무래도 너무 뒤쳐진다는 생각이 든 저는 휴학을 하고 정리해놓은 기본 3법 기본서를 다시 보면서 기출문제집 회독수를 늘렸습니다. 11월 말 민법 진모를 구하기 직전까지 기본3법 기본서 회독수는 적어도 5회 이상, 기출문제집 회독수는 3회 이상을 충족시켰습니다. 민법 진모 구입 이후에는 하루에 1회씩 풀고 틀린 부분만을 체크해서 밑줄 긋고 눈에 익혀두었습니다. 선택과목은 이때 정하였는데, 국제법을 하는 사람이 많다고 하여 국제법 기본서(이종훈 저)를 구입한 후 이와 병행하여 국제법 기본서를 밑줄 그으면서 읽고, 해당 파트에 있는 OX를 반복하여 풀었습니다.

12월 말에는 헌법과 형법 진모를 구입하였으나 형법만 풀고 헌법은 손을 대지 못한 채 1월 중순이 되었습니다. 이때 저는 진모를 돌리는 것보단 기본서와 기출 혹은 마무리 교재 회독수를 늘리고 최신판례를 익혀두는 것이 더 이득이 된다고 생각하여 민법은 필수지문 정리의 종결(원영섭·김동진 저)과 정일배 저 1개년 최신판례집을 구입하여 읽기 시작했고, 형법은 기본서에 기출문제집, 이용배 저 3개년 최신판례집을 구입하여 같이 읽었으며, 헌법은 기본서에 15년 상반기, 하반기 판례집 그리고 기출지문 OX를 병행하여 2월이 될 때까지 1회독 하였습니다.

2월부터는 막판 스퍼트를 해야겠다는 심정으로, 각 과목 기본서 4회독, 기출 2회독, 최신판례 2회독을 목표로 하여 처음에는 과목마다 5일에 거쳐(국제법은 하루) 2회독, 그 다음에는 2일에 1회독, 하루에 1회독씩 했고, 민법 가족법부분, 형법 최신판례집 1회독 덜한 것 빼고는 시험 전 날까지 목표 달성을 했습니다.

3. 1차시험 당일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1차시험인 만큼 시험장에 내리고 나서도 많이 떨렸습니다. 첫 시간이었던 헌법에선 통치구조 파트에서 고전했습니다. 크게 신경쓰지 않고 넘어갔던 부분에서 몇 문제 나오다보니 처음에는 굉장히 당황스러웠으나, 다른 것을 다 풀고 난 뒤 해당 문제를 꼼꼼히 보면서 지문을 소거법으로 지워서 풀었습니다. 판례문제도 헷갈리는 것이 있었지만 무난하게 답을 맞추고 끝냈고, 선택과목의 경우 무난하게 풀고 넘어간 것으로 기억합니다.

2교시 형법에서는 다른 것은 빠르게 넘어갔습니다만은 필요적 감면에 관한 문제에서 내란목적살인예비에도 필요적 감경규정이 있는가를 기본서에서 본 기억이 나지 않아 혼동되었고, 재물손괴죄에 관한 문제에선 특수매체기록에 관한 지문이 맞는지 틀린지 판단하는데 고전했으며, 일반교통방해죄에 대한 문제는 그 부분을 아예 넘기고 보지 않았기 때문에 고민하다가 결국 찍어야 했습니다.

3교시 민법에서는 엄청난 글자 분량에 놀랐으나, 3교시 시작 전 쉬는 시간에 친상법 마무리교재를 한번 쭉 보았던지라 친상법 부분에서는 전반적으로 고전하지는 않았고 다만 유류분, 상속분 계산문제에서 계산이 꼬이면서 시간을 조금 잡아먹었으며, 그 외 재산법 부분에서는 3책형 4번 문제와 제3자 채권침해의 그 장문의 지문이 있던 문제에서 시간을 많이 뺏겼는데 그 이외에는 무난하게 풀었던 것 같습니다.

시험을 끝내고 나왔을 때는 안될 것 같다 싶어서 부모님께 기대하지 말라고 하고 가채점 하지 않은 채 놀러갔었는데, 궁금증에 채점을 했을 때 무조건 합격할 수 있는 점수가 나온 것을 보고 기뻤던 것이 기억납니다.

III. 1차시험 종료 이후 2차시험 대비 전(2016.2.27.∼2016.3.7.)

2차시험 준비에 돌입하기 전 휴식을 가져야겠다는 생각과 2차시험을 준비하기 전 어떤 강사의 강의를 어떤 교재로 수강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해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낮에는 정보를 수집하고 밤에는 놀러다니는 생활을 했습니다. 어차피 공부한지 1년 반 만에 생동차로 합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고, 생초시땐 시험장 분위기 같은 것 느끼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지 경험도 해보고, 답안 다 채워가지고 어느정도 쓰면 어떤 점수 나오는지를 봐야겠다는 마음에 편하게 쉬었던 것 같습니다.

강의와 교재에 대해서는 고민 끝에 민법-박승수 민법사례연습, 순환모의고사, 강의X, 형법-이용배 형법사례의 맥, 순환모의고사, 강의X, 헌법-김유향 300, 순환모의고사, 강의X, 형소-정주형 예비순환강의, 형사소송법 강의안, 사례집, 순환모의고사, 민소-이창한 예비순환강의, 통합 민사소송법, 사례집, 순환모의고사, 행정법-정선균 1순환강의, 행정법 엑기스, 사례집, 순환모의고사, 상법-김혁붕 기본강의, 상법신강으로 해야겠다는 결정을 하고 교재를 주문하였습니다. 교수저 등을 참고로 보시는 분들도 있다곤 하였는데, 2017년 6월까지밖에 시간이 없는, 사례형 공부경험도 후4법 공부경험도 없는 비법대생인 저는 한 책을 다 소화하는 것도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기본서를 중심으로 봐야겠다고 계획을 짜고 답안 연습을 조금씩 해나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IV. 2차시험(2016.3.8.∼2016.6.25.)

1. 강의수강

이시기 어쩔 수 없이 복학을 하게 되었는데, 학교 강의로 후4법 중 행정법총론을 듣게 되어 학원에서는 민소와 형소를 먼저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행정법 강의부터 듣기 시작했습니다. 하루에 한 강의씩 듣고 난 뒤 빠르게 복습을 하는 식으로 하였으며, 학교강의와 병행한 것 때문에 시간이 나지 않아 답안 쓰기는 사례집 문제에서 논점만 추출하고 세부내용은 책을 베끼거나, 목차만 보고 내용 빠르게 보는 식으로 대체하였습니다. 그리고 민법과 형법의 중요성을 여러 조언이나 수기 등을 보고 미리 깨달아 1주일에 2회씩 6월까지 적어도 20점 이상씩 민법이나 형법 문제의 답안을 작성하였습니다. 그리고 틈틈이 김유향 300을 들고 다니면서 읽고 밑줄 긋고 하면서 헌법도 조금씩 해 나갔습니다.

행정법을 복습까지 하여 2회독 정도 한 뒤 3월 25일부터 민소 강의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강의 수가 많고, 때마침 4월 중간고사까지 겹쳐 복습까지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4월 26일쯤 되어서야 강의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민소 강의의 경우 답안 쓰는 시간은 없던 걸로 기억하고, 저도 따로 민소 답안 연습하지는 않고 강의에서 간간히 알려준 목차 순서를 익히거나, 통합 민소책에 나와 있는 사례를 조금 보는 정도로만 공부했습니다.

4월 28일부터 형소법 강의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형소의 경우 처음에 답안작성 팁을 알려주면서 나올만한 쟁점 중심으로 강의를 진행하였는데 이것이 저에게는 굉장히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답안작성요령에서 많이 얻어갔고, 이때부터 답안작성요령 숙지 겸 해서 논점추출부터 답안작성까지 문제 푸는 동안 책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많이 써보지 못한 덕택에 많이 미숙한 답안이었지만 최고답안, 모범답안, 그리고 사례집을 같이 보면서 내가 뭘 빼먹었으며 목차를 어떻게 잡아야하고 내용을 어떻게 서술해야 어색하지 않고 잘 흐름이 이어지는지를 혼자 많이 생각했습니다.

5월 중순부터 5월 말까지는 상법 강의를 들었습니다. 강의에서 알려주었던 사례논리구조를 익히고, 두문자 암기하는 것을 주로 하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6월 1일이 되기 전 5월 28일즈음 상법까지 인강을 다 수강하면서 후4법 기본강의를 다 끝내고, 답안을 채우기 위한 복습에 돌입했습니다.

2. 막판 복습

후4법의 경우 행정법을 한번 더 본 것 이외에는 전부 1~2회독에 머무르고 있었던 상태이고 강의를 예상보다 1달정도 늦게 끝냈기 때문에 빠르게 4-2-1을 하겠다, 사례집까지 다 보겠다같은 것은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무언가를 알면 답안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어 후4법 기본서를 읽기 시작했고, 시간관계상 중요 쟁점, 그리고 중요쟁점이 아닌 부분은 강의에서 주로 집어준 부분을 중심으로 보았습니다. 후4법 사례집의 경우 형소 기본서 이해에 필요한 부분만을, 행정법의 경우 기본서에 뭔가 부족한 부분만을 보기 위해 같이 보았고, 그 외 과목은 사례집 없이 3순환 모의고사에서 논점을 뽑아보고 목차 구성부터 내용까지 빠르게 읽는 것으로 대체하였습니다.

민법과 형법의 경우 평소에 답안을 계속 작성해왔고, 5월 초에 샀던 민법(윤동환 저)과 형법(이용배 저) 암기장을 이동시간 같은 때에 계속 들고 다니면서 암기를 해왔으며 사례집도 간간히 봐왔기 때문에 후4법보단 사정이 나았습니다. 그래도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스스로 생각을 했고, 그에 따라 민법의 경우 2015년에 학교시험 대비로 중고책서점에서 구했던 14년 대비 민법의 맥을 꺼내서 쟁점-판례-검토 순으로 빠르게 정리하고 3순환 모의고사를 꾸준히 풀었습니다. 형법의 경우 사례집을 다시 복습하고 3순환 모의고사를 풀면서 이용배 강사 답안작성 스타일을 습득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헌법의 경우 두꺼운 사례집을 구해서 읽을 시간은 없다 생각했기에 3순환 모의고사와 300 그리고 작년에 봤던 최신판례집을 훑으면서 헌법 사례형 목차 잡는 것 그리고 그 안에 채울 내용을 익히는 수준에서 만족했습니다. 민소의 경우 1회독에 그쳤다는 점에서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일단 2차시험 전날까지 전과목을 적어도 1번 이상 보았습니다.

3. 2차시험 당일

아직 학부생이었기에 고대 정문과 가까운 거리에서 자취를 하고 있었는데 시험장도 고대라서 운좋게 시간이 조금 더 생겼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기본서를 한번씩 볼 수 있었고, 편하게 시험을 볼 수 있었습니다. 첫째날은 헌법 제2문의2에서 다수설을 따르지 못한 것, 행정법 제1문 3번 문제에서 막판에 시간없어 줄글로 계속 쓴 것 빼고는 무난하게 넘겼고, 둘째날 상법은 법전에서 제1문 3번 문제에서 관련조문을 찾지 못해 고전했으며, 민소를 치고 나서는 과락맞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이때 굉장히 힘들었지만, 그래도 옆에서 도와주는 가족, 응원해주는 분들이 생각나 끝까지 시험을 끝마치겠다고 마음먹었고, 그 덕택인지는 몰라도 3일차 형법의 경우 실수도 있었으나, 형소, 4일차 민법은 잘 쓰고 나왔습니다. 시험이 끝난 당일 3시 이후에는 잠깐 놀다가 집에서 편히 잤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VI. 발표일까지(2016.6.26.∼2016.10.7.)

2차시험을 끝내고 조금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동안 못 봐왔던 사람들도 만나고 놀러도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7월 초쯤 내년 시험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4법은 6월 이전에 이미 읽어두었고 밑줄도 어느정도 쳐 놓은 만큼, 민법과 형법 기본서를 읽고 1차 밑줄 그으며 정리한 뒤 보아도 늦지 않겠다라는 생각에 민법의 맥 15년판과 형법의 맥 15년판을 구해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시간이 넉넉하다 생각해서 별 쟁점이 될 것 같지 않은 부분, 세부적인 부분까지 꼼꼼히 읽었고 그런 과정에서 샤프로 밑줄을 그어놨습니다. 8월에는 밑줄 그은 부분을 지우고 다시 긋고 하면서 2차 밑줄을 그으면서 시간을 보냈고 8월 끝날때까지 각 3회독씩 했습니다.

9월에는 학교에 복학하게 되었는데 급작스럽게 방황을 하게 되었고, 형법 1순환 직전까지 제대로 된 공부를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형법 1순환이 시작될 때 새로 교재를 사고 진도를 꾸준히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발표일 당일에는 학생증을 열람실 키오스크가 인식하지를 않아 어쩔 수 없이 카페에서 공부했는데, 붙었다는 문자가 왔습니다. 당연히 저녁에나 발표나겠지라고 생각하고 그냥 있었는데 그 문자가 오니 확인을 해보았습니다. 명단에 제 이름과 수험번호가 있었고, 손을 벌벌 떨면서 눈물까지 날 지경이었습니다.

VII. 기타

고시와 같은 장기전을 제대로 치루기 위해 필요한건 체력 그리고 적당한 휴식과 대인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체력의 경우, 이것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장기간 오래 공부할 수 없게 되고, 정신력으로 버텨도 어느 순간엔 퍼져버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래서 헬스클럽에서 하루에 못해도 40분씩은 런닝머신과 자전거타기를 병행하면서 운동하고, 헬스클럽에 갈 여유가 나지 않으면 아침에 일어나서 간단하게 뛰기라도 하는 식으로 조금이라도 운동을 하려고 했습니다.

적당한 휴식은 꼭 필요한데, 사람이란 게 항상 공부만 하면서 살 수 없으며 또 그렇게 하면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끔씩 영화를 보거나, 친한 사람과 같이 맛있는 것을 먹으러가거나, 공부에 지장없을 정도로 아주 짧게 피시방에서 잠깐 게임을 하는 것 등으로 해소했습니다. 더하여 사람을 어느정도 만나고 다니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수험생활의 특성상 혼자있는 시간이 많게 되는데 그 혼자라는 것으로 인해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풀어줄 필요가 있고, 나와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나를 응원해준다는 것으로도 공부할 수 있는 하나의 동력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VIII. 마치며

생각하는 것부터 아직 어리기만 했던 제가 조금 더 성숙할 수 있었던 계기는 사법시험 준비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나이·학번 대에 아직 학교에서 놀 시기, 학교에서 과 활동하면서 겪을 수 없는 여러 어려움을 겪고 그것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한층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수험과정에서 겪은 이러한 경험들을 잊지 않고, 나중에 이를 바탕으로 더 성숙하고 더 큰 사람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가 하고 싶다는 말에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셨던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2차 시험기간 여러 가지로 고생 많았던 큰형에게도 감사하고, 여러 가지로 도와주었던 작은형에게도 감사합니다.

2015년 초부터 같이 여러 가지 일로 고난을 겪어왔고, 힘들다고 할 때마다 술 사주며 같이 마신, 합격할 수 있다면서 계속 응원해주던 재희, 윤서, 경하, 역시 2015년 초를 같이 보내고 저한테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먼저 연락해주고 힘들 때 옆에서 있어주었던 태규, 그리고 옆에서 여러 조언을 해주고, 밥 제대로 챙겨먹으라며 이것저것 사다주고 혼자있는 것이 힘들었을 때 옆을 지켜준, 저를 많이 챙겨줬던 재승이형, 성일, 관악으로 갔으면서도 안암에 찾아올 때마다 연락해주고 같이 놀았던 동선, 여러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혼자 우울하여 카톡을 할 때마다 개의치 않고 다 받아준 준영, 나 대신 학회장이라는 힘든 일 맡아주고 학회장 넘긴 것 신경 쓰지 말라며 열심히 공부만 하라했던, 그리고 군대에 갔음에도 계속 응원해준 병돈이형, 상진, 원준, 돈 걱정하지 말고 밥 한 끼 먹으러 나오라하며 사주시고 행시 준비 중에도 저를 챙겨줬던 환섭이형, 힘들어서 부를 때마다 혹은 힐링차 신촌에 갔을 때마다 반겨준 경찬이형과 현민, 얼마 전 군입대한 찬양, 상현, 그 밖에 여기 언급하지 못한 제 지인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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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민 2020-12-21 10:57:45
와 너무 멋있어요!

사시존치 2016-11-27 20:50:00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해요. 멋진 법조임이 되세요^^

ㅇㅇ 2016-11-23 23:30:59
8년 기회 줘도 못붙고선 엄한 의원 가족한테 해꼬지 하면서 시위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이런 분들은 진짜 대단한 분인듯 싶네요. 부디 요즘 화제되는 사시 소년급제 출신 매국노가 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125 2016-11-12 09:26:28
이제 합격기가 무슨의미가있겠냐만은...사시선배들처럼 되지말고 부디청렴하고 겸손한 법조인으로 무럭무럭성장하시길 용이라는생각은 절대하지마시구요 하는 순간 또다시권위와비리의 쓰레기 법조인이되는겁니다 축하해요

ㅎㅎ 2016-11-09 01:53:26
우병우도 부패없는 청렴한 사회를 위해서 검사를 지망했다고 하네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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