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자취방서 독학하며 입법고시 재경 수석 꿰찬 이과 출신 정동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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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취방서 독학하며 입법고시 재경 수석 꿰찬 이과 출신 정동수 씨
  • 이상연 기자
  • 승인 2021.08.04 12: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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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수·2021년 제37회 입법고시 재경 수석/부산 지산고·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졸업
정동수·2021년 제37회 입법고시 재경 수석/부산 지산고·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졸업

 

과목별 시간 배분 잘 되었던 게 비결이라면 비결

유능한 공직자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올 입법고시 최종합격자는 17명이었다. 일반행정은 애초 선발예정인원보다 2명 많은 8명이 합격했으며 재경은 6명, 법제직은 1명이 준 2명, 사서직 1명 등이다.

이번 입법고시는 총 3701명이 출원하여 평균 23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직렬별로는 일반행정 316대 1, 재경직 14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법제직은 212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사서직은 5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입법고시는 그야말로 ‘바늘구멍’에 가까운 경쟁률을 보여 합격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로 인식되고 있다.

이 같은 치열한 경쟁을 뚫은 합격자 중 수석합격자들은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공부했는지 궁금했다.

일반적으로 ‘고시의 꽃’으로 통하는 재경직 수석의 영예는 정동수(28) 씨가 차지했다. 특히 정 씨는 물리천문학부를 졸업한 자연과학계 전공자로 수석을 차지해 주위의 놀라움과 부러움을 샀다. 재경직은 경제학부나 경영학부 등 인문·사회계열 전공자의 전유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2차시험에서 행정학 58.66점, 경제학 83.66점, 행정법 63점, 재정학 88.33점, 통계학 36.16점 등 평균 73.29점으로 고득점 하며 수석의 영예를 안았다.

법률저널이 3일 그를 만났다. 먼저 재경직 수석 합격한 소감을 묻는 말에 그는 “굉장히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좋은 공직자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라며 “지금의 기쁨에 취하지 않고 좋은 공직자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부산 지산고를 나와 서울대 물리천문학부에 진학하여 대학 생활을 시작한 그는 졸업논문 작성 이후 한동안 진로를 고민하다 고시를 준비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특히 입법고시를 도전한 계기를 물었다. 정 씨는 “다양한 사회문제와 갈등이 입법·정책을 통해 해결되는 모습을 보고 입법의 중요성과 국회의 역할에 관해 관심을 두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이슈와 논점’을 읽어보며 깊은 감명을 받았고, 이런 넓은 시야를 가지신 분들과 함께 입법지원조직의 일원이 되어 국민의 행복을 위해 좋은 법을 제정하는 데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라며 입시를 하게 된 계기를 털어놨다.

이과 전공자로 재경직 공부가 쉽지 않았을 텐데 수석까지 꿰찼으니 남다른 비결이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하지만 그는 “특별히 비결이라 할 만한 것은 생각나지 않는다”면서 “다만, 먼저 합격한 친구로부터 공부 방법이나 강사 선택에 있어 많은 도움을 받았고, 또한 결과적으로 과목별로 시간 배분이 잘 되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운 역시 따라주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의 PSAT 주된 공부 방법은 5급 공채와 입법고시 기출문제를 주말마다 실제 PSAT 시간에 맞춰서 풀었다. 올해 들어서는 계산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 느껴져 자료해석에 대비하기 위해 베리타스 조훈의 자료해석 특강을 수강했고, 자료해석 비타민을 3회 풀었다.

입법고시 PSAT만의 특징에 관해 그는 “입시 PSAT의 경우 5급 공채보다 전체적인 난도가 높은 것 같다”며 “특히 자료해석의 경우 5급 공채보다 직감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이 적고, 직접 계산해 보아야 알 수 있는 자료가 많았다”라고 평가했다.

헌법은 지난해의 경우 금동흠의 헌법 기본강의와 핵심지문 총정리 강의를 들었다. 문제집은 금동흠의 ‘헌법 OX’와 실전모의고사 문제집을 풀었다고 했다. 올해는 김유향의 헌법 강의를 병행하였고, 1차시험 1달여 전에 금동흠의 ‘8일 만에 80점 맞기 특강’을 들었다. 여기에 더해 금동흠의 ‘핵심지문 총정리’ 교재와 실전모의고사 문제집을 봤다.

정 씨의 2차 공부는 주로 ‘실강’에 출석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자취방에서 준비했다. 학교 도서관이나 독서실보다 이동에 드는 시간을 아낄 수 있고, 정말 피곤하면 바로 편안한 침대에 누워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취방을 공부 장소로 선택했다.

특히 스터디는 면접 스터디를 제외하고는 참여해본 경험이 없다고 했다. 초시생 시절에는 실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다른 수험생들에게 민폐를 끼칠 것 같았고, 첫 5급 공채 2차시험 이후에는 공부 방향을 어떻게 설정하여야 하는지 대략적인 느낌이 들었고, 그러한 공부 방향을 따라가는 데에 체력과 집중력 소모가 커 추가로 스터디까지 병행할 체력과 여유가 없었다는 것.

2차에서 중요한 과목과 전략을 묻는 말에 그는 “특별히 어떠한 과목이 더 중요하거나 중요하지 않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다만 총점수를 극대화하는 관점에서, 진입 이전에 쌓아둔 기초지식이 없었던 행정학과 행정법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행정학은 배웠었던 내용을 잊는 경우가 잦다고 생각돼 어떤 과목의 강의가 진행되고 있든 매일 30분씩이라도 투자하여 교재를 읽거나 답안을 작성했다”라고 덧붙였다.

정 씨의 2차 공부 기간은 하루에 약 9~10시간 정도를 순수하게 공부하는 데에 사용했다. 강의가 진행되는 날은 하루에 약 6~8시간을 그날 강의가 진행되는 과목을 공부하는 데에 사용하였고, 2~4시간은 행정학에 더해 강의가 진행되지 않는 과목(경제학, 재정학, 행정법 중 하나)을 복습하는 데 사용했다.

답안작성과 관련해 그는 경제학, 재정학, 통계학은 가독성을 지나치게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풀이 과정을 가능한 한 자세하게 기술하려고 했다. 다만 중요하지 않은 계산과정은 생략했다. 그래프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문제의 마지막에 따로 목차를 빼서 그렸다. 다만 올해 입법고시 경제학 1문과 같이 명시적으로 그림이나 그래프를 통해 설명하라고 지시하거나 그래프가 없이는 설명이 어려워 보이는 때는 그래프를 적절한 위치에 최대한 크게 그리고 그 옆이나 아래에 부가적으로 설명하는 방식으로 답안을 작성했다.

행정법과 행정학의 답안작성은 최대한 가독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뒀다. 글씨체가 깔끔하지 못한 편이기에 특히 가독성에 신경을 썼던 것. 특히 행정학의 경우 소목차, 키워드의 영문 명칭, 학자명, 부제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여백도 비교적 넉넉하게 사용했다. 또한, 행정법과 행정학은 앞의 세 과목과 달리 시간이 남더라도 식을 검산해보는 등 남는 시간을 적절히 사용할 만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될 수 있는 대로 주어진 시간을 모두 사용하여 답안을 작성하고자 했다.

입법고시 면접 준비는 같은 조에 배치된 응시자들과 아침부터 오후까지 스터디를 진행했다. 5급 공채 2차 시험이 끝난 다음 날부터 바로 스터디를 진행했다. 첫날에는 그룹 토의를 3회 연습하였고, 이후 면접 전날을 제외하고 매일 그룹 토의와 개인 발표를 각 1~2회씩 조원들과 함께 연습했다. 스터디 시간 외에는 매일 1~2시간 정도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행한 ‘이슈와 논점’을 읽거나 합격자 후기를 읽었다.

면접에서 중요한 점을 꼽아 달라는 말에 그는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된다”라며 “또한, 스터디에서 받은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려고 노력했던 점이 면접에서 큰 실수를 하지 않고 무사히 합격할 수 있었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에게 2년 6개월 동안의 수험생활 중 힘들었던 점은 어떤 것이었을까? 그는 “올해 입법고시 2차 시험을 치른 이후 5급 공채 2차시험 전에 강의 없이 마지막 정리 시간을 최대한 길게 가져가기 위해 밀려있던 행정학 3순환 강의와 재정학 3순환 강의를 동시에 수강하였을 때, 그리고 5급 공채 2차시험 직후 바로 입법고시 면접을 준비할 때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꼈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순간만 지나면 쉴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든 버텨낸 것 같다고 털어놨다.

수험기간 쌓인 스트레스는 3순환 기간 이전에는 매일 1시간 정도씩 운동을 하며 체력을 기르는 동시에 스트레스를 풀었다. 또한 5급 공채 2차시험 직전까지 그날그날 공부가 끝난 이후 잠들기 전에 약 30분 정도 유튜브를 보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앞으로 어떤 공무원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먼저, 지원자로서의 본분에 충실할 것”이라며 “국민께서 직접 선출한 국회의원들을 돕기 위해 저에게 직위가 주어졌다는 사실을 잊지 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그는 “유능한 공직자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며 “국회에서 맡게 될 여러 업무를 잘 수행하여 국민의 행복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배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그리고 “업무를 수행하는 데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반대되는 의견이라도 열린 자세로 받아들이려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청렴한 공직자가 되고 싶다”라며 “물질적인 것에 큰 욕심을 내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행동하는 공직자가 되겠다”라고 다짐했다.

수험생에게 한마디 해 달라는 말에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공부하기 힘든 시기이지만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공부하신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응원했다.

끝으로 그는 2년여 동안 지난한 수험생활을 버텨 오며 오늘에 이르기까지 감사할 사람들에게 인사말을 남겼다.

그는 먼저 “수험기간 동안 공부 방법, 강사 선택 등과 관련해 제게 많은 도움을 준 주윤호 사무관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힘든 수험생활 시기에 저를 격려해준 친구들, 친척들, 지인분들께 감사드린다”라며 “또한 같이 면접 스터디를 진행했던 조원들께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 씨는 “제 판단을 믿어주시고 아낌없이 지원해주신 부모님께, 저를 한 번 더 믿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며 감사의 말을 맺었다.

정동수·2021년 제37회 입법고시 재경 수석·부산 지산고·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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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ㄹㅇㄴㄹ 2021-08-04 15:09:33
코시국에 자취방에서 안하는 자 어디있으며.... 이공계가 경제학에 더 유리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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