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면탈’ 극복하고 입법고시 일반행정 수석 거머쥔 이재승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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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면탈’ 극복하고 입법고시 일반행정 수석 거머쥔 이재승씨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1.08.03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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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입법고시 일반행적 수석 이재승씨 경북 영주 대영고/서울대 지리교육과 졸업
2021년 입법고시 일반행적 수석 이재승씨
경북 영주 대영고/서울대 지리교육과 졸업

“입법고시 출제경향 대비해 공부한 게 합격의 비결”
“초심을 기억하며 겸손하고 봉사하는 공무원 될 것”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탑쌓기 퍼즐이나 도미노 게임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그런데 작은 실수 하나로 탑이 무너지고 도미노가 쓰러졌다. 탑을 더 높게 쌓았을수록, 도미노를 더 많이 세웠을수록 안타까움은 커진다.

입법고시나 5급 공채와 같이 여러 단계의 시험을 거쳐 최종합격에 이르는 시험의 수험생들이 마지막 관문인 면접시험에서 탈락했을 때의 충격이 가장 크다고 말하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마지막 한 걸음만 더 내딛으면 도착할 수 있는데 다시 한참을 뒤로 돌아가야 하는 충격을 극복하고 다시 걸어 나가는 의지를 발휘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2021년 제37회 입법고등고시에서 일반행정직 수석을 차지한 이재승씨의 성과가 그래서 더 대단하다.

“작년 면접 탈락 이후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이 있었으나 공무원으로서 국민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노력한 결과 수석 합격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이씨의 소감에서도 당시의 심경이 묻어났다. 그는 “주변의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언제나 노력하는 국회공무원이 되도록 하겠다”며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이씨는 의무경찰로 복무하던 시절 처음으로 국회를 봤다. 국회 앞에서 많은 국민들이 자신의 의견을 집회나 시위 등으로 표현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의 의사를 법과 정책으로 실현하는 국회에 매력을 느끼게 됐고 이는 2017년 8월부터 4년간 이어진 도전의 계기가 됐다.

그가 수석 합격의 비결로 꼽은 것은 ‘입법고시의 출제경향을 대비한 공부’다. 5급 공채에 비해 법과목이나 논문과목에서 불의타가 출제되는 경향과 경제학에서는 수학적 풀이가 중요하다는 점을 공부에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이씨는 “예를 들어 경제학은 올해 1문과 같이 수식으로 주어지는 경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수리적인 답안을 보이려고 했다”고 말했다. 또 “행정학, 정치학 등 논문과목은 국회 입법조사처의 ‘이슈와 논점’을 많이 참고했고 모든 주제가 출제될 수 있다고 생각해 최대한 많은 내용을 이해하고 암기하려고 했다”며 “이에 따라 ‘이해충돌방지법’, ‘보호책임(R2p) 원칙’ 등의 주제를 잘 작성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입법고시는 1차시험인 PSAT에서도 5급 공채와는 출제경향에서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해 이씨는 “올해 PSAT에는 응시하지 않아 작년까지를 기준으로 보면 언어는 매우 평이하게 나오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올해는 3과목 모두 매우 높은 난이도로 나와 앞으로의 경향을 파악하기 어렵지만 평년 수준으로 돌아간다면 언어의 경우 속독을 통해 선택지를 빠르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자료해석에 대해서는 “5급 공채보다 사칙연산의 속도가 중요한 것 같다”며 “내 경우 입법고시 자료해석을 풀 때는 복잡한 곱셈을 해야 하는 경우에도 스스로가 계산기라고 생각하고 곱하기를 했다. 오히려 입법고시에서는 이런 전략이 쉽게 답을 도출할 수 있는 방법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상황판단의 경우 퀴즈의 난이도가 5급 공채보다 매우 높게 출제되는 것 같다. 따라서 풀 수 있는 것을 확실히 풀고 풀 수 없는 것은 빠르게 스킵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씨의 PSAT 공부법은 ‘반복적인 문제풀이’였다. 문제풀이 방식을 ‘체화’함으로써 시험장에서 이에 따라 풀이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출문제를 반복적으로 풀면서 풀잇법을 체화하려고 했다.

법률저널의 전국 모의고사에도 응시했다. 그는 “법률저널은 모집단이 많아 수험생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평했다. 아울러 “간혹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나 답이 명확하지 않은 문제가 출제됐는데 혹시 시험장에서 생길 수 있는 불확실한 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문제를 풀 수 있는 연습이 됐다”고 말했다.

헌법은 2018년 시험을 준비할 때 개념강의를 들었고 이후부터는 8일 완성 강의 등 최대한 빨리 정리할 수 있는 강의를 수강했다. 객관식 헌법은 헌재결정의 논리보다 합헌, 위헌 여부가 등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그에 초점을 맞춰 공부했다. 시험 직전에는 사법시험, 법원행시, 7급, 국회 8급 등의 문제를 통해 마지막 점검을 했다.

2차시험은 내용에 대한 이해와 암기, 답안 작성의 두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고 생각하고 이를 병행하는 식으로 준비했다. 이씨는 “내용 및 암기의 경우 최대한 많은 내용을 반복적으로 보면서 머리에 넣으려고 노력했고 답안작성은 매일 아침 스터디를 통해 50~100점의 답안을 작성하고 스터디원들과 돌려보며 의견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공부했다”고 설명했다.

2차에서 중요한 과목을 묻는 질문에는 “모든 과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입법고시의 경우 어떤 과목에서 불의타가 출제돼 점수 변별력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전과목에서 최대한 많은 범위, 많은 유형을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에 따라 경제학, 국제경제학, 정치학, 행정학, 행정법, 정보체계론의 내용을 최대한 넓게 보려고 노력했고 특히 시험 직전에는 어떤 주제가 나오더라도 답안을 작성할 수 있도록 책을 반복적으로 봤다”고 부연했다.

2차시험의 한 파트로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던 답안작성 요령은 무엇일지 궁금했다. 그는 과목별로 상세한 노하우를 소개했다. 경제학의 경우 수식의 적극적인 활용을 중시했다. 이씨는 “올해 1문의 경우 주어진 is, lm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미분, 연립 등을 통해 답안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했고 2문에서는 정규화할 것을 문제에서 요구했는데 이런 경우 본인이 정규화했다는 것을 글을 통해 명시적으로 드러내 출제 의도에 따라 문제를 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행정법에서는 내용간의 논리적인 연결이 중요하다고 봤다. 때문에 이전의 논점에서 왜 다른 논점으로 논의가 진행되는지를 명시적으로 밝혀서 답안 내용간의 논리성을 확보하는 데 신경을 썼다.

행정학에 대해서는 “다양한 학자와 모형, 현실 사례를 통해 문제에서 묻고 있는 내용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입법고시 2문에서는 이해충돌방지법의 효과를 물었는데 이에 대해 ‘이슈와 논점’에서 제시된 이해충돌방지법의 내용을 예로 들며 근거를 최대한 서술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정치학은 답안의 형식보다 답안의 내용적 일관성, 논리성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올해 시험에서 출제된 보호책임에 대한 문제의 경우 왜 이런 논의가 중요한지, 논의의 과정이 어떠한지 등을 보호책임의 등장배경과 같이 서술함으로써 논리적인 답안을 작성할 수 있었다고.

정보체계론은 행정학과 비슷한 방식으로 답안을 작성했다. 다만 정보체계론에서는 현실 사례 등을 ‘국가정보화백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정안전부 업무보고’ 등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을 살려 이러한 사례를 최대한 서술하려고 노력했다.

면접시험은 대부분의 수험생들과 마찬가지로 스터디를 통해 준비했다. 면접을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비대면 스터디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험 전날까지 매일 연습을 했다. 올 입법고시 면접은 1일차 집단토론과 2일차 개별발표 및 인성면접으로 치러졌다. 집단토론의 경우 제시문을 주고 이에 대한 찬반 입장을 나눠 5~6명의 면접자들이 토론을 통해 합의와 대안을 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개별발표의 경우 주어진 제시문을 5분간 발표할 수 있도록 요약 정리한 후 면접관 앞에서 발표하고 질의응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는 ‘2일차의 경우 발표 관련 내용 뿐 아니라 각종 현안 등에 대해 심도 있는 질문이 이어지기 때문에 최신 이슈 등을 별도로 정리해 내용을 숙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면접에서는 자신감과 겸손함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일부 미흡한 대답이 있더라고 반드시 이를 보완할 것이라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말 뿐 아니라 행동 또한 평가요소라고 생각해 최대한 겸손하고 예의 바른 자세를 유지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4년간의 수험생활을 돌이켜봐도 가장 힘들었던 일은 역시 면접 탈락이었다. 이씨는 지난해 5급 공채 2차에도 합격했지만 면접에서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그는 “입법고시 탈락 후 5급 공채는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모두 탈락하고 다시 독서실로 돌아가던 길이 많이 속상했다”고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힘들었던 기억도 모두 과거의 일이 됐다. 이제는 꿈꾸던 국회공무원으로서 활약할 미래로 나아갈 시간이다. “초심을 잃지 않는 공무원이 되겠다”며 “공부하면서 생각했던 것들, 면접장에서 대답했던 내용들을 잊지 않고 늘 겸손하고 봉사하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이씨의 포부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그가 겪었던 인고의 시간을 지나고 있을 수험생들에게도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씨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노력하는 수험생분들,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노력하는 수험생분들 정말 응원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4년간의 여정을 완주하고 수석 합격의 기쁨을 누리기까지 그를 격려하고 힘이 되어 준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긴 수험기간 동안 언제나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신 부모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또한 언제나 잘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가지라고 해준 형, 형수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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