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흔들림 없는 꾸준함”으로 입법고시 최연소 백혜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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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흔들림 없는 꾸준함”으로 입법고시 최연소 백혜진씨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0.12.01 18:27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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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혜진·2020년 제36회 입법고시 최연소 합격/과천외고·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4학년 재학
백혜진·2020년 제36회 입법고시 최연소 합격/과천외고·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4학년 재학

백혜진
2020년 제36회 입법고시 최연소 합격
과천외고·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4학년 재학

“집중적 문제 풀이와 강·약 맞춘 전략으로 PSAT 대비”
“2차 공부, 암기 열심히 했더니 이해도 깊어지는 효과”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합격의 원인은 꾸준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험 기간 최종합격이라는 목표만을 바라보며 흔들림 없이 공부를 해왔습니다.”

2020년 제36회 입법고등고시에서 만 23세의 나이로 최연소 합격을 차지한 백혜진씨는 ‘흔들림 없는 꾸준함’이 합격의 비법이라고 했다. 백씨의 대답은 모든 수험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답일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 아는 그 수험의 왕도를 끝까지 따라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모두 알고 있다.

백씨가 최종 합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3년 반이다. 입법고시의 선발인원과 난이도를 생각해보면 또 짧은 편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흔들림 없이 공부에만 집중하는 시간으로는 충분히 길다. 입법고시 최연소 합격이라는 영광은 그 시간들을 꾸준히 버텨냄으로써 얻어진 값진 결실이다.

어찌 기쁘지 않을까. 최연소 합격을 한 소감을 묻자 백씨는 “공부를 하면서 나보다 훨씬 똑똑한 분들을 많이 만났는데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이런 기쁨을 누리게 돼 아직 얼떨떨하다. 항상 나보다 현명한 선후배님들, 동기님들을 본받으며 성정해나가겠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입법고시 수험생들이 5급 공채와 병행해 준비하면서도 선발인원이 적은 입법고시 보다는 5급 공채에 비중을 두고 공부하는 경향이 있다. 백씨도 두 시험을 함께 준비했다. 하지만 지난해 5급 공채 1차시험에 탈락하고 입법고시 1차에만 붙게 되면서 입법고시에 더 애착이 생겼다고 했다. 또 평소 법에 관심이 많아 입법부에서의 업무가 자신의 성향에 잘 맞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 입법고시를 우선순위에 두고 공부를 하게 됐다고.

입법고시와 5급 공채의 첫 관문인 PSAT에서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첫 도전에서 나름 여유 있게 통과했기에 방심을 했던 것일까. 5급 공채 1차시험에 불합격 한 후 올해 시험에서는 약 두 달 동안 집중적으로 문제를 풀면서 자신의 강·약에 맞춰 전략을 세웠다.

백씨는 “B5 정도의 작은 노트에 실수한 문제를 적어두고 전략을 세우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고 약한 문제는 넘기는 등 내 강점과 약점을 알아갔다”고 자신만의 PSAT 대비책을 소개했다.

올해는 코로나19가 급작스럽게 확산되면서 시험이 미뤄지기도 했고 시험 시행 3주 전에 일정이 발표가 되는 등 이변이 많았는데 백씨는 그 때 최대한 감을 되살리기 위해 많은 문제들을 풀었다고 했다.

입법고시 PSAT의 특징에 대해 그는 “입법고시와 5급 공채는 언어논리 과목에서 가장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것 같다. 5급 공채 PSAT은 여러 방면으로 고민해야 하는 문제가 주로 출제된다면 입법고시에서는 속독 능력을 평가하는 문제가 주로 출제되는 것 같다”는 의견을 보였다.

전국 모의고사는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자신이 세운 전략을 평가하는 데 활용했다. 그는 매해 1, 2월에 3~4회 정도 전국 모의고사에 응시했는데 “실전 감각을 되살리고 PSAT 공부 중에 세운 전략을 평가해보며 체화하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모집단이 큰 법률저널 PSAT을 매번 응시했는데 재시 때는 헌법 요약집을 나눠줘서 편하게 보는 용도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헌법은 빠르게 강의를 듣고 나서 OX문제를 위주로 준비했는데 나중에는 불안감이 들어 후회를 했다. 백씨는 “어렵게 나올 경우를 대비해 예·복습을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공부를 한다면 개념을 보다 탄탄히 익힐 것 같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2차는 스터디의 도움을 크게 받았다. 마음이 잘 맞는 스터디원들과 올 3월부터 내내 모든 스터디를 진행했는데 백씨는 “약한 부분을 혼자 공부하면서 집중적으로 채우고 스터디 시간에는 답안을 써보거나 질의응답을 통해 심화 학습을 했다. 스터디원들이 모두 나보다 잘하셔서 동기부여가 크게 되고 나태해지지 않았던 것 같다”며 스터디의 효용을 전했다.

백씨는 “제일 좋아하는 행정학에서 점수를 올리고 어렵게 생각하는 경제학은 면과락을 한다”는 전략으로 2차시험을 준비했다. 지난해 경제학은 과락점을 받고 행정학은 74점을 받으며 스스로 논문형이라고 생각했던 점도 전략에 반영됐다. 하지만 백씨의 생각과 달리 올해 뒤바뀐 점수를 받고는 모든 과목에서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게 됐다.

그는 “재시와 올해 시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암기를 열심히 한 점”이라며 “그 전에는 여러 번 읽고 눈에 바르는 식으로 했다면 올해는 행정법과 정치학을 열심히 암기했는데 극적인 점수 향상은 없었지만 암기를 통해 보다 더 깊게 이해하게 됐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답안 작성에 있어서는 요령이나 기술을 생각하기보다 정석을 따랐다. 백씨는 “경제학이나 행정법은 강사들의 답안작성을 따라했고 행정학이나 정치학 등 논문과목은 문제에 따른 논리를 짜서 썼는데 개인적으로 논문을 많이 읽은 것이 도움이 크게 됐다”고 전했다.

면접시험에서도 스터디의 도움이 컸다. 2차 합격자 발표가 난 날 바로 합격자들을 모아 스터디를 구성했다. 첫 만남에서 이슈와 논점, NARS 현안 분석 등 시의성 높은 자료들을 나눠 분석하기로 계획하고 이후 지속적인 스터디를 통해 집단토의, 개별PT, 인성면접을 서로 고쳐주며 공부했다. 마지막은 합격자 선배들과의 모의면접으로 마무리했다.

그는 “면접을 해 본 경험이 없어 굉장히 힘들고 막막했는데 5~6일 지나니 적당한 수준으로 할 수는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면접에서 중요한 점은 자신감이라고 생각한다. 내 경우 면접 진행 시 면접관들의 굳은 표정에 굉장히 당황했는데 면접이 끝난 후 크게 후회했다”고 덧붙였다.

올해만큼 시험 일정에 변수가 많았던 적은 없을 것 같다. 많은 수험생들이 갑작스럽게 미뤄진 시험 일정에 당황하고 힘들어했는데 백씨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올해 일정이 연기되면서 심적으로 힘들었다. 그래도 스터디원들과 함께 공부를 해 많이 의지가 됐다. 3순환 때는 마지막 3~4주를 제외하고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고 수험 기간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수년 간 이어지는 수험생활을 하다보면 공부의 성과나 컨디션 등 여러 면에서 고비가 올 수 있다.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자신과의 싸움은 생각 이상으로 힘들다. 그런데도 백씨는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이 아니라 별다른 스트레스 없이 수험기간을 보낸 것 같다. 잠이 부족한 것과 맛집을 찾아갈 시간이 없다는 게 힘들었는데 주말에 하루를 쉬면서 해결했다. 올해 수험기간에는 특히 친한 언니와 같이 공부를 하고 스터디원들과 친해지면서 재미있게 지내서 스트레스가 별로 없었다”고 했다. 백씨가 흔들림 없이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밀은 바로 이런 긍정적인 마인드가 아니었을까.

공직자라는 꿈을 공유하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전하는 응원에도 흔들리지 말라는 당부가 담겼다. 그는 “공부를 하며 여러 가지 힘든 일이 많이 생겨도 본인의 꿈에 집중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면 좋겠다. 가끔 슬럼프가 오더라도 너무 자책하지 말고 여러분은 미래 국가에 헌신할 공직자가 될 것이므로 스스로를 가장 아껴주면서 나아가길 진심으로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입법고시 최종 합격까지의 과정들을 걸어오며 다져온 공직자로서의 마음가짐과 실력을 발휘할 때가 됐다. 지금 백씨는 “면접을 준비하면서 공직자의 역할과 마음가짐에 대해 깊이 느끼게 됐다. 겸손한 마음으로 국민께 봉사하는 공직자로, 동시에 전문성을 가진 국회 공무원으로서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 내 역량을 기여하고 싶다”며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 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여정을 떠나기에 앞서 그가 꿈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지해 준 이들에게 진심이 가득한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합격 소식을 전하자 정말 십여 년 만에 우는 모습을 보이신 사랑하는 어머니! 딸 고생한다고 항상 안쓰러워하셨는데 저는 오히려 엄마, 아빠, 오빠 덕분에 행복하고 안정적인 수험 생활 보냈습니다. 자랑스러운 딸이라고 하셨는데 제게는 부모님이 제일 멋있고 자랑스러워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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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선배 2020-12-02 11:49:08
후배님 너무나 축하드리구요 꼭 훌륭한 국회공무원이 되셔서 국가를 위해 많은 일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번 축하드리고 늘 건승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지나가던 고대 선배가-

조한석 2020-12-01 21:25:15
인격도 대단하다고 고대에서 소문났다죠
실력과 인성 정말 최고라고 주위에서
정말 부럽습니다

1 2020-12-01 18:59:10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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