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PSAT 약점’ 극복하고 입법고시 재경직 수석 거머쥔 서창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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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PSAT 약점’ 극복하고 입법고시 재경직 수석 거머쥔 서창희씨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0.11.30 2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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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희·2020년 제36회 입법고시 재경 수석/2020년 5급 공채 재경직 2차 합격/ 한영외고·고려대학교 4학년 재학

서창희
2020년 제36회 입법고시 재경 수석
2020년 5급 공채 재경직 2차 합격
한영외고·고려대학교 4학년 재학


“낯선 문제에 당황하지 않도록 다양한 문제 접해”
“사명감 갖고 항상 초심 생각하는 공무원 될 것”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입법고시, 5급 공채,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등 고등고시에 도전하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넘어야 하는 관문이 있다. 바로 공직적격성평가, PSAT이다.

PSAT은 어떤 이들에게는 크게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합격할 수 있는 통과점에 지나지 않지만 또 다른 이들에게는 지원하고자 하는 분야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전공과목 실력을 보일 기회조차 앗아가는 높고도 높은 장벽이다.

2020년 입법고등고시 재경직 수석 합격을 거머쥔 서창희씨에게도 PSAT은 극복하기 어려운 난관이었다. 스스로 “PSAT형 인간은 아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서씨는 PSAT에서 애를 먹었다. 4년 반 가량의 수험기간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도 PSAT에서 고배를 마셨을 때였다고 했다. 특히 PSAT은 암기형 시험이 아니기 때문에 공부를 더 열심히 한다고 해도 다음에는 합격한다는 믿음을 갖기 어려워 마음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PSAT의 높은 벽에 부딪쳐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가족들의 격려에 힘을 얻고 노력을 이어가며 결국 입법고시 재경직 수석을 차지하고 5급 공채 재경직 2차시험 합격자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는 눈부신 성과를 이뤘다.

수석 합격 소감을 묻자 서씨는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수험생이었는데 이렇게 최종합격을 하고 나니 아직도 조금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시험 연기, 공부 장소 문제 등으로 수험생 모두 혼란과 고충이 많았던 것 같다. 행시 2차를 보고 주로 카페에서 입시 공부를 했고 2차시험을 마치고 나서는 할 만큼 했다는 마음으로 홀가분했는데 최종합격까지, 그리고 수석의 영광을 얻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면접스터디하면서 재경직 분들 모두 정말 우수한 인재들이라고 감탄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운이 많이 좋아서 수석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서씨는 한영외고를 졸업한 후 고려대학교에 진학, 현재 4학년에 재학 중이다. 입법고시에 도전을 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국회는 국정 운영에 가장 중요한 법률을 제정하고 예산을 심의하는 기구로 국회공무원으로서 내가 검토한 법안이 제정돼 실행된다면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처음 공부를 시작한 것은 2016년 3월로 최종합격까지 약 4년 반 가량이 걸렸다. 수석 합격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그는 “나는 PSAT형 인간도 아닐뿐더러 그 동안 답안 스터디를 하면서 만났던 재경직 수험생들에 비해 머리가 뛰어나다는 생각도 전혀 들지 않았다. 다만 공부를 할 때 항상 실전에서 내가 공부하고 있는 내용이 나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공부했던 부분이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서씨는 PSAT의 높은 벽을 어떻게 넘어설 수 있었을까. 그는 “개인적으로 기출을 반복적으로 보는 것보다는 낯선 문제가 나와도 당황하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PSAT 공부를 시작할 때 기출을 5개년 정도 한 번 풀어보고 시험 보기 일주일 전까지는 주로 모강 위주로 학습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PSAT이긴 하지만 입법고시 PSAT은 5급 공채와는 다른 출제경향을 보이고 알려져 있다. 서씨도 이에 동의하며 “입법고시 PSAT은 양이 정말 많은 것이 특징으로 실제로 시험지 페이지만 봐도 알 수 있다”며 “따라서 문제를 모두 다 완벽하게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답만 찾자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순발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평했다.

다양한 문제를 많이 접해보고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기 위해 전국모의고사도 적극 활용했다. 서씨는 “법률저널 모의고사를 응시했다. 법률저널 전국모의고사는 가장 많은 표본이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상대적인 위치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또 다양한 낯선 문제를 풀어볼 수 있다”고 말했다.

PSAT과 함께 1차시험 과목인 헌법은 앞서 공부를 해뒀기에 올해는 기본강의는 듣지 않고 기본권은 중요한 판례 위주로 스캔하듯 공부했으며 통치구조 부분만 7급 기출문제를 풀며 대비했다. 또 전국 모의고사를 풀면서 매회 나오는 헌법 문제들을 오답정리하고 시험 전주에 오답 정리한 부분 위주로 훑어보는 식으로 공부했다.

2차시험은 재경직 특성에 맞춰 경제학, 재정학, 통계학의 답을 정확히 맞히는 데 신경을 썼다. 주로 답안의 형식이나 디테일을 고민하기 보다는 많은 문제를 풀되 실전과 같이 풀려고 했다. 그는 “보통 50점 기준으로 10~20분 내외로 초안을 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 시간에 150점 정도를 초안만 잡는 식으로 공부했다. 이 때 초안에는 답은 무조건 도출했고 그래프는 어디서 어떤 그래프를 그릴 것인지 구상해 놓는 정도로 잡았다. 또 반드시 검산을 한 번 이상 했다”고 정확한 답을 내기 위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했다.

아울러 올해 재정학, 통계학과 같이 문제가 매우 어렵게 출제될 경우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했다. 서씨는 고난도 문제가 출제되는 경우 초안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더라도 반드시 답과 논리를 도출하고 반드시 검산까지 하는 것을 우선시했다. 그는 “실전에서도 50분 정도 풀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나아가 답안에 옮겨 적으면서도 반드시 한 번 더 검산을 해 정확도를 높였다.

논술형으로 출제되는 2차시험은 답안작성 요령도 고득점을 얻기 위해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서씨의 답안 작성 노하우를 살펴보면 먼저 경제학, 재정학, 통계학의 경우 그래프의 적절한 크기와 목차의 구성 등 답안 스터디를 통해 최적의 답안 구성을 마친 후에는 그 답안을 습관화함으로써 답안 작성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고 그 대신 답 도출과 검산에 시간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불확실성과 실수를 최소화했다.

행정법, 행정학에 대해서는 “우수하다고 볼 수는 없었기에 참고만 하면 좋겠다”며 “행정법은 답안 스터디를 통해, 행정학은 3순환 실강을 통해 답안 첨삭을 받으면서 목차 구성과 내용에 대해 연습했다”고 말했다.

마지막 관문인 면접시험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스터디를 구성해 대비했다. 그는 “스터디원 모두 면접 경험이 없었지만 작년에 합격한 선배들께서 시간을 내 설명해 주시고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혹시나 면접에 대한 걱정이 있는 분이 있다면 발표 직후 면접 스터디 글이 거의 바로 올라오니 그때 스터디만 들어가면 크게 걱정할 것 없을 것 같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올해 입법고시 면접은 첫 날 집단토론과 인성검사, 둘째 날 자기기술서 작성 및 PT, 개별면접으로 진행됐다. 집단토론에서는 라임,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현 금융감독 체제에 대한 문제점과 대안이 주제로 제시됐고 PT에서는 한국형 뉴딜펀드와 관련해 예상되는 노동시장 측면에서의 문제점, 경제적 효과, 이에 대한 개인적 견해 등에 대해 묻는 등 대체로 시사성 높은 이슈들이 주어졌다.

그는 “면접에서는 자신의 생각이 반드시 옳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개방된 자세를 보여주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수험생의 입장에서 아무리 잘 안다고 해도 면접위원들이 보기에는 허점투성이이기 때문”이라며 “이것은 다양한 이해관계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하는 국회공무원의 역량과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생각을 조심스럽게 밝히되 그에 대한 반론과 재질문이 들어온다면 이를 수용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한 때 “내년에는 합격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에 흔들리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거듭해 수석 합격까지 차지한 서씨가 꿈을 이룬 지금,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을지 궁금했다. 그는 “하는 일에 사명감을 가지고 항상 초심을 생각하는 공무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특히 선입견이나 편견을 가지지 않고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검토하는 중립적인 공무원이 될 것”이라는 포부를 보여줬다.

이어 같은 꿈을 꾸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시험이 끝나고 나면 일부는 본인의 꿈을 이루겠지만 필연적으로 아쉬운 결과를 받는 사람도 대다수 존재할 것이다. 적지 않은 나이에 수석을 했을 때 주변에서 축하메시지를 보내면서 덕분에 힘을 얻었다는 동료 수험생들의 말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다. 하루하루 힘들고 자존감도 점점 떨어져가는 불확실한 수험생활 가운데 자신의 꿈 하나만을 바라보면서 조금만 버틴다면 분명히 합격할 것”이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은 이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4년 반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동안 실패를 겪을 때에도 항상 격려해주시고 다시 한 번 도전해보라고 해주신 부모님과 동생에게 먼저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항상 할 수 있다고 격려해준 친구들과 공부하는 과정에서 만났던 수많은 스터디원분들, 마지막으로 면접 과정에서 귀한 시간 내주셔서 면접 준비에 도와주신 선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받은 만큼 하나하나 베풀면서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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