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 결과②] 계리직 공무원시험, 왜 올해가 역대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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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 결과②] 계리직 공무원시험, 왜 올해가 역대급인가?
  • 김민수 기자
  • 승인 2019.10.30 16: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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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 조절 실패...중간 정도의 문제가 없어

응시생 “학습 관계없이 똑같이 찍어야 했다”

우본 “시험 문제은행식, 출제진도 합숙출제”

출제진들의 안일한 생각이 화(禍) 자초한 듯

[법률저널=김민수 기자] “이번 시험에 대해 우정사업본부 입장을 듣고 싶다. 의도한 바가 무엇인지. 정녕 무당을 뽑고 싶었던 건지”

올해 계리직 시험을 치른 여러 응시생이 공분한 이유는 단지 시험이 어려웠기 때문이 아니었다. 올해 시험유형은 그동안의 기출유형과 달랐을 뿐만 아니라 제시간 안에 풀 수 없도록 풀이시간에 대한 안배도 고려되지 않았던 점 등이 응시생들의 분노로 이어졌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계리직 시험은 문제은행식으로 시험출제본부에서 문제은행에 앞으로 출제할 문제를 보관해 둔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해 필기문제를 내는 과정 중 커뮤니티에 우정 9급(계리) 출제 문제를 컴퓨터로 옮기는 담당으로 시험문제를 미리 알려주겠다며 금전을 요구받았다는 익명의 제보가 전해졌다.

이에 우정사업본부는 경찰의 긴급 수사를 요청하는 한편 종전 시험문제는 유출의혹이 제기된 만큼 폐기하고 새 문제를 가지고 시험을 치렀다.

주목할 점은 종전 시험문제를 폐기했다는 사실과 문제은행식이어서 출제진의 면밀한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오래된 문제가 섞일 수 있다는 점이다.

우정사업본부는 문제은행에 출제할 문제를 넣어두고 필기시험에 낼 문제를 선별하는 작업을 거치지만 출제하지 않는 문제들은 문제은행에 그대로 보관되므로 현재 경향과 맞지 않는 문제도 출제될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특히 우정사업본부는 출제 프로세스와 관련해 “우정 9급(계리) 공개채용시험의 출제·편집·인쇄·행정 등 모든 관련자는 별도의 장소에서 합숙하고 있으며 외부 보안업체의 통제하에 시험 관련자의 휴대폰, 인터넷 등 모든 통신수단을 사용할 수 없도록 통제되어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시험경향을 봤을 때 출제진들이 공무원시험의 최신 경향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문제은행에서 여러 문제를 선별해 출제한 것으로 보인다. 가령 한국사의 경우 세세한 부분까지 외워야 했던 과거 시험에서나 등장할 법한 구산선문과 같은 지엽적 문제가 출제됐다.

출제진들이 지엽적 문제로 변별력을 두고자 했다면 이러한 지엽적 문제들이 출제의도였다고 볼 수 있겠지만 더욱이 큰 문제는 이번 시험이 ‘누가 더 잘 찍었는가’에 따라 합/불이 갈릴 수 있다는 점과 현행 공무원시험의 흐름과도 동떨어져 있어 이번 시험을 치른 응시생들은 분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본지 설문에서도 이번 시험에 관한 특이사항으로 “열심히 공부한 사람이 합격할 수 있는 문제를 내주세요” “올해 시험처럼 대다수 문제가 돌발 문제라면 곤란할 것 같다. 정말 열심히 공부한 사람이 합격할 수 있는 문제 난이도로 적절히 잘 배분하여 출제했으면 좋겠다” “무조건 찍으라고 낼 게 아니라 시험을 왜 치르는지 알고 출제하셨으면 합니다” “찍기만 잘하면 되는 무당처럼 신기로 잘 찍으면 되는 무당직이라는 얘기까지 나오는 시험은 두 번 다시는 시행되어서는 안 된다” “제발 좀 문제답게 냈으면 합니다. 누가 잘 찍나 보는 시험이 아니다” 등의 의견이 개진됐다.

더 큰 문제는 계리직 시험이 비정기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오직 계리직만 보고 들어온 수험생들은 떨어질 경우 기약 없는 채용 소식을 무기한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계리직 시험 준비기간은 △6개월 이상~1년 미만 47% △6개월 미만 18% 등으로 과반이 수험기간이 1년 미만으로 짧은 편이었으나 △1년 이상~2년 미만 28% △2년 이상 7% 등 계리직 합격을 위해 선택과 집중하는 이들도 상당수였다. 수험기간에 비례해 계리직 시험 응시 횟수도 1회가 68%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2회 28% △3회 3% △4회 이상 1% 등이 뒤를 이었다.
 

시험에 관한 개선사항으로는 “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이나 안 한 사람이나 똑같이 그냥 찍어야만 하는 문제는 절실한 다수 수험생을 농락하는 것이다. 적절한 범위 안에서 변별력 있게 문제가 출제되어야 한다” “시험장이 출제위원의 성향을 드러내는 곳으로 지배되면 안 된다. 공부한 만큼은 평가받을 수 있게 출제 바란다” “중간이 없다. 변별력도 없다. 난이도를 낮춰야 한다” 등이 제시됐다.

이어 “일관성이 없는 문제출제에 기본서와 기출을 보며 공부했는데 그 범위를 벗어났다” “상시로 뽑아야 한다. 2년에 한 번도 확실하지가 않으니 불안하다” “2년에 한 번씩 시험은 솔직히 너무 심한 거 같다” “책에서 나오는 9급 수준으로 내주길 바란다” “시험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것 같다. 이 시험을 통해 선발되는 게 9급 우정서기보란 걸 인지하고 문제를 내줬으면 한다. 이 시험에 자기 인생 걸린 사람이 한둘이 아닌데 과락 주려고 작정하고 낸 걸로밖에 안 보인다” 등의 의견도 나왔다.
 

한편 올해 남은 일정은 ▲필기합격자 발표 11월 19일 ▲면접 12월 21일 ▲최종발표 12월 27일 각 예정이며 최종합격자는 「우체국 금융업무·회계업무·현업 창구업무·현금 수납」 등 각종 계산 관리업무 및 우편 통계 관련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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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10-31 22:52:51
2년에 있는셤 한번떨어지면 4년차되는데 수험기간 제대로 조사한거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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