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2019년 외교관후보자 최연소 거머쥔 정형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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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2019년 외교관후보자 최연소 거머쥔 정형호씨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9.09.11 1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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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안 작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연습’
“국익 증진·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외교관 될 것”

2019년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최연소 정형호씨교하고등학교 졸업/서울대 정치외교학부 4학년
2019년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최연소 정형호씨
교하고등학교 졸업/서울대 정치외교학부 4학년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어릴 적부터 희망했던 외교관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점에서 너무나 기쁩니다.”

2019년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에서 최연소로 합격한 정형호씨는 일찍이 마음에 품은 꿈을 이루기 위해 차근차근 흔들림 없이 한 길을 걸어왔다.

확고한 목표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으로 이어졌고 빠른 합격의 비결이 됐다. 합격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정씨는 “부모님의 든든한 지지 하에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빠르게 합격할 수 있던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처음 시험에 진입할 때부터 반드시 합격한다는 생각을 갖고 임했기에 공부가 힘들 때에도 금방 회복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외교관을 목표로 결정했기에 학부 전공도 정치외교학을 택했다. 파주시 교하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에 진학해 훌륭한 선생님들로부터 정치외교학을 배우면서 외교관이 되겠다는 마음은 확신이 됐다.

본격적인 수험 준비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9월, 휴학을 하고 4년간의 대학생활을 바탕으로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을 준비에 뛰어들었다.

PSAT에는 큰 부담이 없었다. 시험 진입 직전에 풀어 본 기출문제 점수가 일반외교 합격선에 약간 못 미치는 정도였기에 부담을 덜고 1차시험 2달 전부터 PSAT 준비를 시작했다.

먼저 5급 공채와 입법고시 기출문제 10년치를 구해 각 연도당 2번씩 풀면서 문제 유형을 파악하고 시간관리에 익숙해지도록 했다. 언어논리와 상황판단은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지만 자료해석은 시험에 적합한 기술적 능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따로 강사 모의고사를 구해 추가적으로 공부했다.

문제를 푼 후 답을 확인하고 틀린 문제는 곧바로 다시 풀어봤는데도 이해가 되지 않으면 그냥 넘겼다. PSAT은 반드시 모든 문제를 맞혀야 하는 시험이 아니고 일정한 기준선을 넘기면 되는 시험이라는 점에 착안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정씨는 “반복해서 풀어도 어려운 문제는 실전에서 짧은 시간 내에 해결할 수 없는 유형이라고 판단해 과감히 넘기고 대신 계산 착오나 단어 혼동 등의 실수를 최대한 줄이는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문제풀이에 앞서 ‘옳은 것’ 혹은 ‘옳지 않은 것’ 중 어느 것을 묻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한 문제를 풀 때마다 답안지에 마킹하는 습관을 들여 시간 부족에 따른 조급함을 줄이고 답안 밀려쓰기를 방지했다.

파주시에 있는 본가에서 공부를 했기에 PSAT 전국모의고사를 자주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처음 PSAT을 치르는 만큼 집에서만 대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실전감각을 기르기 위해 1차시험 일주일 전에 치러진 <법률저널 PSAT 전국모의고사>에 응시했다.

그는 “실제로 올해 일반외교 직렬 PSAT을 치른 신도림중학교에서 모의고사가 시행됐기에 실전을 대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모의고사라는 명칭 그대로 실전과 동일한 환경에서 교통편 이용, 점심식사 해결, 시간관리 등을 미리 체험해볼 수 있었기에 내가 준비한 방식에 확신을 갖고 실전에서 당황하지 않을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마지막 1주일은 과도한 공부보다는 컨디션 관리에 집중했다. 하루에 30분씩 하던 운동을 잠시 중단하고 5급 공채 기출문제 중 특히 어려웠거나 많이 틀렸던 연도들만 추려 하루에 한 세트씩 실전과 동일한 시간대에 풀었다. 그는 “이때 문제풀이 자체보다는 시간 관리 및 실전 감각에 보다 집중했다. 시험 전날에는 법률저널 PSAT 전국모의고사 응시 경험을 토대로 시험 당일 준비물품을 점검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 숙면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헌법은 핵심강의와 모의고사 특강을 기반으로 반복 학습했다. 정씨는 “헌법 과목이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것만으로 충분한 대비가 될지 다소 불안감도 있었고 실제로 시험 당일 헌법 문제를 받아보고 생소한 느낌이 들어 당황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여유 있게 기준점을 넘을 수 있었다. 올해 헌법 난도는 체감상 5급 도입 이래 가장 어려웠지만 강사들이 제시하는 바만 충실히 이행하면 통과는 큰 문제가 없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본격적인 수험 준비 기간이 짧았기에 2차시험 세 과목을 모든 순환을 거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서 대학에서 전공한 국제정치학은 미뤄두고 이전에 접해보지 않아 백지 상태였던 경제학과 국제법 공부에 주력했다.

경제학은 관련 강의를 차례로 수강하며 따라갔다. 경제학에 완전히 무지했던 초기에는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각 순환을 거치면서 점차 시야가 트이는 느낌을 받으며 경제학 공부에 재미를 붙일 수 있게 됐다. 정씨는 “미시경제학은 계산 연습, 거시경제학은 그래프 도해를 중심으로 꾸준히 문제를 풀면서 경제학적 사고에 익숙해지는데 집중했다. 결과적으로 2차시험 직전에 이르러서는 경제학을 가장 자신 있는 과목으로 여기게 됐다”고 전했다.

국제법은 교과서를 혼자 읽고 정리하는 것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국제법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몰랐기에 일단은 판례를 중심으로 국제법 전반에 친숙해지는데 집중했다. 이후 강의를 들으면서 수험에 적합한 공부에 적응했다. 국제법은 국제경제법까지 포함해 워낙 분량이 방대하기에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회독수를 늘려가며 반복 암기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국제정치학은 대학 전공과목으로 충분히 배웠다고 보고 따로 강의를 듣지는 않았다. 대신 이론, 역사, 정책 세 분야의 주요 국제정치학 서적들을 정리하면서 기반을 다졌다. 이후 강사 논문집과 모의고사를 구해 2차시험에 적합한 답안 작성을 연습했다.

이들 과목 중 가장 어려웠던 것은 국제법이었다. 정씨는 “시험을 준비하기 전에는 경제학과 국제법을 전혀 접하지 못했는데 그 중에서도 국제법은 압도적인 분량 덕에 큰 부담이 됐다. 특히 기존에 많이 공부했던 국제정치학이나 문제풀이가 비교적 명확한 경제학과 달리 국제법은 법적 사고를 기반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생소해 가장 어렵게 느껴졌다”고 했다.

정씨가 국제법이라는 난관을 극복한 키워드는 ‘성실’이었다. 꾸준히 회독수를 느려가면서 자연스레 개념과 판례를 연계해 문제를 다룰 수 있게 됐다는 것. 2차 시험 직전에는 수험국제법과 국제경제법기본서를 자신의 방법으로 목차화해 시험 전날과 당일 짧은 시간 내에 기억을 되살릴 수 있도록 준비한 것도 도움이 됐다.

약점인 과목을 극복한 성실함은 답안작성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정씨는 “2차시험 각 과목마다 적절한 답안 형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연습”이라며 꾸준한 연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진입 초기에는 공부가 덜 돼 두려운 마음을 가진 상태에서 모호한 답안을 작성하다보니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면서 자신감을 잃고 답안 작성을 멀리했다. 그러나 욕심을 버리고 어디까지나 연습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꾸준히 임하니 자연스레 각 과목마다 나름대로 답안 작성 방법을 터득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과목별로는 “경제학은 풀이과정과 정답이 비교적 명확하고 그래프를 그리는 일이 잦은 만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끔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법은 법적 사고를 토대로 문제의 소재를 파악한 뒤 논리의 흐름에 따라 차례대로 접근하는 것이 유효하고, 국제정치학은 문제에서 묻는 바를 목차로 나눠 구체화한 뒤 간결한 문장으로 서술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답안작성 노하우를 소개했다.

면접시험 준비는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의 전통을 이어 모든 2차 합격자들이 함께 모여 스터디를 진행했다. 정씨는 “익숙지 않은 면접 형식을 함께 알아보고 조별로 자료조사를 하는 등 뛰어난 분들과 협력하면서 약 3주 동안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실제 면접시험은 스터디에서 준비한 형식과 동일하게 치러졌기에 스터디가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어 “면접시험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라고 생각한다. 2차시험이 외교관의 지식을 증명하는 관문이라면 3차 면접은 외교관의 마음가짐과 태도를 표현하는 자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터디를 통해 면접 형식에 익숙해져서 실제 면접에서 당황하지 않고 여유 있게 대처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수험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긴 시간 꾸준히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생활 관리와 건강 관리도 공부 못지않게 중요하다. 정씨에게는 ‘수면 패턴’이 큰 문제였다. 정씨는 “평소에도 잠이 많고 새벽 늦게까지 빈둥대는 일이 잦아 생활리듬이 불규칙했다. 특히 집에서 공부했기에 스스로 생활 습관을 관리하기 어려웠고 새벽 4시에 취침해 12시에야 기상하곤 했다”며 당시의 고민을 떠올렸다.

그는 “이에 해이하거나 나태한 것은 아닌지 걱정하기도 했지만 실제 공부시간을 측정해보니 평균 7시간 정도 집중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내 자신에게 맞는 수면 패턴이라 판단하고 부담을 덜었다. 하루에 필요한 공부시간만 적절히 확보된다면 일반적인 고시생의 일과에 자신의 생활패턴을 억지로 맞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공부 스트레스는 좋아하는 게임 방송이나 축구 중계를 보면서 해소했다. 공부 시간에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최대한 멀리하되 그 외 휴식 시간에는 여가 활동에 특별한 제약을 두지 않았다. 정씨는 “2차시험 3주 전 존경하는 손흥민 선수의 역사적인 유에파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출장이 있었는데 과감히 새벽 4시에 일어나 아버지와 함께 응원했다. 성격상 하고픈 것은 하는 게 어설프게 제한하는 것보다 훨씬 심신 안정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수험생활을 하면서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합격자 발표에 집중됐다. 2차시험 직후부터 합격자 발표까지의 6주는 부정적인 결과에 대한 두려움을 마음 한 구석에 품고 수험생활 중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았던 시간이었다.

당연하게도 가장 즐거웠던 기억은 2차시험 합격이 확인된 순간이다. 정씨는 “신경 쓰지 않으려고 일부러 시간을 확인하지 않고 운동하던 도중 전송된 문제에 마음을 졸이며 확인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2차시험이 가장 어려운 관문이고 스스로 긴가민가했기에 가장 기뻤다”고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본격적인 수험은 1년 남짓이었지만 외교관이 되겠다는 목표를 향해 달려온 시간은 결코 짧지 않았다. 정씨는 그 시간들을 통해 얻은 경험을 그와 같이 외교관이 되겠다는 꿈을 꾸며 이제 막 달리기를 시작하려는 수험생, 그리고 한창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는 수험생들에 대한 조언과 응원에 담았다.

그는 “본격적으로 시험에 진입하지 않은 분들은 관련 정보를 모으면서 차근차근 시험에 필요한 기반을 마련하면 충분하다. 내 경우 대학에서 국제정치학을 깊이 공부하고 고민한 것이 실제 시험에서 큰 도움이 됐는데 마찬가지로 경제학이나 국제법 등 관련 과목을 미리 공부하거나 접해본다면 두려움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1차시험 응시에 필요한 한국사 자격증과 제2외국어 점수를 미리 준비하지 않고 본격적인 수험에 진입한 후에야 마련했는데 그 과정에서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그래도 미리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또 “이미 시험에 진입해 열심히 공부하고 계신 분들은 자신감을 갖고 지치지 않길 응원한다. 나 역시 시험 합격 이전이나 이후나 여러분과 별반 다르지 않은 한 사람일 뿐이므로 여러분도 스스로를 믿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분명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오랫동안 품어 온 꿈을 이룬 지금 정씨는 “우리나라의 국익 증진과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훌륭한 외교관”이자 “진리와 정의를 추구하는 좋은 사람”이 되겠다는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가 흔들림 없는 신념과 자신감으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힘이 돼 준 이들에게 진심을 담은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어려운 유년기를 딛고 가정을 이루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존경하는 아버지, 감사합니다. 언제나 따뜻함과 부드러움을 갖고 격려해주신 온화한 어머니, 감사합니다. 활발하게 자신의 꿈을 실현해나가면서 응원해준 착한 누나, 감사합니다. 함께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을 준비한 분들에게도 밝은 미래가 찾아오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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