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학년도 법학적성시험 ‘언어이해’ 전문가 총평(김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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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학년도 법학적성시험 ‘언어이해’ 전문가 총평(김동규)
  • 김동규
  • 승인 2018.07.18 10:5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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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 
LAW-미르MIR / 메가로스쿨 언어이해

이번 언어이해 시험은 어려웠다. 주변 수험생들의 반응이나 결과를 봐도 마찬가지다. 올해 언어이해 시험은 총 10개 제시문에서 30개 문제가 출제되는 방식으로 바뀌었는데, 문제 감소에 따른 부담 경감과 언어이해 모의고사 등에서 나타난 성적 상승 경향을 비웃듯 예상보다 어렵게 출제되었다. 평소보다 긴장된 상태일 수밖에 없는 시험장에서는 수험생들이 더 큰 곤란을 겪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난이도로만 봤을 때 평균은 17개 전후로 예상된다.

왜 어려워졌을까?

1) 제시문 분석

우선 제시문이 그 답은 아니다. 언어이해 제시문은 출제 범위가 넓기 때문에 생소한 제시문이 출제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올해 출제된 ‘법의 해석’이나 ‘행동경제학’, ‘멜랑콜리’ 등의 개념은 기출문제를 통해서나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접해 볼 수 있는 개념이었다. 그런 점에서 제시문의 내용 자체는 기존보다 더 익숙하게 느껴질 수 있었다.

제시문의 길이 역시 평균 2006자(글자수 포함) 정도로 작년과 큰 차이는 없었다. 단순 분량으로만 봤을 때에는 정해진 시간 내에 독해하고 문제를 푸는데 큰 어려움이 없는 수준이다.

내용 면에서는 예상대로 문학 제시문이 빠졌다. 법학은 법학 연계 제시문이 줄어들고 순수 법학 자체에서 두 제시문이 출제되었는데, 기존에 유류분이나 형법의 범죄 구성 요소를 파악하는 제시문이 출제되었던 것에 비하면 법학 전공자에게 특별히 유리할 만한 것은 없었다.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과학에서도 두 제시문이 출제되었다. 전자현미경에 관한 제시문은 정보량, 특히 비례 혹은 반비례 관계로 얽혀있는 개념 간의 관계 파악이 복잡해 이해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온톨로지에 관한 기술 제시문은 다른 제시문을 읽는 방식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크게 부담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근 몇 년간 어렵게 출제되었던 정치영역의 제시문은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되었다. 로마의 지배에 대한 그리스 지식인들의 태도와 프랑스 극우민족주의자들에 관한 두 개 제시문이 출제되었는데, 정치 이론 중심으로 출제되었던 기존 제시문에 비하면 정보량도 적고 중요 정보를 찾아내는 것 역시 크게 어렵지 않은 제시문이었다.

결론적으로 제시문 독해 자체가 크게 어려운 것은 많지 않았다. 물론 ‘일소’, ‘명세’ 등 잘 쓰이지 않는 어휘들이 사용된 것이 눈에 띄지만 제시문 이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다.
 

 

2) 문제 분석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의 해석에 관한 마지막 제시문의 문제를 제외하고는 명쾌하게 정답을 찾아나가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과 달리 비판 문제가 상당히 쉬워졌다는 것은 이 부분에 약한 수험생들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었겠지만, 다른 문제에서 선택지 길이가 늘고 정보량 자체가 전반적으로 많아진 것이 문제가 됐다. 동시에 선택지의 내용 정보를 제시문과의 연계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된 문제도 증가했다. 21번 문제의 “㉠이 실패한다는 측은 ㉡이 빨간색 꼭지를 보고 따뜻함을 지각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하겠군.”과 같은 선택지가 대표적이다. 이런 유형은 다른 선택지에 비해 정보의 이해나 파악이 느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시간에 쫓기는 수험생에게는 까다로운 문제 유형에 속한다.

또, 같은 문제 안에서도 문제 풀이를 위해 확인해야 할 정보의 유형이 바뀌는 경우도 있었다. 홀수형 6번 문제를 보면 다음과 같은 선택지가 등장한다.

“① ‘우리 도시’와 ‘화합’을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스인의 정체성 지키기를 포기하지 않은 디오와 같은 자세를 견지한다고 보아야겠군.”

“② ‘자신과 출신 도시’, ‘평화’와 ‘풍요’를 거론하고 있다는 점에서, 황제의 통치를 환영한 아피아누스와 동시대인의 주장이라고 보아야겠군.”

정답을 고를 때는 선택지에서 핵심 정보를 골라내야 한다. 이러한 정보를 골라내는 방식 중 하나가 공통점과 차이점을 확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①에서는 ‘디오와 같은 자세’가 핵심이 되고, 따라서 디오의 견해를 확인해서 <보기>와 비교해야 한다. 하지만 ②에서 확인해야 하는 정보는 ‘아피아누스’가 아니라 ‘동시대인’이다. 즉 해당 시기의 특성을 확인해서 <보기>와의 일치 여부를 골라내야 하는 것이다. 자칫 초점을 ‘아피아누스’에게 둔다면 정답을 골라내기 어려울 수도 있는 유형이다.

당부의 말씀

해마다 출제되는 제시문과 문제의 유형이 조금씩 바뀌는 상황에서, 리트를 준비하는 수험생이 해야할 일은 변화된 최신의 유형에 맞추되 그 전에 이미 출제된 문제의 유형도 익숙하게 만들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선택지가 어려워졌다면, 선택지의 정보 처리 방식에 좀 더 집중해 공부하는 것은 내년을 준비하는 수험생에게는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제시문 읽기와 선택지 처리가 서로 다른 과정은 아니다. 모두 올바른 독해의 연장선상에 있다. 양자를 구분해서 전략을 세우는 것은 추후의 일이고, 우선은 각자의 언어 실력 자체를 향상시키는데 힘을 써야 한다.
 

 

앞으로 언어이해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 알고 있겠지만, 언어 실력은 단기간에 오르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간혹 짧은 기간에 실력이 상승하는 사례가 있지만 예외적인 경우다. ‘내가 그러한 예외가 될 것이다’라는 것보다는 자신이 평균적인 범주의 변화 추세를 보일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고 공부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언어는 일상적 사고의 범주에 속한다. 주변에서 접하는 모든 자료가 곧 언어이해 실력 향상의 뒷받침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단순 독서가 언어이해 실력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책을 읽으면 부족한 어휘력을 보완하고, 자신이 읽은 내용을 요약 등의 형식으로 정리해야 한다. 그리고 책을 읽은 후에는 논술이나 감상문 등을 정리해두는 작업까지 이어져야 독서가 언어 실력의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오랫동안 혹은 진심으로 법률가의 꿈을 꾸는 수험생들이 리트로 인해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니 자신의 목표가 법조인이라면, 더 늦지 않게 시작해야 한다. 수험으로서 일 년은 길지만 실력 향상이라는 결과를 위해서는 짧은 시간이 리트를 준비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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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시료인하 2018-07-18 18:17:49
논술채점을 하는것도 아닌데 무슨 응시료가 이리 비싸요??? 컴터가 채점 다하는데요

정의로운나라 2018-07-18 14:52:56
하여튼 법조적폐척결 1순위가 로스쿨인데 왜안하고 있나몰라.

리트는 2018-07-18 14:36:00
Pass or Fail 로 처리하고
가격은 절반 인하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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