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슬럼프 딛고 5급공채 기술직 최연소 거머쥔 안필섭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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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슬럼프 딛고 5급공채 기술직 최연소 거머쥔 안필섭씨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7.12.13 12:15
  •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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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급 공채 기술직 최연소 안필섭씨
대구 성서고 졸업/고려대 기계공학부 재학

무료과외봉사로 느낀 보람, ‘봉사하는 공직자’라는 꿈으로
“공직자를 신뢰할 수 있는 사회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어”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국민이 바라는 공직자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이 질문을 떠올리며 언젠가 읽었던 일본 기사 내용이 생각났다. 공직자에 대한 내용은 아니고 변호사에 대한 만족도와 관련한 내용이었는데 의뢰인들이 다년간 경험을 쌓은 베테랑 변호사들보다 오히려 조금 미숙할지라도 친절하고 열정적으로 다가서는 신참 변호사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보인다는 내용이었다.

국민이 바라는 공직자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다. 물론 자신이 맡은 분야의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정확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는 역량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바로 진정성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2017년 5급 공채 기술직에서 최연소 타이틀을 거머쥔 안필섭씨가 공직자로서 활약할 모습에 큰 기대가 생겼다. 안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만 21세의 아직 풋풋한 나이의 청년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아니 오히려 그래서 더 순수하게 국민이 바라는 공직자가 되고자 하는 진정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안씨는 대구 성서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 기계공학부에 진학했다. 전공을 살려 지원한 일반기계직렬에 최종합격함과 동시에 최연소까지 차지했다. 그는 “불합격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큰 상황에서 최종합격 소식을 들어 정말 기뻤다. 최연소라는 타이틀을 얻게 돼 영광이면서도 다른 분들에 비해 조금 늦게 태어난 것으로 이런 관심을 받아도 될지 조심스럽다”는 합격소감을 전했다.

안씨가 5급 공채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봉사를 통해 느낀 보람’이었다. 수험 준비를 시작하기 직전까지 모교 후배들을 대상으로 무료과외봉사를 했는데 자신의 능력으로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큰 보람으로 다가왔다고. 그는 “이 경험이 진로 선택에서 큰 전환점이 됐다. 공직자가 이런 봉사정신을 가장 잘 실천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했기에 5급 공채에 도전하게 됐다”고 전했다.

최연소 합격자이니만큼 수험기간이 길지는 않았다. 지난해 1월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해 2년이 채 못 되는 기간으로 최종합격에 이르렀다. 기간은 짧았지만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첫 번째 시련은 지난해 처음으로 도전한 1차시험에서 탈락한 것이다. 하지만 낙담하지 않고 2차시험 과목을 수강하며 수험생활을 이어갔다. 2학기부터는 휴학을 하고 시험 준비에만 전념했고 올 2차시험을 치른 후에는 복학해 학교생활을 하며 면접시험을 준비했다.

이 과정에서 마치 빛이 보이지 않는 길고 긴 터널을 걷는 것과도 같은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슬럼프의 원인은 ‘외로움’이었다. 이 시기를 수험기간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꼽은 안씨는 “수험기간의 상당 부분을 혼자 공부했다. 혼자 있는 시간들이 길어지면서 외로움이 깊어졌고 2차시험 기간 중 두 달 정도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다시 시작할 용기를 냈고 공부에 집중한 결과 2차시험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의 경험은 그와 마찬가지로 긴 레이스를 하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전하는 응원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는 “가장 중요한 2차시험 기간에 깊은 슬럼프가 찾아와 굉장히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 이 순간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아나갔다면 오늘의 나는 없었을 것”이라며 “누구나 힘든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나아가야 결실을 맺을 수 있기에 중간에 지쳐 쓰러지더라고 다시 일어나 목표를 향해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진심이 가득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2년이 못되는 단기간에 최종합격에 이른 최연소 합격자의 수험방법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낙방의 쓴 기억을 남겨줬던 PSAT의 경우 실패의 이유를 분석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안씨는 기본적인 이론의 정립과 실전연습이 부족했던 점에서 원인을 찾았다. 이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과목별 기본강의를 통해 이론 실력을 쌓았고 스터디를 구성해 헌법부터 언어이해, 자료해석, 상황판단까지 각 한 세트씩을 실제 시험처럼 풀었으며 매일 각 과목에 대해 피드백을 하고 틀린 문제를 분석해 오답률을 줄여나갔다.

시험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는 기출문제를 실전처럼 시간을 재면서 풀고 이를 다른 시각에서 보고 기준을 새로 정립하는 등 기출문제 전반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 일주일간은 틀렸던 문제들을 모아서 반복해서 봤다. 틀린 문제를 유형화해서 각 유형별로 틀린 이유를 분석하고 실전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체계를 잡았다. 또 모의고사를 통해 시험장과 유사한 분위기를 경험해보기도 했다.

안씨는 “PSAT 전국모의고사는 난이도가 높은 편이라 어려운 시험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다. 지난해 1차시험에서 자료해석의 난이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떨어졌는데 모의고사를 한 번 봤다면 대비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다양한 모의고사를 응시한 경험은 없지만 법률저널에서 주관하는 모의고사는 시험장처럼 각 학교에서 시행된다는 점에서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2차시험은 동역학, 재료역학의 역학과목과 기계설계, 기계공작법으로 나눠 준비했다. 역학의 경우 기본서를 중심으로 다른 책들을 참고하며 다양한 문제들을 풀었고 기계설계와 기계공작법은 가장 많은 문제가 출제되는 기본서와 서브노트를 중심으로 공부하며 그 외의 자료는 되도록 보지 않았다.

안씨가 2차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으로 꼽은 과목은 기계공작법이다. 방대한 분량과 범위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 수험생에게 큰 부담이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계공작법의 경우 기본서 한 권과 서브노트 하나로 범위를 한정했다. 이 밖에서 나오는 문제들은 다른 사람들도 쉽사리 맞출 수 없다고 생각했고 이 범위 내에서 철저히 공부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며 기계공작법의 방대함에 대처하는 노하우를 전했다.

‘공부할 분량과 범위의 선정’은 기계공작법 뿐 아니라 안씨의 2차 공부 전반을 아우르는 방식이기도 했다. 그는 “기계직렬에서는 각 과목의 범위를 잘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범위가 존재하지 않는 시험이기에 간혹 생소한 부분에서 문제가 출제되기도 하지만 이 문제를 맞히려면 훨씬 더 많은 내용을 공부해야 하고 그러다보면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기출문제를 철저히 분석해 공부할 범위를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시험 직전 한 달간은 내용을 압축하는데 신경을 썼다. 시험 전날 혹은 당일에 어떤 내용을 봤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험을 치르기 전날 범위 전체를 훑을 수 있도록 가장 중요한 내용에서 시작해 점점 중요하지 않은 내용으로 분류했다. 시험이 가까워질수록 덜 중요한 부분은 제외하면서 중요한 내용은 확실히 숙지할 수 있도록 했다.

답안작성에서는 과목의 특성을 고려했다. 기계공작법은 최대한 아는 내용을 많이 쓰면서 빠짐없이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서브노트로 정리한 부분은 개조식으로 썼고 정리하지 않은 부분은 문장을 풀어 서술했다. 이 외 과목은 계산문제의 경우 정답을 맞히는 것이 중요하기에 서술을 간단히 해 시간을 줄이고 검토시간을 늘렸다. 설명하는 문제는 핵심 위주로 식과 값으로 간결하게 썼다.

최근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면접은 학원과 직렬 스터디, 교내 스터디를 통해 준비했다. 학원에서는 면접의 기본적인 틀과 지향점을 배웠고 직렬 스터디에서는 GD 전략을 세웠다. 교내 스터디에서는 개별PT와 질의응답을 연습했으며 개인적으로도 PT작성과 발표를 연습하고 공직가치 면접의 예상문제에 대한 답을 준비하기도 했다.

안씨는 “면접에서는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생각이 틀린 경우가 간혹 존재한다. 잘못된 부분에 대한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이고 면접관들과 긍정적으로 소통한다는 느낌으로 면접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실패도 경험했고 깊은 슬럼프도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걸어온 ‘수험’이라는 길은 최연소 합격이라는 성과를 거두며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제 그 힘겨운 여정을 이어온 이유였던 ‘공직자’로서의 길이 새롭게 펼쳐졌다. 안씨는 공직자로서의 첫걸음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내딛고 싶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산업분야를 더욱 발전시켜 세계적인 산업 강국에 다가가는데 일조하고 싶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뒤처지고 있는 자동차 산업에서 우리나라만의 경쟁력을 창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정책을 수립하고 싶다”는 원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공직자로서의 길을 걷는 과정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그를 이끌어줄 이정표도 마음 깊이 심었다. 그 이정표는 바로 ‘신뢰할 수 있는 공무원’이 되겠다는 꿈이다. 안씨는 “포털 사이트의 뉴스 댓글을 보면서 국민들의 공직자에 대한 신뢰감이 낮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공직자에 대한 낮은 신뢰도는 국가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을 다르게 할 수 있기에 꼭 바꿔 나가고 싶다. 먼저 신뢰성 있는 모습을 보여드림으로써 공직자를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사회로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의 선택을 지지해주고 뜻을 이룰 수 있도록 지지해 준 이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우선 제가 어려운 선택을 하였음에도 항상 응원해주시고 작은 변화에도 걱정해주시는 부모님께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어려운 순간마다 큰 힘이 되어준 여자친구에게도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여기 모두 나열할 수는 없지만 응원해주셨던 가족, 친구, 고려대학교 고시반 선배님들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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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철 2017-12-15 19:56:23
이거이거.. 약간 (안필)섭섭하네요..

하나님 2017-12-14 22:15:30
필또비를 보고 암이 나았습니다.

고대혁 2017-12-14 22:08:13
축하합니다

코촌아줌아 2017-12-14 22:07:06
코촌 멋잇어요

김동윤 2017-12-13 23:31:57
필또비 앞길 창창 화이띵~ 동그라미 화이팅 히히~ 김동윤 임용도 화이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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