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상황판단 총평

‘앞만 보세요!’ 이번에 수험을 치룬 수험생님들에게 먼저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합격가부를 기다리는 마음이야 오죽하겠습니까마는 지금부터는 발표 전까지는 2차 준비에 매진하시라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컷이 몇 점일지에 대한 고민은 잠시 접어두시길 바랍니다.

PSAT 상황판단의 출제패턴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언어유형, 법조문유형, 자료유형, 규칙유형, 논리게임유형의 5가지 유형군으로 상황판단 문제를 나누어 볼 수 있는데 각 유형마다는 전형적인 문제출제 패턴이 있습니다. 올해 역시 그 유형에 맞게 문제가 골고루 출제가 되었습니다. 다만 올해는 논리게임유형의 문제가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출제된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유형별 총평

언어형 문제에서는 난이도의 소폭 상승이 예상됩니다. 점차 언어적 정보 외에 수리적 정보를 제시하고 계산을 요구하는 문제의 출제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데 올해는 예년에 비해 그 비율이 다소 높아졌습니다. 그 이유가 언어유형 문제의 전반적인 난이도를 높이는 이유가 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언어유형 문제를 쉽게 포기할 수 없는데, 계산을 하면 정답이야 명확히 도출시킬 수 있겠지만 문제풀이에 시간이 그만큼 걸렸을 것이란 점을 고려해 볼 때 난이도는 다소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법조문 유형은 매년 4~7개 정도가 출제되고 있습니다. 올해의 법조문 유형의 출제비중은 조금 줄었고 난이도 역시 평이하였다고 평가됩니다. 전형적인 패턴으로 문제가 출제되었고 법조문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해석을 해야 하거나 아니면 법조문과 사례를 연결시켜 구성한 문제가 없었다는 점이 수험생 입장에서는 다소 수월하게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을 것이라 보입니다.

최근 들어 자료유형은 초창기 자료유형과는 조금 다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자료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도표, 그림 등의 자료와 함께 일정한 규칙을 제시하여 그 규칙과 자료를 연결하고 정보를 파악하고 주어진 사례를 판단하는 문제가 출제되고 있는데 올해도 그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대략 2년에 한 번 정도 난해한 도표나 그림으로 출제되고는 하는데 올해는 크게 어렵거나 복잡한 자료는 출제되지는 않았습니다.

규칙형 문제는 상황판단에서 상당히 중요한 유형입니다. 난이도가 높은 축에 속하는 문제들이 대거 포진해 있습니다. 단지 난이도가 높아서 중요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뒤에서 다룰 논리게임 유형과 규칙형 유형의 차이는, 전자는 문제를 해결할 규칙을 내 스스로 찾아내어야 하는 것이라면 후자는 제시문에 제시된 규칙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실제 문제를 보면 엄밀히 나눠지지 않는 문제들도 있지만 크게 위에서 제시한 기준으로 나누어 볼 수는 있습니다.) 따라서 논리게임 유형보다는 한 번 해볼 만 한 문제 유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올해 규칙형 문제는 기존 기출에서 보았던 문제 패턴과 비슷한 유형들이 종종 출제되었기에 수험생들에게 기시감을 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판단됩니다.

논리게임유형의 난이도는 상대적으로 높아 졌다고 보인다. 보통 수험생들이 난이도가 높다고 할 때는 세 가지 경우수가 있습니다. 첫째는 체감난이도만 높은 경우다. 보지 못했던 문제가 나오거나 제시문이 장황할 때 느끼는 경우이다. 체감난이도는 실제 난이도의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둘째는 실제 난이도가 높은 경우입니다. 느낌 뿐 아니라 실제 문제 해결이 상당히 어려운 때가 이 경우입니다. 셋째는 반전난이도이다. 풀 때는 어렵지 않게 풀었는데 나중에 정답을 맞추어보면 다 풀어놓고 한 두 가지를 놓쳐서 문제의 정답을 맞히지 못한 경우이다. 올해 논리게임은 위 세 가지 모두에서 난이도가 상승하였다는 점에서 수험생들이 어렵게 올해 상황판단에서 점수가 하락할 이유로 보인다.

앞으로의 방향성

PSAT라는 적성시험은 하나의 과목, 하나의 문제유형에 집중한다고 또는 단기적으로 집중한다고 전반적인 점수의 상승을 얻을 수 있는 과목은 아닙니다. 최소한 6개월 이상의 지속적인 트레이닝을 거쳐야 문제에 대한 이해의 상승과 문제해결의 용이성을 얻을 수 있습니다.

상황판단은 그 개별적인 문제마다의 외형은 서로 다르지만, ⅰ) 정보의 습득 ⅱ) 정보의 정리 ⅲ) 사안의 해결 이라는 큰 사고의 유기적 흐름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닙니다. 누누이 말하듯, 법학을 몰라서 법조문 문제를 못 풀고 수학을 못하여 계산 문제를 못 푸는 것이 아닙니다. 상황판단에 등장하는 제시문은 복잡해 보이는 것이지 어려운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주어진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고 정리하는 것! 이것이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수험생 여러분!

지금부터 자신의 집에 대하여 설명해 보세요. 아마 다양하나 설명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아마 1분도 말을 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어요. 그것은 설명에 필요한 관점이 없어서입니다. 집의 위치는 어디인지, 건물의 형태는 무엇인지, 몇층인지, 몇 평인지, 방은 몇 개인지, 그 위치는 어디인지 등의 순서로 말을 한 수험생이라면 칭찬을 해드릴게요. 보면 위의 서술은 가장 큰 층위부터 차츰차츰 내려오게 설명을 한 것이거든요. 이처럼 평소에 정보를 주고받을 때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하시도록 노력해야 해요. 그래야 정보를 잘 파악하고 잘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적성시험 준비는 따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부터 우리의 생각의 자세를 가다듬는 일부터 시작임을 있지 마세요. 올해 여러분에게 좋은 결과가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김재형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