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작년 부진 딛고 압도적 1위
수석·최연소 모두 휩쓸며 저력 과시
고려대, 재경직 초강세 보이며 선전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올해 입법고시는 서울대의 부활과 함께 연세대와 고려대의 명암이 엇갈린 해였다. 서울대가 작년 부진을 딛고 압도적 성적으로 전통 강자 지위를 회복한 가운데, 연세대는 부진했지만 고려대는 나름대로 선전했다.
이번 2024년 제40회 입법고시는 12명 선발에 2751명이 지원하며 평균 229.3대 1의 경쟁률을 형성했다. 직렬별로는 5명을 선발할 예정인 일반행정직에 1,688명이 지원해 337.6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법제직의 경우 선발 예정 인원이 1명에 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445 대 1이라는 치열한 경쟁률을 나타냈다. 한편, 재경직은 6명 선발에 618명이 지원하여 10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대, 지난해 충격 딛고 ‘완벽 부활’
올해 입법고시 최종합격자 12명 중 서울대는 일반행정 3명, 재경직 2명 등 총 5명의 합격자를 내며 작년 단 1명에 그쳤던 충격적인 결과를 말끔히 씻어냈다. 이는 12명 전체 합격자의 41.7%에 달하는 비중이다.
작년 서울대의 부진은 법률저널 조사 이래 역대 최저 수준이었다. 당시만 해도 서울대 독주 체제의 종말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그러나 올해 압도적 성과를 거두며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특히 서울대는 일반행정에서 3명의 합격자를 냈다. 이는 전체 일반행정 합격자 5명의 60%에 해당하며, 작년 0명에서 대폭 늘어난 수치다. 또한, 재경직에서도 2명의 합격자를 내며 고려대(3명)에 이어 선전했다. 작년에는 재경직에서 유일한 합격자를 낸 바 있는데, 올해는 여기에 일반행정 강세까지 보태며 명실상부 ‘전체 1위’ 자리를 꿰찼다.
법률저널이 집계를 시작한 2000년 이래 서울대는 매년 평균 40~60%대의 합격자 비중을 유지하다가 2004년과 2005년에 20%대로 하락했다. 이후 2007년에는 68%로 정점을 찍었으나, 2008년부터 2010년까지는 50~60%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2011년에는 37.5%로 추락했지만, 이듬해 반등하는 듯했으나 2013년에 다시 27.8%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4년과 2015년에는 30% 초반대를 유지했고,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50% 이상을 달성했다.
하지만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35.3%와 29.4%로 급감하며 서울대의 위상이 흔들렸다. 2021년에는 52.9%로 반등했고, 2022년에도 57.1%로 성장세를 이어갔으나, 2023년에는 예상치 못한 역대 최저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4년 올해는 전체 합격자 12명 중 5명이 서울대 출신으로, 41.7%의 합격률을 기록하며 다시 한번 서울대의 저력을 보여줬다.
특히 이번 입법고시에서 서울대는 눈부신 성과를 거두며 명성을 재확인했다. 서울대 출신 합격자들은 일반행정직과 재경직 수석 합격, 그리고 전체 최연소 합격이라는 영예를 모두 차지하며 서울대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일반행정직 수석 합격자는 서울대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행정대학원에 재학 중인 이다영 씨가 차지했다. 재경직에서는 2차 시험 동점자가 발생하여 이지현 씨와 서영제 씨가 공동 수석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이지현 씨는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4학년 재학생이며, 서영제 씨는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다. 최연소 합격자로는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3학년 재학생인 박현정 씨가 재경직 합격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입법고시 결과는 서울대학교가 배출하는 우수한 인재들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다양한 전공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서울대 출신 합격자들은 앞으로 입법 분야에서 큰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대는 선전, 연세대는 부진
2024년 제40회 입법고시에서 연세대와 고려대의 성적은 엇갈렸다. 고려대는 작년과 동일한 3명의 합격자를 배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합격자 감소의 영향으로 오히려 합격자 비중이 21.4%에서 25.0%로 상승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고려대는 재경직에서만 6명 중 3명(50%)의 합격자를 배출하며 두드러진 결과를 얻었다.
고려대는 2022년에도 4명(28.6%)의 합격자로 강세를 보였고 서울대 다음으로 2위의 성과를 거뒀다. 특히 재경직과 법제직 수석을 포함하여 두각을 나타냈으며, 이는 1명만 합격한 연세대보다 크게 앞질렀다. 그러나 지난해는 일반행정 2명, 재경 1명으로 총 3명만 합격하여, 순위 자체에는 변동이 없었지만, 연세대에 밀리며 순위 바꿈을 했다.
반면 연세대는 지난해 전체 합격자의 28.5%를 차지하며 1위를 차지하는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으나, 올해는 단 1명(8.3%)만이 합격하는 부진을 겪었다. 연세대 출신 합격자는 일반행정직에서만 1명을 배출하는 데 그쳤다. 이는 서울대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은 물론, 고려대보다도 다소 뒤처진 결과로 평가된다.
SKY 대학 쏠림 심화, SKY 출신 75%
2024년 제40회 입법고시에서는 이른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대학 출신 합격자의 비중이 크게 증가하며, 특정 대학으로의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대의 두각과 고려대의 선전에 힘입어 SKY 대학 출신 합격자는 전체 12명 중 9명(75.0%)을 차지했는데, 이는 지난해(8명, 57.1%)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이다. 2022년에는 전체 합격자의 92.9%가 SKY 대학 출신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결과는 다소 완화된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편중도가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번 입법고시에서 나타난 특정 대학 편중 현상은 ‘1명 이상’ 합격자를 배출한 대학 수의 변화에서도 두드러진다. 올해는 단 6개 대학만이 1명 이상의 합격자를 배출했는데, 이는 2023년(9개), 2021년(7개), 2020년(8개)에 비해 다소 줄어든 수치이다.
이밖에 서울시립대, 중앙대, 한국외대 등 다른 주요 대학들도 합격자를 내며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이들은 각각 일반행정, 재경직, 법제직에서 합격자를 배출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실력을 입증했다. 특히 중앙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합격자를 낸 선전이 돋보였다.
한편, 최종합격자는 국회사무처 의정연수원이 시행하는 교육을 통해 국회공무원으로서 근무를 시작하며, 향후 국회사무처 등 국회 소속기관과 국회 상임위원회 등에서 국회와 국회의원의 입법 활동을 지원하게 된다.
국회사무처(총장 김민기)는 지난달 19일 입법고시 신규임용자 임용장 수여식을 열었다. 이날 신규임용자는 총 10명이었다. 올해 합격자 12명 중 7명이 이번에 신규 임용됐다. 신임 사무관들은 오는 11월 22일까지 연수원 교육을 받게 된다.
<2024년 제40회 입법고시 주요직렬 수석 및 최연소>
이다영·2024년 제40회 입법고시 일행 수석·청원고·서울대 인류학과 졸·서울대 행정대학원 재학
서영제·2024년 제40회 입법고시 재경 수석·부산외고·서울대 독어독문학과 재학
이지현·2024년 제40회 입법고시 재경 수석·경기외고·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재학
박현정·2024년 제40회 입법고시 최연소·숙명여고·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