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눈에 띄는 것은 고깔 모양의 모자인 높이 23.2㎝의 금동관모입니다. 금동판을 일일이 도려내어 만든 정교한 잎사귀 모양의 뚫음 무늬(투조문)로 가득 덮여있지요. 징(스파이크)이 달린 금동신발의 경우 윗면이 ‘凸’(철)자 모양, 바닥면은 마름모꼴 뚫음무늬로 수놓았습니다. 심하게 녹슨 탓에 안의 흙을 남긴 채 겨우 복원했다고 합니다.
철판을 잇대어 만든 높이 35㎝의 판갑옷과 챙 달린 철제 투구도 눈길을 끄는데 판갑옷은 철판을 사람 몸의 곡선에 맞게 구부려 가로로 대고 쇠못으로 연결하여 만든 갑옷이며, 철제 투구에는 챙이 달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작은 삽 모양의 옛 농기구인 살포도 있습니다. 살포는 지배자의 상징물로 쓰였던 농기구인데, 안동고분 것은 길이 168㎝로 국내 출토품 가운데 가장 길지요. 이 유물들은 대체로 백제 중앙 정권이 당시 전남 고흥의 지방 유력자에게 내려준 것으로 짐작됩니다. 전남대 쪽은 복원된 유물들을 넘겨받아 올해 중으로 공개 전시를 할 예정입니다.
참고로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와 조계종 중앙신도회는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에 조선시대 임금의 관모인 익선관과 투구, 갑옷, 금산사 향로 등이 소장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15일 밝혔습니다. 아마도 이 익선관은 용상에 앉아 거들먹거리며 보고를 받았던 데라우치 총독의 소행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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