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사 수석 인터뷰-"아들한테 자랑스런 아빠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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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사 수석 인터뷰-"아들한테 자랑스런 아빠가 되고 싶다"
  • 법률저널
  • 승인 2008.12.0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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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성 제14회 법무사 수석 합격·고려대 법대 졸업

 

"시험을 썩 못 본 것은 아니었기에 나름 합격에 대한 기대는 하고 있었지만 법률저널에서 수석이라는 소식을 알려주는 순간 머리가 멍해지더군요. 믿기지 않아서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과락(40점)만 면하면 합격할 수 있었던 올해 제14회 법무사시험에서 평균 63.625점의 높은 점수로 당당하게 수석을 차지한 윤준성(36·고려대 법학과 졸업)씨의 수석 소감이다.


윤씨도 한때 명문대 법대 출신으로 당연히 사법시험을 공부했었다. 그러나 수험생활 중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2005년 1월 결혼도 하고 아기까지 생기면서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더 이상 사법시험 준비를 지속할 수 없게 됐다.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하루라도 빨리 가족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에 빠졌다. 그는 공인중개자 자격도 있었지만 그것으로 사회에 발 딛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법시험에 대한 미련을 떨쳐내고 아내와 상의 끝에 그는 법무사 시험을 보기로 결정했다. 하루빨리 가정을 일구어야 한다는 생각에 교육과 연수기간이 짧은 법무사 시험을 선택하게 된 것.


법무사 수험생활은 주로 학원 수강에 의존했다. 1차 준비부터 종합반에 등록해서 2차시험을 보기 직전까지 강의를 들었다. 경제적으로 많이 부담이 되었지만 하루라도 빨리 합격하는 게 더 현명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윤씨의 1차 준비는 강의와 강의식 스터디가 중심이었고 시험 2개월 전부터는 실제 시험시간과 동일하게 시험을 보는 시험 스터디를 매일 했었다. 법무사 기출문제뿐만 아니라 법원행시 기출문제, 법원직 공무원시험 기출문제, 학원의 모의고사 등 시간을 정해놓고 스터디 멤버들과 같이 풀었다. 특히 기출문제는 3회 이상 풀었다고 그는 말했다.


그의 2차 준비도 1차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부동산등기법의 경우 두문자 스티디를 막판에 30분씩 한 것이 이번 시험에서 큰 효과를 발휘했다고 말했다. 등기법은 아직 사례가 나온 적이 없기 때문에 단문을 중심으로 공부한 것이 주효했다.


올해 법무사 2차시험은 가장 어려웠다는 게 응시자들의 평이었다. 실제 합격선이 41점대로 92년 법무사 시험이 시행된 이래 최저를 기록했으며 지난해보다 무려 11.2점이 떨어졌다. 특히 전체 응시자 620명 가운데 500명(80.6%)이 과락으로 탈락했다. 민법은 과락이 60%에 달했다. 결국 이번 2차시험은 과락을 면하면 모두 합격한 셈이다.

 

"하나를 알더라도 확실하게 알자"

 

이같은 점수 폭락에서도 윤씨의 2차 성적은 63.63점이다. 민법이 53점으로 가장 낮았지만 합격자 평균(45.72점)에 비해 크게 높았으며 제2과목(형법, 형소법)에서는 71점으로 합격자 평균(55.92점)보다 월등히 앞섰다. 제3과목(민소법, 민사사건관련서류의작성)과 제4과목(부동산등기법, 등기신청서류작성)에서도 각각 63.25점, 67.25점으로 고득점했다.
그의 고득점 비결은 '하나를 알더라도 확실하게 알자'는 것. 윤씨는 공부하면서 궁금한 것이 나오면 그냥 넘어가지 않는 성격이다. 때론 그 같은 공부습관이 단점이기도 했지만 그것이 수석의 비결이었다.


그에게도 어려웠던 과목이 있었다. 특히 합격자 발표가 나기 전에 민법에서 대량 과락이 나왔다는 본지 기사를 보고 마음을 놓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윤씨는 민소법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솔직히 무엇을 물어보고자 하는 것인지조차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민소법이 가장 실무적으로 출제되었기 때문에 기본서 이론이 물론 뒷받침되어야겠지만 앞으로 공부방향도 실무에 맞출 것을 조언했다.


올해 합격선이 가장 낮고 과락자가 속출한 원인에 대해 그는 "형법을 제외하고 나머지 과목은 모두 어려웠다고 생각된다"면서 "학원 모의고사에서도 접해 보지 못한 쟁점들이 사례형으로 출제되어 쟁점파악과 초안 작성하는데 시간이 많이 들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출제경향에 대해서도 그는 우선 법무사 시험도 점점 사례형 문제가 많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민법은 전부가 사례였고, 민사소송법 20점 문제와 부동산등기법을 제외하면 다 사례문제였다는 것. 다음으로 이론보다는 실무적인 문제가 출제되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민법의 중요성이 많이 부각된 출제였다고 분석했다. 민법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쟁점이 형법문제로 출제된 점, 민법에서 공부했던 판례가 민사소송법 사례문제로 출제된 점, 민사서류작성과 등기신청서류작성도 민법지식을 많이 요구하는 문제였던 점을 이유로 꼽았다. 그는 또 최근 시험 경향이 많이 변하고 있다며 암기만으로는 합격하기 힘들 것이라며 이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수험생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시험 보는 날까지 자기관리가 제일 중요하다"며 "공부에 장애가 되는 문제는 스스로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꼭 합격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수험기간 중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특히 이제 말도 하고 아빠도 알아보는 4살배기 아들한테 만큼은 자랑스런 아빠가 되고 싶었기에 합격에 대한 압박감은 더했다. 


그는 수험생활 중 스트레스는 스티디 멤버들과 일주일에 한번 정도 소주 한잔으로 풀었다. 


앞으로 계획을 묻자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며 연수를 받으면서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동료나 후배 수험생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말에 윤씨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해야만 한다는 절실함을 수험기간 동안 잊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혼자서 하기 힘든 것도 지켜봐 주는 같이 공부하는 동료가 꼭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도 여느 수석합격자들과 다를 것 없이 감사할 사람이 많다. 그가 오늘에 이르기까지는 직접 합격의 소식을 전해드리지 못하지만 하늘에서도 기뻐하실 아버지, 자식의 오랜 수험생활을 묵묵히 지켜봐 주신 어머니의 힘이 컸다. 특히 백수인 남편을 믿고 직장생활하면서 수년간의 수험생활을 뒷바라지 해준 아내 안인정씨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외에도 애정어린 강의로 합격에 대한 믿음을 주신 모든 강사들, 1차때부터 같이 스터디하며 밀고 당겨준 이창렬 팀장, 박진만 형께도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그는 또 민호형, 혜진누나, 주연이도 함께 합격해서 너무 기쁘다며 명단에 없어서 너무 마음 아픈 미현누나, 공선생께도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했다.


윤씨는 "주위의 모든 분들이 없었더라면 제가 있을 수 없었을 것이고 한분 한분 너무 소중한 분들이다"며 "멋있는 법무사가 되어 은혜에 보답할 것"이라며 말을 맺었다. 이상연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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