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합격수기] “법학적성시험, ‘엄밀한 논증’ 연습 또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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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합격수기] “법학적성시험, ‘엄밀한 논증’ 연습 또 연습”
  • 이성진 기자
  • 승인 2024.03.12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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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OO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졸업
2024년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입학
2023년 법률저널 LEET 성적우수상 수상
 

I.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16기로 입학한 김OO입니다. 지난해 12월 첫날에 받은 합격 소식에 무척 기뻤지만, 동시에 치열하게 입시에 임하던 수험생분들의 자리를 덜컥 차지한 것은 아닌지, 염치없는 기분도 듭니다. 그럼에도 한 차례 시험에서 실패한 경험을 딛고 일어난 제 경험이 너무나도 간절했기에 본 시험에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동료 수험생들에게 조금의 위안과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제 입시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혹시나 다른 생각을 갖더라도 너그럽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헷갈린 선지는 구성원리 오답노트 만들며 약점 파악

틀리더라도 확실한 논거를 가져야, 진정한 문제풀이

선지 공략법 체득코자 최대 많은 문제 풀고자 노력

이의제기한 모의고사 문제 수용 땐, 실력 향상 느낌

II. 법학적성시험 준비

법학적성시험(LEET) 준비는 개인의 상황과 실력에 따라 서로 다른 전략이 있습니다. 소위 ‘집 리트’부터 초고득점하는 재야의 고수와는 다르게, 저는 각고의 노력과 시도 끝에 실력을 향상한 경우임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제가 공부한 방향이 가장 효율적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함께 공부한 친구들 모두 크게 실력을 향상해 본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기에, 어느 정도 의미 있는 접근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이 글을 접할 누군가에겐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1. 조직적인 스터디: 깊은 수준의 토의를 거치며 엄밀하게 풀어가는 훈련

1.1. 스터디 활용례 : 확실한 근거에 기반한 문제풀이의 중요성

저는 LEET 스터디원을 모집해서 공부했습니다. 2023학년도 시험을 준비할 때는 저를 포함해서 총 세 명의 친구와 준비했습니다. 모두 다 전업으로 수험을 준비하던 입장이었기에 1월부터 주 4~5회 정도 시간을 낼 수 있었습니다.

스터디원 지인의 도움 덕분에 학교 인근에 반지하 원룸 공간을 스터디 장소로 활용할 수 있었으며, 스터디 당일 정해진 입실 시간에 맞춰 문제를 푼 뒤 OMR에 마킹한 것을 서로 바꾸어 채점했습니다. 그 후 각자의 원점수만 공유한 뒤 문제풀이를 진행했습니다. 여기서 각자 작성한 OMR카드는 최대한 참고하지 않았는데, 이는 정답을 모른 채 문제 토의를 진행하면서 서로 정/오답을 골랐던 과정을 세밀하게 공유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러한 공부 방법은 특히 고난도 문제를 접할 때 도움이 되었습니다. ① 서로가 고른 선택지가 갈릴 때 논의를 깊이 이어가며 실수와 선입견을 교정할 수 있었으며 ② 대략적인 감으로 선지를 고르는 습관을 바꿀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서로의 풀이 방법을 공유하며 유의미한 선지 공략법을 체득할 수 있었고, 그것을 내재화하기 위해서 최대한 많은 문제를 접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특히, 오선지를 고르더라도 반드시 스스로 확실한 논거만큼은 가지고 있어야 그것이 ‘문제 풀이’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토의 과정에서 오답임을 깨닫더라도 그 오답에까지 이르게 된 사고를 나누는 것은 중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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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공부의 주요 소재 : 법학적성시험 기출문제 및 전국모의고사 응시

법학적성시험 기출문제를 여러 번 풀어보며 기출논리를 체득하는 것은 LEET 수험생 모두에게 지상 과제인 것은 당연하며 그 중요성은 모든 수험생분이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공부하는 과정에서 기출문제를 적극 활용했으며, 개별 선지가 어떠한 정답 논리로 도출되는지를 분석하고 스터디원들과 토의했습니다. 기출 분석 방법에 대해서는 개별 과목 접근법에서 후술하기로 하고, 우선 스터디 방법론 측면에서 기출을 n회차 이상 활용할 때 주효했던 전략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저는 n회차 이상 기출문제를 접할 때, ① 어느 정도 감으로 문제를 푸는 경향을 경계하고 ② 극한의 긴장감 혹은 피로감으로 집중력이 저하되는 상황을 최대한 연습하고자 ‘두 번째 문제풀이 세트’에 기출문제를 활용했습니다. 가령, 일요일 09시부터 12시 50분까지 다른 전국 모의고사 세트를 풀고, 간단히 식사와 휴식을 취한 뒤 14시부터 17시 50분까지 기출문제를 풀었습니다. 처음으로 하루에 두 세트의 문제를 풀 때 모든 활자가 눈에서 튕겨 나오는 당혹스러운 기분을 느꼈는데, 그것이 마치 본 시험 당일 첫 지문에 10분 이상을 소모했을 때 느껴지는 기분과 유사했습니다. 혹시 본 시험 당일 크게 긴장하거나 당황한 경험이 있었다면 한 번 시도해 보기를 권장드립니다.

기출문제 풀이 및 분석은 거의 모든 LEET 준비생이 공유하는 준비방법이기에, 그 외에 어떤 방법으로 더 공부하는지가 법학적성시험 실력에서 차이를 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스터디의 경우 ① 현장감을 느끼며 당일 문제풀이 전략을 최적화하고 ② 새로운 문제를 통해 문제풀이 적응력을 높이고자 사설 전국모의고사를 매 회차 응시하였습니다. 특히 ‘법률저널 전국모의고사’를 타사의 것보다 선호했는데, 이는 본고사 시험장과 동일한 환경에 적응하는 이점이 너무나도 중요했으며, 문제의 난이도 측면에서도 법률저널 모의고사가 ‘당황스러울 만큼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실제 시험장에서 시간에 쫓겨가며 문제 풀이 순서를 정하고 시간을 안배한 경험이 결국엔 고난도로 출제된 2024학년도 법학적성시험에서 당황하지 않고 원만하게 시험을 운영했던 기초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실 기출례보다 과도하게 계산을 요구했던 추리논증 문제들과 고난도 언어이해 지문들 역시 어려운 문제를 풀이함에 있어 거부감을 줄여주었습니다. 사설 모의고사이기에 출제될 법한 폭넓은 제재에서 얻은 배경지식 역시 부수적인 이득이었습니다.

한편, 사설모의고사의 논리적 엄밀함이 비교적 부족하기에 공부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사설모의고사 무용론’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몇 문제의 출제 오류가 시험 운영에 방해가 되어 모의고사를 잘 치르지 못했던 날에는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수한 스터디원들과 함께 모든 문제를 꼼꼼히 분석하며, 처음에는 출제 오류라고 생각했던 것이 더 엄밀한 추론을 통해 정답이 될 수 있다고 합의해 가는 과정에서 사고의 틀을 확장할 수 있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물론 정답을 도출하는 논리적 과정이 상당히 불명확했던 문제라고 합의한 문제는 정오에 개의치 않았으며, 스터디원과 함께 이의를 제기하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했습니다. 이의제기가 수용될 때 한층 실력이 쌓이는 느낌을 받았는데, 팍팍했던 수험생활 하나의 재미로 남아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한두 회차의 전국모의고사 성적은 비록 실 리트와 무관할지라도 그 데이터가 쌓이다 보면 큰 수의 법칙처럼 어느 정도 점수/등수가 수렴되는 경향은 있다고 느낍니다. 제 경우 이상치를 제외하면 시험을 준비하던 기간동안 사설 모의고사 성적이 138점에서 145점 사이로 안정적으로 나왔고, 실 리트에서도 142점을 받았습니다. 본 시험에서 성과가 나오지 않아 재시를 준비할 때 유의미한 참고 지표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사설모의고사 활용에 대한 의견은 첨예하게 나뉘는 부분이라 각자의 상황에 맞춰 학습 전략을 수립할 것을 추천드립니다만, 저를 비롯한 다른 친구들에겐 유의미한 도움이 되었음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023학년도 시험을 준비했던 친구들은 서울대/연세대 법전원 15기로 진학하였으며 법률저널 장학금을 받아 합격수기를 작성하였습니다.) 그 외 PSAT/입법고시 언어논리와 상황판단 문제 역시 접했던 경험은 있지만, 실제 LEET에서 요구되는 접근법과 다소 상이하다고 생각해서 활용하지 않았습니다.
 

2. 법학적성시험 공부 방법

2023학년도 본 시험을 착실히 준비했지만, 결국 당일에 너무나도 간절했던 탓에 크게 긴장한 탓에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충분히 훈련한 문제풀이 루틴대로 ‘엄밀한 논증에 기반해’ 문제를 풀었어야 하는데, 돌이켜보면 그 순간에는 감에만 의존해 문제를 풀었음을 반성하였고, 2024학년도 LEET 시험에는 보다 차분하게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 제 논리 구성을 단단하게 하는 오답노트를 작성했습니다. LEET 기출문제와 전국 모의고사에서 유의미하게 배울 점이 있는 지문/선지의 구성 사례를 추상화해 가며 선지구성 원칙을 귀납적으로 파악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하에서는 제 약점이었던 언어이해 공부방법 소개하고자 합니다.

언어이해의 경우 특히 심리 상태/컨디션에 따라 그 등락이 심하기에, 수험기간 내내 점수의 하방을 높이는 관점에서 공부에 접근했습니다. 언어이해는 ① 지문 표현상의 특징에 집중한 미시적 독해 ② 출제자의 서술 의도를 읽는 거시적 독해로 크게 접근했고, 이후에는 ③ 선지의 정답원리를 추상화한 오답노트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① 출제자의 표현상 의도 파악하기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개념이 지문에 제시된다면, 출제자는 결국 그 두 개념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문제로 물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컨대 선지에 ‘~와 달리’, ‘~보다는 ~을’ 등 표현상의 특징이 나온다면 그것이 선지 중 하나에 나타날 개연성이 높아집니다. 혹은 ‘~로 인해’ 등 인과관계적 서술이 나온다면, 그 인과로 매개되는 양측 개념을 숙지하고자 했습니다. 특히, 필요조건과 관련한 서술(‘~를 필요로 한다’, ‘~가 없어서는 안 된다’ 등)은 기계적으로 체크하는 습관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위와 같이 눈에 띄는 표현상의 특징에 집중해서 글을 읽어 나갔으며 선지화되는 표현상의 특징들을 최대한 암기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2023학년도 헤겔의 기독교 제재나 2024학년도 첫 지문처럼 읽고 이해하기조차 어려운 지문을 표현상의 특징만을 중심으로 읽다 보면 피상적인 이해에 머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한 문제에서 고민이 길어지다 보면 단기 기억의 한계로 인해 다음 문제에서 더욱 고전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위험요인입니다.

② 출제자의 서술상 의도 파악하기

그렇기에 고난도 지문일수록 거시적 독해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싶습니다. 간략히 표현하면, 저는 출제자와 대화하듯 지문을 읽어 나갔습니다. 어떤 개념을 소개하고자 하는지, 어떤 주장을 비판하려고 하는지, 어떤 개념들을 양자 비교하려는지, 이러한 지문의 의도를 메타적으로 이해한다면 어떤 문제가 나올지 예측하기가 쉽고, 지문 독해에 있어 강약조절이 가능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나의 팁을 나누자면, 지문상 각 주제어나 개념에 ‘ ’ 표기를 확인할 수 있는데, 그것을 중심으로 어떻게 다양한 개념/주장과 비교하고 차이를 드러내는지 등을 추론해 본다면 서술상의 의도를 파악하는데 좋은 디딤돌이 될 것 같습니다. 지속적인 대화식 독해 훈련으로 문단 구성도 간명하게 이해할 수 있었고, 다양한 학자나 학설, 입장이 난립하더라도 비교적 간단하게 머릿속에서 표를 그려갈 수 있었습니다.
 

③ 충분한 이해에 기반한 선지 풀이

‘지문은 잘 이해했지만 선지를 잘못 봐서 틀렸다.’는 자기관용은 수험기간 제 자존감을 지켜주던 방어기제였지만, 동시에 성공적인 수험생활에 있어 오직 방해공작에 불과했습니다. 지문의 이해를 온전히 문제풀이 과정에 옮겨 활용해야 하지만, 선지에는 생각보다 함정이 많기에 그 구성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어쩌면 지문 독해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기출문제와 전국모의고사 문제를 풀이하며 틀렸거나 헷갈렸던 선지의 구성원리를 오답노트로 만들며 제 약점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간단한 선지구성의 원리를 예로 들어보자면, 일치/불일치 문제에선 주어/목적어를 다른 개념으로 대치하거나 주어/목적어의 위치를 바꾸기도 합니다. 전건과 후건의 순서를 바꾸어 선지를 비틀거나, 이명제를 만들어 혼동을 주기도 합니다. ‘~해야 한다’는 당위의 서술이 ‘~이다’라는 사실의 서술로 치환한 선지 출제 사례 역시 기출문제에서 빈번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약해 보면, i) 각 선지에서 헷갈린 사례를 수집하고 ii) 각 선지 구성 원리를 추상화하여 메모를 작성했으며 iii) 찌라시 형태 메모를 속독한 뒤 시험에 임했습니다. 이 과정을 매주 일요일 전국 모의고사에서 반복하며 어려운 선지를 보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제 문제 풀이 리듬을 지켜갈 수 있었습니다. 아래에 제가 직접 작성했던 노트의 일부를 소개합니다만 이는 ‘제 머릿속에서만 유효했던’ 오답노트이기에 각자의 노트를 만드는 예로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추리논증 역시 비슷하게 오답노트를 만들며 준비했습니다만, 지면상 한계로 추리논증 공부법은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나누겠습니다.
 

▸ (이명제 함정) ‘역사의 경로 의존성이 있을 때 민주화 과정을 통해 민주주의 공고화를 설명한다’는 서술이 있을 때 선지는 ‘역사 경로 의존성이 없다면 민주주의 공고화를 설명할 수 없다’는 이명제를 만들었음.

▸ (주체/객체 디테일) 1) 사용자의 컴퓨터가 도메인 질의 과정을 수행하지 않는다. ‘DNS서버’가 도메인 질의 과정 수행한다. 2) 지문은 ‘이용자의 신고가 있을 때에만 가짜뉴스 작성자에 대해 규제할 수 있다.’고 서술한 반면, 선지는 ‘신고가 있을때에만 ‘온라인서비스제공자’를 규제할 수 있다고 바꿈.

▸ (유사개념 혼동) 1) ‘합법적인 선거’와 ‘공정하고 민주적인’ 선거는 다른 개념이지만, 실수로 비슷하다고 넘어갔음. 2) 일상어에서 장소와 공간은 비슷한 말이지만, 지문에서 ‘장소’와 ‘공간’개념을 비교하는 것이 핵심이라면 선지에서 바꿔치기할 경우 낚이지 말기. 3) 지문에서 방어적 민주주의는 다수의 횡포를 막아 다원성을 수호한다고 한 뒤, 선지에서는 ‘다원성의 한계’를 극복한다고 했지만 포착하지 못함. “다원성과 다수성”은 다른 개념임. 4) 포틀래치가 선물교환을 통해 ‘사회적 평등’에 기여하는 것 아님. 재분배를 통해 ‘경제적 평등’에 영향을 줄 순 있음. 오히려 포틀래치는 종속관계를 공고히하는 것임.

▸ (수식어/조건 혼동) 1) 지문에서 ‘귀금속 촉매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서술했지만, 선지에선 ‘촉매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로 서술됨. 수식어를 빼면 엄청 넓은 개념에 대한 서술인데 놓침.

▸ (당위 VS 사실) 이사야 벌리는 준공공회사가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기능을 수행한다고 보는게 아니라,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인데 놓침.

3. 수험기간 정신건강 관리법

수험 기간동안 실력이 가시적으로 오르는 느낌이 들지 않을 때, 혹은 성적이 잘 나온다고 느끼다가 불의의 슬럼프를 마주할 때 심리적으로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슬럼프는 지나가기에 괜히 밤을 지새우기보다는 건강한 마음으로 공부에 임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 4~5회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과 러닝 운동을 겸한 루틴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매주 모의고사 전에 ‘5분 명상법’ 등 키워드로 관련 영상을 시청한 뒤 마인드컨트롤에 임하기도 했는데, 긴장을 해소하고 집중력을 끌어 올리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모의고사를 보며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인데, 이때 스터디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며 스트레스를 풀었던 것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2023학년도 시험에서 ‘이 문제를 풀지 못한다면 원하는 로스쿨에 합격하지 못하겠다’는 무용한 생각에 사로잡혀 이후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했던 안 좋은 기억이 납니다. 문제 푸는 시간만큼은 문항의 난이도나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집중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시험은 “기세야, 기세”라던 최우식 배우님의 명대사를 떠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로 법률저널 전국모의고사 응시하던 때에 제 앞자리 수험생의 휴대전화 알람이 울리는 바람에 언어이해 시험을 망쳤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벨소리를 듣던 때에 너무나도 화가 났고, 결국 그 회차 모의고사는 언어 백분위가 50, 추리 백분위 99라는 ‘언추불균형’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그 결과를 보니, 그렇게 화를 내고 억울해봤자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뒤엔 고사장 내외 잡음, 시험 감독관의 소음에 개의치 않게 되었습니다. 이 역시 현장 모의고사에서 단련할 수 있는 멘탈리티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2024학년도 본 시험 언어이해는 초반 지문 난도가 상당히 높았기에 스스로도 다시 한번 시험을 망치지는 않을까 두려움이 엄습했지만, 계속해서 집중한 덕에 언어뿐 아니라 추리논증에서도 마음 편히 시험을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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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포스트 리트 – 자기소개서와 면접 준비

1. 자기소개서 준비

1.1. 글감 선정

우선 학부시절 참여했던 교내외 활동, 수강했던 과목에서의 과제 등을 모두 나열한 뒤 키워드 중심으로 엮어보았습니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 활동들이 많았지만, 최대한 관련 글을 읽고, 함께 활동한 지인들과 이야기하며 당시의 문제의식과 배움을 회상하도록 노력했습니다. 다양한 경험을 나열하기보다는 키워드 중심으로 소재를 엮었고, 제 경험과 가치관에 적절한 글감을 선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원교의 커리큘럼과 핵심 과목을 잘 이해한다면 부각하고자 하는 점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고려대학교 법전원의 경우 전문인증과정들이 여럿 준비되어 있으니 이를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1.2. 퇴고 과정

시험이 끝나고 8월 중순부터 초안 작성에 돌입하였고, 2주 이내 초안을 첨삭 받기 시작했습니다. 1차 첨삭은 최대한 다양한 지인들의 의견을 듣고자 하였으며, 그 이후부터는 제 강점을 가장 잘 아는 한 지인을 첨삭의 축으로 삼아 중점적으로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이때 피드백 수용은 최대한 중용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지인의 피드백을 너무 맹신하지도 배척하지 않고 스스로 고민하는 기간이 길수록 좋은 글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수 차례 글을 전체적으로 갈아엎었는데, 그 과정이 꽤나 고되었지만, 글의 소재나 깊이 면에서 한층 개선되었습니다. 퇴고 과정에 있어 독자가 최대한 의심 많은 사람이라고 상정하고 진솔하고 친절하게 생각과 경험을 소개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초안 작성 후 직접 출력하여 눈으로 보고 소리 내 읽어보며 표현을 다듬을 수 있었습니다.

2. 면접 준비

면접 준비의 경우 9월 말부터 학내 커뮤니티에서 스터디를 했으며 10월 한 달은 가군 지원교 면접 준비를 중심으로 스터티가 운영되었습니다. 그래서 고려대 법전원 면접 준비의 경우 가군 지원교의 면접이 끝난 뒤, 2주일의 시간이 주 3회 정도 준비했습니다. 총 4명이 참여한다면 2명이 문제 A의 면접관으로서 사전 준비를 마치고, 다른 2명이 문제 B의 면접관으로서 사전 준비를 한 뒤 면접에 임하였습니다. 면접관 역할을 맡는다면 제시문을 잘 숙지한 뒤 적절한 추가질문(혹은, 기출된 질문)을 하는 것이 중요했는데, 면접관끼리 사전에 지문 이해도를 점검했던 것이 의미 있었습니다. 면접이 끝난 뒤에는 약 5분간 면접 태도 및 습관 / 주요 답변 중 특이사항 / 잘했던 점을 중심으로 피드백을 나누었고, 모든 모의 면접이 종료된 후엔 그날 있던 주효 피드백을 함께 공유하며 임플리케이션을 정리했습니다.

면접 준비는 고려대 법전원의 면접 진행 스타일에 맞추어 준비하였기에, 고려대 법전원 면접 과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고려대 법전원 면접은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① 지정된 대기장소에서 대기하다가

② 면접준비실로 이동하여 약 15분 동안 제시문을 보고, 노트를 작성한 뒤

③ 12분 동안 면접이 진행됩니다. 6분간 2개 문항에 대해 기조발언을 진행하고, 나머지 6분 동안 추가질문이 진행됩니다. 책상에 스톱워치가 있어서 시간 경과 현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0월 한 달 동안 면접 형식이 다른 가군 지원교의 면접을 준비하다 보니 기조발언이 익숙지 않아 고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스터디는 하루에 여러 세트의 문제를 풀어보고자 기조발언 위주로 면접을 준비했습니다. 여러 문항의 목차를 잡아보며, 어느 정도 상세히 목차를 써야 시간을 관리할 수 있는지를 섬세하게 체크했습니다. 그 덕에 실제 면접에서 문항 1과 문항 2를 정확하게 3분씩 안배할 수 있었습니다. 추가질문의 경우 자연스러운 대화 형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추가 질문이 다소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친절했던 교수님들 덕에 크게 긴장하지 않고 답변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면접 제시문을 직접 제작하거나 다른 학교의 기출문제를 여럿 접해보는 일도 있으며 그 과정에서 배움이 크다고 들었습니다. 여러 학교의 기출문제를 접하며 배경지식도 쌓고 빈출 되는 주제라면 쟁점 추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면접 준비에 있어 유명 강사의 저서 내용을 읽는 것 역시 배경지식 쌓기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저는 해당 방법으로 준비하진 않았지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 소개드립니다.

3. 기타

법전원 입시에 있어 정량점수가 절대적이라고 믿는 순간 자기소개서와 면접 준비에 다소 소홀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성적표가 나온 직후 유명 학원의 모의지원 ‘배수’에 집착한다면 입시 과정에서 산만해질 우려가 있습니다. 그 배수는 단순히 지원교를 결정함에 있어 참고사항이지 본인의 합격·불합격에 더 이상의 영향을 주는 지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스터디원이 없었다면 면접 준비에 소홀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군 지원교 면접 후에도 꾸준히 스터디를 함께한 동료들 덕분에 기조면접 준비에 제대로 임할 수 있었습니다.
 

 

IV. 나가며

시험이 끝난 지 반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당일의 온도와 분위기가 실감 나게 느껴지고, 긴장하느라 밤을 지새웠던 순간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시험을 준비하며 입시에 성공한 사람을 많이 접하며 깨달은 사실이 있습니다. 본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기 위해선 뛰어난 독해력과 법학적성도 필요하지만, 그와 못지않게 당일의 컨디션 및 긴장도 조절도 중요합니다. 함께 법조인이라는 꿈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왔음에도, 너무나도 간절했기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아쉬움을 느꼈을 많은 수험생분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며, 올해에는 원하는 성과 얻으실 수 있도록 응원하겠습니다.

법전원 입시뿐 아니라 지난했던 학부 과정을 마치기까지 감사해야 할 분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서로에게 좋은 자극이 되어주며 함께 노력해 온 자유전공학부 친구들, 함께 꿈을 이루어 가고 있는 리트·면접 스터디원들, 스스로를 믿지 못하던 불안한 시기에도 곁에서 저를 믿어준 친구와 가족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훌륭한 법조인이 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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