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비상경 비정외’ 출신 노베이스로 외교관후보자 단기 합격 황준하 씨 “늘 존재가치 잊지 않으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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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 ‘비상경 비정외’ 출신 노베이스로 외교관후보자 단기 합격 황준하 씨 “늘 존재가치 잊지 않으려 해”
  • 이상연 기자
  • 승인 2022.11.1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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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하‧2022년 외교관후보자 시험 합격/경주고 졸업/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3학년
황준하‧2022년 외교관후보자 시험 합격/경주고 졸업/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3학년

 

PSAT 모의고사 통해 문제를 일관되게 풀어낼 적응력 길러

매주 월∼토까지 예외 없이 공부하는 패턴 지키려고 노력

 

I.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저는 2022년도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에 합격한 황준하입니다. 저보다 뛰어난 공부법과 실력을 지닌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기에, 합격수기를 쓰는 것이 아주 부끄럽고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저 역시 수험생활 가운데 정말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던 감사함이 있기에, 이 수기를 읽으시는 분 중 단 한 분에게라도 제 수기가 미약한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II. 시기별 공부방법

1. ~2021년 2월(고시 진입 이전)

초등학생 때부터 외교관의 꿈을 생각해왔던 저는 20년 하반기에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응시요건인 제2외국어에 대한 배경이 없어, 20년 2학기를 휴학하고, 제2외국어 자격증을 취득하는 데 집중했고 21년 3월에 최종적으로 응시요건을 맞추게 되었습니다. 외국어 자격 요건을 맞추느라 PSAT을 공부할 여유는 없었지만, 1차 시험장을 경험하는 것이 좋다는 학교 커뮤니티에서의 조언에 따라, 급하게 전년도 기출문제를 풀어보고 5급 공채 국제통상직렬로 1차 시험에 응시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 대해서는 2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첫째로,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에 응시하시는 분들은 제2외국어 요건을 반드시 먼저 맞추고 고시에 진입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린다는 것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저 역시도 이 기간에 오로지 제2외국어 자격증만을 위해 시간을 투자했기에, 고시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을 때 시선이 분산되지 않고 집중적인 공부가 가능했습니다. 주변에 꽤 많은 분이 일단 고시 공부를 시작하고, 제2외국어 자격증을 동시에 취득하려 하셨는데, 공부 시간이 분산될뿐더러, 제2외국어 자격증을 결국 따지 못해 시험을 보지 못하게 될까 봐 심리적인 불안감도 크게 느끼시는 것을 자주 보았습니다.

둘째로, 1차 시험은 준비하였는지와 무관히 응시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제2외국어가 준비되지 않았다면, 일행/재경/국통직이라도 응시해보실 수 있습니다. 시험 유형이나 시험시간도 잘 모르는 상태였고, 실제로 합격하지도 못했지만, 21년 1차 시험에 응시한 것은 고시 진입을 결정하는 것뿐 아니라 22년 1차 시험장에서 심리적인 안정을 유지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혹 고시 진입을 진지하게 고민하시는 분들은 공부하지 못했다고 1차 시험 응시를 포기하지 마시고, 시험장 분위기라도 느껴보겠다는 마음으로라도 응시해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2. 21년 3월~6월(예비순환 기간)

학교 커뮤니티나 주변을 통해서 고시에 관한 정보를 얻고 싶었지만, 소위 ‘비상경, 비정외’ 학과 출신이고, 고시와 유관한 과목도 거의 수강한 바가 없어, 고시를 준비하는 지인이 전혀 없었고, 학교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얻으려 해도 수험생의 가장 기본개념인 ‘순환’조차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해 제대로 된 정보를 얻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결국 학원 종합반을 신청하고, 정보를 얻고 공부 계획을 짜는 것에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하자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학원 내에서 공부한다고 해서, 공부 계획을 짜주는 것은 당연히 아니었고, 저는 순환 수업을 따라가고, 그날 배운 것을 그날 가볍게 복습하는 방식으로 공부를 이어갔습니다. MBTI에서도 J형이 전혀 아니고, P형 인간인 저는 공부 계획을 짜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 몇 가지 규칙만 스스로 정해둔 채 공부했습니다. 그중 가장 주요한 원칙은 경제학을 최대한 빠르게, 그리고 많이 공부하는 것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제가 다녔던 학원은 복습 동영상을 2개까지 신청해서 무제한으로 수강할 수 있었는데, 경제학 강의를 2배속으로 하루 6∼7강을 듣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저는 경제가 노베이스 상태였지만, 경제학이 재밌고 잘 맞는 편이었던 것 같습니다. 솔직히 모든 내용을 이해할 수는 없었습니다만, 처음에 이해되지 않던 부분들도 회독 수가 늘어나면서 이해도 깊어졌고,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이해가 된 부분은 다음 회독에는 과감하게 넘겼습니다. 미리 순환을 당겨서 경제학을 예습하였기 때문에 경제학 실강이 열릴 때는 그 과목을 수강하는 것이 복습이 되는 셈이었습니다. 국제정치학, 국제법 예비순환 기간에도 경제학 강의 루틴을 최대한 지키려고 했고, 그렇게 예비순환 기간이 끝나는 6월쯤에는 경제학 과목 예비, 1, 2순환을 모두 2회독 이상 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반면 다른 과목에는 크게 흥미를 느끼진 못해서, 그날 배운 것을 그날 복습하는 정도(읽어보는 정도)의 원칙만을 가지고 공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다시 한번 강조해 드리는 것은 제 공부방법이 절대 정답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만 저는 1) 경제학이 상대적으로 리턴 값이 큰 과목이고 2) 경제학이 재미있게 느껴져서, 이 2가지 근거 하에 편중된 방향의 공부를 진행했고, 실제 단기 합격에 도움이 되었지만, 균형감 있는 공부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대가를 올해 3순환에서 치러야 했습니다. 예비순환 기간에서 중요한 것은 학원이나 강사가 강조하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조언을 참고하되 자신의 흥미를 최대한 살려주며 공부하고 최적의 계획을 세우는 법을 배우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결국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수년을 공부해야 하기에, 첫 단추를 끼우는 과정에서 공부에 지루함을 느끼고 질리게 만드는 계획대로 공부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큽니다. 자신의 장점과 흥미를 발견하고, 그것을 살리는 공부법을 찾아 나가는 과정만으로도 예비순환의 의미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3. 21년 7월~10월(1순환)

1순환은 학원에서 모의고사를 진행하기 시작하는 순환입니다. 많은 분이 강의를 듣는 과정에서 모의고사 응시를 할지에 대한 고민과 모의고사 성적에 대한 고민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우선 저는 최대한 모의고사를 응시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더 공부해서 답안을 적겠다는 생각으로 모의고사 응시를 미룬다면, 답안작성을 시작하는 시기만 늦춰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누구나 답안작성이 익숙하지 않을 때는 답안을 쓰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고 좌절을 겪게 됩니다. 그러니 그 시기를 일찍 당기는 것이 차라리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시험장에서는 자신 있는 문제를 만나는 경험은 드뭅니다. 우리가 결국 시험장에서 하게 되는 경험은, 정해진 시간의 압박 속에, 자신 없는 문제를 만나 소위 ‘비벼보는’ 서술을 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런 경험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라도 일찍부터 모의고사에 응시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저 역시도 학원 모의고사 성적에 대한 고민이 많았으나, 모의고사 점수에 대한 평가보다 모의고사를 치르는 과정에서 멘탈을 유지하는 법, 원리에 대한 이해, 시간 관리 방식을 고민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높은 모의고사 점수가 결코 실전 고득점을 담보하지 않으며, 낮은 모의고사 점수가 결코 실전 저득점으로 직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기에 저는 여전히 경제학에 큰 비중을 두고 있었고, 경제학 모의고사는 미리 공부하고 응시했으며, STEP 1, 2를 최대한 많이 풀어보려 했습니다. 교재를 늘리기보다 한 교재를 확실하게 보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국제정치학은 단권화를 해보려 했으나, 제 성격상 단권화가 쉽지 않았고, 이론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중도에 포기하고, 강의에서 치르는 모의고사에서 답안을 쓰는 연습이라도 해보자는 정신으로 공부했습니다. 국제법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고, 국제정치학과 국제법은 모의고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키워드를 조금씩 알아가고 암기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었습니다. 후에 돌이켜봤을 때, 이 시기에는 국제정치학과 국제법의 단행본이나 강의를 통해 내용 이해에 더욱 힘을 쓰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1순환 기간에는 이해를 풍부하고 깊게 해두고, 암기는 2순환 때부터 해도 늦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이 잡히지 않아 이러한 판단을 하기 힘들었고,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4. 21년 11월~22년 2월(2순환~1차 시험 직전)

이 기간에는 1차 시험에 대한 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저는 21년 1차 시험 준비나 헌법 공부를 하지 않았기에 객관적인 PSAT의 실력이 가늠되지 않았다는 걱정과 헌법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1차 시험 대비를 지나치게 하게 되면, 22년에 합격하겠다는 목표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1차 시험 준비를 언제부터 시작할지에 대한 고민이 늘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얻을 수 있는 모든 출처로부터 최대한 다양한 조언을 들어보려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합격 경험이 없기에 무리수일 수 있지만, 22년 합격을 위해 2차 시험을 공부하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고자 했습니다. 11월 전까지는 강의의 효용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자료해석만 강의를 모두 수강하고, 언어논리는 필요한 부분만 강의를 수강하고, 상황판단은 강의를 수강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강의 이후 30분 미만의 시간을 투자하여 복습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1차 과목을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11월 이후부터는 PSAT 기출문제를 본격적으로 분석하려 했습니다. 자투리 시간이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시간대에 헌법 강의를 2배속으로 빠르게 들으며, 헌법도 미리 일정 실력 이상으로 끌어올리고자 했습니다. 저는 2순환을 최대한 수강하고자 했는데, 다만 11~12월에는 2순환을 모의고사까지 제대로 응시하며 소화하려 했으나, 12월 말부터는 수업만 빠르게 2배속으로 듣고, 나머지 시간을 모두 PSAT에 투자하려 했습니다. 1월과 2월에는 학원 모강과 함께 <법률저널 PSAT 모의고사>에 매주 응시했습니다. PSAT은 실전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안감을 없애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매주 <법률저널 PSAT 모의고사>에 응시하며 낯선 시험장에서 제가 세운 계획대로 일관되게 문제를 풀어가는 것을 연습하려 했습니다. 물론 점수에 일희일비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심리지만, 그것을 최대한 억제하고, 일부러 매주 다양한 시험장을 선택해서, 시험 당일에 어떤 환경에 놓여도 제 계획대로 문제를 일관되게 풀어낼 수 있도록 적응력을 기르는 것을 최우선시했습니다.

5. 22년 3월~6월(~2차 시험)

1차 시험 이후 가채점 결과, 모의고사에서 받던 점수보다도 현저히 낮은 점수가 나와 마음고생 하긴 했지만, 1차 시험을 통과할 수는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3순환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3순환이 시작되기 직전에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1주일 정도 늦게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고향으로 내려가 격리했고, 집에서는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스타일이기에, 격리기간 동안 공부를 포기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종합반 커리큘럼 이외에 답안을 쓰는 강제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학원 스파르타반에 등록하여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수험 기간 내내 경제학을 좋아하고 잘하고 싶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투자해왔던 저는 3순환이 되어서야 국제법과 국제정치학이 거의 공부가 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예비~2순환에 이르기까지 국제법과 국제정치학은 이해를 소홀히 한 채로, 강의를 빠르게 2배속으로 듣는 것에만 집중하고, 복습의 깊이도 얕았습니다. 암기와 이해 모두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심각한 상태였고, 특히나 국제법은 기출문제를 풀 때, 강사 워크북과 함께 오픈북으로 답안을 쓰려고 해도, 논점이 무엇인지도 전혀 몰라서 2시간 동안 답안을 아무것도 쓰지 못할 정도의 상태였고, 다른 스터디원들에게 손해를 끼칠 것 같아 스터디도 하루 만에 탈퇴하였습니다. 최종 합격을 위해서는 결국 국제정치학과 국제법을 일정 궤도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경제학의 공부 시간을 3순환 기간 내내 하루에 2∼3시간 정도로 제한하고, 나머지 시간을 국제정치학과 국제법을 이해하고 암기하는 것에 투자했습니다. 스파르타반과 3순을 동시에 들었기 때문에 모의고사에 성실하게 응시하기만 해도, 하루에 100~200점 분량의 답안을 써낼 수 있었기에 추가적인 답안작성 연습을 시간을 내어서 하지는 않았습니다. 답안특강은 답안을 적는 과정에 익숙하지 않은 국제정치학만 수강했습니다. 구체적인 과목별 공부 방법과 접근법은 이하에서 기술하겠습니다.

 

III. 과목별 공부방법(1차 시험)

0. 들어가며

우선 1차 시험에 대해서는 제가 조언할 내용이 거의 없습니다. 저는 단기 합격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제 수험 경력이 길지 않기 때문에, 공부량이 많은 다른 수험생들과의 격차를 메우기 위해 2차 시험 준비에 더욱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제 능력으로서는 이렇게 하지 않았다면 단기 합격이 어려웠으리라 생각하지만, 이것은 매우 위험한 접근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제가 아래 기술한 1차 시험에 관한 공부 방법론은 참고하시기보다는, 반면교사로 삼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1. 헌법

헌법은 약간은 과하게 투자하는 것이 좋은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외로 시험장에 들어갔을 때, 헌법에 대한 불안감이 생겨 뒤 시간에 있는 PSAT 과목들에서의 퍼포먼스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헌법 공부는 크게 조문과 판례로 나뉘는데, 이때의 과 투자의 방향성은 절대적인 공부 시간 확보도 해당할 수 있겠지만, 두 가지를 균형감 있게 보수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 강사를 선택하여 11월부터 기본강의, 진도별 모의고사, 핵지총을 수강했고, 복수 강사의 진도별 모의고사를 풀었습니다. 또한 강의만으로는 조문을 제대로 준비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서, 시험 며칠 전에는 헌법 조문을 직접 프린트해서 조문 암기 상황을 점검하려 했습니다. 헌법을 공부하는 시간을 따로 낸다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해서 학원과 집을 오가는 통학 시간, 하루 중 가장 집중력이 떨어질 때 등의 시간을 활용하여 공부하였습니다.

2. 언어논리

저는 21년에 노베이스 상태에서 봤던 언어논리 점수에서 올해에는 15점이 떨어졌기에, 저를 반면교사 삼으시라는 차원에서 서술하겠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언어논리가 방어과목이었기에, 21년 정도와 유사한 난이도로 문제가 출제될 경우, 70점 정도의 점수를 받더라도 괜찮다는 편한 마음으로 접근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언어논리가 점수가 크게 오르거나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투자를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되돌아보았을 때, 이러한 태도로 접근하였기에 언어논리 실력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매우 위험한 접근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설 모의고사의 질이 탁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는 않았습니다.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언어논리 공부를 했는데, 문제 자체의 내용에 대한 분석은 거의 하지 않았고, 정답 선지를 고르게 된 제 사고 과정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는 식으로, 풀이 과정에서 반복해서 논리적 오류를 범하게 만드는 습관을 찾고 고치는 방향으로 공부했습니다. 논리퀴즈의 경우에는 2∼3문제 정도만 풀어내겠다는 생각으로, 쉬운 논리퀴즈를 골라내는 선구안을 가지려고 노력했습니다.

3. 자료해석

저는 자료해석이 주력과목이었습니다. 점수를 올리는 것이 가장 쉬운 과목이라는 말에 동의하며, 저도 노베이스 상태에서 들어간 21년보다 20점가량 점수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암산을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편이라, 소위 계산의 ‘피지컬’ 자체가 나쁘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피지컬을 과신할 때, 정확도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저를 포함한 주변의 수험생들을 볼 때, 자료해석에서 저조한 점수를 받게 되는 이유는 속도보다는 정확도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물론 비타민 등의 수험가의 교재들을 통해 계산의 피지컬을 일정 수준까지는 올리는 것이 필요할 수 있겠지만, 각 문제 유형에 따라 자신만의 풀이법을 확립해놓고 체화하여 정확도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료해석은 3과목 중 문제별로 유형 구분이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는 과목이라고 생각하는데, 문제의 유형별로 실수하지 않을 방법을 미리 정리해두고 시험을 응시하기 직전에, 정리해둔 방법을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저는 40문제 중 36문제 이상을 푸는 것을 목표로 하였고, 그보다 중요한 목표는 푼 문제 중 90%를 맞추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시험에 임했습니다.

4. 상황판단

상황판단은 모강과 실전의 괴리가 가장 큰 과목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상황판단 점수가 나쁜 편은 아니었지만, 고득점을 안정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과목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전략 과목으로 삼고 투자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상황판단은 변수가 많은 과목이라고 생각하여, 시험시간 90분을 활용할 계획을 더 철저하게 짜고,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특히 시간을 크게 잡아먹는 문제가 나올 수 있어서 5문제 단위로 총 8세트를 나누어서, 시간마다 제가 지나가고 있어야 하는 문제 번호를 기억해두고, 그 계획을 철저하게 지켜서 변수를 최대한 통제하려 했습니다.

5. 모의고사 활용

저는 베리타스 종합반 소속으로 자연스레 법률저널 모의고사를 매주 응시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실전 모의고사의 장점은 1) 자신의 대략적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과 2) 낯선 장소에서 시험을 치르는 것에 익숙해진다는 것입니다. 2가지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저는 시험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도록 주의했습니다. 자신의 대략적 위치를 파악한다는 것은 공부 방향성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을 눈에 보이는 결과를 통해 해소하기 위해서이지, 매 회차 점수 등락을 예민하게 신경 쓰라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저는 일부러 매주 다른 고사장을 선택하여, 다양한 온도/이동 거리/책걸상의 고사장에서 시험을 응시하려 했습니다. 모의고사 점수와 실전은 완전히 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점수보다는 실전에서 얼마나 자신의 실력을 긴장하지 않고 100% 뿜어내게끔 할지에 관한 고민하며 모의고사를 활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IV. 과목별 공부방법(2차 시험)

0. 들어가며

저는 2차 시험 점수가 높은 편이 아니며, 모범적인 공부 방법도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시간순으로 제 공부 방법을 나열하기보다는, 제가 시험장을 경험하며 느낀 바와 제 수험생활을 볼 때 추천해 드리고 싶은 방법을 위주로 서술하겠습니다.

1. 경제학

올해 시험에서 제가 합격자 평균을 상회하는 점수를 받은 유일한 과목은 경제학입니다. 경제학은 합격자 평균보다 10점 이상 높은 점수를 받게 되었습니다.

1) 논문 과목으로서의 경제학 대비

저는 고시를 진입하기 전에 경제학과 유관한 과목을 거의 수강해본 적이 없기에, 공부 과정에서 고시 경제학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접근할 것인지부터 고민하며 공부했습니다. 이하의 내용은 단순히 제 생각일 뿐이며, 정답은커녕 전혀 근거 없는 추론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서 읽어주시면 되겠습니다. 행/입시 경제학과 외교원 경제학 기출문제를 풀면서 기출문제 경향에 대해 드는 생각은 확실히 행/입시 경제학과 외교원 경제학의 결이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최근 몇 년의 행시 경제학은 경제학적 직관과 원리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본적인 원리 자체가 생소한 것은 아니지만, 다수의 수험생이 푸는 step이나 연습책과 같은 교재만을 풀어서 숙달하는 식의 공부 방식으로는 부족함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출문제가 원리의 심화된 내용을 묻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외교원 경제학은 원리를 응용하는 정도가 상대적으로 깊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자율의 만기구조/시간구조(22년 1문 혹은 21년 1문), CAPM(19년 1문) 등과 같은 새롭거나 비교적 생소한 모형을 통해 학원에서 가르치는 경제학의 맹점을 찌르려고 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행시 경제학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step, 연습책 등의 문제풀이 교재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함께, 경제학 교과서의 연습문제에서 기본 원리를 어떤 식으로 적용하고 심화하는지, ‘감상’하고 ‘체화’하며 실전 문제에 대한 유연한 대처법을 길러야 할 것 같았습니다. 특히 미시 분야의 문제량과 질 모두를 늘릴 필요가 있고, 다양한 분야를 보는 데 시간을 집중하기보다는, 문제에 원리가 적용되는 방식을 놓고 찬찬히 고민해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반면 외교원 경제학의 대비 방법은 조금 다를 것 같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외교원 논문 과목 경제학을 대비하는 데는 깊이 있는 공부에 대한 욕심보다는, 놓치는 부분이 없게끔, 모든 분야의 2순환 문제 정도를 방어적으로 쓸 수 있을 정도로 만들어놓는 것이 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공부하려 했습니다.

저는 사실 올해 승부처라고 불리던 경제 1문이었던 이자율 문제가 나올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실제로 경제학 시험 전날과 당일 시험 직전까지도 마지막으로 보고 있었던 것이 이자율 부분이었습니다. 제가 수강했던 강의에서는 모의고사 문제 등으로 올해 1문을 풀기 위한 내용을 다루고 있지는 않았지만, 올해 1문과 관련된 부분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으로 그 부분만은 타 강사의 자료 등을 통해서라도 보강하며 공부하려 했습니다.

올해 1문의 주제가 출제될 것이 유력하다는 생각은 근거가 없는 기대는 아니었습니다. 당시의 제가 21년 문제를 바라봤을 때, 21년 3문을 제외하고는, 승부처였던 21년 1문도 문제풀이 교재에 거의 유사한 문제가 수록되어 있었고, 2문 역시 그저 미분이 복잡한 계산 문제라서, 2순 이상의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이전 기출문제와 21년 기출문제를 본 후, 외교원 경제학은 어렵다기보다는 개념 자체가 생소해서 잘 풀어내지 못하는 문제들이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공부 방향을 설정했습니다. 매우 심화한 어려운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하기보다는, 적어도 어떤 개념과 문제풀이 방식을 사용해야 할지 몰라서 틀리는 문제는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잡았고, 올해 1문은 21년까지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 주제이지만 중요도가 낮지 않아 제 기준에서는 출제가 가장 유력한 주제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위의 방법은 ‘논문’ 과목으로서의 경제학 대비 방법으로서 유효했던 것 같습니다. 위와 같은 방법은 오히려 저에게 올해 통합논술(이하 통논)1 경제학에서의 참패를 가져왔던 것 같습니다.

2) 통논 경제학에 대한 대비

저는 통논 1 경제학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했는데, 단순히 실력의 문제로 치부하기 이전에, 더욱더 도움이 되는 조언을 위해서 제가 느낀 바를 적어보고자 합니다. 우선 통논 1 경제와 논문 경제학에서 각각 느껴지는 바가 달랐습니다.

통논 1 경제의 경우, 기본에 충실하여, 그 원리를 활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습니다. 문제를 풀어내는데 필요했던 공부 방식은 기본 원리의 정확한 이해이지, 앞서 서술했던 논문 경제학을 준비하듯이 생소한 주제를 놓치지 않는데 집중하는 방식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더욱 구체적으로 서술하자면, 통논 1 경제의 경우, ‘극대-극소’ 문제였습니다. ‘극대-극소’ 문제 자체는 통논 경제학의 단골 문제입니다. 이 경우, 고시생들은 본능적으로 극대, 극소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min, max program을 적용하려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무조건 미분하고 보는데, 저 역시 그러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시험장에서 미분하고 나서, 그다음에 어떤 것을 해야 할지 생각해내지 못했습니다. 제가 풀던 문제풀이 교재에서 주로 다루던 문제는 극대-극소화 과정에서 딱히 범위를 나눌 필요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또한 내쉬 균형이라고 하면 그냥 ‘미분하고, 두 주체의 반응곡선의 교점이 내쉬균형이다’와 같은 문제 풀이용 원리만 이해 없이 달달 외웠습니다. 그러니 실전에서 약간의 추가적인 수학적 센스를 요구할 뿐인데도, 문제집의 원리를 벗어나자마자 멘붕이 왔습니다. 기본적으로 min, max program을 적용하면 다 풀리는 문제들이었기에, 정작 실전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수학의 도구를 사용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후 집에 와서 다시 풀어봤을 때, 문제는 아주 어렵지 않게 풀렸습니다. 1) 2차 함수의 최소/최댓값을 도출하기 위해 보수 함수를 (완전 제곱식 + 상수 k) 꼴로 만들면 된다는 아이디어에 착안하지 못했다는 점 2) 그 아이디어를 통해 각 범위와 경우의 수를 나눠야 한다는 사실을 잊었다는 점, 이 2가지의 기본적인 수학적 내용이 필요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이번 2차 시험을 치르며, 제가 준비했던 공부 방식인 ‘얕고 넓게’라는 외교원 논문 경제학에는 유효했지만, 통논의 경제학까지 정확하게 답을 맞히며 고득점을 받는 것을 기대했다면, 적어도 통논 경제의 빈출 주제인 게임이론, 극대-극소화(+ 정보경제학) 등등에 있어서는 앞서 제가 생각했던 행시 경제학을 준비하는 방식인, 교과서 연습문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그 문제에 원리가 어떻게 녹아 들어가는지까지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 분석 역시 사후적인 분석에 불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 답안작성 요령

경제학에서는 답안이 길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10장을 다 채우신 고득점자분들도 많을 것이며, 소위 ‘잉크 점수’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 개인적으로는 경제학은 모든 과목을 통틀어 ‘잉크 점수’의 비중이 가장 낮은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합격하는 데 있어 경제학의 도움을 많이 받은 저 역시 답안을 7장 정도밖에 쓰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저는 난도가 높지 않은 3문에서 꽤 큰 실수를 해서 이미 점수가 상당 부분 깎였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더더욱 채점위원들께서 분량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올해는 함의 등의 문제가 많아 답안 구성력에 대한 배점이 많이 들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실수하고도 고득점을 했다는 것은, 7장의 짧은 분량이 채점위원들께는 답안 구성력과도 별개로 여겨졌다는 추측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많은 합격자가 말하는 것처럼 저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답을 다 맞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짧은 경험에 비추어볼 때, 괜히 묻거나 궁금해하지 않는 함의를 길게 늘여서 쓴다고 좋은 점수를 받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풍부하게 쓸 수 있으면 좋겠지만, 억지로 동어 반복하기보다는 기본적인 내용을 정확하게 쓰고, 풀이 과정에 비약이 없는지, 혹은 채점위원을 불편하게 할 수 있는 불친절한 풀이 과정이 없는지를 체크해서, 차라리 그것을 자세하게 써주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유가 되어 몇 가지 차별화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면 그것을 담백하게 써줄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저 역시 올해 답안 구성 과정에서 시간이 2∼30분가량 남았는데, 별다르게 더 적을 수 있는 내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내용이나 억지 함의와 같은 무리수를 던지는 것을 포기하고, 1) 답이 맞는지 여러 차례 검산했고 2) 풀이 과정 중에 불친절한 부분을 보충했습니다. (답안의 간격을 애초에 조금 넓게 하면 그사이에 보충할 공간이 나옵니다) 3) 기본적인 키워드가 확실하게 들어갔는지 재검토했습니다.

많은 분이 고민하시는 경제학적 함의에 대해 덧붙이자면, 개인적으로는 공부 과정에서 특이한 함의를 발견하려고 애쓰기보다는, 다른 수험생들이 모두 적는 그 함의를 저도 적을 수 있도록 하는 방어적 수준의 공부법이 제게는 효과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수험생들이 자주 보는 교재의 함의만 빼놓지 않고 적시할 수 있어도, 가장 잘 쓴 함의 중의 하나에 속하리라 생각합니다. 이는 학원 모의고사와 달리 기출 문제에서는 특이한 함의를 묻기보다는, ‘기본적이고 교과서적인 함의를 풀이 과정에서 무난하게 잘 끌어내는가’를 평가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4) 단권화

저는 정리를 워낙에 못하는 편이라, 모든 과목에서 단권화를 하지 않았습니다. 특히나 경제학은 단권화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습니다. 저는 한 강사의 커리큘럼만을 따라갔는데, 그 강사의 단권화 자료로 충분했습니다. 단, 그것이 아무리 완벽한 자료라도 타인이 만든 자료이기에, 대충 훑기만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강사의 2∼3순 자료를 시험 전날까지도 반드시 답안으로 바로 현출 가능할 정도로 만든다는 각오로 집중해서 봤습니다.

저처럼 단권화를 할 자신이나 여유가 없으신 분이라면, 미리 시험 전날에 볼 모의고사 문제와 문제집의 문제들을 선별해놓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또한 저는 외교원 경제학의 핵심이 ‘좁고 깊게’가 아닌 ‘넓고 얕게’라고 생각했기에, 중요 주제를 골라서 보기보다는 최대한 빠짐없이 훑는 것에 집중하였습니다. 사족을 붙이자면, '넓고 얕게'라고 해서 절대 대충 본다는 것은 아닙니다. 방법론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그렇게 표현했을 뿐이지, 공부 강도는 행시 경제학을 대비하는 것과 차이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 국제경제학

국제경제학의 경우, 많은 분이 공부 비중을 어느 정도 가져가야 할지 고민을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외교원의 경우 1문제는 무조건 출제되기 때문에, 저는 미‧시보다 크게 낮지 않은 비중으로 공부하였습니다. 국제경제학은 처음 배울 때의 기초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종합반이 아닌 타 학원의 틀을 잘 잡는 강사의 6월 예비순환을 수강하고, 1순환 기간(7∼10월) 동안 학원의 복습 동영상을 통해 국제경제학 1, 2, 3순환을 미리 수강했습니다. 10월에 학원의 1순환 강의를 들을 때는 복습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모의고사 역시 응시 자체에 의미를 두기보다 답안을 잘 써내는 것을 연습하는 데 초점을 두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한 번 감을 잡았다고 생각했지만, 일반 경제학보다 훨씬 휘발성이 높아서인지, 1∼2월에는 내용이 거의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피셋 기간을 활용하여 다시 한번 3순환 강의를 복습 동영상으로 수강하며 감을 되찾으려 했습니다. 그런데도 막상 3순환 기간에 들어갔을 때, 다시 한번 기억이 많이 휘발되어 스트레스를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경제학이 전략 과목이기에 국제경제학을 어떻게든 안정화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3월 말부터 다시 작년 국제경제학 3순환 강의를 복습 동영상으로 수강하고, 2차 시험 때까지 꾸준히 공부하여 국제경제학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시험장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국제경제학의 내용은 일반 경제학 범위에 비해 다소 어렵고 휘발성도 높습니다. 따라서 시간이 없더라도, 조금씩이라도 꾸준하게 건드려주시는 것을 추천해 드리며, 문제집을 여러 번 푸는 것보다 교과서를 참조해가며, 내용에 관한 정확한 이해를 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2. 국제정치학

국제정치학은 합격자 평균보다 5점가량 낮은 점수를 받았기에 조언하기에는 매우 부족하며, 점수가 말해주듯이 지금도 저는 여전히 과목의 본질을 이해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원래 저는 국제정치학이 약점이었기에, 방어과목으로서의 공부법이나 느낀 점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기본에 충실하게

저는 국제정치학이야말로 기본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저 역시 저조한 점수에는 기본의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는 3순환이 끝날 때까지 극복이 되지 않았는데, 시간이 부족했기에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많은 합격자가 이야기하듯이, ‘이론에 대한 정확한 이해-그리고 그 이론에 쓸 사례를 미리 정리’해두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에 저도 동의합니다. 단권화를 모든 과목에서 하지 않은 저 역시, 국제정치학 과목에 있어서는 ‘이론-이론과 연관되는 사례’를 정리한 단권화를 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저처럼 정리에 능숙하지 못한 분들은 답안에 그대로 현출해낼 수 있는 3∼4문장의 정확한 이론 설명 정도라도 미리 정리해두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그리고 그 이론 설명이 정확한지, 핵심을 담아내고 있는지에 대해서 강사 혹은 교수님들을 통해서 피드백을 받으실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2) 학원 강의는 필수가 아닌 선택

적어도 국제정치학에 있어서는 학원 강사의 강의가 필요 없다고 판단이 되면, 과감하게 포기하는 선택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정치학이란 과목 자체가 강의를 통해 얻는 것보다는, 본인 스스로 이론을 읽고 이해하여 답안에 현출하기까지 체화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반드시 교수님들의 단행본이나 논문을 보며 원리부터 파악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며, 실력자가 포함된 스터디를 구성해서 답안을 써보는 연습, 그리고 실력자가 어떻게 답안을 구성하는지 관찰하고, 서로 간의 채점 등을 통해서 그 구성 방식을 자신의 스타일로 흡수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스터디 자체를 선호하지 않아서, 스파르타반 시험을 보며 답안을 쓰는 연습만 계속했습니다. 돌이켜볼 때 그보단 1) 실력자와 답안을 쓰고 2) 실력자의 답안을 보고 3) 그 답안을 분석해서 다시 목차라도 잡아보고, (다시 답안 전체를 쓰는 것은 시간이 아까우니) 머릿속으로라도 다시 세부 내용을 구상해보는 과정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이건 저뿐 아니라 많은 강사도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결국 답안을 쓰고 분석하더라도, 목차라도 다시 잡아보지 않으면, 논리의 구성력이 늘어나지 않고 실질적인 공부가 되지 않습니다.

방어과목으로 국제정치학 공부에 접근했던 저는 답안 구성을 할 때마다 부담감을 많이 느껴서, 답안을 구성하는 것에 익숙해지기 위해 답안 쓰는 횟수를 최대한 늘리려 했습니다. 특히 소수 강의를 선택하여 3순환부터는 강사의 직접 첨삭을 받으며 답안을 쓰는 연습을 했고, 답안 특강도 수강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기출문제의 추세들로 미루어보아, 동맹, 패권 등의 기본적인 이론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다양한 이론을 커버하지 못하는 것을 불안해하기보다는, 기본적인 이론을 확실하게/깊게 챙겨가는 것이 국제정치학 고득점자들의 비결인 것 같습니다. 모두가 아는 기본적인 조언이지만, 막상 3순환이 되면, 여러 강사의 모의고사를 보며, 이론의 양이 많아지는 것을 불안해하거나 내가 모르는 이론에 집착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기본적인 내용을 충실히 공부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외교사의 경우, 저는 시간이 없어서 21년 수석 합격자이신 박종원 님께서 자신의 공부 자료를 정리해놓은 블로그의 외교사 분야만 3∼4번 이상 보고 암기하려 했습니다. 외교사 공부는 3순환부터 시작했고, 3순환에는 다른 중요한 공부할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공부의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집 가기 30분 전을 매일 할애해서 3순 기간 내내 보았습니다. 자료 자체가 워낙 정리가 잘 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외교사를 부족한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암기할 수 있었고, 시험 전에는 일반론적인 문제에도 외교사를 사례로 덧붙일 수 있을 정도로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물론 세계외교사, 국제관계사 등의 책을 직접 읽고 단권화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만약 시간이 부족하다면, 다른 사람의 단권화 자료를 잘 활용하는 것도 괜찮을 거 같습니다. 외교사 관련하여 불의타가 나올 가능성에 대해 걱정을 하실 수도 있지만 불의타를 제대로 쓰는 것은 고득점자 중에서도 일부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본 원리와 관련된 문제를 좋은 기본기로 제대로 써낼 수 있다면, 그리고 불의타를 완전히 백지로만 내지 않는다면, 고득점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시간이 부족하다면 외교사에 너무 부담을 갖거나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3. 국제법

국제법에서는 합격자 평균보다 2점가량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높은 점수는 아니지만, 앞에서 기술했듯이 저는 3순환을 시작했을 무렵, 기출문제 스터디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심각한 수준이었기에, 나름대로 3순환을 효율적으로 보냈음을 입증해준 점수라고 생각합니다.

1) 답안 구성 이전에 암기와 이해를 먼저

저는 3순환을 시작할 무렵 암기, 이해, 답안 구성 등 모든 측면에서 부족했기 때문에, 어떤 측면에 우선순위를 둘지를 고민해야 했습니다. 우선 스터디를 활용할 시간적 여유는 없다고 판단하여, 답안 구성을 위해 답안특강을 수강해야 하는지를 고민하였지만, 답안 구성 연습은 3순환의 모의고사를 성실히 응시하는 것으로 충분할 것이라는 강사의 조언을 수용하여, 답안특강은 수강하지 않고 암기와 이해에만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리고 이는 적은 시간 내에 일정 수준 이상으로 국제법 실력을 올려야 했던 제게 맞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실력과 시간이 모두 부족하시다면 답안 스터디보다는 학원의 최고 답안을 제대로 분석하면서, 강사들께 자신의 분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조언을 구하는 것이 효율적인 방법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교과서와 강사 요약서 사용에 관하여

저 역시 교과서와 강사들의 요약서 중 어떤 것이 더 나을지 고민했으나, 저는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요약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저는 국제법이나 국제정치학의 채점 기조(후하게 주실지, 다소 짜게 주실지)가 매년 큰 폭으로 바뀐다고 생각했기에, 전략 과목으로 삼지 않았고, 따라서 교과서나 조문집보다는 단시간 내에 실력을 상승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춰 한 강사의 요약서만을 가지고 공부했습니다. 판례의 경우에는 저는 시간이 부족하여, 쟁점과 판례의 이름 정도만 연결해서 외웠는데, 위험한 공부 방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판례를 응용해서 문제 자체를 구성해버릴 경우, 문제 풀이를 하기가 어렵기에, 시간이 있다면 판례의 사실관계까지 아주 자세하게는 아니더라도, 주요 판례의 사실관계 정도는 대략 파악해두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3) 강의 활용을 위해서는 강사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선행

또한 국제법 공부에 있어서 학원 강의를 이용하신다면, 자신이 수강하는 강의의 강사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공부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할 거 같습니다. 제가 수강했던 강사의 경우, 수업 시간에 설명을 매우 자세하게 하시는 편입니다. 저는 강사에 대한 이해 없이 그저 진도와 시간 아끼기에만 급급해 국제법 예비~2순환까지는 인강으로 2배속으로 강의만 수강했습니다. 그렇게 할 때, 결국 저는 강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기본기 부족으로 이어졌습니다. 3순환부터는 그런 저의 실책을 인정하고, 강사의 특성상 2배속으로 강의를 빠르게 듣는 것을 포기하여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수업 시간 내에 모든 공부를 끝내는 방식으로 공부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실강으로 전환하여 수업 시간과 복습 1시간 이내에 그 내용의 암기와 이해를 완전히 마치겠다는 목표로 집중력을 올렸습니다. 구체적으로 수업을 활용했던 방식은, 강사가 아는 부분을 설명하시는 동안에는, 설명을 듣지 않고 교재에 몰입하여 암기에 집중하되, 다시 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암기하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필요할 때만 선생님 설명을 들었고 지칠 정도로 수업 시간을 암기와 이해 모두에 집중해서 활용했습니다.

덧붙이자면 국제법도 결국엔 기본적인 내용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암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쟁점을 찾다 보면, 의외로 점수가 갈리는 것은 아무도 쓰지 못한 어려운 논점이 아니라, '국제관습법, 지역관습, 속성 관습, 조약의 무효 및 발효' 등등의 기본적인 논점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올해 문제가 그런 경향이 두드러졌다고 생각하기에, 우선은 기본적인 것부터 놓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기본적인 조문 암기와 적용을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4) 국제경제법

국제경제법은 3순환 때 처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올해도 출제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점점 더 계륵과 같은 존재가 되어가고 있지만, 3순환 때 완전히 처음 시작하게 되면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혹시 2순환이나 피셋 기간에 여유가 있을 때 (암기까지는 하지 말고) 학원 특강 같은 것을 활용해서 그냥 이해 정도만 해두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4. 통합논술

통합논술은 주변의 합격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아도, 대비가 너무 어려운 과목이라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제 점수도 조언할 처지가 아니고, 올해 고득점자들과 대화해보았을 때도, 고득점을 한 이유조차 알기 어렵다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물론 재시 이상이라면, 통논의 주제를 미리 뽑아서 정리하고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시험 경력이 비교적 짧은 사람의 생각에서는 ‘통논’을 따로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인가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해마다 출제 경향의 일관성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기 때문에, 논문 과목들을 충실하게 공부하는 것이 결국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통논 스터디를 구성하는 것에 대해서도 합격자들 사이에서마저 채점 기준을 다들 잘 모르겠다는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기에, 그것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1) 통합논술의 특성과 모의고사 활용방법

저 개인적으로는 통논을 대비하는 것은 3순환 때 학원에서 통논 대비 문제를 써보는 것 정도면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경험 차원이지, 모의고사 점수에는 하등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거기서 집중해야 할 것은 다른 논문 과목과 통논이 얼마나 다른지에 대해 익숙해지는 것입니다. 3순환에서도 그리고 실전에서도 저에게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바로 이 괴리였습니다. 통논은 다른 논문 과목과 비교해, 설문별로 영역 자체가 다르기 때문인지,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사고방식이 연속성을 가지기가 어렵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저는 과목마다 요구하는 사고방식들이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통합논술은 문제의 특성상 여러 가지 사고방식들을 한 시험지 내에서 바꿔가며 적용해야 하기에, 집중도 잘되지 않고, 답안도 대충 얼버무리며 적게 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모의고사를 치르며 저는 이 부분을 극복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점수에 신경 쓰지 말고, 설문을 계속 풀어나가면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는 연습, 답안을 얼버무리지 말고 최대한 집중해서 명확하게 적어보는 연습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또한 영역별 서론 이외에 전체를 포괄하는 서론과 결론에 별도의 점수가 부과되느냐는 합격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것 같습니다. 올해의 경우, 고득점자 중 전체 서-결론을 적은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별도의 서/결론을 고민할 시간이 없다고 판단해서 애초에 서-결론을 적지 않고, 본론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자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2) 멘탈 관리의 중요성

올해 시험장 이야기로 넘어가자면, 2차 시험장이 처음이라면 가장 멘탈 관리에 신경 써야 하는 과목이 통논이라고 느꼈습니다. 첫 과목이기도 하고, 저는 멘탈 관리에 실패해서 거의 제대로 답안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스스로 지나치게 자신감을 주입하다가, 제가 세운 시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자 시험 시작 3분 만에 머리가 새하얘졌습니다. 그때부터 경제학 문제에 대한 유연한 사고가 되지 않았고, 매일같이 하던 미분이 어떻게 하는 것인지 갑자기 생각이 안 날 정도였습니다. 통논은 다른 과목보다도 유독 변수가 많은 과목이기에, 2시간을 운영하는 계획이 무너지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고 멘탈을 관리하고, 사전에 계획했던 대로 되지 않아도 플랜B, 플랜C를 만들어놓고 시험에 들어가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올해 저의 경우, 모의고사 때부터 경제학을 가장 먼저 답을 도출해놓고, 그다음에 국제정치학과 국제법을 풀었습니다. 그러나 실전에서 경제학이 생각처럼 안 풀리니 시험 시작 3분 만에 더는 사고가 불가능할 정도로 멘붕이 왔고, 그다음에 뭘 해야 할지도 몰라서 2시간 내내 기본적인 내용도 제대로 적지 못하고 우왕좌왕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은 저뿐만이 아니었고, 합격자 중에도 이런 분이 꽤 있으셨습니다. 이 사실을 뒤집어 생각해보면, 제가 만약 경제학이 무너지는 경우의 수를 미리 생각해두고, 일정 시간을 투자한 뒤 그냥 차분하게 나머지 과목들을 적어 내려갔으면 설사 경제학을 제대로 쓰지 못했어도 더욱더 좋은 답안을 써냈을 수 있습니다. 결국 ‘내가 쓰지 못한 것은 다들 쓰지 못했고, 지금 남은 문제를 최대한 차분하게만 쓰면 충분히 고득점 받을 수 있다’는 마인드 컨트롤은 통논의 기본이자 핵심이지만, 이런 마인드 컨트롤은 생각보다 어렵고, 분명히 스터디를 통해서든, 학원 모의고사를 통해서든 연습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V. 면접

외교원 면접은 2차 합격자 전원이 모여 함께 스터디를 조직하여 대비했습니다. 면접 대비는 주로 직무역량(PT)과 공직가치 인성, 2가지로 나뉘게 됩니다. 면접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하여서 걱정을 많이 하실 수 있으나, 막상 면접에 돌입하게 되면 함께 준비하면서 면접의 형식에 익숙해지게 되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또한 말하는 습관이나 말투, 빠르기 등에 대한 피드백을 면접 과정에서 서로 해줄 뿐 아니라, 발표하며 영상을 촬영하여 자기의 좋지 않은 말하기 습관 등을 교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면접 스터디에만 성실히 참여하셔도 면접 실력을 충분히 올리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영어 면접에 대한 부담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저 역시 대학에 와서 교환학생 경험도 없고, 영어권 국가 거주 경험도 없어서 영어 면접이 많이 걱정되었으나, 2차 합격자들끼리 진행하는 스터디만 참여하고 연습해도 면접을 수행하는 데 크게 무리 없는 수준까지는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저는 또한 학교 언어교육원에 신청하여 다른 2차 합격자들과 함께 그룹 과외를 받으며 영어 면접에 대한 부담을 줄이려 노력했습니다. 그룹 과외 시간에 주제별로 자주 쓰이는 용어를 정리한 것으로 공부했고, 영어 PT를 위한 템플릿도 정리하여 실전에서 사용하였습니다.

저는 별도의 정책 공부를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외교부 국정과제를 중심으로 외교부와 관련된 기본적인 사항들은 암기하려 했습니다. 또한 공직가치 인성에서는 자기 경험을 문제에 맞게 녹여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여러 문제에 공통으로 녹여낼 수 있는 인상적이었던 경험 몇 가지를 선별하여 공직가치와 연결하여 말해보는 연습을 했습니다.

VI. 기타

1. 멘탈 관리

저 역시 힘든 순간들이 자주 있었지만, 신앙심을 가지고 제 존재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잊지 않고 공부하려 했습니다. 이 시험에 합격하지 못한다고 할 때, 사회에서 저라는 사람의 ‘활용 가치’는 떨어질 수 있지만, 신앙 안에서 저의 ‘존재가치’는 여전히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늘 믿고 스스로 상기시켰습니다. 그래서 저는 불안과 걱정되는 순간이 있었지만, 그것들에 계속 휘둘리거나 매몰되지는 않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성취를 저의 행복의 기준으로 삼고 싶지 않았기에, 고시생으로서의 하루 역시 합격 전까지 참아내고 버티는 시간이 아니라, 오늘 하루도 합격 이후의 하루와 같이 행복해야 한다고 믿고 그렇게 생활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설령 떨어지더라도 분명히 이 시간 가운데 무언가를 얻어가고 배워가고 있다고 믿을 수 있었고, 초조함을 덜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공부시간

저는 고시 공부를 시작한 21년 3월부터 22년 6월까지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공부하는 패턴을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예비순환부터 3순환까지 공부 시간을 늘리거나 줄이는 것 없이 계속해서 같은 패턴을 유지했습니다. 또한 일요일은 휴식과 더불어 교회를 출석하기 때문에 공부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예비순환부터 3순환까지 일요일에는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같은 패턴으로 예외 없이 공부하였습니다.

VII. 나가며

저는 고득점이나 최연소 합격자도 아니기에, 수기를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고시를 결심하고, 준비하고, 합격하는 모든 과정 가운데서 감사한 분들의 도움을 받지 않은 부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조금의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부족하게나마 수기를 적었습니다. 고시를 고민하시고, 또 공부하시는 분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에는 아주 부족한 글이기에, 혹시 더 궁금하신 부분이 있다면 junha0717@naver.com로 메일을 주시면 제가 아는 한 답변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인생을 한순간도 놓지 않고 이끌어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제 삶 가운데 저라는 사람을 항상 지지해주고 존중해주신 부모님과 착하고 제게 과분한 동생 여진이, 할머니들과 하늘에서 응원해주신 할아버지, 그리고 이모, 이모부, 고모들, 삼촌을 포함한 가족들에게 감사합니다. 기도와 사랑을 아끼지 않으신 인희 선배님 이하 교회 식구들, 지윤/병진/주영을 포함하여 부족한 저를 늘 감싸주는 소중한 친구들, 응원해주고 진심으로 합격을 기뻐해 준 스터디원들, 스터디 리더님, 미처 여기 이름을 적지 못한 모든 감사한 분들께 무한한 죄송함과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처음 꿈꾼 대로 어떤 자리에 있든지 사랑을 품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외교관이 되도록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부족한 저의 경험을 나눌 기회를 주신 법률저널에도 큰 감사를 드립니다.

황준하‧2022년 외교관후보자 시험 합격‧경주고 졸업‧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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