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제56회 변리사시험 수석 김지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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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제56회 변리사시험 수석 김지민씨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9.11.07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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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득점 비법은 목차의 흐름 중시하는 답안 작성론”
“변리사 친숙하게 느끼도록 지재권 강화에 힘쓸 것”

2019년 제56회 변리사시험 수석 김지민씨안양여고 졸업/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 4학년
2019년 제56회 변리사시험 수석 김지민씨
안양여고 졸업/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 4학년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제56회 변리사시험에서 수석 합격의 영광을 거머쥔 김지민씨가 마지막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할 수 있도록 지탱해 준 말이다.

3년여의 수험생활, 건강을 잃고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고 함께 공부하던 이들은 모두 합격했는데 혼자만 남아 수험생활을 이어가야 했던 때에는 포기라는 단어를 떠올리기도 했다. 견디기 힘든 시련이었지만 김씨는 시련이 실패가 되도록 내버려두지 않았고 그 결과 수석 합격이라는 영예를 차지하게 됐다.

안양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13년 고려대학교 전기전자전파공학부에 진학한 김씨는 진로를 고민하던 중 변리사에 대해 알게 됐고 “성격상 변리사가 되면 높은 직무만족도 및 성취감을 얻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도전을 결심했다. 본격적인 수험은 4학년 1학기를 마친 후인 2016년 7월 1일부터 시작했으며 최종합격까지 3년 1개월가량이 소요됐다.

1차시험에는 두 번 응시했다. 첫 도전은 민법 기본강의를 현장수강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공부를 시작하기에 앞서 충분한 휴식을 즐겼던 터라 혹시라도 나태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진도를 따라갈 수 있도록 당일 복습하는 것을 목표로 했고 복습할 때는 이전 강의들과의 연결점을 찾아 각 파트들을 유기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체크했다.

민법 기본강의를 모두 들은 후인 9월 중순부터는 특허법, 상표법, 디자인보호법 강의를 들으며 민법 객관식 문제집을 풀었다. 문제집은 틀린 부분을 체크해가면서 풀었고 3회독이 끝난 후에도 틀리는 문제는 노트에 별도로 정리했다.

특허법과 상표법도 기본강의를 들은 후 객관식 문제집을 풀고 노트정리를 했으며 디보법은 기출문제만을 풀었다. 자연과학은 주말을 활용해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고 그 중에서도 휘발성이 강한 과목은 노트에 암기사항을 정리해 이동시간에 반복적으로 암기했다. 시험 직전에는 각 과목별로 정리된 노트로 공부했으며 동시에 최신 판례 수업을 듣고 정리하며 다가오는 시험에 대비했고 75점을 얻으며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두 번째 도전은 시간과의 싸움이기도 했다. 2차시험을 치른 후 영어성적을 획득해 놓기는 했지만 기득의 입장으로 치른 2차시험에 떨어진 후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1차시험을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시작은 민법이었다. 11일간 민법 중급 강의를 들으면서 빠른 속도로 복습을 했다. 산재법은 2차를 준비한 경험 덕에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1회독을 했고 1차시험에 적합한 공부를 위해 법조문을 암기하며 공부했다. 산재법 공부에서 절약한 시간은 민법 객관식 문제집을 푸는 데 할애했다.

물리와 지구과학은 민법 강의를 들은 후 산재법과 병행해 하루 2시간씩 공부했으며 대략적으로 회독을 완료하는 데에는 한 달 가량이 걸렸다. 생물은 휘발성이 강한 과목이라고 판단했기에 민법과 산재법 공부가 끝난 후 컴팩트 강의만을 들으며 암기했다. 화학은 자신이 없는 과목이기도 했고 절대적인 시간도 부족했던 탓에 2문제 정도의 쉬운 문제는 풀고 나머지는 찍자는 생각으로 포기했다.

김씨는 “첫 시험과 달리 오답노트를 따로 만들지는 않았지만 민법 객관식 문제집을 풀면서 틀린 문제에는 띠지를 붙여가며 공부했고 시험 직전에는 그 부분들만으로도 1회독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직접 문제집에 체크, 필기하며 공부했다. 결과적으로 시험 바로 전날 전 과목을 1회독 한 후 시험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는 수험 노하우를 전했다.

이같은 수험 노하우들이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첫 도전 때에 비해 준비 시간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김씨는 평균 85점이라는 고득점으로 합격할 수 있었다.

김씨가 1차시험에서 가장 어렵게 생각한 과목은 특허법이었다. 절차법적으로 모든 것을 암기해야 하는 부담 때문이었다. 그는 “특허법의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할 수는 없으나 수험적으로는 객관식 문제집을 풀며 OX를 눈에 익히는 방식으로 각 지문을 암기했다. 그 결과 적어도 1차시험에서 합격하기에는 충분한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고 약점을 극복한 방법을 설명했다.

2차시험에서도 특허법은 난관이었다. 게다가 그 이유는 1차시험에 효율적으로 합격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 때문이었다. 김씨는 “1차를 치를 때 1차에만 적합하게 공부를 했기에 뼈대를 다시 잡아야 했기에 특허법이 가장 어렵게 느껴졌던 것 같다. 1차 강의부터 다시 수강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도 많았지만 시간적인 측면에서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기에 기초GS를 수강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무대포식 암기’를 시도했다. 주말에 GS강의를 듣기 전 평일에 ‘두문자’를 최대한 활용하며 특허법을 처음부터 통으로 외웠다. 그는 “이해가 안 돼 답답할 때도 많았지만 ‘일단 암기하면 이해가 된다’고 자기최면을 걸며 일단 암기를 했다. 신기하게도 암기를 하고 나니 절차법적인 특허의 개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 후에는 특허법을 즐기게 됐고 자연스럽게 모의고사 점수도 점점 성장했다고.

김씨의 특허법 공부법을 보다 상세히 들여다보면 암기한 목차와 내용을 연습지에 복기하며 복습을 했고, 필속을 높이기 위해 암기를 할 때도 연습장에 모든 내용과 목차를 반복적으로 기재하는 연습을 했다. 이 시기에는 기본서 1회독이 늦어지지 않도록 수정하고 싶은 목차가 있더라도 체크만 해두고 건드리지는 않았다. 전체적으로 책 한 권을 1회 암기한 후 각 부분에서 체크해뒀던 목차를 수정하고 추가하는 등 자신만의 목차를 다듬었다.

총 세 차례의 2차시험을 치르는 동안 김씨의 특허법 성적은 40점에서 54.33점, 58점으로 향상됐다.

민사소송법은 동차 때는 3월 기본강의, 4월 사례강의, 5월 기초GS, 6월 실전GS를 들으며 소위 A급 논점으로 꼽히는 부분 위주로 암기했다. 기초를 탄탄히 다지기 위해 기득으로 넘어가는 시기에는 이시윤저 교과서를 기초로 하는 강의를 수강하며 민소법 전반에 대한 뼈대를 세웠다. 또 키워드를 활용해서 판례를 정확히 암기하는데 공을 들였다. 기득과 삼시를 통틀어 민소법은 매일 손에서 놓지 않고 기본서와 사례집을 번갈아가며 공부했다. 이처럼 노력을 쏟은 결과 민소법 성적은 46점에서 59점, 68점으로 상승했다.

상표법은 “잘 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막상 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 과목”이었다. 김씨의 상표법 점수는 초시 30.33점, 재시 43점으로 다른 과목들에 비해 저조했다. 그래서 삼시 때는 기존의 답안 형식을 버리고 새로운 공부법으로 접근했다. 각 판례들의 키워드를 추출해내는 연습과 키워드를 사안에 접목시켜 현출시키는 연습을 했고 실제 시험장에서도 연습한 방법대로 답안을 작성했다. 그 결과 전년대비 무려 21점이나 오른 64.66점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선택과목은 초시 때는 회로이론을 선택했지만 기득으로 넘어가면서 디자인보호법으로 바꿨다. 기본서의 단문을 모두 외우는 것으로 시작해 단문 암기가 모두 끝난 후에는 판례를 암기하는 순서로 준비했다. 디자인보호법 점수는 지난해와 올해 61점으로 동일했다.

김씨가 답안작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시한 부분은 ‘목차의 흐름’이었다. 그는 “목차의 흐름만으로도 내 답안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전달될 수 있도록 기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목차를 너무 형식적으로 쓰지 않고 사안을 풀어나간다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적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판례의 키워드’도 김씨가 주목한 부분이다. 판례의 키워드를 현출해 사안의 포섭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했다. 그는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상표법은 사안의 포섭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나 역시 이에 동의한다. 다만 2차시험은 사안풀이 문제이기 때문에 상표법 뿐 아니라 특허법과 민소법 역시 사안의 포섭이 중요하다”며 필수과목 전반에 걸쳐 사안의 포섭이 중요하다는 강조했다.

이어 “사안을 포섭을 잘하기 위해 ‘판례의 키워드’를 잘 현출하여 암기한 판례가 본 사안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줄 수 있도록 답안을 작성했다”고 자신만의 답안작성 노하우를 전했다. 김씨는 이같은 답안작성론을 ‘고득점 합격의 비결’로 꼽기도 했다.

스스로 선택한 시험이고 공부하겠다는 각오를 충분히 다지고 도전을 했기에 힘겨운 수험생활도 즐거웠다는 김씨. 하지만 함께 공부하던 스터디원들이 모두 55기 변리사로 합격하고 홀로 남아 준비해야 했던 세 번째 도전은 그의 수험생활 중 가장 힘들고 외로웠던 시기였다. 김씨는 “너무 속상하고 힘들어 다 포기하고 싶어질 때마다 옆에서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부모님, 친구들, 동생들, 그리고 남자친구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견뎌낼 수 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특히 “기득 합격에 실패했을 때 최평오 교수님께서 ‘비록 이번엔 떨어졌지만 다음번엔 수석으로 합격할 수 있다는 하늘의 뜻이 있을 거야’라고 응원해주신 적인 있는데 현실로 이뤄지니까 그 응원이 가장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건강을 잃고 크게 고생을 한 적도 있었다. 기득 때 건강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면역질환이 왔는데 몸이 아프니 스트레스도 더 받고 다시 몸이 더 나빠지는 악순환에 빠졌다. 김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한의원에 다니며 침을 맞는 동안에는 휴식을 취했다. 건강을 잃어보니 건강해도 공부도 가능함을 절실히 깨달아 온갖 영양제를 먹으며 최소한의 건강관리를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동시에 스트레스의 축적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일주일에 하루를 휴식일로 정했다. 휴식일이라고 해서 하루를 통으로 쉬지는 않았지만 공부를 평소보다 일찍 마치고 친구를 만나거나 영화를 보는 등의 여가활동을 했다. 시간이 부족했던 삼시 때는 따로 휴식일을 정하지는 않았고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다 싶을 때 친구들이나 남자친구를 만나 넋두리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김씨는 “마지막 수험기간 동안 마음에 새기면서 살았던 문구가 있다”며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문구를 소개했다. 이어 그와 같은 꿈을 품고 공부하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변리사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은 그 속에서 좌절을 맛보고 막연한 미래를 불안해하는 과정이 될 수도 있지만 정주영 회장님의 말씀처럼 그 모든 힘듦과 지침들이 실패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꼭 알아줬으면 좋겠다. 나아가 이 시험을 준비하는 여러분들이 마지막엔 수험기간을 웃으며 회상할 수 있길 바란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시련을 넘어 꿈을 이룬 김씨는 이제야 비로소 “새로운 시작을 할 첫 단추를 끼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수험기간 동안 느낀 안타까운 점이 타 직종에 비해 생각보다 변리사를 잘 모르는 분들이 많다는 점이었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변리사를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지식재산권 강화에 힘쓸 수 있는 변리사가 되고 싶다”는 커다란 포부를 펼쳐 보였다.

마지막으로 그가 시련을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이 돼 준 이들에게 진심이 가득한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3년의 수험기간동안 변함없이 믿어주시고 기도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부모님과 가족들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저와 같은 공부를 하며 이 시간에도 열심히 공부중인 동생 지수한테도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삼시 초반에 흔들리던 멘탈 잡아주셨던 최평오 교수님과 서평강 변리사님, 상표 점수 올리는데 많은 도움주신 한경훈 변리사님, 김성원 변리사님, 같이 수험생활했던 김수민 변리사님, 서상철 변리사님, 항상 응원해준 예은, 주용, 우경, 금희, 소연, 하영이와 저를 위해 기도해주셨던 모든 분들, 마지막으로 수험생활메이트이자 든든한 남자친구 김정환 변리사께 항상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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