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변리사 2차 시험의 반환점에서, 1차 시험의 출발점에서 쓰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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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변리사 2차 시험의 반환점에서, 1차 시험의 출발점에서 쓰는 글
  • 김세원
  • 승인 2024.04.1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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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원
한빛변리사학원 상표법 전임강사

1. 2차 수험생들을 위한 글

이 글을 쓰는 시점으로부터 금년도 변리사 2차 시험이 딱 100일 남았다. 이 글이 게재될 즘에는 D-100이 깨진 시점일 것이고, 수험생들의 공부 밀도가 하루하루 높아지는 시기일 것이다. 필자는 변리사 2차 시험을 3번 만에 합격했기 때문에 2차 수험생들에게 4월이 얼마나 지루한 시간인 줄 알고 있다. 하루는 안 가는 데 한 달은 빨리 가 버리는 그러한 시간일 것이다. 정말 신기하게도 필자가 강의를 하다보면 이 시기부터 백 명이 넘는 수강생들 사이에서 합격할 것 같은 수험생들이 보인다. 그리고 높은 확률로 해당 수험생들과 연말에 식사를 함께하면서 알지 못했던 그들만의 고충을 들으며 보람을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합격하는 사람들의 공통 분모가 무엇일까? 지금의 실력도 아니고 그들의 선천적인 공부 능력도 아니다. 합격하는 사람들은 4월에 기세가 살아있다. 그 기세가 4월, 5월의 실력은 아니다. 분명히 답안지를 다 채우지 못하는 생동차들도 있지만, 그중에서도 올해 꼭 붙어 나간다는 기세가 보이는 친구들이 있고 그런 수험생들을 보면 몸이 힘들더라도 ‘나도 같이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다.’라는 마음가짐으로 더 강의를 열심히 하게 된다. 그러니, 지금 어렵다고 해서 절대로 기죽지 않고, 본인이 하는 방식대로 밀고 나가는 것이 4월, 5월의 수험생의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한다. 강의 경력이 만 6년을 채워가고 있지만 아직 이러한 수험생들을 보면 보람을 느끼고 꼭 합격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커진다.
 

2차 시험을 준비하는 분들께 짧은 글을 바치며 2차 수험생들을 위한 글을 마치려 한다.

“저도 예전에는 어떠한 목표가 있을 때, 그 목표를 하나의 지점으로 생각하고 목표 지점까지 힘들게 달려가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변리사 시험에 합격하고 보니 ‘변리사 시험 합격’이라는 단기 목표는 내가 달려가서 쟁취해야 하는 ‘지점’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나 자체가 목표의 색으로 물들어 갈 때 목표는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니, 매주 나오는 모의고사 등수에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본인이 목표로 물들어 가는 과정’에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과정은 어제의 과정에 대한 결과입니다. 우리는 목표의 색으로 물들어 가는 과정에 놓여있는 것입니다. 목표를 이루면 새로운 목표가 생길 것입니다. 그마저도 과정인 것이지요. 그 과정에서 여러분의 목표는 이미 이루어진 것입니다. 매 과정에 충실하시기를 바랍니다. 김세원 드림”

2. 1차 수험생들을 위한 글

강사로서는 2차 시험이 막바지로 갈수록 이제 1차 시험 강의를 준비하게 된다. 1차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분들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법과목을 접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법학을 접하셨다고 하더라도 이른바 ‘시험을 위한 수험 법학’을 처음으로 접하시는 분들이 대다수다 보니 기초적인 것부터 재미있게 설명하려고 노력한다.

통상 5월이 되면서부터는 1차 시험을 대비하는 수험생분들께서는 1차 시험 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하는 시기이다. 그리고 7월부터는 뒤도 안 돌아보고 1차 시험에 매진해야 한다(재시생일지라도). 특히, 최근 수험생분들께서 1차를 여러 번 보시는 수험생들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보니 절대로 1차시험을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필자도 경험상 2차 시험보다 1차 시험이 훨씬 어려웠다. 일단 변리사 1차 시험은 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형식적으로는 3과목(산업재산권법, 민법, 자연과학)이지만 실질적으로는 9과목(특허법, 실용신안법, 상표법, 디자인 보호법, 민법,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1차 시험도 2차 시험과 마찬가지로 합격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1차 시험은 ‘문제를 많이 풀어본 사람’이 합격할 확률이 높다. 수험생분들께서 법학시험을 수능과 같은 시험으로 착각하시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접근법도 수능을 대비할 때처럼 하고, 문제의 질을 평가하려고 한다. 그러나, 소신 발언을 하면 법학시험은 수능과 접근법이 완전히 다르고, 문제의 질은 우리가 평가할 수 없다. 그저 주어진 대로 풀어나가는 것이 법학 시험에 접근하는 올바른 자세이다. 그 이유는 수능과 같은 시험은 ‘누군가를 떨어뜨리기 위한 시험’이 아니다. 말 그대로 ‘수학능력평가’이기 때문에 이 사람이 어느 정도의 대학교육과정을 소화할 수 있는지 ‘측정’하는 시험이다.
 

그러나, 변리사시험과 같은 ‘고시’는 ‘누군가가 떨어져야 하는 시험’이고, 수학 공식이나 영어 단어와 달리 일정한 취지에서 만들어진 법 규정과 판례를 해석할 줄 아는 지 ‘시험’하는 시험이다. 그러므로 시험을 위한 문제가 나와도 된다. 사실, 문제의 질이 안 좋다고 하는 문제들도 실무가의 입장에서 보면 중요한 취지의 문제가 많다. 잔인하지만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적인 시험의 성격이 존재하다 보니 1차 시험은 ‘문제를 많이 풀어보고, 기출문제에서 오답을 유도하는 포인트들을 익힌 사람’이 시험을 잘 본다.

따라서, 1차 시험은 선결적으로 법리를 ‘조문’에 따라 이해하고, 반복적인 문제 풀이를 해야 잘 볼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실무형 문제도 자주 출제되는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수험생들은 법리가 실무에서 활용되는 케이스인 ‘판례’도 잘 알아둬야 하고, 실무 경험까지 있는 강사에게 배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2차 시험은 1차 시험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모의고사 수업(GS 수업)이 시작되기 때문에 진입시점이 비슷하다. 그러나, 1차 시험은 진입시점이 모두 달라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수험생들을 많이 봤다. 2차 시험도 마찬가지이지만, 1차 시험도 결국에는 본인과의 싸움이다. 따라서, 남들 진도에 맞추려고 하지 말고 자기가 진입한 시점에서 자기의 페이스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1차 시험을 준비하는 분들께도 짧은 글을 바치며 1차 수험생들을 위한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수험의 길을 선택하셨으면, 선택에 책임을 지셔야 합니다. 대학생활을 하다가 또는 사회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수험생이 되면 너무 어색하고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회색빛의 수험생활도 하다 보면 적응이 됩니다. 그러나, 빠르게 빠져나가셔야 합니다. 변리사 시험 최종 합격까지 가장 빠르게 빠져나가는 방법은 일단 1차 시험을 붙고 그다음 2차 시험을 붙은 것입니다. 1차 시험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공계에서 내로라하는 인재들이 모여서 치르는 시험입니다. 너무 먼 미래의 목표를 보고 힘들어하시지 마십시오. 그날 배운 것을 그날 소화하는 것으로 목표를 설정하신다면 어느새 2차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실 것입니다. 김세원 드림”

3. 마치며

2018년 7월 2차 시험이 치러졌던 뜨거웠던 성수동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당시 성수공고에서 시험을 봤었는데 시험이 끝나고 같이 공부했던 친구와 계획도 없이 한강 쪽으로 걸어가서 하염없이 걸었습니다. 내가 시험에서 잘한 부분, 잘 못한 부분도 있지만 ‘더 준비해도 이것보다 점수는 잘 안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뜨거운 한강을 걸었습니다. 후회가 1g도 남지 않았던 2018년입니다. 떨어져도 그냥 장사를 하려고 했습니다. 다행히도 11월 합격으로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본인에게 부끄럽지 않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 변리사 시험을 준비하기로 결심했던 당시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고 후회스럽지 않도록 매 순간을 소중히 쓰시는 수험생활을 하시기를 바랍니다.
 

김세원 변리사
건국대 전기공학 졸업
고려대학교 법무대학원 지재권 법학과
제55회 변리사시험 합격
대한변리사회 정회원
강원대학교 벤처 창업 지원단 심사위원
現)한빛변리사학원 상표법 전임강사
前)상상특허법률사무소 소속 변리사
現)리앤목특허법인 소속 변리사

<저서>
- 정상상표법
- 정상상표법 기출사례
- 정상상표법 판례 및 사례
- 세상표법 변곡점
- 세상표법 조문노트
- 세상표법 해석
- 길상표법 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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