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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18년 변리사시험 최연소 한승준씨 “최연소합격 꿈 이뤄 기뻐”
안혜성 기자  |  elvy99@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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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09  17:5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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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변리사시험 최연소 합격 한승준씨
부흥고 졸업/연세대 실내건축학과 2학년



막연히 시작한 수험, 특허법 공부하며 변리사에 흥미 느껴
“대법원 전합 판례 만드는 심판·소송 전문 변리사가 목표”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사실 합격만으로도 정말 기쁜데 최연소로 합격하게 돼 정말 얼떨떨하다. 공부를 시작할 당시 최연소합격을 목표로 했었고, 작년 동차 불합격 이후 최연소의 꿈은 날아갔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최연소로 합격하게 돼 정말 기쁘다.”

2018년 제55회 변리사시험 최연소 합격자 한승준씨의 솔직담백한 소감이다. 제주도에서 태어난 한씨는 경기도 안양의 부흥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실내건축학과에 진학했다. 현재는 2학년에 재학 중인 만 22살의 당찬 청년이다. 처음부터 동차 합격에 최연소합격을 노렸다니 말이다. 그런 자신감과 패기도 그가 꿈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소감에서 언급한 동차 불합격은 그의 수험생활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기도 했다. 처음부터 최연소합격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잡았고 그래서 동차 합격을 진지하게 노렸다. 하지만 생각 이상으로 큰 점수차로 동차합격에 실패해 자신감에 큰 타격을 받고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고.

눈물 젖은 유부초밥도 그의 수험생활에서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시험 한 달 전부터 점심, 저녁을 어머님이 싸주신 유부초밥으로 해결했는데 하루는 도시락을 챙기는 것을 잊고 독서실에 갔다.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 휴대폰도 항상 집에 두고 다니던 시절이라 연락할 방법이 없어 고민하고 있었는데 어머님이 독서실까지 도시락을 전해주러 오셨다.

도시락을 받아 방으로 돌아오는데 갑자기 서러움이 밀려와 정말 펑펑 울었다고 했다. 그리고 꼭 합격해서 어머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에 얼른 눈물을 닦고 엔스파이어 계산기를 다시 켜고 회로방정식을 세웠다는 사연이다.

힘들었던 순간이 어디 이것뿐일까. 수험생들의 매 순간이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고 고난의 연속일 터. 그 시간과 노력들이 모여 목표로 하던 시험에 합격했을 뿐 아니라 최연소합격이라는 꿈도 이뤘으니 얼마나 기쁘고 감격스러울까.

처음 변리사에 도전할 때는 변리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도 잘 모르고 그저 ‘돈 많이 버는 직업’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시험공부를 시작하고 특허법에서 심판/소송 파트를 공부하면서 침해금지청구에 대응한 무효심판이나 권리범위 확인 등과 같은 권리자와 실시자 사이에 일어나는 법적공방에 대해 공부하면서 비로소 변리사라는 직업에 큰 흥미를 느끼게 됐다. 박씨는 그 흥미가 합격에 이르기까지 그를 이끌어 준 원동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변리사시험 공부를 시작한 것은 2016년 9월로 1년 단위의 수험 주기를 고려하면 매우 늦은 시점에 진입한 셈이다. 이과생이라 자연과학개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베이스가 있었지만 법 과목에 대한 지식은 전무한 상황이었기에 시험 진입에 앞서 설명회 동영상을 보며 대략적인 계획을 짜고 공부를 시작했다.

한씨의 1차 과목별 공부방법을 살펴보면 민법의 경우 기본강의를 인강으로 듣고 필기를 개인노트에 정리해 쉬거나 독서실을 왕복할 때 읽었다. 한씨는 “민법은 정말 양이 방대하고 휘발성이 매우 큰 과목이다. 수능보다 시험범위가 많은 공부를 해 본적이 없었기에 ‘한 번 이해하면 안 까먹지 않을까’ 라는 오만한 생각으로 공부를 시작했는데 1회독 후 다시 민총을 폈을 때 기억이 거의 나지 않아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중요한 키워드만 적어돈 노트를 반복해서 읽는 방법은 민법의 휘발성을 극복하는데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또 빈출 판례와 조문을 눈에 익히기 위해 홀수 번 문제를 먼저 풀고 짝수 번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회독을 최대한 빨리 돌렸다.

산업재산권법 중 절차법적 특성이 강한 특허법의 경우 공부를 처음할 때 가장 어려운 과목이었다. 12월부터 하루에 기본강의를 6강씩 수강해 2주 완강을 목표로 공부했는데 생소한 개념들로 인해 ‘내 머리는 왜 이걸 이해를 못할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다고 한다.

강의를 다 듣고 난 후 바로 객관식 문제를 풀었고 시간이 부족했기에 기본서 대신 도해특허법을 읽었다. 개념을 읽고 바로 문제를 풀면 의미가 없다는 생각해 ‘희미한 기억에 의존해 문제를 푸는 능력’을 기후기 위해 교재를 읽은 후 최소 3일이 지난 후에 해당 파타의 문제를 풀었다.

상표법 기본강의는 10일 정도에 완강을 했다. 1차시험에서는 성질표시표장 등 주요 개념이 빈출되면서 이외의 조문도 때때로 나오는 점을 반영, 기출문제를 여러 번 풀되 비교적 중요도가 떨어지는 조문이 나오더라도 맞출 수 있도록 안배해 객관식 문제를 풀었다.

디자인보호법은 4일 완강을 목표로 인강을 들었다. 특허, 상표와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복습 효과도 얻었다. 문제 풀이는 시간 부족으로 인해 기출만 우선적으로 풀고 어려웠던 파트를 골라 그 부분만 몇 번 더 객관식 문제풀이를 했다.

   

한씨는 “절차법은 한 번 익숙해지면 휘발성이 적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머리가 빠지는 고통이 따르는 과목이었다. 특허법의 ‘출원인의 이익을 위한 제도’, ‘심판 및 소송’ 파트 등은 끊임없이 타임 테이블을 그리고 거절이유가 최초인지 최후인지 계속 공부했다. 이 때의 경험은 특허 뿐 아니라 차후 민사소송법의 이해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2차 동차기간에는 각 과목별로 기본강의, 사례강의, 기초GS, 실전GS 강의 등을 들었다. 슬럼프가 와서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한 시기도 있었고, 생각만큼 진전을 보지 못해 불안감에 시달리기도 했다. 선택과목인 디자인보호법은 공부를 할수록 자신과 맞지 않는 과목이라는 생각이 들어 기득에 진입하면서 회로이론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특히 상표법은 현재 중요한 판례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채로 시험을 쳐 과락을 받았다.

동차합격이라는 첫 번째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변리사가 되겠다는 꿈은 계속 이어졌다. 지난해 9월부터 민사소송법 단권화강의를 실강으로 수강했고 10월부터는 이시윤 교과서를 읽으며 민사소송법에 대한 시야가 트이는 느낌을 받았고 큰 자신감을 얻었다. 올 1월부터는 단권화 작업을 했고 4월, 6월에는 실전GS를 수강했다.

한씨가 가장 흥미를 느낀 과목인 특허법은 10월부터 2차 기본강의를 수강했다. 과년도 수특허법 교재에 추록을 붙이고 다른 서브와 전원합의체 판례를 더해 단권화를 했다. 전합 판례는 다수의견은 물론 소수의견의 논거도 모두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고 판례의 논리를 그대로 서술하는 데 신경을 썼다.

상표법은 동차에서 과락을 한 후 항상 스트레스를 주던 과목이었다. 한씨는 “상표법은 가장 어려운 과목이었다. 판례집을 하나 구매해 사실관계를 파악하려고 노력했고 어떤 사실관계에서 어떤 판례 문구를 작성해야 하는지 계속 고민했다. 판례 원문의 문단별로 제목을 짓고 ‘사실관계-판단에 필요한 법리’로 이어지는 판례의 논리구조를 열심히 봤다. 학설이 있는 부분은 민소법의 학설, 판례를 외우듯 공부했다”고 상표법 극복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답안작성에서는 판례의 정밀도와 탄탄한 논리를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그는 “판례에는 정말 치밀한 논리가 숨어 있고 단어 하나 허투루 쓰인 것이 없다. 판례는 그대로 외워야 한다. 논술형 시험에도 채점 기준이 있고 판례의 키워드는 중요한 채점 기준이 될 것이다. 2차시험에서 판례의 결론만 아는 것은 제대로 아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반드시 키워드 그대로 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암기의 요령으로는 문장마다 논리 한 단계씩 배분돼 있는 경우가 있다면 이를 여러 번 읽고 논리 순서를 자주 보다보면 점점 암기의 정밀도가 높아진다. 특히 특허, 상표의 경우 민소법보다 판례의 수가 적으니 판례의 방향은 당연하고 글자까지 그대로 외워야 한다”는 조언을 덧붙였다.

최종합격까지 2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단기간 내에 합격할 수 있었던 비법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공부의 밀도를 유지하기 위해 서브를 만들지 않고 단권화를 한 점, 쉬는 시간에 판례를 읽는 습관을 들인 점, GS 예습을 하지 않고 대신 복습은 강사 답안을 완전히 암기할 정도로 깊이 있게 한 점, 끊임없이 선결 논점으로 무엇을 치고 넘어갈 수 있을지 고민한 점을 꼽았다. 이 중 판례를 읽는 습관은 그에게 즐거운 일이기도 했다. 판례를 읽다가 새로운 법리가 등장하면 친구에게 설명해주는 것도 좋았다. 이런 습관들은 그가 판례의 법리 전개에 익숙해지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변리사시험은 수년이 걸리는 장기 레이스다. 때문에 건강관리나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풀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한씨의 경우 사람이 너무 많은 자리보다는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 ‘혼술’ 마니아라고 했다. 독서실과 집의 거리가 걸어서 30분, 버스로 10분 정도였는데 보통 12시가 넘어서야 귀가를 했기에 버스가 없어 항상 GS를 복습하며 걸어왔다. 이 때 독서실 옆에 있는 편의점에서 맥주 두 캔을 사서 걸어오면서 마셨다.

그는 “두 문제 정도 암기하고 나면 집에 도착했다. 이렇게 걸어오는 과정이 매우 행복했다. 내가 강사라도 된 것 마냥 이 판례를 왜 적어야 하는지, 목차 구조는 왜 이런지 혼잣말로 설명하면서 걸어왔는데 두 캔 째를 거의 다 마실 때쯤이면 술기운이 올라 같은 말만 계속하다가 집에 왔던 기억이 난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시험을 한 달 앞둔 시점부터는 술을 완전히 끊었지만, 여유가 있는 시간에는 좋아하는 혼술을 즐기는 것이 수험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노하우였다고.

한씨의 수험생활 이야기를 듣다 보니 울퉁불퉁한 자갈길을 힘차게 달려가는 소년이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시행착오도 겪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힘들어하기도 했지만 그 시간들을 모두 견뎌내고 결국 꿈을 이뤄낸 모습이 험난한 자갈길을 달리며 때로 넘어지고 어딘가에 부딪치더라도 멈추지 않고 신나게 달려가는 소년처럼 느껴졌다.

그는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한씨는 “아직 변리사 업무에 대해 잘 모르지만 실력을 갈고닦아 심판, 소송 전문 변리사로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를 만드는 변리사가 되고 싶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를 읽어보면 학설의 법적 근거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수험공부를 하며 항상 그런 전합 판례를 만들어내는 변리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기운을 냈다”고 원대한 포부를 펼쳐보였다.

그의 새로운 꿈, 아니 수험생 시절부터 가슴에 품고 있던 궁극적인 꿈을 이루기 위한 길은 수험생활 이상으로 험난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최연소합격의 꿈을 이뤘듯이 때로 실수하고 때로 방황하더라도 멈추지 말고 끝까지 달리고 또 달려서 꿈을 이루길 응원해 본다.

끝으로 그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과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이들에게 진심을 담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부족한 막내아들 키우시느라 인생에서 고생이 많으셨던 어머니 아버지, 얼굴만 떠올려도 눈물이 차오르는 이름입니다. 부모님의 응원 덕에 고생 없이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뒷바라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또한 수험공부에 있어서 선배인 우리 형, 항상 챙겨주는 우리 누나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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