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변호사 3인에게 듣는 “변호사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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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변호사 3인에게 듣는 “변호사는요..”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6.04.27 1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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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협, 여성 예비법조인 대상 멘토링 사업 나서
직접 찾아가는 멘토링, 예비법조인들과 소통하다

[법률저널=김주미 기자] “멘토링 사업은 여성 예비 법조인들이 갖고 있는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주고 여성변호사로서 당당히 사회에 진출하도록 돕기 위한 것입니다”

대한변호사협회(회장 하창우)가 여성 예비법조인들(법학전문대학원 재학생 및 사법연수원생)을 대상으로 한 멘토링 사업을 펼친다.

예비법조인 단계부터 기성법조인과 멘토-멘티 관계를 형성·유지하고 예비법조인들과 기성법조인들이 화합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기로 한 것.

대한변협 차원에서 예비법조인들에 대한 체계적인 멘토링사업을 추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첫 번째 사업이 4월 27일(수) 12시 30분 이화여자대학교 로스쿨 법학관 신관 231호에서 진행됐다.

이 사업을 담당한 대한변협 여성변호사특별위원회는 멘티가 있는 법학전문대학원과 사법연수원 등에 직접 찾아가 멘티들의 참여를 높이고 사전 수요조사를 통해 맞춤형으로 프로그램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 예비법조인들의 진로 탐색을 위한 멘토링 토크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 날 행사는 3인의 멘토단을 각 직역에 따라 안배한 것이 특징이다.

사전 수요조사에서 나온 질문을 각각 송무, 공공기관, 사내 변호사 파트로 분배해 그 분야 멘토에게 답을 들은 것.

법무법인 온세상의 김재련 대표변호사가 ‘송무’에 관해, 금융감독원 소속 조선영 변호사가 ‘공공기관 변호사’에 관해, NC 다이노스 야구단 소속 김정화 변호사가 ‘사내 변호사’에 관해 이야기했다.

2003년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 김재련 변호사는 1년간 고용된 변호사로서 일을 배운 후 2004년에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현재 5명의 변호사를 둔 소규모 펌이지만 5인의 변호사 모두가 여성인 만큼 여성변호인의 업무영역에서는 특화돼 있다는 설명이다.

남성 변호사·여성 변호사의 직역이 뚜렷이 구분된 것은 아니지만 보편적으로 여성은 남성에 비해 공감능력이 뛰어나기에 여성, 아동, 소수자 보호 관련 법률 지원을 주로 한다고 말했다.

채용을 하는 대표 변호사 입장으로서 멘티에게 가장 중요한 정보, 이른바 ‘꿀팁’이 될 취업성공 비책도 밝혔다.

사건과 그 사건을 겪은 사람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 열정을 중요하게 본다는 것.

그러나 타인의 일생일대 소송을 맡는 변호사의 기본은 두말 할 것 없이 실력이라고 강조했다.

삼둥이 엄마인 김 변호사는 일·가정 양립의 화두에 대해서도 경험에서 우러나온 주옥같은 조언을 했다.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키타케 저 [미움받을 용기]를 인용해 ‘자기수용’, ‘타자신뢰’, ‘타자공헌’의 개념을 제시한 것.

일·가정 양립의 문제 앞에 완벽하려 하기보다 자기의 한계와 범위를 정확히 인식하고(자기수용), 주변 사람들은 나를 충분히 도와줄 수 있고 또 도와줄 것이라고 신뢰하며(타자신뢰), 나만 손해보고 나만 일 하는 것 같은 때에도 오히려 나는 내 소중한 주변인들을 돕고 있다는 생각으로 뿌듯해 하라는 것(타자공헌)이다.

이는 멘티들 뿐 아니라 함께 참석한 멘토단 모두에게 격한 공감을 받았다.

로펌에 있다가 현재는 금융감독원 소속인 조선영 변호사는 변호사의 이직은 계획적으로 이루어지기보다 연인을 만나는 것 같이 우연한 기회에 일어난다고 말문을 열었다.

대학 때부터 ‘사법·입법·행정부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 경험해보고 이를 통섭할 수 있는 혜안을 가지고 싶다’는 꿈이 어렴풋하게 있었기에 이전의 로펌 일도 재미있었지만 금융기관을 감독·검사·제재한다는 점에서 행정부와 유사하고 금융 관련 법규를 제개정하는 측면에서 입법기능도 하는 금융감독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는 것.

금감원 업무를 통해 금융산업에 대한 균형적 시각과 우리 경제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이직에 한 몫 했다고 한다. 

로펌에서 근무했던 이전 경험을 바탕으로 공공기관에서의 변호사와 로펌 변호사를 조목조목 비교한 것은 특히나 반응이 좋았다.

이윤추구와 의뢰인 이익 보호가 주된 목표인 로펌은 파트너 변호사와 어쏘 변호사가 사용자-피용자 관계를 이루며 철저히 도제식 교육이 이루어진다.

업무효율성을 위해 지원 직원들을 다수 두고 임대료 등 부대 비용도 만만찮은 고비용구조이지만 일이 많은 만큼 실력 성장은 폭발적이며, 의뢰인의 신뢰를 얻거나 의뢰인이 승소금액을 좋은 일에 써 준 때 등 보람된 경우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반면 공공기관은 유관기관 등 이해관계자가 다수인 만큼 업무수행시 균형감각이 중요하고 효율성이나 성과 외에도 고려해야 하는 다른 중요한 가치들이 많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에서는 2년마다 변경되는 부서 업무를 바로바로 소화해야 하고 변호사로서의 역할도 크기 때문에 일을 잘 해내기가 쉽지는 않지만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다고.

다만 일이 바빠도 식사를 거르거나 주말을 반납하는 경우는 로펌보다 드물고 육아휴직도 실질 적으로 보장돼서 일과 가정의 양립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것은 공공기관의 큰 장점 중 하나라고도 덧붙였다.

끝으로 NC 다이노스 야구단 소속 김정화 변호사는 야구점퍼를 입고 단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보통 변호사 하면 정장 차림을 떠올린다”며 설명을 요구하는 사회자의 질문에 “회사 유니폼이라 이상한지 몰랐다”는 답변으로 좌중을 웃게 했다.

김정화 변호사는 엔씨소프트 법무팀에 입사했다가 자회사 관련 업무를 하던 중 운명처럼 회사 야구단 1호 변호사가 됐다고 밝혔다.

어릴 때부터 야구를 굉장히 좋아했던 김 변호사는 사법시험 준비도 응원하던 야구단이 망해서 시작한 것이라고.

운명인지 우연인지 알 수 없지만 야구에 관해 충분히 준비됐었기에 지금의 자리에 있지 않았겠냐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2013년 한 해만 해도 김 변호사는 총 40개의 야구경기를 직접 관람했으며 야구 학회 참석, 야구 칼럼 기고까지 하고 있는 전문가다.

사내 변호사의 업무에 대하여는, 정형적인 루트대로가 아닌 회사의 방향과 색깔대로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그만큼 변호사로서의 전문성이 공격받을 여지가 있는 것이 단점이라고 말했다.

또 직장에서 얼마든지 맞닥뜨릴 수 있는 여성혐오의 화두에 대해, 여성이 자기 생각과 기대와 다른 데서 오는 불편한 느낌을 혐오로 표출하는 것이 여성혐오라 정의하며 그들의 그 불편한 느낌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인식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김주미 기자

한편 김학자 대한변호사협회 여성변호사특별위원회 회장은 “멘토링 사업은 여성 예비 법조인들이 갖고 있는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주고 여성변호사로서 당당히 사회에 진출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크콘서트 사회를 맡은 천정아 법무법인 소헌 변호사도 “앞으로 이어질 멘토링 사업을 통해 여성 예비법조인의 비전을 제시하고 자긍심과 사명감을 고양하여 법조윤리의식을 조기에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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