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외교관후보자시험 최연소 합격자 정인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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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외교관후보자시험 최연소 합격자 정인희씨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4.09.18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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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인희·제2회 외교간후보자 선발시험 최연소·서울대 정치외교학과 3년

“이 길을 가야하는 분명한 목표가 있다면”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세상에 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만큼 꿈과 목표를 잡는 시기와 이유도 다르다. 일찍부터 목표를 정하고 꾸준히 한 길로 나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우연한 기회를 통해 꿈을 구체화하는 경우도 있다. 2014년도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에서 최연소 합격의 영광을 안은 정인희(21세)씨의 경우 후자에 가깝다. 정인희씨의 최연소 합격은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한 나라와 국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교관이라는 분명한 목표로 변모하고 그 길을 향해 흔들림 없이 걸어간 끝에 얻은 값진 수확이다.

정인희씨는 명덕외국어 고등학교를 졸업해 서울대학교에 진학했다. 외교학과 경제학을 복수전공하고 있는 정치외교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묘령의 재원이다. 정씨는 “사실 대학교에 진학하기 전까지만해도 외교관을 구체적인 꿈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어린시절부터 겪어 온 크고 작은 어려움을 통해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도와야겠다는 막연한 바람을 갖고 있었다는 것. 그래서 고등학생 시절까지는 국선변호사를 꿈꾸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로스쿨 제도가 도입되면서 법과대학이 폐지돼 사회과학대학에 진학하게 됐다.

정씨가 새로운 꿈을 꾸게 된 것은 전공을 정하기 전 외교학과에서 개최되는 수업을 들으면서부터다. 그녀는 “외교 전선에서 직접 활동하는 분들의 경험담을 들으면서 대한민국이라는 한 나라와 그 나라의 모든 국민들의 삶에 강력한 영향력을 끼치는 외교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경험을 통해 주변의 한 두 사람을 돕는데 그치지 않고 한 나라의 위상을 높이고 국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외교관이 돼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는 것.

그녀의 수험생활은 지난해 1학기에 인터넷 강의를 통해 주요 과목들을 접하면서 기초지식을 쌓는 것으로 시작했다. 정치외교학과이면서 경제학을 복수전공하고 있었고 국제법 수업도 대학 강의를 통해 공부한 경험이 있었던 점이 수험에서 큰 도움이 됐다.

또 지난해 첫 시행된 외교관후보자 시험에는 제2외국어 자격증의 문제로 응시하지 못했지만 5급 공채 외교통상직 2차 시험에 응시하면서 간접적인 시험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이후 2학기를 휴학한 후 인터넷 강의와 학원 실강을 병행하며 집 근처의 도서관에서 공부에 전념했다.

PSAT로 치러지는 1차시험에 대한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어서 막판 한 두달 동안 집중해서 공부하는 방식을 택했다. 2차시험에 비해서는 부담이 적었지만 자료가 충분치 않았던 것이 어려웠다고 했다. 기출문제가 있지만 양이 제한적이라 반복해서 풀다보면 긴장감이 사라지고 답을 외우게 됐다. 또 학원에서 만든 예상문제집의 경우 기출만큼 문제가 깔끔하지 않아 풀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 혼자 공부를 하다보니 실전처럼 긴장감이 넘치는 상황에서 준비할 기회가 없었던 점도 아쉬웠던 점으로 꼽았다.

정씨는 PSAT에 임하는 자세로 ‘방심하지 않기’를 강조했다. 그녀는 “기출을 반복해서 풀다보면 점수가 잘 나오기 마련이고 자연스럽게 PSAT를 어렵지 않게 생각하게 되지만 긴장된 상황에서 완전히 새로운 문제를 푸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이라고 말했다.

1차시험 준비기간 한 두달을 제외하고는 2차시험에만 매달렸다. 합격수기를 읽으면서 합격생들이 공부한 책을 찾아 읽었다. 집에서 혼자 공부했기 때문에 답안지 작성 훈련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최고답안을 찾아 읽어가며 혼자서 답안지를 작성하는 연습을 계속했다. 2차시험 두 세달 전에는 학원 실강을 통학하면서 들었고 이 시간을 통해 답안지 작성법을 익히고 실력을 가늠할 수 있었다. 독서실에서 공부하는 경우 하기 어려운 그녀만의 암기비법도 소개했다. 정씨는 “막판에는 국제법조항 등 구체적인 내용을 암기해야 했다”며 “집에서 소리내어 암기하는 시간을 갖으며 마무리를 했다”고 전했다.

외교관후보자 시험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학제통합논술이다. 정씨는 어떤 방법으로 통합논술에 대비했을까? 다소 김 빠진 대답일 수도 있겠지만 “특별히 따로 준비한 것은 없다”가 그녀의 솔직한 답변이다. 정씨는 “평소 공부하는 과정에서 2개 이상 과목에 연관지어 출제될 수 있다고 예상되는 주제들이 생각날 때 마다 따로 정리해 통합논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슈가 되는 사례들을 정리하고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등의 자세가 중요하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혼자 공부하는 수험생들을 위해 정씨가 전하는 답안작성 요령은 ‘무작정 써 봐야 한다’는 것이다. 작성한 답안을 검사해주는 사람이나 논평할 수 있는 기회가 없더라도 기출문제와 최고답안을 활용해 스스로 자신만의 답안을 작성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안다고 생각하는 것과 아는 것을 긴 글로 표현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

보다 구체적으로는 읽는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며 간결한 두괄식으로 쓰는 연습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답안 작성에 있어서 ‘확신을 갖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했다. 그녀는 “확신을 갖고 쓴 글은 읽는 사람에게도 확신이 느껴진다고 한다”며 “제시된 문제에 대한 자신의 확실한 입장을 갖는 것과 관련 지식을 풍부하게 갖는 것이 기본이 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수험 기간의 대부분을 혼자서 공부한 정씨였지만 면접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준비했다. 2차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의 커뮤니티에 가입해 조를 구성하고 일주일에 평균 2회씩 모의면접을 진행했다. 외국어토론면접을 위해서 대학교의 언어교육원에서 열리는 수업을 듣거나 면접 스터디 구성원끼리 작은 모임을 구성해 함께 영어로 토론해 보는 시간도 가졌다.

실제 면접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가장 어린 나이라는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이었다고 했다. 나이가 어리기에 경험이 가장 적고 면접관들이 경험부족을 발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려웠다는 그녀. 하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거쳐야 하는 단계라고 생각하며 자신감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 최연소 합격의 기쁨을 누리고 있는 그녀지만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허리가 아파 물리치료를 한동안 받아야 했던 경험도 있다. 시기적으로도 2차시험을 보기 2달 전이었기에 치료에 쏟는 시간이 아깝고 공부할 때마다 허리가 아파 불안감에 빠지기도 했다. 정씨는 “당시에는 ‘이 길이 정말 내 길이 맞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끊임없는 기도와 가족들과 주변의 응원으로 멈추지 않고 공부할 수 있었고 오늘의 이 순간을 맞이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정씨는 외교관이라는 같은 꿈을 꾸며 지금 이 시간에도 공부에 여념이 없을 수험생들에게 “자신이 이 길을 가야하는, 단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하지 않고 세계와 나라를 위한 분명한 이유가 있다면 꿈은 어떤 불가능한 순간에도 반드시 이뤄진다”는 응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단기간에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하나님께 무엇보다 감사드린다. 또 가장 불안하고 힘들었던 순간 저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늘 말해주신 어머니와 언제나 유머와 사랑으로 응원해주신 아버지, 늘 응원해주고 믿음을 잃지 않았던 동생에게도 고마움을 표한다. 친구들과 친척들, 기도해주신 교회 분들, 도서관에서 만날 때 마다 응원해주신 집사님, 언니, 병원원장님, 스터디원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전했다.

“합격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는 정씨, 그녀가 그리는 미래는 ‘국민들이 아픔을 겪지 않도록, 국가가 힘든 일을 겪지 않도록 직접 발로 뛰는 외교관’이 되는 것이다. 그녀 앞에 놓인 새로운 여정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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