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사시험 수석 인터뷰-“발을 담근 이상 프로답게 공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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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사시험 수석 인터뷰-“발을 담근 이상 프로답게 공부해야”
  • 법률저널
  • 승인 2010.12.3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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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애 제16회 법무사 제2차시험 수석.청주대 법학과 졸업

법원행정처는 23일 제16회 법무사 제2차시험 합격자 121명을 확정, 발표했다. 올해 법무사 2차시험 합격선이 대폭 상승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논술 시험인 2차시험에서 민법의 최고 득점이 92.5점으로 객관식 시험에서나 나올 법한 점수였으며 ‘70점 이상’도 전체 응시자의 61%에 달했다.


해마다 과락자가 가장 많았던 민법에서 대부분 고득점 하여 전체적으로 합격선을 끌어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기본서와 판례위주로 꾸준한 공부한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높은 점수를 받을 정도의 문제였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합격선도 크게 올랐다는 것. 


올해 2차시험의 출제경향은 근거제시형과 실무사례형 문제들이 주를 이루었다. 특히 민법과 민사소송법이 실체법, 절차법으로 분리되어 있지만 실무에서는 하나의 민사소송 사항이라는 점을 느끼게 해주는 문제들이었다는 평이다. 


이번 2차시험의 최고득점자는 평균 74.613점을 얻은 성미애(38·청주대 법학과 졸업)씨가 수석의 영예를 안았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성씨는 공부와 가사분담의 균형을 맞추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자녀 양육에도 어려움이 많았지만 당당히 수석의 영예까지 차지해 주의를 놀라게 했다.


성씨는 법률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학원의 3순환 모강을 들을 때까지도 만족할만한 점수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수석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라서 너무 얼떨떨하다”며 “다른 합격자들이 저보다 훨씬 실력이 월등하신 것을 알기에, 많이 부끄럽다”고 겸손해 했다.


그는 대학졸업 후 법무사공부를 시작하기 전까지 IT관련 회사에서 매니저로 근무했다. 일에 대한 대우는 좋은 편이었으나, 잦은 야근과 과중한 업무에 대한 부담, 장기적 비전의 불투명 등으로 고민하게 됐다. 퇴직 후에 무슨 일을 할까를 고민하게 되었고, 법학의 전공을 살려 법무사 시험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결국 그는 2008년 10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곧바로 학원에 등록해 본격적인 수험생활을 한 끝에 2년 만에 당당히 꿈을 이뤘다.


그러나 직장생활 하다 수험생활을 한다는 게 그리 쉬운 것은 아니었다. 대기업에 다니는 남편 덕분에 경제적인 어려움은 없었으나, 두 아이의 엄마로서 가사일과 공부를 병행해 나가는 것이 녹녹치 않았다.


특히 2차 공부를 하던 중에 암으로 투병 중이던 어머니께서 하늘나라로 가셨을 때 충격과 자책감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분신 같았던 어머니를 잃은 그였기에 슬픔은 말로 다 할 수 없었다. 서울과는 거리가 먼 지역의 병원에 모셨기 때문에 자주 가보지도 못했고 공부한다고 그 마지막 가시는 길을 외롭게 했다는 자책감과 죄송함으로 마음이 항상 무거웠다. 덩달아 성씨의 건강도 급속히 나빠지면서 약에 의존하기도 했다. 


하지만 2차시험을 앞둔 그는 어머니를 가슴에 묻고 대신 합격증을 바치기로 했다. 그는 곧바로 컨디션 회복에 나섰고, 다시 공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다행이 가족들의 생활패턴도 성씨의 수험공부에 맞춰준 덕분에 하루 10시간이라는 최소한의 공부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친구나 지인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고 수험기간동안 모임 등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철저히 생활을 단순화하여 공부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했다.


수석의 비결은 전 과목에서 골고루 상위권 점수를 받은 것. 개인적으로 불의타였던 형사소송법과 등기법에서도 기본적인 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형사소송법 32.5점, 부동산등기법 42점의 비교적 평이한 점수를 받을 수 있었고, 평균점수를 깍아먹지 않았기 때문에 고득점이 가능했다.


특히 그는 민법을 가장 역점을 두고 공부한 덕분에 90.5점이라는 고득점을 기록했다. 최근의 변경된 출제경향에 대비하여 근거제시형으로도 많은 연습을 해 두었기 때문에 무난하게 답안을 작성할 수 있었다는 게 성씨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의 발목을 잡은 과목도 있었다. 바로 형사소송법. 방대한 양과 어느선까지 공부를 해야 하는지 감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고민끝에 학원수업에 대한 신뢰로 공부방법을 택했다. 수업시간에 준 프린트의 사례와 판례, 신형사소송법연습의 사례들을 철저히 정리하고 암기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했다.


1차는 어떻게 준비했을까. 그도 대부분의 합격생들이 하는 공부방법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는 생각에 1차시험은 철저히 기본서위주로 공부를 했다. 특히 그는 시험장 들어가기 전날까지도 기본서를 잡았다. 또 교재를 여러 개 보지 않고 단권화하여 계속하여 반복했다.


그는 1차 공부의 핵심은 불안감 극복이라고 말했다. 처음 공부를 하다보면 주위에 고수(?)가 많고, 학원의 수업도 빠른데다 기출문제는 너무 어려워서 과연 합격할 수 있을까하는 자괴감이 자꾸 든다는 것. 그러나 그는 그러한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면 안정된 수험생활을 할 수 없고, 초조하여 계획적으로 성적을 올리기 어렵기 때문에 ‘마인드컨트롤’이 특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차시험은 장기간의 수험생활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가장 잘 맞는 공부방법을 통해 수험기간을 즐기려고 노력했다. 그는 동차시기에는 최대한의 암기에 중점을 뒀고, 기득권 시절에는 먼저, 예비순환과 1순환 과정에서 기본서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사례풀기 등을 통해 2차 적응력을 높이려 했다. 다음으로 2순환과정까지는 과목별 암기노트를 완성하였고, 3순환 모강때에 최근판례 및 실무사례들을 추가하여 최종 다지기를 했다.


2차 공부의 핵심에 대해 그는 “동차때의 3개월은 기득권시절의 6개월과 맞먹을 정도로 엄청난 집중력과 체력소모가 있지만, 이 기간동안에 공부한 분량은 다음해 기득권시절을 보낼 때 따뜻한 양분이 되어 합격의 원동력이 된다”며 “동차준비 기간을 얼마만큼 잘 보내느냐가 2차 공부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성씨는 수험생활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인간관리, 시간관리, 건강관리를 꼽았다. 먼저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본인을 위해 만들어 줘야 하고, 한번 허비한 공부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집중해서 공부해야 하며, 체력이 안되어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


그는 수험기간 중 좋은 파트너를 만난 덕분에 비교적 스트레스는 적었다. 같이 3인방으로 어울려 다니며 동고동락을 같이 했던 언니와 동생이 있어 힘들었던 수험기간동안 서로 위로가 되었다고 했다. 주로 식사를 같이 하며, 판례도 서로 물어보고, 고시식당의 밥이 지겨워질 때면 멀리 맛있는 것을 먹으러 원정을 나가기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 그는 “법무사 사무실을 개업하여 서민을 위한 법률전문가로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면서 “또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외국인근로자나 미혼모 등 소외받는 이들을 위한 무료자원봉사도 함께 나누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수험생에게도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오늘도 자신의 꿈을 위해 힘든 수험생활을 버텨내고 계시는 수험생 여러분들~ 조금만 더 힘내십시오. 여러분의 노력은 반드시 합격이라는 값진 결과물로 돌아올 것입니다. 그리고 발을 담근 이상 프로답게 공부하십시오. 철저히 출제경향을 분석하고 자신에 맞는 전략을 세워 앞만 보고 전진하시길 바랍니다. 합격은 바로 여러분 것이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감사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우선 저의 합격소식을 듣고 가장 기뻐했을 하늘에 계신 엄마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또한 물적으로 심적으로 항상 저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2년을 뒷바라지해준 남편께 고마움을 전하며 다른 엄마처럼 잘 챙겨주지 못했음에도 예쁘게 잘 자라준 딸 하경이와 아들 정민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힘든 수험기간동안 동고동락을 같이하며 서로의 힘이 되었던 승숙언니와 은지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상연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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