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에세이(16)-‘걱정 마라.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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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에세이(16)-‘걱정 마라.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2.08.18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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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변호사시험법은 로스쿨 수료 후 5년간 5회로 변호사시험 응시 기회를 제한하고 있으며 이는 로스쿨에 재입학해 수료를 해도 다시 응시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는 절대적 응시 금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위 오탈자들은 10년 여의 시간 동안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투자하고도 법조인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

이에 사랑샘재단(이사장 오윤덕)은 제도의 사각에 놓인 오탈자들의 고통을 위로하고 응원하고자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면 200만원의 마중물 지원금이 지급되며 지원금은 여행, 새로운 진로를 위한 공부를 비롯한 다양한 경험과 활동 등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지원 대상자는 스스로에게 새로운 약속이 되고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도전을 결심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경험과 사색 등을 담은 에세이 1편을 1개월 내에 사랑샘재단에 제출하면 된다. 에세이의 형식이나 길이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으며 익명으로도 참여가 가능하다.

지원금 신청 시에는 ①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 참여 동기 또는 계획의 요지를 기재한 신청서 1통(사랑샘재단 홈페이지 소정양식) ② 로스쿨 석사 학위증 등 변호사시험 평생응시금지 해당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③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 사본 ④ 온라인 송금 수령 계좌번호 ⑤ 에세이가 익명으로 발표되기를 원하는 경우에는 이를 사전에 신청서에 기재해야 한다.

사랑샘재단의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에 관해 문의사항이나 관심이 있는 이들은 이메일 ydoh-law@hanmail.net, 전화 02-3474-5300으로 연락을 하면 된다. -편집자 주

<걱정 마라.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김지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지난 몇 년간의 과거는 굳이 들춰보려 하지 않고 지내왔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동기로부터 ‘마중물 프로젝트’를 소개받고 나서야 로스쿨 시절을 회상하였다.

로스쿨생 신분에서 재수, 장수생으로 이어지는 시간을 걸어오며

내 스스로가 많이 위축되며 심지어는 내가 별 볼 일 없는 인간이라는 생각으로 깊은 상실감에 빠졌던 적이 있다. 실패가 익숙해지면 어느덧 그 실패에 젖어 드는 것처럼 말이다.

시험에 떨어졌을 때, 재학생일 때 조금 더 진정성을 가지고 공부를 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전까지는 인생에서 실패라고 할 만한 경험이 없었던 터라 나도 모르게 자만심이 생겼던 것 같다. 법 공부를 그만두기로 결심하면서 든 생각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였다.

사법고시 시절, 10년 넘게 고시 공부에 매달리던 고시 낭인의 심정이 이해가 되었다.

그러나 로스쿨은 제도적으로 5회의 시험 응시 횟수가 있어 더 이상 법조인으로서의 꿈은 꿀 수 없게 되었으므로, 나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무엇을 할 수 있나 고민하는 데 꽤 많은 시간을 보냈다. 오히려 실행하는 것보다 결심하기까지가 더 오래 걸렸던 것 같다.

지금 나는 법 공부와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외식업 자영업자가 되었다. 책상에 앉아 법 공부만 하다 현실로 나와보니, 내가 그동안 정말 좁은 세상에 있었다는 생각을 제일 많이 했다.

요즘도 매일 아무것도 없는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지내고 있다. 더군다나 몇 년째 코로나로 정말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이것도 내가 선택한 길이고, 내가 감수해야 할 일이므로 또다시 실패하지 않기 위해 오늘도 버티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매일 만나며 든 생각은, 결국 법조인이나 자영업자나 ‘사람’을 상대하는 건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비록 나는 이제 법조인의 길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걷고 있지만, 이 분야에서는 항상 겸손한 자세로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혹시 나처럼 변호사시험에 계속 낙방해 상심한 후배가 있다면 꼭 이야기해 주고 싶다.

세상을 꼭 법조인으로서만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때론 내가 걸었던 길이 나와는 맞지 않을 수 있다고 말이다. 변호사 시험의 구조적 모순은 차치하고, 변호사시험에서 떨어졌다고 스스로를 너무 심하게 자책하며 지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 또한 시험 탈락 후 무기력감에 너무 소중한 시간들을 그냥 허비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분명 어딘가에 소중하게 쓰일 기회가 있을 것이고, 그 일이 설령 여태껏 공부했던 법 지식을 요하지 않는 것이더라도 그 또한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삶의 자세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이번 마중물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 몇 년간의 소중했던 시간들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먼 훗날 되돌아봤을 때 변호사시험에 떨어졌던 경험이 반면교사가 되어 삶을 좀 더 진지하게 대할 수 있던 계기로 남았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이런 기회를 마련해주신 오윤덕 이사장님과 사랑샘 재단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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