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법원행시 1차, 지문 길이로 변별?…“속독시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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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법원행시 1차, 지문 길이로 변별?…“속독시험인가”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1.08.21 13:54
  • 댓글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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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시생 “지나치게 긴 지문에 시간관리 어려움 겪어”
가장 어려웠던 과목 ‘형법’…개수형 증가 비판 나와
법률저널, 법원행시 1차 합격선 예측 설문조사 진행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올 법원행시 1차시험은 지나치게 긴 지문이 체감난도를 높이며 응시생의 실력이 아니라 속독능력을 검증하는 시험이 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21년 제39회 법원행정고등고시 1차시험이 치러진 21일 성남고등학교 시험장에서 만난 응시생들은 민법과 형법 등 과목의 지문이 지나치게 길어 시간 관리가 힘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과목별 체감난도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뉘었지만 개수형 문제의 비중이 컸고 생소한 판례 등이 다수 출제된 형법을 가장 어려웠던 과목으로 꼽는 의견이 우세한 모습이었다.

특히 법원행시 1차시험의 문제점으로 항상 지목되고 있는 개수형 문제가 전반적으로 늘어난 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개수형 문제의 경우 더 많이 아는 수험생과 덜 아는 수험생을 변별할 수 없어 실력 검증에 부적절한 유형으로 출제자 편의주의적 문제라는 비판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원행시 1차, 그 중에서도 형법 과목에서 큰 비중으로 출제되고 있다.

올해도 형법에서 많은 문제들이 개수형으로 출제됐고 헌법과 민법에서도 개수형 문제가 늘어났다는 게 응시생들의 전언이다.

2021년 법원행정고등고시 1차시험이 21일 치러진 가운데 지나치게 긴 지문과 개수형 문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사진은 21일 법원행시 1차시험을 마치고 성남고등학교 시험장을 나서는 응시생들의 모습.
2021년 법원행정고등고시 1차시험이 21일 치러진 가운데 지나치게 긴 지문과 개수형 문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사진은 21일 법원행시 1차시험을 마치고 성남고등학교 시험장을 나서는 응시생들의 모습.

이번 법원행시 1차시험에 대해 응시생 A씨는 “지문이 너무 길어서 시간관리가 어려웠다. 특히 민법은 지문이 너무 길어서 한 페이지에 2문제가 나오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개수형 문제의 증가도 언급했다. 그는 “헌법, 민법도 개수형이 눈에 띄게 늘어났고 원래도 개수형이 많이 출제되는 형법도 여전히 많았다”며 “문제 자체가 어렵지는 않았지만 개수형이 늘고 지문이 너무 길어서 체감난도는 작년보다 높았다”고 평가했다.

응시생 B씨는 가장 어려웠던 과목으로 형법을 꼽았다. 그는 “시간이 많이 부족했고 개수형이 많고 지문이 길었던 형법이 가장 어려웠다. 헌법과 민법은 비교적 평이했던 것 같다”는 의견을 보였다.

응시생 C씨도 형법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C씨는 “형법은 기존의 교재로 커버할 수 없는 낯선 내용이 많았다. 엉뚱한 곳에서 나왔고 시간에 쫓기기도 해서 실수를 하지 않았을까 걱정이 된다”고 전했다. 이어 “박스형도 많고 너무 길어서 전반적으로 기출 중에서도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헌법은 무난했던 것 같은데 형법에서 멘탈이 무너지면서 민법에서 시간을 확보하는 게 어려웠다. 이번 시험은 어떤 과목부터 풀었는지에 따라 점수에 영향이 있었을 것 같다”며 “전반적으로 개수형이 많고 지문이 너무 길어서 시간 관리가 힘들었다. 천천히 풀면 풀 수 있는 문제인데 시간 계획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응시생 D씨는 “개수형 문제가 너무 많았다. 개수형은 미뤄두고 나중에 풀려고 했는데 결국 많이 찍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민법의 지문이 너무 길어서 시간을 많이 까먹었다. 2시간 내에 풀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문제가 어렵진 않았는데 길이를 감당할 수 없었다”며 “과도하게 긴 지문도 그렇고 실력 검증에 부적절한 유형인 개수형 문제는 좀 지양해야 할 것 같다”고 비판적 의견을 보였다.

응시생 E씨는 “유형이 이상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너무 지문이 길었다. 속독시험인지....”라며 지나치게 긴 지문에 대해 지적했다. 과목별로는 “형법에서 생소한 판례가 많았고 헌법은 부속법령 문제가 연달아 나온 점이 기억에 남는다. 민법은 사례형도 1개만 나오고 작년, 재작년보다 괜찮았다. 다 판례 원문을 중심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응시생 F씨는 “지문을 재구성하거나 하지 않고 길이로 승부를 하는 출제였다. 120분 동안 120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내용을 다 읽어서는 절대로 풀 수 없는 수준이었다”며 이번 법원행시 1차시험의 출제 형태에 아쉬움을 보였다.

지나치게 긴 지문과 개수형 문제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된 이번 법원행시 1차시험의 결과는 9월 9일 발표된다. 이어 10월 22일부터 23일까지 2차시험이 진행되며 11월 25일 합격자가 공개된다. 3차 면접시험은 12월 8일 실시되며 최종합격자 발표일은 12월 17일이다.

1차시험 합격자 발표에 앞서 법률저널은 응시생들의 체감난이도 평가를 통해 예상 합격선을 가늠해보고 향후 시험일정 등에 대비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1차시험 응시생들은 법원행정처가 공개하는 가답안 확인 및 채점 후 배너를 클릭해 설문에 참여할 수 있다. 설문 결과는 수일 내 기사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올 법원행시는 지난해에 이어 다시 지원자가 감소하며 역대 최저 기록을 경신했다. 전년대비 20명이 감소한 1769명이 법원행시에 출사표를 던졌으며 지원자 감소에 따라 경쟁률도 178.9대 1에서 176.9대 1로 다소 낮아졌다.

직렬별로는 법원사무직은 지원자가 감소한 반면 등기사무직은 소폭 증가했다. 8명을 선발할 예정인 법원사무직렬에 전년대비 36명이 줄어든 1509명이 출원했다. 이에 따른 경쟁률은 188.6대 1(지난해 193.1대 1)을 기록했다. 반면 16명이 늘어난 등기사무직은 122대 1에서 130대 1로 경쟁률이 상승했다. 선발예정인원이 2명인 등기사무직렬에는 260명(지난해 244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지원자 감소에도 불구하고 선발인원이 극소수다보니 경쟁률은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 법원행시의 경우 합격선에 근접한 수험생들의 실력이 상향평준화 돼 있어 실질경쟁률은 수치상으로 나타난 것 이상으로 치열하다.

지난해의 경우 헌법, 민법, 형법 전과목에서 개수형 문제가 늘고 시간 소모가 많은 형태로 출제되면서 높은 체감난도가 나타났고 그 결과 법원사무직은 81.667점, 등기사무직은 75점의 합격선이 형성됐다. 올해는 어떤 결과가 도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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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 2021-08-28 09:5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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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1일 법원행정고시 응시했던 분들 오셔서 이야기나눌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합격컷 예상 이외의 내용도 나눌수있습니다. 현재 50여명 입장해계십니다

정지현 2021-08-26 13:40:44
등기 40개 공부해두되나요 ㅠ

2021-08-24 21:43:20
저는 진짜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예상컷이 작년보다 6개밖에 안 떨어지다니 진짜 고수분들 많네요
법행 초시인데 내년셤도 어떻게될지
저는 32개라..
그냥 다시 5급행정으로 갑니다 다들 건승하세요

2021-08-24 21:24:23
솔직히 작년에 어려운거랑 올해 어려운거랑은 질과 양의 차이라 올해가 확실히 어려운건 맞는데 법행1차는 상위권에 고인물이 많아서 실력자들이 꽤 됨
따라서 법사는 26~27정도가 나올듯

HY 2021-08-24 19:21:50
등기는 몇개가 커트라인으로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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