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동네형의 공무원 수험일기 (9)-준비와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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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동네형의 공무원 수험일기 (9)-준비와 시작
  • 이용우
  • 승인 2019.07.3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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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스터디의 시작, 온라인 일상스터디

내게 규칙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룹스터디의 필요성은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부분이었다. 하지만 한 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만 하고 있었다. 이제 학기도 끝났겠다, 독서실도 다닐 예정이었고 평소에 내게 규칙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바로 스터디였다. ‘소사모’에 글을 남겼고, 바로 그날 댓글이 달렸다.

매일 기상체크를 하거나 각자의 정보를 교환하는 등 일상적인 의사소통이 있기 때문에 나는 ‘일상스터디’라고 했다. 다르게는 ‘생활스터디’나 보통 메신저로 소통하기 때문에 ‘카톡스터디’라고 불리기도 한다. 가장 기본이 되는 스터디 형식이기도 하다.

내 스터디의 목적으로 첫 번째는 윗글에도 썼다시피 바로 ‘기상 체크’였다. 강제할 것이 필요하다고 했던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스터디멤버 전원이 각자의 기상시간을 정해두고 일어남과 동시에 사진을 찍어서 전송하는 것으로 인증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본인이 기상하여 방 아무 곳이나 사진을 찍어서 인증하기도 하고, 독서실이나 각자 공부하는 책상을 찍어서 인증하는 것을 규칙으로 하기도 한다.

두 번째 목적은 정보 교환이었다. 다른 소방직 수험생들은 어떻게 준비하는지, 수험생활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등 평소에 궁금했던 것을 해결하는 것이 먼저였다. 또한 내가 알지 못하는 정보나 나만 알고 있는 정보들을 공유하고 싶었다. 그리고 내가 공부하면서 나온 자료들을 공유하고 싶기도 했다. 이쪽 세계에선 정보력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그것을 위해서라도 동 직렬의 기본 스터디를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난 그렇게 첫 스터디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 스터디는 꽤 오랫동안 유지되어 시험 때까지 깨지지 않고 이어졌다. 결과적으로는 물론 떨어진 사람도 있었지만, 절반 정도의 수험생들이 합격을 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스터디 멤버들은 서울인 나를 포함해서 강원, 부산, 울산 등지 현직 소방공무원으로 복무하고 있다. 아주 가끔이지만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어쨌든 그들은 이제 나의 동료가되었다. 이렇듯 주변에 어떤 수험생이든 나중에 직장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본인에게 큰 재산이 될 수 있다.

 

일평생 첫 독서실, 열공독서실

이곳에서도 우린,

합격하고 나서 여기 다시 한 번 오자는 말을 종종 나누곤 했다.

길고 긴 한 학기가 끝났다. 그와 동시에 나는 바로 계획했던 대로 1년간 휴학을 신청했다. 이제 아르바이트도 그만두었고 오로지 공부에만 매진할 수 있는 시간이 다가왔다. 기말고사와 함께 학기가 완전히 끝나고, 나는 바로 공부파트너인 창환이를 찾았다. 방학 내내 붙어서 같이 공부할 생각이었다.

우리는 경기도 성남 소재의 독서실을 하나 찾았다. 이름하여 ‘열공독서실’. 창환이네 집 바로 앞에 있는 독서실이었다.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적인 독서실이었다. 그렇게 나는 난생 처음으로 독서실을 다니게 되었다. 학교 도서관이나 구립 도서관은 어릴 때나 시험기간 때 종종 가봐서 열람실이 어떤 구조로 되어 있는지는 알았지만, 이곳은 달랐다. 여느 독서실과 마찬가지로 조명이 어둡고 차단막이 잘 설치되어 있어 학습 분위기가 잘 조성되어 있었다.

이후에 내가 가봤던 독서실들과 이곳의 차이점이 있다면, 책상이 약간 비스듬한 것이었다. 눈의 각도에 맞춰 보기 편하도록 그리고 시야를 보다 더 확보할 수 있게 마치 독서대처럼 약간 기울여 있었다. 그 때문에 가끔씩 펜이 굴러 떨어지는 것은 생각지 못한 부작용이기도 했다. 특히 이곳에서 한여름 동안 공부하게 되었는데 에어컨 때문에 시원한 것이 아무래도 가장 좋았다. 이 맛에 독서실 가는구나 싶었다.

이 시기는 내가 하루 종일 온전히 공부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그러니까 내가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라는 것을 스스로 각인시키게끔 내 안의 면학분위기를 구축하는 데 힘쓴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기 위해서 공부파트너와 함께 궁리한 결과 간단한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공부 집중력 향상을 위해 약간의 강제성을 부여한 것이다. 공부 초반 리치카페에서 공부했을 때 시도했던 것처럼 공부 시작시간을 정해놓고 지각을 하면 식사나 커피를 산다든가, 1시간 20분 공부후, 10분 휴식을 규칙으로 정한 것 등이 그것이다.

며칠 같이 공부를 해보니 한번 집중해서 흐름을 끊지 않고 공부하기에 1시간 20분이 적정한 시간이었다. 1시간으로 하면 시간이 딱 끊어져서 좋긴 했지만, 1시간 공부하고 멈출 때마다 공부시간이 그리 길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자꾸만 조금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너무 자주 쉬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반면 1시간 반이 넘어가면서는 집중력이 흐릿해지고 느슨해지는 느낌이었다. 또한 집중이 잘된다고 무리해서 오랫동안 공부를 이어서 하면, 한 번 휴식 후 다음 사이클에서는 효율이 많이 떨어졌다. 고작 몇 분 차이인데 그것이 체감상 차이가 확실히 있었다. 그래서 우리에겐 1시간 20분이 적당했다. 이것은 누구 하나의 의견이 아니라 서로 공감하여 정한 부분이다. 그 시간에 휴식시간 10분을 더하면 1시간 30분으로 한 사이클로 계산하기가 편하기도 해서 이렇게 정하게 되었다. 덕분에 의자에서 엉덩이를 자주 떼는 일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보통 휴식시간에는 창환이와 건물 밖으로 나가 바람을 쐬었다. 이곳에서도 우린, 합격하고 나서 여기 다시 한 번 오자는 말을 종종 나누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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