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시 최연소 합격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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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시 최연소 합격 수기
  • 법률저널
  • 승인 2006.07.0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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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준 외무고시 최연소 합격자/서울대 외교학과 4년


“교수의 관심사 = 출제위원의 관심사, 학교 강의를 들어라”

 

안녕하세요? 요즘 날씨가 한참 말썽을 부리기 시작하네요. 장마철이기도 하고, 책을 보는 모든 이들이 체력의 한계를 느끼는 시기이네요. 더우면 더울수록 공부하는 것이 짜증나는 시기인 만큼 스트레스 푸는 요령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 작년에 부모님이 외국으로 떠나시게 돼서, 이 때 성급히 운전면허도 딸 겸 기분 전환도 할 겸 매일 오후에 면허 학원 다녔습니다. 스트레스 쌓이면 그냥 하루가 짜증나고 공부하기 싫어지잖아요.


앗. 어느덧 노는 것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기 시작하네요. 아직은 시간이 있으신 만큼 차분히 공부하시길 바랍니다. 작년 이맘쯤, 저도 합격한 선배들 조언을 많이 받고 공부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글을 많은 분들이 읽으실 것이라 생각하면서 지금 공부할 계획만 가진 몇몇 분들, 그리고 당연히 내년에 저와 같이 들어갈 여러분들을 위해 제가 어떻게 운 좋게 최연소란 타이틀(?)을 달게 되었는지 써볼까 합니다.

 

지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지금 막 신림동으로 입문(?)하신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그 시기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2003년 12월, 더 정확히는 2004년3월부터 기본강의들을 들으며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학원 강의는 한 1주일 정도만 열심히 들었던 것 같습니다. 학교 수업들이 더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고시 관련 과목을 학교에서 미리 듣는 것 같이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문제를 직접 출제하시는 분들, 채점하시는 분들이 강의를 하시는 경우가 많으며, 설령 고시와 관련이 없으셔도, 교수님들의 관심사는, 출제위원들의 관심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제법과 국제정치학은 필수이며, 경제학은 최소한 미시, 거시, 국제경제학은 들으시면 나중에 매우 편합니다. 외시에 관심 있으시다면, 당연히 언어문제는 해결하는 방법을 터득하셨을 것으로 믿습니다.


법대에서 제공되는 국제법 강의들은 (최소한 서울대의 경우) 사법시험을 준비할 분들을 위해 흥미롭게 진행됩니다. 하지만 그러한 강의라도 정확하게 이해하시길 바랍니다. 생각보다 힘듭니다. 실제 올해 외시 국제법 2문의 경우, 저는 교과서 내용은 전혀 기억 안 나고 2004년 2학기 수업 내용을 기억해내서 주요 내용을 썼습니다. 나중에 책을 보니, 기억나는 강의 내용보다도 더 부실하더군요.^^;


국제정치학 수업은 뭘 듣는지 또 문제입니다. 아주 간단합니다. 핵심 영역에서 사상 수업까지 포함해 최대한 많이 들으세요. 국제정치학은 내용보다 논리이며, 이는 수업을 들으면서 자동 터득하게 됩니다. 학교에서 여유 있게 국제정치학 여러 영역들을 다루는 것은 학교에서만 할 수 있는 특권입니다. 신림동에서는 그렇게 공부할 시간적 여유도 없으며, 그렇게 한 분야만 판 교수님들의 생각을 들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제가 공부한 방법에 대해서 말씀드릴까합니다. 제가 글재주가 없어 과목별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영어입니다. “외국에서 살다왔고, 영어능통자로 보는데, 영어 걱정은 안 했겠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다는 것 압니다. 하지만 시험 과목으로서의 영어는, 경쟁이 더 치열한 만큼 오히려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영어 관련해서 그룹스터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비록 영어 사용자가 첨삭을 안 하더라도, 서로 답안지를 보면서 토론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제2외국어도 비슷하게 접근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저같이 서반아어를 할 경우, 그룹스터디 조직이 쉽지는 않습니다. 또한 스터디가 조직되더라도, 비중이 적은만큼 느슨하게 공부하게 됩니다. 다른 과목의 압박이 더 강하긴 하지만, 제2외국어에 발목 잡힐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 경우에는 자금이 되는 한 학원 강의와 병행했습니다. 12월 이전에는 첨삭을 받고, 1차 공부할 때도 별도로 공부하다가, 마지막에는 주말 수업에, 주중 모강도 다녔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 논문형 과목들에 대해서 언급하겠습니다.


먼저 경제학입니다. 이미 위의 과정으로 모든 책들과 익숙해진 후에, 저는 학원 강의를 적극적으로 이용했습니다. 심지어 혼자 있을 때에도 약간 성격이 나빠서 같은 책을 3~4번 정독하려 하면, 들고 있는 볼펜 깨뜨립니다. (실제 학교 시험 공부하면서 연필을 부러뜨린 적 있습니다;;;) 하지만 학원 수업에서는 여러 책에 있는 다양한 내용을 종합해 주기 때문에, 학원을 이용했습니다. 시간이 많다면, 아마 신림동에서 파는 모든 교과서들을 2~3번씩 읽고 버렸을 것 같습니다.

 

답안지는 작성하기 싫어서 많이 작성 안했습니다. 학원 시험도 많이 빼먹기까지 했습니다. 고(故) 하영재 강사님은 최소 200개는 작성해야 합격한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 저는 그런 면에서 아직까지 합격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네요.


국제법은 교과서를 정독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처음에는 “논문 200개 쓰기”란 목표 중 국제법에서 100개 해보려 했습니다. 작심삼일은커녕 작심삼시(?)에 가까웠어요. 첫 스터디 답안지, 둘째 장을 넘기는 순간, 관뒀습니다. 결국 택한 방법이 정독입니다. 모두들 보는 교과서(매년 두 판이 나오는 교과서), 영어 교과서, 조약집. 이러한 조합을 가지고 국제법, 국제통상법 각각 공부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한 줄 한 줄 왜 이런 판례가 갑자기 언급됐을까, 왜 이 문구를 교수님이 쓰셨을까 생각해보면서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읽을 때 마다 이렇게 읽어서인지, 학원 국제법 수업 약 1/3정도 빠지고, 남은 2/3 중 매일 30분 이상 잤음(졸았다는 것과 다릅니다)에도 불구하고, 국제법 성적이 괜찮게 나오더라구요.


국제정치학은 모두 각각 공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별로 읽기 속도, 성격, 가치관 등등에 영향 받는 과목이 국제정치학이란 고시과목입니다. 저는 국제정치학을 전공하고, 새로운 것을 좋아하며, 읽기 속도가 꽤 빠른 만큼, 최대한 많은 것을 접했습니다. 기본 교과서 하나를 잡긴 했습니다. 그러나 21세기(ㅋ)에 나온 모든 국제정치학 교과서 중 하나만 고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학원에서 나누어 주는 여러 논문들, 인터넷으로 검색되는 논문들 중,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한두 번 빨리 읽었습니다. 다시 읽을 생각은 별로 안 했고, 실제 다시 읽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시사 문제입니다. 외시 과목들과 관련한 사건들이 다른 직렬보다도 더 많이 뉴스에 언급됩니다. 이는 국제정치학이라는 블랙홀 과목이 있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만큼 정확한 답이 없는 분야들이 외시 시험과목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뉴스에 관심을 갖는 것은 외시생들에게 필수 사항인 것 같습니다.(공부하기 싫어서 그랬기도 했지만) 집에 오면 인터넷에 눈에 띄는 모든 뉴스를 읽었던 것 같습니다. 단지 국제면 뿐만 아니라 과학, 경제면들도 잘 봤습니다.

 

대략 위와 같이 공부했습니다. 글보다 직접 대화를 하면서 전할 수 있는 것이 더 많은데, 지면상으로 최대한 전해보려 했습니다. 여름입니다. 다들 놀러가는 계절이지만, 또한 체력적으로 부담이 많이 되는 시기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공부하시는 거는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여유를 갖고 왜 외시를 공부하시는지, 왜 외교관이 되는지, 그리고 외교관이 되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질문들을 미리 답해놓을수록, 가을이 돼서 심리적으로 힘들 때 분발할 수 있게 됩니다. 여러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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