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고시 합격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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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무고시 합격자 인터뷰
  • 법률저널
  • 승인 2005.07.1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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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정 수석합격ㆍ서울대 영어교육학과
정경화 최연소합격ㆍ서울대 외교학과
김동준 최고령합격ㆍ연세대 정외과

 

“약간의 긴장감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원동력”
“공부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 스스로 만드는 것 중요”

 

◇최종합격의 소감은.
장혜정(이하 장)=처음엔 잘 믿기지 않았습니다. 신문과 방송에서 인터뷰 요청이 여러 번 오고 나니 실감이 났습니다. 2차 시험을 치고 나서 합격을 기대하긴 했지만, 수석은 뜻밖이었습니다. 제가 대학교를 다니며 가져왔던 꿈을 드디어 이룰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정경화(이하 정)=2차 합격 소식을 접한 후에 또 간과할 수 없는 3차 면접을 준비하고 면접까지 모두 마친 후에 매우 마음 졸이고 있었는데 최종합격이 됐다고 하니 우선 후련하면서도 얼떨떨합니다. 무엇보다도 내 삶을 여기까지 인도하시고 합격을 허락하신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나보다 더 노심초사하며 고생하신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김동준(이하 김)=오랜기간 공부한 결실을 맺게 되어서 너무 기쁘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부모님을 비롯하여 가족, 친지, 친구, 교수님, 선생님 등 주위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외무고시를 준비하게 된 이유는.
장=어릴 때부터 막연히 외교관이라는 직업을 동경해왔습니다. 대학교는 비록 부모님의 권유로 사범대에 진학했지만, 대학교 교양 강의로 국제정치학을 들으며 저도 외교 일선에서 한국의 국가이익을 대변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따라서 대학교 3학년때부터 휴학을 하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정=중 2때 아버지 회사일로 인해서 베트남에서 3년 정도 체류한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국제학교를 다니게 되었고 학교 봉사 활동의 일환으로서 Peace Village라는 시설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설에는 베트남전에서 미국이 사용한 고엽제로 인해 선천적으로 기형인 채 태어나거나 그 후유증으로 여러 질병을 앓게 되어 부모들에게 버려진 아이들이 보호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들의 참담하고 불행한 처지는 어린 마음에도 큰 충격으로 다가왔고 이들을 보면서 왜 아무 죄도 없는 이 아이들이 부당하게 고통을 받아야만 하는가 자문하게 되었죠. 봉사활동 기간을 비록 금방 지나갔지만 그 경험은 내 인생에 있어 대전환점이자 분수령이 되었습니다. 단편적이나마 전쟁의 참상과 세대를 이어 계속되는 비극을 목도한 후 나는 평화의 소중함에 대해 깊이 자각하게 되었고 다소 거창하지만 유년기의 당찬 포부로서 장래에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는 일을 하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목표의식이 바탕이 되어 한국에 와서 대학에 진학할 시기가 되자 전공으로서 외교학과를 망설임 없이 택하게 되었고 입학하여 국제관계를 조망하는 시각과 이론은 물론, 전쟁과 평화 등 국제정치의 다양한 화두들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이즈음 국제평화에 기여하겠다는 유년기의 막연한 이정표는 그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구체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외교학과에 진학을 결심했을 때는 UN과 같은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것에 보다 큰 매력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국제무대에서 국제기구의 역할과 국제공무원의 지위에 대해 알아가면서 내가 느끼는 나의 정체성과 사고방식이 이에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고, 국제기구공무원이라면 우선적으로 전 인류 모두의 복지와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자신의 국적을 초월하여 세계시민으로서 지구 공동체 전체에 대한 소속감을 가져야한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즉 cosmopolitan적인 정체성의 형성을 요건으로 하는 것이죠. 그러나 나의 정체성에 대해 자문해볼 때 나는 cosmopolitan적이라기 보다는 한국이라는 국가와 그 사회를 이루는 민족에 대한 충성심과 애정이 더 강하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성향은 역시 내가 베트남에서 경험한 일련의 사건들 비롯된다고 봅니다. 그곳에서 국제학교를 다니면서 각국의 많은 사람들과 문화를 접하게 되었고 이런 상황에 흥미를 가지고 우호적으로 변용해가는 것과는 별개로 동시에 외국인들과 나의 상이함, 그들과 나를 구별하는 국적이라는 개념이 또한 생생하게 다가왔던 것입니다. 나는 그곳에서 정경화라는 한 개인으로서 받아들여지고 알려지기 전에 한국인이라는 국적에 의해 먼저 규정된다는 사실을 체득한 셈이죠. 이런 사실은 더욱더 한국인으로서의 나의 정체성에 대한 의식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현재 세계는 정보통신혁명, 세계화로 인해 빠르게 통합되고 상호의존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향후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국적은 계속해서 개인의 정체성을 이루는 핵심적인 요소로 존재할 것이고 어쩌면 나와 같이 오히려 국제적 교류를 통해서 그러한 인식이 강화될 소지도 상당히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일련의 특별한 경험들과 정체성에 대한 탐구의 종착지로서 다가온 것이 외교관이라는 직업이었습니다. 외교관으로서 나는, 유년기부터 강렬하게 관념해온 세계평화의 유지에 미약하나마 기여할 수 있을 것이고 또한 동시에 내가 강한 소속감을 가지고 있는 한국이라는 국가의 이익과 민족의 번영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할 수 있을 것이 때문입니다.

 

김=어렸을 적부터 꿈을 꿔왔고, 고등학교 때 그 꿈을 약간이나마 구체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고, 이를 위해 정외과를 지망했습니다. 제 개인적인 꿈과 우리나라의 이익을 위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을 접목시키면서 외무고시를 제대 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대 후 IMF 위기에 이은 취직난 역시 고시를 선택한 이유였고, 선배들의 만류도 있었으나 외무고시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시험 준비기간 동안 가장 어려웠던 순간과 그 극복 방안은?
장=시험 날짜가 다가오면서 합격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았던 때가 자주 있었습니다. 그 때는 억지로 공부에 매달리기보다는 간단한 취미생활로 긴장을 풀려고 노력했습니다. 주로 운동을 하거나, 드라마 시청, 음악 감상을 했습니다. 아주 가끔은 하루 종일 드라마를 보면서 걱정을 떨치려고 애쓴 적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약간의 긴장감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당장 가시적인 성과 없이 매일같이 반복되는 공부과정이 힘들었다고 봅니다. 친구들과 자주 연락하지 못해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기도 어려웠고 집에서 나와서 고시촌에서 생활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심적, 정신적 부담감과 불안이 컸으나 주일마다 예배에 참석하여 기도하면서 많이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공부의 무료함과 스트레스는 틈틈이 운동을 하면서 해소했고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이 있어 서로 조언과 격려를 해줬던 것이 도움이 되었던 같습니다.

 

김=계속해서 2차의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던 때가 가장 어려웠던 순간이었습니다. 과연 외시, 외교관이라는 선택이 나의 길인가 하는 회의가 들기도 하고, 자신감을 잃어버리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의 격려와 조금 노력하면 될 수 있다는 약간은 무모하기까지한 낙천적인 성격으로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수험 준비기간과 장소는.
장=2년간 준비했습니다. 저도 다른 외시생들이 주로 공부하는 신림동 독서실을 이용했습니다.


정=2003년부터 외무고시에 뜻을 두고 재학 중에 틈틈이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했고 2004년 여름부터 보다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휴학하고 신림동 고시촌으로 나와 고시촌 독서실에서 2005년 2차 시험 볼 때까지 공부했습니다. 따라서 수험 준비기간은 약 2년 반 정도.


김=99년 9월에 시작해서 2005년에 최종합격했습니다. 5년이 조금 넘는 기간입니다. 공부는 주로 학교 고시반에서 했지만, 2004년에는 신림동 독서실을 이용했습니다.

 

◇소개할 만한 수험 노하우가 있다면.
장=외시생들은 스터디를 많이 하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스터디는 모두 합쳐서 일주일에 2회정도 했고, 개인 공부 시간을 되도록 많이 가지려고 했습니다. 혼자서 공부한 내용을 철저히 소화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수험기간이 비교적 짧기 때문에 기본서 중심으로 철저히 이해하려고 했고, 심화학습은 주로 학원에서 모의고사 강의를 이용했습니다.


정=우선 학교에서 경제학과 국제정치학, 국제법과 어학 등 고시에 관련되고 도움 되는 강의들을 수강하면서 기초를 쌓고 본격적으로 공부할 때는 신림동에서 개설되는 학원 강의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한 노하우는 없지만 규칙적으로 생활하면서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활동이나 교류는 되도록 자제하고 정신이 분산되지 않도록 자신이 공부에만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김=같이 공부하는 친구와 선후배를 경쟁상대로 생각하기보다는 동지로 생각하고 서로 도움을 많이 주고 받을 수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가운데 공부에 있어서나 생활적인 측면에서 분명히 서로 배울 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앞으로의 포부는.
장=오랜기간 원했던 꿈이 이루어져서 너무 기쁩니다. 어려서부터 한일관계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현재 불편한 한일관계를 개선하는데 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외교관이 되고 싶습니다.


정=한국이 앞으로 세계무대에서 더욱더 빛나고 존경받는 국가로 발전할 수 있도록 국익과 민족의 장래를 무엇보다도 우선되는 가치로 삼아 외교에 헌신하겠습니다. 동시에 우리나라와 다른 국가가 평화롭고 호혜적인 관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편협한 국익추구를 초월하여 다른 국가와 사람들이 더불어 사는 win-win 전략을 추구하는 외교관이 되겠습니다. 

 
김=지금은 약간 퇴색됐다고 생각하지만, 처음의 마음가짐을 항상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어느 자리에 가서나 늘 노력하는 자세를 갖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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