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년구직자들 분노케 만든 공공기관 채용 특혜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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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년구직자들 분노케 만든 공공기관 채용 특혜비리
  • 법률저널
  • 승인 2017.09.21 19:5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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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지난 3월부터 53개 주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 무려 39개 기관에서 채용비리가 100여건이나 적발이 됐다고 한다. 특히 특정인 채용을 지시하거나 평가점수를 조작하고 합격 인원을 늘리면서까지 이렇게 채용특혜를 많이 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감독원에서도 신입사원 부당 채용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20일 밝혀졌다. 공공기관 채용 특혜비리는 수십만 청년구직자들을 분노하고 좌절하게 만든 것으로, 하루 속히 청산돼야 할 적폐다.

금감원은 ‘2016년도 신입직원 채용계획’에 따라 2015년 9월부터 5급 신입직원 전형을 실시했다. 경영학·법학·경제학·정보기술(IT)·통계학·금융공학·소비자학 등 7개 분야 총 3004명이 지원해 53명이 최종 합격했다. 당초 서류전형·필기시험을 거쳐 분야별 채용 예정인원 2배수를 면접 대상자로 추릴 계획이었다. 총무국장 A씨는 지인에게 문의를 받은 경제학 분야 지원자 B씨가 필기전형 합격선(22등)에 한 등수 모자라는 23등이라는 보고를 받았다. 이에 A씨는 경제·경영·법학 채용 예정인원을 1명씩 늘려 최종 56명을 면접 대상자로 올리라고 지시했다. 이 조치로 B씨는 면접대상에 포함됐고 금감원이 2차 면접에서 채용 예정인원을 다시 53명으로 환원하면서 B씨는 최종 합격됐다.

‘지방인재 10% 채용’ 조항을 악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적발됐다. 서울 소재 대학을 졸업한 응시자 C씨는 대전의 한 대학을 졸업했다고 지원서에 적었다. 금감원은 필기시험 및 면접과정에서 허위기재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C씨를 ‘지방인재’로 인정해 합격시켰다. 채용공고 등에 따르면 지원서를 사실과 다르게 기재할 경우 합격을 취소하여야 한다. 국장 및 팀장 등은 응시자 C씨의 지원서 오기재 사실을 확인하고도 C씨의 필기전형 합격취소 여부 등에 대해 최종결재권자인 수석부원장에게 보고하지 않았고, 1차 면접 합격자 결정 보고 문서 및 2차 면접전형 참고자료에 C씨가 대전 소재 대학을 졸업한 ‘지방인재’라고 기재했다.

또 필기시험과 면접점수를 50%씩 반영해 고득점자 순으로 합격자를 정하는 2차 면접에서도 의혹이 있었다. 수석부원장은 2차 면접 후 국장 등으로부터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세평을 조회하자는 말을 듣고, 면접위원들의 의견을 물어본 후 당초 계획에 없던 세평을 조회하기로 결정했다. 그 후 ‘부정적 세평’을 이유로 3명을 탈락시킨 후 추가합격자를 결정하면서 지원분야도 다르고 예비후보자 보다 후순위자를 합격시키는가 하면, 추가된 합격자에 대해서는 세평 조회도 없이 최종 합격시켰다.

감사원은 부당채용을 주도한 총무국장을 포함, 4명에 대해서는 면직 등 중징계를 금감원장에게 요구하고 다른 직원 2명에 대해서는 경징계 이상의 문책을 요구했다. 특히 이 중 3명에 대해서는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앞서 김수일 전 금감원 부원장은 2014년 6월 변호사 경력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서류전형 기준을 임의로 변경해 전직 국회의원의 아들이자 로스쿨 출신인 임모 씨가 채용되도록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자 사직하기도 했다.

공무원 시험과 마찬가지로 공공기관은 인력을 채용하는데 규정이 가장 명확한 곳임에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그렇게 우리가 목놓고 외치는 얘기가 ‘공정한 기회’인데도 공공기관의 채용비리가 다반사라는 것에 놀라울 따름이다. 특히 새정부 들어서 일자리 문제에 ‘올인’하고 있는터에 배경을 통해서 혹은 뒷문으로 들어온 사람들이 넘쳐난다면 이게 지금 우리가 뭐하고 있는 것인지 자괴감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국민들에게 허망함과 분통을 안겨주고 있다.

지금 우리 청년들의 ‘분노’가 임계점을 넘어 ‘절망감’의 상태다. 이는 그만큼 공정사회에 대한 열망이 높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우리사회가 환골탈태해 거듭나야 한다. 그래서 모든 부문에 공정사회의 가치가 녹여져야 한다. 특히 정치인과 공직자, 사회지도층이나 언론이 특권의식을 버리고 원칙과 기본을 중시하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솔선수범할 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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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 2017-09-22 11:46:37
금감원은 무슨 비리의 온상이네
신의직장이라고 좋아할 게 아니라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저런 조직에 들어가면 얼마나 더러운 꼴이 많을꼬..

로스쿨은요?? 2017-09-21 20:36:17
정직하게 공정하려면 출신학부 나이 성별 모두 블라인드로 로스쿨 입시를 운영해야 하는거 아닙니까??
아 로스쿨은 예외인가??ㅋㅋ 대한민국 부조리의 집약체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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