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후보자 2차시험 “확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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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후보자 2차시험 “확 달라졌다”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5.05.1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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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외 주제 다수 출제…응시생들 ‘한숨만’
‘한 줄짜리 약술형’ 문제유형 전년과 정반대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올해 외교관후보자(구 외무고시) 2차시험은 지난해와 전혀 다른 출제경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외교원에서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에 걸쳐 치러진 금년도 외교관후보자 2차시험을 치르고 나온 응시생들은 “출제경향이 지난해와 정반대였다”고 입을 모았다.

응시생 A씨는 “지난해 시험을 치른 경험을 바탕으로 출제경향에 맞춰 1년간 공부를 했는데 그 노력이 모두 의미 없게 된 셈”이라는 응시소감을 전했다. 지난해의 경우 대부분의 문제가 사례형으로 구성됐던 것과 달리 올해는 약술형의 문제가 다수 출제되고 문제의 주제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나왔다는 설명이다.

▲ 외교관후보자 2차시험이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에 걸쳐 국립외교원에서 치러졌다. 응시생들은 이번 시험에 대해 지난해와 출제경향이 크게 달라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 안혜성 기자

또 다른 응시생 B씨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지난해의 경우 내용은 쉽지만 문제 자체가 어려운 유형의 출제였다면 올해는 문제 자체가 어렵다기 보다 그 부분을 알고 있으면 답을 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전혀 쓸 수 없는 문제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 전공과목

이번 외교관후보자 2차시험 전공과목은 전반적으로 응시생들이 예상하지 못한 주제의 출제가 많았다는 평이다.

과목별로는 먼저 국제정치학에서는 지난 2년간 출제되지 않았던 외교사 문제가 출제됐다. 특히 1문의 경우 크림전쟁에 대해 기술하는 문제가 나왔고 2문에서도 주제와 관련된 역사적 사례를 서술하도록 해 외교사 문제의 비중이 컸다는 것. 이에 외교사 부분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응시생들은 크게 당황했던 것으로 보인다.

국제법은 약술형 2문제와 사례형 1문제가 출제됐다. ICJ(유엔국제사법재판소)의 잠정조치에 관한 문제와 허용보조금에 관한 문제가 약술형으로 출제됐다. 두 문제 모두 문제의 길이가 한 줄을 넘지 않는 유형으로 이에 대한 응시생들의 평가는 다소 엇갈렸다. 응시생 C씨는 “문제가 너무 포괄적이라 답안을 작성하는 것이 어려웠다”는 의견을 보인 반면 다른 응시생 D씨는 “사례형의 경우 논점이나 생각할 것이 많은데 비해 이번 약술형 문제는 오히려 간단해서 괜찮았던 것 같다”며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약술형 문제 가운데 허용보조금에 관한 문제는 응시생들의 예상을 벗어나는 ‘불의타’로도 꼽혔다. 응시생 E씨는 “보조금 부분은 봐도 허용보조금 부분까지 공부하고 들어간 응시생들은 거의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시험에서 응시생들이 가장 애를 먹었던 과목은 경제학이다. 응시생들이 잘 보지 않는 비전통적인 주제에서 출제됐을 뿐 아니라 시간도 크게 부족했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응시생 F씨는 “지난 1, 2회 시험에서 경제학은 문제집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정형화된 문제가 나왔는데 올해는 기존에 나오지 않던 주제들이 문제로 출제됐다”며 “문제 자체가 어렵다기 보다 주제가 생소했던 점에서 체감난이도가 높았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시간부족을 호소하는 응시생도 많았다. 응시생 G씨는 “5급 공채 등 다른 시험의 경우 120분간 3문제를 풀도록 하는데 외교관후보자시험은 90분간 4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그 동안 공부한 것을 쏟아낼 시간이 충분치 않다보니 열심히 한 게 모두 소용없다는 기분이 들었다”며 안타까워했다.

■ 통합논술

통합논술은 지난해의 시간부족 문제가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주어진 시간에 비해 문제가 너무 많아 외교관으로서 갖춰야 할 깊이 있는 지식을 측정하기에 부족했다는 반응이 다수 나왔다. 하지만 올해는 제시문의 길이가 다소 줄어드는 등 변화를 보이며 문제를 풀 시간은 충분히 확보된 모습이다.

각 전공과목의 ‘통합’이라는 부분도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평이 많았다. 외교관후보자 2차시험은 응시생들의 종합적 사고력과 지식을 평가한다는 취지로 통합논술을 도입했다. 하지만 시행 첫 해에는 하나의 주제에 대해 각 전공과목의 지식을 1문, 2문, 3문으로 나눠 물어보는 수준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비교적 통합논술로서의 틀이 잡혔다는 의견과 여전히 통합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으로 엇갈렸다. 올해는 각 전공과목 간 유기성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주제에 관해서는 지나치게 지엽적이었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번 통합논술에서는 난민과 민간군사기업 등에 관해 문제가 출제됐다. 응시생 H씨는 “교과서에서 난민을 다루는 부분은 채 3페이지도 안될 것”이라며 “문제가 어렵지는 않았지만 주제가 너무 한정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는 견해를 보였다.

한편 응시생들이 예상치 못한 주제에서 다수의 문제가 출제되고 출제유형도 크게 달라진 이번 외교관후보자 2차시험의 합격자는 오는 7월 29일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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