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행시 수석 합격수기] “다른 사람들 보다 한 걸음만 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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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행시 수석 합격수기] “다른 사람들 보다 한 걸음만 더 하자”
  • 최송이
  • 승인 2015.01.02 16:07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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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송이·제32회 법원행시 수석·건국대 법학과 졸업

1.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제32회 법원행정고시 최종합격을 하게 된 최송이입니다. 합격발표 후 정신없이 인터뷰를 하고, 너무 많은 분들의 축하를 받게 되어 한없이 감사하는 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소수의 인원을 뽑다보니 법원행시에 관한 정보가 항상 부족한 데, 저 역시 합격수기를 통해 마음을 다잡았던 만큼 최선을 다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2. 수험생활

(1) 2007년 고시 생활을 시작하며

23살, 사법고시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첫 시험 당시 의욕도 앞섰고, 그동안 벼락치기형 공부를 해왔던 터라 시간과 체력 분배를 하지 못해 막판 한 달에는 집중을 못해 실패하였습니다. 일 년에 단 한 번 있는 시험이기에 그동안 하던 공부방법과는 다르게 해야겠다고 생각되어 장기계획을 세우고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도록 공부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혼자 공부하는 것이 어려웠던 저는 일우헌 고시기숙사에 들어가게 되었고 외동딸로 태어난 저로서는 언니 오빠들, 친동생들이 생긴 것 같아 너무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부녀회’라는 귀한 동지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 곳에서 소중한 사람도 만나게 되어 힘들었지만 함께 여서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2) 2010년 제52회 사법고시 1차 합격과 수험생활의 중단

마지막 민법시간 펜을 내려놓으며 ‘아.. 정말 하얗게 불태웠다. 내가 살면서 무언가에 이렇게 미친 듯이 쏟아 부어 볼 수 있을까’하는 귀중한 감정을 느끼게 되었고 다행스럽게 1차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2차 공부를 하던 중 어머니가 작은 수술 때문에 입원을 하실 일이 있었는데 저는 그 사실을 수술 전 날이 돼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부리나케 강릉으로 내려가 왜 미리 말하지 않았냐는 제 화에 “네가 공부하는데 방해가 될까봐 이야기 하지 못했다”는 어머니의 말에 얼마나 울었는지……. 내가 공부를 함으로써 정작 소중히 해야 할 것들을 흘려보내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회의감이 찾아왔고, ‘이 길에 끝에 내가 과연 행복할 까’에 대해 크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합격만 할 수 있다면 너무 좋겠다가 컸던 것 같은데 그 일이 있으면서 여자로서의 인생, 20대의 청춘이나 가족, 내가 지금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결국 빨리 취직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공부를 중단하고 잠시 취업을 준비하며 진지하게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준비를 하면서 예전처럼 가슴이 뛰지 못하는 것을 느끼며 제가 법조인의 길을 얼마나 열망하고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고, 다시 한 번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3) 2012년 계속된 실패, 삼진아웃

2012년 다시 사법시험에 도전하였으나 실패하고, 그 때 법원행시에 대해 알게 되어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 내가 행복하고 열정을 쏟아 부을 수 있는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고 법원행정고시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법원행시도 1문제 차이로 탈락이라는 쓴 고배를 마시게 되었고 계속된 실패에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함께 공부했던 친구 셋 중 두 명은 합격하고, 혼자 남아 공부하며 많이 외롭고 슬펐던 기억이 지금도 납니다. 공부도 힘들었지만, ‘내가 세상에 나가는데 부족한 사람인걸까, 나 잘 할 수 있는데..’라는 생각이 가장 괴로웠습니다. 지금 수험공부를 하는 분들 모두 공감하시겠지만 일 년에 단 한 번의 기회에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하는데, 그 기간 동안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는 것과 유혹, 나태해짐과의 싸움이 가장 힘든 것 같습니다. 다른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나 스스로 무언가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스마트폰을 2G폰으로 바꾸고, 일산에 작은 방을 구해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공부를 했습니다.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저에게는 큰 도전이고 결정이었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단 하나 ‘다른 사람들 보다 한 걸음만 더 하자’ 라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다그쳤고, 영광스럽게 법원행정고시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3. 공부 방법

(1) 1차공부방법

기본적인 공부 방법은 앞서 인터뷰에서 이야기 했기에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우선 기본적으로는 사법시험과 달리 학설보다는 판례위주로 준비하는 게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특히 최신판례를 3년 치 정도 따로 보는 게 많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문제 대비는 <법행바이블>을 반복적으로 보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혹은 시험의 감을 확인하기 위해서 그 해의 변호사시험 객관식이나 사법시험 문제를 풀어본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특히 틀리는 지문을 반복적으로 틀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대비하기 위해 마지막 한 달 전에는 그 부분들만 카드처럼 오려서 자기 전에 하나씩 보며 양을 줄여나가던 것이 많이 도움 되었습니다.

1차 시험은 2시간 내에 헌, 민, 형을 한 번에 풀어야 하는데 최근 민법 형법의 경우 ‘옳은 것은 몇 개인가’와 같이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문제가 많으므로 민법, 형법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을 대비해 헌, 민, 형 순서가 아닌 상대적으로 고득점이 유리한 헌-형-민 순서로 풀어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2) 2차공부방법

1차합격 발표 후 시험 때 까지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사법시험을 준비할 때 보았던 책들과 사례집을 사시를 준비하던 때와 동일하게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초시를 보고 나오면서 가장 크게 든 생각은 접근 관점도 시험 문제 형식도 ‘사법시험과 너무 다르다’였습니다. 형법과 형사소송법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으나, 민법과 민사소송법을 함께 물어보는 문제형식에 대해 민사례 통합형식에 익숙하지 않았던 터라 제대로 기재하지 못했었고, 행정법의 경우 사례 형식이 아닌 단문형식의 개념을 묻는 문제 4개만 크게 나와 당황했었습니다.

공부 방법을 다르게 해야겠다고 생각이 되어 민법의 경우 기본서는 예전에 보던 박승수의 기본서는 그대로 봤으나, 사례집은 사법시험 대비용이 아닌 윤동환의 변호사시험/법원행시 대비 민법사례집을 보았습니다. 당해 사례집에는 사법연수원 문제도 틈틈이 실려 있어 좀 더 법원행시에 더 적합한 사례연습을 할 수 있었습니다. 또 김남훈의 푸에타 문제집과 강의가 실무에서 많이 쓰이는 채권자취소권이나 채권자대위, 건물인도소송, 임대차 등 중점 논점들만 모아 민사례 통합형식으로 연습할 수 있게 해주어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민사소송법은 사례문제와 함께 단문형식도 나오기 때문에 법원사무관이 하는 일과 관련한 개념들에 대한 단문 대비 연습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는 법조연구고시회에서의 주관식기출문제집에 반복된 기출을 파악하면서 준비하였습니다.

행정법은 역시 위에 주관식 기출문제집으로 시험 경향을 파악하고 류준세의 워크북 기본서 한 권을 반복적으로 보면서 나만의 단문 답안지를 만드는데 노력하였습니다. 특히 개정안이나 입법론이 제기되는 부분들과 최근 개정된 법들과 취지, 전체적으로 변화되는 흐름 등을 중점으로 봤던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형법은 실무적으로 자주 쓰이는 사기, 횡령, 배임, 특수절도, 뇌물, 공동정범 등에 좀 더 비중을 두어 준비하였고, 형사소송법은 이재상의 기본서를 기반으로 판례를 따로 보면서 판례가 제시하고 있는 기준, 판례 문구를 충실히 표현하는데 좀 더 비중을 두었습니다. 사례집은 한권을 반복적으로 보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요약하자면, 내년부터 유예가 없어지면서 1차 시험 후 2차준비 시간이 부족하실 텐데, 우선 법조고시연구회의 주관식 기출문제집을 통해 기출경향을 정확히 파악한 후, 판례 위주(판례는 절차법 과목도 최신판례를 끝까지 보고 들어가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와 단문 대비를 위해 개념을 정확히 서술하는 연습을 하고, 개선점과 실무상 자주 문제되는 부분들을 생각하며 공부하시는 게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3) 면접

면접의 경우 예전과 달리 강화되어 많은 준비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집단면접의 경우 법관련 주제와는 다른 일반적인 사회문제나 공직관련 문제, 최근 시사적으로 문제되는 주제들을 파악하는 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2차합격 발표 후 면접 때까지 매일 인터넷으로 뉴스를 확인하며 나의 의견을 적어보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특히 다음뉴스의 ‘이슈’ 공간에는 최근 시사적인 문제들을 모아서 볼 수 있게 되어있어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개인면접의 경우 면접의 기본질문들을 뽑아 입으로 반복적으로 연습해보며, 말의 속도, 자세, 매끄럽고 정확하게 의사전달을 하기 위한 연습을 하였습니다. 3명이 한조로 들어가 개인면접을 봤는데 저희 조가 공통으로 받은 질문은 “융통성과 원칙 중 어느 것을 더 중요시 하느냐” 이었습니다. 아쉬웠던 점은 저는 면접스터디를 하지 못했는데, 대부분 수험생 분들은 면접에 익숙하지 않으므로 면접스터디를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4. 맺은 말

‘그대. 친구들은 승승장구 하고 있는데, 그대만 잉여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좌절하는가? 잊지말라. 꽃은 저마다 피는 계절이 다르다. 아직 때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다소 늦더라도, 그대의 계절이 오면 여느 꽃 못지않은 화려한 기개를 뽐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고개를 들라. 그대의 계절을 준비하라.’

제가 너무 힘들고 지쳤을 때 위로가 되었던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한 구절입니다. 간절히 바라면 그 길에 끝에 반드시 이루게 돼 있다고 믿습니다. 시작이 다를 뿐 언젠가는 바라던 그 날이 꼭 올 것입니다. 수험생 여러분들 너무 힘들고 지치고 불안하시겠지만, 자신을 믿고 끝까지 도전하셔서 꼭 꿈을 이루시길 항상 기도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지 못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친구를 넘어 가족과 같은 나의 18년 지기들 사또 지성아, 하영아, 상미야 예전처럼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나보다 더 기뻐해주고 울어준 내 반쪽들. 항상 마음속으로 의지하고 사랑해 알지? 그리고 나의 합격 날 태어나준 복덩이 지성이 딸 정원아 이모가 사랑해.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나의 멋진 친구 은규야. 힘들 때마다 들어주고 응원해줘서 고마워.

우리 부녀회 지나, 솔이, 하연이, 수혜 사랑하는 내 동생들 내 년에 꼭 빛을 발하길(다 합격할꺼야!!). 사랑하는 동생 소정아 일산에서 네가 얼마나 든든하고 위로가 되었는지, 윤이랑 더 멋진 변호사가 되길. 너희가 없었다면 정말 힘들었을 거야! 고맙고 사랑해.

일우헌에서 부족한 저를 많이 도와주시고 응원해 주신 도은오빠, 지헌오빠, 진영오빠 고맙습니다.

끝으로 내편아 종휘 오빠야. 오빠가 없었다면 합격하지 못했을 거야 고마워. 그리고 엄마 내가 많이 효도할게 오래오래 사셔야 돼요~ 하늘에서 너무 기뻐 웃고 있을 나의 아빠 정말 마음을 담아 사랑하고 또 사랑합니다. 제32기 동기 분들, 앞으로 뵙게 될 동료 분들 너무 설레고 빨리 보고 싶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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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범 2015-03-20 07:39:28
정말 축하드립니다. 김난도선생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란 문구에서는 저도 뭉클하네요.

김효진 2015-01-03 16:09:40
잘 읽었어요~

ㅁㅁ 2015-01-02 17:20:43
요즘은 예쁘신 분들이 공부도 잘하시는거 같네요. 멋지십니다^^

나성범 2015-03-20 07:39:28
정말 축하드립니다. 김난도선생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란 문구에서는 저도 뭉클하네요.

김효진 2015-01-03 16:09:40
잘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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