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외무공무원에게 필요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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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외무공무원에게 필요한 것들
  • 법률저널
  • 승인 2003.11.1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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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외국어능력

지난주에는 일반적인 공무원으로서 임용 전에 갖추었으면 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한 바 있다. 이번 기회에는 필자와 같은 외무공무원이 사전에 갖추었으면 하고 느꼈던 점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다.

먼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외국어 능력일 것이다. 외교관하면 기본적으로 외국어에 상당한 능력을 요구받는 것이 사실이다. 외교업무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상대측과의 의사소통이 원할 해야 하기 때문이다. 먼저 영어와 관련해서 외무고시를 통해 기본적인 독해, 작문 능력은 평가가 되어지지만, 회화와 듣기 능력은 선발과정에서 평가가 되지 않는데, 실제 외교업무에 있어서 후자가 더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우선 근무를 하다보면 각기 독특한 억양과 발음을 가진 여러 나라의 외국 외교관들의 전화를 자주 받게 되는데, 이때 듣기 능력에 문제가 있다면, 업무 자체가 상당한 지장을 받게 된다. 또한 많은 경우 여러 국제회의에 참가하게 되는 경우, 회의 내용을 정리해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게 중요한 임무 중의 하나인데, 회의시 각국 대표의 발언 내용을 정확히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 훗날 보고서 작성에 있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또한 말하기 경우에도 국제회의나 각종 외교모임에서 우리의 입장을 대변할 기회가 주어지게 되는데, 말하기 능력이 떨어진다면 의사전달 자체가 어려워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실제로 다른 관계 부처 직원들과 같이 대표단을 구성하여 해외에 나가게 되는 경우, 종종 외교부 직원이라는 이유로 즉석에서 통역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는 결코 쉽게만 여길 일은 아니었다.

한번은  남미쪽의 어느 나라에서 온 장관 일행을 맞기 위해 공항에 나갈 기회가 있었는데, 비행기 출구 앞에 여유 있게 서있던 필자는 상대방 일행이 처음부터 영어대신 유창한 스페인어로 말을 걸어오는 바람에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더구나 그쪽 장관은 자신은 영어가 불편하니 불어는 어떠냐고 질문했을 때, 필자는 그나마 할 줄 아는 독어는 왜 묻지 않나 하는 원망만 들뿐이었다. 결국 어색하게 영어로 안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필자는 반드시 불어와 스페인어 둘 중에 하나는 당장이라도 시작해야겠구나 하는 다짐만 할 뿐이었다. 실제로 남미나 아프리카, 유럽일부 국가들은 영어 이외의 언어만을 구사하는 경우가 꽤 있으므로, 영어 외의 언어에도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고 전근할 것을 권하고 싶다. 특히 영어의 경우, 지나치게 시험위주로 준비하지 말고, 여유가 있을 때 영어 방송 청취 및 회화 연습을 통해 균형 잡힌 영어능력을 길러둘 것을 권하고 싶다.

한편, 이밖에도 어느 정도 기초적인 국제 감각을 길러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는 해외 여행 경험이나 외국인들과의 자연스러운 친분관계도 포함하는 것으로, 필자는 여러 가지 이유로 해외 여행을 한번도 하지 못하다가 입부 후 첫 출장을 맞게 되었다. 다행히 상관들을 모시고 가는 출장은 아니었지만, 공항 입출입 절차를 포함한 여러 면에서 당황했던 생각이 난다. 외교관의 생활은 공항에서 시작되어 공항에서 끝난다는 말이 있다. 다음에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홍승태전문기자·제36회외시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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