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변호사시험 정보 공개 좀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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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변호사시험 정보 공개 좀 합시다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4.05.02 11:3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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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기자

기자는 매년 4월말경이면 일본 법무성 홈페이지를 살펴보곤 한다. 일본의 법조인 선발시험인 (신)사법시험과 예비시험의 지원자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여느 제도처럼 세계 각국의 법조인양성 및 선발제도 역시 시류에 따라 변하고 있어 늘 관심을 갖고 지켜보지만 특히 일본에 대한 눈요기는 유별난 편이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대륙법을 계수했고 우리나라 법체계의 모국(母國)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륙법계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식 로스쿨을 우리보다 5년 앞서 받아들였다. 다만 우리와는 달리, 로스쿨 설계단계에서부터 ‘예비시험’이라는 우회로를 갖고 출발했고 또 로스쿨 내에 기존 법과대학이 존치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지만 우리에게는 반면교사, 혹은 타산지석으로 삼을만한 무엇인가 있을 거라는 판단에서다. 사법시험과 로스쿨의 과도기에서 벤치마킹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신법조인양성제도 출범 10년째를 맞이한 일본은 제도를 두고 시시비비는 크게 없는 듯하다. 출범 직후도 예외는 아니었던 것 같다. 일본변호사단체도, 정부기관도, 대학들도 새로 도입된 제도에 전력했고 따라서 제도 자체에 대한 논쟁보다는 현 시점에서 드러나는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진 모습이다.

변호사단체는 신규 변호사가 너무 많다는 점을, 법무성과 교육부 등은 로스쿨들로 하여금 한층 자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에, 로스쿨들은 나름의 자체 개혁에 고심한다는 점들이 눈에 띈다. 이는 제도도입 논의단계에서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거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서 주목되는 부분 중 하나가 일본 법무성의 시험관리 서비스다.

새 제도 시행년부터 매년 초에는 사법시험 출원자에 대한, 매년 하반기에는 합격자에 대한 현황들을 매우 세세한 부분까지 공개하고 있다. 또 2011년부터는 예비시험도 시행되면서 이에 대한 각종 통계도 거의 총망라해서 공개하고 있다. 올해 사법시험 및 예비시험의 출원자 현황에 대해서도 최근 공개를 했다. 최초 출원자는 몇 명이며 이중 로스쿨 수료 예정자, 기 수료자, 남녀 비율, 선택과목 비율, 시험지역별 출원인원, 지원자들의 응시회차 등 누구나 궁금해 할 내용들이 전부 포함됐다. 또 각 시험단계별 정보에 이어 10월말이면 선택과목별, 회차별, 법학기수·미수별 합격인원, 전체 응시자의 점수분포도 등 종합적인 정보를 내 놓을 것이다. 심지어 로스쿨별 출원자, 응시자, 단계별 합격자, 심지어 합격자들의 직업군에 대한 현황까지 밝힐 것이다. 이는 예비시험에서도 예외가 아니었고 올해도 그럴 것이다.

이같은 공개자료를 통해, 법조계는 이들의 실력을 간접적으로 검증하고 법학계는 스스로 평가를 받는다. 교육계는 이를 통해 재정지원, 감원 등의 상벌을 내린다.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수험생들은 로스쿨에 대한 선택권을 보장받는다.

우리의 현실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동안 사법시험에 대해서는 일부 통계자료를 공개해 왔지만 제도 초기인 현 시점에서 이보다 한층 사회적 검증과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변호사시험에 대해서는 남녀, 연령별 통계가 고작이다. 일본은 수십장에 이른다면 우리는 공개되는 자료가 고작 종이 한 장에 불과하다. 다른 시험들은 그렇지 않은데, 유독 변호사시험만 그러하다.

법무부로서는 로스쿨 안착에 기여하기 위한다는 목적이지만 제 살을 깎아 먹는 격이다. 물에도 투명해야 뛰어 들지 말지 고민하는 법이다. 심지어 향후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데 무조건 로스쿨에 들어오라고 하는 꼴이다. 변호사자격 취득 후에는 국민들이 알아서 판단하라는 참 우스운 시험관리 운영방침이어서 씁쓸하기 그지없다.

lsj@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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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2014-05-07 08:22:49
대신 하고 싶은말 , 할수없는 말, 하지만, 해야하는말... 감사합니다.

지나가다 2014-05-07 08:22:49
대신 하고 싶은말 , 할수없는 말, 하지만, 해야하는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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