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호의 멘토언어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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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호의 멘토언어이해
  • 법률저널
  • 승인 2007.12.1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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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호 Mentor 언어이해] 법학적성시험 언어이해 예시문항 다시 보기 - LEET 언어이해의 수준에 대한 바른 이해와 필승 수험 준비전략을 위하여


서울대 로스쿨이 입시안을 발표하면서, 점점 로스쿨 입시 전형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그 동안 거의 결정된 바가 없는 상황에서, 수험준비를 해온 수험생들에겐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LEET에 관한 한 아직 예제집이나 정식적인 모의고사가 치러지지 않은 상태라, 특히 ‘언어이해’에 대한 무수한 추측들이 난무하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로서는 2006년도에 발표된 ‘언어이해 예시문항’이 실제 문제와 가장 근접한 것이므로, 이를 통하여 예측하는 것이 가장 설득력 있는 일이다. 그러나 한 세트 총5문항이 전부라 실제 문제와 제시문이 지닐 난이도와 형식에 대해서 온전히 추론하기는 어렵다.

추론하는 데 어려움을 주는 또 하나의 요인이 있다. 문제는 공지되었으나, 정답은 발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 언어이해 강의를 담당하는 강사들의 풀이를 눈여겨 본 수험생은 알아챘을 것이다. 강사들이 내놓은 답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 글을 읽는 수험생들은 왜 이러한 현상이 생기는지 알게 될 것이다. 정답이 무엇인지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답을 선별해내는 과정을 통해 LEET ‘언어이해’가 어떠한 문제라는 것을 바르게 이해하게 되기를 바란다.

예정된 대로 1월에 모의고사가 실시되면 그 실체에 대해 알게 될 일이지만, 실시험이 8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은 현시점에서, LEET 언어이해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예시문항’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이를 통한 문제 수준에 대한 올바른 평가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남은 기간 동안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자세와 방향성을 잡는 데에 큰 도움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 다음 제시문을 잘 읽고 각 물음에 답하시오(각 단락의 번호는 설명의 편이를 위하여 필자가 매긴 것임.).

1) 생명공학이 매우 강력한 과학․기술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생명공학 기술의 산물들은 사회적 선과 악 모두를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핵심적인 질문은 생명공학 기술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그 기술의 혜택과 비용을 누구에게 귀속시킬 것인가에 대한 결정을 누가 내릴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사회 체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특히 정치적, 경제적 제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2) 농업이 산업화되고 과학적 발견에 심하게 의존하는 변화는 20세기 초반에 시작되었지만 식량 체계의 주요한 구조적 변화가 분명해진 것은 20세기 중반 이후이다. 이 무렵부터 종자에 대한 화학적 처리, 화학비료와 농약의 대량 사용이 본격화되었다. 영농 장비들도 축력이 주요 에너지원이었을 때보다 훨씬 대규모화 되었으며 농민들은 예전보다 훨씬 더 넓은 면적을 경작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가축의 대량 사육도 시작되었다. 특히 가축의 대량 사육은 식량체계의 구조적 변화의 주요한 계기였다. 가장 먼저 변화가 시작된 부문인 양계의 경우, 기업들은 닭과 사료를 제공하는 한편, 사육장의 건물과 시설 설계, 사육하는 닭의 종류, 사료의 종류, 사육 기간, 닭이 가공용으로 출하되는 시기 등 생산과 관련된 중요한 결정들을 내렸다. 생산자들은 자신들이 기르는 닭에 대한 권리가 없어지면서 판매에 대해서도 결정권을 상실하였다. 농민 자신이 관리, 노동, 자본의 대부분을 제공했던 가족농 체제에서, 모든 주요한 의사 결정들이 기업들에 의해 내려지는 산업화된 형태로의 변화가 시작되었다.

3) 이제 농민과, 농민에게 농업생산의 투입물을 제공하고 생산물의 시장을 제공하는 기업 사이의 관계는 50년 전과 다르다. 그때는 농민들에게 필요한 투입물의 생산자와 농민들이 이용가능한 시장이 경쟁적으로 존재했으며, 따라서 어떤 기업도 농업 투입물이나 농업 생산물의 가격이나 판매 조건을 마음대로 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주요 의사결정자로서의 농민의 지위는 지구화된 식량 체계 속에서 점차 소수의 거대 초국적 식품기업(군)에 의해 급속하게 대체되고 있다. 게다가 주요 농업생산물을 가공하는 기업들의 소유와 통제는 점차 집중화되고 있다. 수많은 농민들이 생산한 농업 생산물들이 소수의 가공 기업들을 거쳐서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는 전지구적 식량체계는, 이런 측면에서 ㉠ 모래시계를 닮아가고 있다. 육류 부문에서 상위 4개 기업이 도살하여 가공하는 몫은 쇠고기의 80%와 돼지고기의 57%, 닭고기의 50%에 이른다. 경종(耕種) 부문에서는 상위 4개 기업이 미국 옥수수, 밀, 대두의 57-76%를 가공한다. 농업생산물을 가공한 상품에는 카길, ADM, 콘아그라, 분게, IBP 같은 기업 이름들이 한번 이상 등장한다. 시장의 독점에 관한 문헌들은 해당 부문에서 상위 네 개 기업이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면 이들 기업들이 시장에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지적하는데, 가공 기업들은 전체 식량 체계에서 생산물의 가격뿐 아니라 생산물의 양, 종류, 질, 생산지 등의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식량 체계 속에서 기업들 사이에 경쟁이 존재하는 유일한 단계는 가공과 소매 단계 사이의 단계이다. 물론 이 단계에서도 상위 10개 기업들이 전체 소매 거래의 절반을 통제할 정도로 점점 더 집중화되고 있다.

4) 식량 체계의 집중화는 식량의 생산과 소비의 과정에서 두 개 이상의 단계들을 통합하는 수직적 통합도 수반한다. 콘아그라는 1997년 연차 보고서에서 자신이 미국, 캐나다, 멕시코, 영국, 칠레에서 농화학, 비료, 종자 부문의 선두 유통 기업임을 자랑하고 있다. 100개의 곡물저장고, 1,000개의 바지선, 2,000개의 화물 콘테이너를 보유, 가동하고 있는 콘아그라는 가축 사료를 제조하여 직접 닭을 기르고 이 닭들을 가공한다. 가공된 닭은 튀김용으로 판매되거나, 또는 더 가공되어 만찬장 등에 제공된다. 그리고 식량 체계 집중화의 또 다른 효과는, 전세계의 나라들을 전지구적인 산업적 식량 체계 속에 편입시키는 것이다. 카길은 70개국에서 영업하고 있지만, 카길의 경제적 거래는 더 많은 국가들로 확장된다. 실제로 전세계 식량 체계는 점차 다국적기업들에 의해 ‘국경이 없는 세계’로 통합되고 있다. 북미에서는 자유무역협정(NAFTA)의 시행과 함께, 쇠고기가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교역되고 있다. 미국에서 소비되는 쇠고기의 3/4을 공급하는 IBP, 카길, 콘아그라는 모두 캐나다에 목장과 가공 시설을 갖고 있다. 이 기업들은 예컨대, 멕시코에서 송아지를 분만해서 미국의 목장에서 키운 다음 캐나다의 도살장에서 가공한다. 다국적 식품 기업들은 호주,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포함한 전세계 여러 국가들에 생산 및 가공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5) 게다가 오늘날의 전지구적 식량 체계는 서로 다양한 제휴 관계를 확대하고 있는 소수의 기업들이 지배하는 것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과거에는 거대 곡물 기업들이 대부분 가족 소유였으며, 자신들의 거래 관계를 드러나지 않게 유지해 왔다. 이들 기업들은 식량 체계 내의 한 두 단계에서 영업했으며, 취급 상품도 소수였다. 하지만 오늘날 기업들은 합병, 합작 사업, 파트너십, 계약, 그리고 비공식적 관계 및 이면 계약 등을 이용하여 서로 통합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의 식량 체계가 카길/몬산토, 콘아그라, 노바티스/ADM을 중심으로 하는 세 개의 기업군으로 재편되고 있다. 아마도 여기에 기존의 유럽 생명과학과 화학 기업들 간의 새로운 제휴 기업인 제네카나 아벤티스, 또는 마이코겐과 듀퐁 등도 주요 기업이 될 것이다. 전지구적 식품기업군들 사이의 수많은 ‘제휴 관계’는 ‘이음매 없는 체계’로 불리는,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유전자에서 수퍼마켓에 이르는 완벽하게 통합된 식량 체계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 체계 속에서는 시장이 없으며, 따라서 유전자에서 수퍼마켓에 이르기까지 가격도 드러나지 않는다. 처음으로 가격이 대중에 알려지는 곳은 수퍼마켓일 것이다. 유전자 변형 종자를 구입하고(?), 생산물을 구입, 가공하여 소비자에게 제공하기까지 기술적인 소유권은 변할지도 모르지만 핵심적인 의사결정권자의 위치는 바뀌지 않으며, 생산물들은 항상 기업군의 재산으로 남아 있다.

6) 생명공학 기술을 어떻게 이용하고 누가 그로부터 혜택을 받을 것인가에 대한 결정들을 내리는 것은 바로 이러한 ‘식량 체계’ 기업군들이다. 생명공학 연구에 들어가는 엄청난 자본 비용과, 지적 재산권 보호를 위해 기업들에게 부여하는 특허 제도가 결합하여 전지구적 수준에서 독점의 기초가 된다. 생명공학의 도입과 기업들에게 주어지는 특허권은 앞에 언급했던 모래시계의 유비 관계를 새롭게 만들고 있다. 장차 식량 체계 속에서 농업 생산 투입물 쪽에서의 경쟁에 대한 제한이 가공 단계에서의 소수 지배적 기업들의 통제보다도 적어도 더 크거나 더 커질 것이다. 특허권은 경쟁을 제한하기 때문에 식량체계 기업군들은 생명공학 관련 기업들을 인수하거나 육성할 것이며, 다시 이 기업들은 배타적인 특허권에 의해 식량 체계 기업군 속에서 중심기업이 될 것이다. 

7) 자본주의는 시장에서 다수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경쟁하고 정부가 제한적으로 개입하는 경제 체계를 가리킨다. 시장에 대한 정부 개입이 없으면 일부 기업들이 경제적, 정치적 권력을 확대하고 경쟁자들을 몰아내는 것은 필연적이다. 전세계 수많은 국가들에서 수많은 상품들을 취급하는 기업은 한 국가에서 한 생산 단계에서 하나의 상품만을 취급하는 기업들의 생존을 어렵게 만든다. 소기업은 거대 기업이 기피하는 틈새 시장에서나 살아남을 수 있다. 생명공학은 엄청난 자본집약적 사업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소기업들은 곧 주변으로 밀려나게 된다. 이들은 연구 영역에서 경쟁하는데 필요한 자본을 창출할 수 없다. 더 크고 강력한 기업들은 자신들의 기술에 대하여 특허를 부여받으면서 경쟁자들을 더욱 용이하게 제거한다.

8) 생명공학 연구에 관여하는 연구자나 기업들은 생명공학 기술이 인류의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식품 기업들은 자선 단체가 아니다. 기업들은 자신들의 주된 임무는 투자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솔직하게 말한다. 지난 몇 년 동안 식품 기업들은 제조업 부문에서 제약 기업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배당 수익률을 기록해 왔다. 전세계 가난한 사람들은 식품 생산에 필요한 얼마간의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지만, 초국적 식품 기업들로부터 식량을 구입할 수도 없고 이 기업들이 판매하는 유전자 조작 종자도 구입할 수 없다.

9) 생명공학 기술은 너무 이르게 우리 사회에 도입되었다.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제도들과 그밖의 제도들이 그러한 강력한 기술의 도입에 대처할 만큼 충분히 발전하지 못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 생명공학에서의 경쟁의 목적은 무엇인가를 질문하게 된다. 지금 진행 중인 ‘경쟁’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소수 거대 기업들 사이에서의 누가 단기간에 가장 많은 이윤을 얻을 것인가의 경쟁이고, 다른 하나는 연구 기관들 사이에서의 누가 더 많은 연구비와 더 높은 지위를 얻을 것인가의 경쟁이다. 정부는 기업들의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면서 식량체계 내에서의 기업들 사이의 경쟁을 제한하는 구조를 수립하고 있다.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하여 기술 발전을 가속한다는 것이 이유이지만, 이 구조는 연구를 사유화함으로써 연구 및 상품 개발에서의 기밀을 증가시킨다. 그리고 사회의 다른 제도들이 새로운 기술의 도입에 대비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 시점에서는 식량 체계 속의 모든 생명공학 기술을 수용할 것인가, 아니면 거부할 것인가의 양자택일이 사회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으로 보인다. 이 기술의 발전을 늦추고, 우리의 민주적 전통을 따라 그 이익과 비용에 관한 논쟁에 대중이 참여하고 사회의 다른 제도들이 어떻게 개입할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을 때까지 그 과정을 늦추는 것이 어떤가를 질문해 본다.


1. 이 글의 성격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주장을 논박한다.         

② 사회 상황을 분석한다.

③ 사건의 발생을 설명한다.   

④ 행위자의 활동을 서술한다.

⑤ 대립되는 견해들을 조화시킨다.

2. 식량 체계의 집중화’에 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과학적 기술 개발 비용의 증가에 따라 식품 기업들의 제휴가 확대된다. 

② 생산 단계의 통합과 효율성 증대를 통하여 식량의 대량생산을 결과한다. 

③ 식품의 생산과 유통과 판매가 계열화됨으로써 기업들 사이의 경쟁이 감소한다.

④ 다국적 기업의 국경을 넘나드는 경제활동에 의해 전지구적 식량체계가 형성된다.

⑤ 초국적 기업들의 지배력 확장으로 소규모 기업은 틈새 시장에서나 생존할 수 있다.

3. 위의 ㉠모래시계 비유가 의미하는 것에 대한 적절한 해석은?

① 식량 분배 문제 악화에 따라 인류의 파멸이 다가오고 있음

② 식량의 생산과 소비의 흐름을 식품 기업들이 통제하고 있음

③ 식품 기업들이 분야와 특성에 따라 통합되어 대규모화하고 있음

④ 거대 식품 기업들이 경쟁함으로써 시장에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음

⑤ 수많은 농민들이 소수의 다국적 식품 기업 체계 속으로 편입되고 있음

4. ㉡생명공학에서의 경쟁이 초래한 결과라고 말하기 어려운 것은?

① 기업의 연구개발비 급증   

② 지적 재산권 보호의 강화

③ 연구 기관의 사회적 지위 상승

④ 식량 생산비 및 판매가의 하락

⑤ 식품 기업간 제휴 통합의 증가

5. 글쓴이가 동의할 가능성이 가장 큰 진술은?

① 생명공학 기술의 개발은 인류의 식량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다.

② 초국적 식품 기업의 성장은 식량 주권 문제에 대한 각성을 촉발할 것이다.

③ 전지구적 식량 체계의 확립은 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증대시킬 것이다.

④ 과학․기술의 개발과 사용은 사회․정치적 제도들을 통하여 통제할 수 있을 것이다.

⑤ 시장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개입은 기업들의 생산성 향상 노력을 위축시킬 것이다.


제시문의 대의

서론격인 1)단락에서 ‘생명공학 기술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그 기술의 혜택과 비용을 누구에게 귀속시킬 것인가에 대한 결정을 누가 내릴 것인가?’라는 논점을 제시하고 있다. 2)~8)단락인 본론에서 그 대답을 하고 있다. ‘지구화된 식량 체계 속에서 소수의 거대 초국적 식품기업(군)이 생산물의 가격, 양, 종류, 질, 생산지 등에 관한 주요 의사결정자’이며, 따라서 거대 초국적 식품기업들에게 혜택과 비용이 귀속되고 있음을 서술하고 있다. 결론에 해당하는 9)단락에서 ‘생명공학 기술을 수용하되, 그 기술의 발전을 늦추고, 우리의 민주적 전통을 따라 그 이익과 비용에 관한 논쟁에 대중이 참여하고 사회의 다른 제도들이 어떻게 개입할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을 때까지 그 과정을 늦추는 것이 어떤가를 질문해 본다.’며 힘없는 주장으로 글을 마무리하고 있다.


문제풀이 

논란의 여지가 적은 문제부터 풀어보도록 하자.

1. 비교적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는 문제이다.

제시문은 위에서 간단히 요약한 대로, 생명공학 기술이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에 대해 서술하고, 현실을 점검한 후, 필자의 견해를 다소 소극적인 어조로 피력한 글이다. 이와 가장 가까운 설명은 ‘사회 상황을 분석한다’는 ②번이다.

오답피하기⇒ ① 주장을 논박한다. 8)단락에서 생명공학 연구에 관여하는 연구자나 기업들의 ‘생명공학 기술이 인류의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논박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글의 일부분에 대한 설명이다.


3. 먼저 집고 넘어갈 것은 이러한 문제는 ‘맥락의 이해’를 요하는 문제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2,3,4번 문제처럼 밑줄 그은 부분의 의미를 묻는 문제라고 해서, 밑줄 그은 곳만을 주시해서는 정답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허리부분이 잘록한 모래시계의 외형에만 집중하면, ④번을 답으로 고를 수 있는 문제이다. 모래시계는 ‘기업들의 소유와 통제가 점차 집중화되는 현상’을 형상화한 비유적 표현이다. 즉 ‘수많은 농민들이 생산한 농업 생산물들이 소수의 가공 기업들을 거쳐서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는’ 구조를 표현한 것이다. 따라서 정답은 ②번(식량의 생산과 소비의 흐름을 식품 기업들이 통제하고 있음)이다.


4. 이 문제 역시 밑줄 그은 ‘㉡생명공학에서의 경쟁’만을 주시해서는 정답을 구할 수 없는 문제이다.

앞에서 정리한 바대로, ‘생명공학 기술을 어떻게 이용하고 누가 그로부터 혜택을 받을 것인가에 대한 결정들을 내리는 것은 소수의 거대 식량 체계 기업군들이다.’ 그런데 생명공학 연구에 들어가는 엄청난 자본 비용과, 지적 재산권 보호를 위해 기업들에게 부여하는 특허 제도가 결합하여 대기업의 독점적 지위는 더욱 더 공고해지게 된다. 특히 ‘특허권은 경쟁을 제한하기 때문에 식량체계 기업군들은 생명공학 관련 기업들을 인수하거나 육성할 것이며, 다시 이 기업들은 배타적인 특허권에 의해 식량 체계 기업군 속에서 중심기업이 될 것이다.’는 6)단락의 내용과 ‘생명공학은 엄청난 자본집약적 사업으로서, 대부분의 소기업들은 자본력에서 밀려서 경쟁 대열에서 떨어져 나가게 되며, 대기업들은 자신들의 기술에 대하여 특허를 부여받으면서 소기업 경쟁자들을 더욱 용이하게 제거한다.’는 6)단락의 핵심 내용을 주목해야 한다. 그러면 ‘생명공학에서의 경쟁’의 실체는 무엇인가? 경쟁이 불가능하거나 사라졌다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소수 거대 기업들 사이에서의 누가 단기간에 가장 많은 이윤을 얻을 것인가의 경쟁’과 ‘연구 기관들 사이에서의 누가 더 많은 연구비와 더 높은 지위를 얻을 것인가의 경쟁’이 존재한다. 즉 ‘생명공학에서의 경쟁’ 이라는 짧은 어구에 내포되어 있는 의미는 이렇듯 복잡하다.

여기서 또 중요한 것은, ‘과학 기술의 발달, 엄청난 자본의 투자, 대기업들의 제휴 및 통합, 진입장벽이 높아짐으로 인하여 소기업들이 경쟁 대열에서 떨어져 나감...’ 등등의 것들이 단순한 일련선상에서의 인과관계가 아니라, 얽히고설킨 복잡한 관계를 띠며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원인과 결과의 관계가 순환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기득권을 지닌 대기업 입장에서는 선순환이며, 높은 진입장벽 앞에 서 있는 소기업 입장에서는 악순환이 될 것이다. 따라서 ①번의 ‘기업의 연구개발비 급증’은 ‘생명공학에서의 경쟁의 원인’이지,  ‘생명공학에서의 경쟁이 초래한 결과’가 아니라고 보는 것은, 문제를 너무 단선적으로 이해한 결과인 것이다.

8)단락에서 ‘생명공학 기술이 인류의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생명공학 연구에 관여하는 연구자나 기업들의 주장에 대해, 식품 기업들도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주된 임무는 투자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반박하는 내용을 통해서, 식량의 판매가를 낮추지 않을 것임을 추론해낼 수 있다. 따라서 ’생명공학에서의 경쟁이 초래한 결과라고 말하기 어려운 것‘은 ④번(식량 판매가의 하락)이다.


2. 여러 가지 면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문제이다. 그리고 다시 강조하건대, 이 문제 또한 ‘식량 체계의 집중화’라는 어구의 풀이를 묻는 문제가 아님은 물론이고, 해당 어구가 있는 단락만 보고 문제를 접근해서는 안 된다.

이번엔 오답풀이부터 하기로 한다. 많은 수험생 및 언어이해 강사분들이 ①번을 답으로 고르고 있다. 4번 문제 풀이에서 언급하고 강조한 바대로, ‘과학적 기술 개발 비용의 증가’를 ‘식품 기업들의 제휴’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제시문 전체를 보았을 때, ‘과학적 기술 개발 비용의 증가에 따라 식품 기업들의 제휴가 확대된다.’는 문장이 없다거나, 4)단락에 이와 같은 내용이 없다는 것을 이유로 들어 ①번이 적절하지 않은 설명이라고 보는 것은 이 예시문제의 수준을 수능 이하의 것으로 판단한 결과라고 보인다. ②번의 ‘생산 단계의 통합과 효율성 증대’는 ‘식량 체계의 집중화’의 다른 표현이며, 소수의 대기업들이 전지구인들이 소비하는 엄청난 양의 식량을 생산해내는 것을 ‘대량생산’이라고 할 때, ‘생산 단계의 통합과 효율성 증대를 통하여 식량의 대량생산을 결과한다.’는 진술은 적절한 설명이다.

④번의 ‘다국적 기업의 국경을 넘나드는 경제활동에 의해 전지구적 식량체계가 형성된다.’는 진술은 제시문 본론에 해당하는 내용에서 충분히 그 적절성을 알 수 있고, ⑤번의 ‘초국적 기업들의 지배력 확장으로 소규모 기업은 틈새 시장에서나 생존할 수 있다.’는 내용은 7)단락에 거의 그대로 서술되어 있는 진술이다.

문제는 ③번인데, 우선 어구풀이부터 하면 ‘식품의 생산과 유통과 판매가 계열화되었다’는 것은 4)단락의 ‘식량의 생산과 소비의 과정에서 두 개 이상의 단계들을 통합하는 수직적 통합’을 일컫는 것이다. 제시문에 ‘계열화’란 단어가 없다고 해서 그 개념 및 의미가 진술되어 있지 않다고 보는 것은 무지의 소치이다. 그리고 만약 출제자가 ③번을 적절한 설명으로 설정했다면, ‘경쟁이 감소한다’가 아닌, ‘경쟁률이 감소한다’, 혹은 ‘경쟁 대상의 수가 감소한다’라고 했어야 옳다. 대다수의 소기업들은 높은 진입장벽에 의해 경쟁 대열에서 밀려난다. 그것은 경쟁률의 감소라고 해야지, 경쟁 자체가 줄어들었다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표현이다.

실질적인 경쟁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수의 대상자가 경쟁하느냐보다, 어떤 상대와 경쟁하느냐이다. 로스쿨 입시를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어느 대학교 출신인지에 대한 언급은 민감한 부분이라 차치하고), 학점이나 영어 점수가 높지 않은 수험생이 별로 준비도 하지 않은 채 응시한다면, 그 수가 아무리 많다 한들, 학점 및 영어 점수가 높고 LEET 및 논술 대비도 철저히 하여 월등한 실력을 갖춘 수험생의 경쟁상대가 되는가? 반대로 비록 경쟁률은 낮지만, 나와 비등한 위치와 실력을 갖춘 수험생들 끼리 1등을 차지하려고 할 경우, 이를 경쟁이 줄었다고 할 수 있는가?

식량 체계의 집중화는 ‘소수 거대 기업들 사이에서의 누가 단기간에 가장 많은 이윤을 얻을 것인가의 경쟁’과 ‘연구 기관들 사이에서의 누가 더 많은 연구비와 더 높은 지위를 얻을 것인가의 경쟁’과 연결된다. 비록 소수이긴 하나, 그들의 리그는 더욱 치열한 전쟁으로서, 경쟁이 줄어들었다고 할 수는 없다.

이 때 ‘감소’의 사전적 의미가 ‘양이나 수치가 줆’이라는 점에서, ③번의 ‘경쟁이 감소한다’의 의미가 ‘경쟁률이 감소한다’, 혹은 ‘경쟁 대상의 수가 감소한다’라고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바대로 ‘경쟁’과 ‘경쟁률’은 엄연히 다른 것이며, 이를 혼동했다면 이는 출제자의 명백한 잘못이다. 다시 말해, ‘경쟁이 감소한다’는 의미에 ‘경쟁률이 감소한다’는 의미가 포함될 수는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경쟁, 경쟁의 치열함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도 포함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식품의 생산과 유통과 판매가 계열화됨으로써 기업들 사이의 경쟁이 감소한다.’는 ③번은 식량 체계의 집중화’에 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진술이다.


5. 우선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하기 바란다. ‘동의하다’와 ‘바라다’의 의미가 같은가? 문제는 분명히 ‘글쓴이가 동의할 가능성이 가장 큰 진술은?’이다. 글쓴이가 바라는 바(주장)가 무엇인가를 묻고 있지 않다는 점을 유념하자. 지금까지의 제시문에 대한 설명과 1~4번의 문제풀이를 통하여 ①, ③, ⑤번은 글쓴이가 동의하지 않을 진술임에는 큰 이의가 없을 것이다. 문제는 ②, ④번이다.

글쓴이는 분명 ‘생명공학 기술을 수용하되, 그 기술의 발전을 늦추고, 그 이익과 비용에 관한 논쟁에 대중이 참여하고 사회의 다른 제도들이 어떻게 개입할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을 때까지 그 과정을 늦추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글을 찬찬히 다시 읽어 보라. 글쓴이가 ‘정부의 개입과 어떠한 제도를 마련함으로써 대기업의 과학․기술의 개발과 사용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를. 7)단락에서 ‘정부 개입이 없으면 일부 기업들이 경제적, 정치적 권력을 확대하고 경쟁자들을 몰아내는 것은 필연적이다.’라고 진술하고 있다. 즉 정부가 개입해주기를 글쓴이는 바라고 있다. 그러나 9)단락에서 다음과 같이 진술하고 있다. ‘정부는 기업들의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면서 식량체계 내에서의 기업들 사이의 경쟁을 제한하는 구조를 수립하고 있다.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하여 기술 발전을 가속한다는 것이 이유이지만, 이 구조는 연구를 사유화함으로써 연구 및 상품 개발에서의 기밀을 증가시킨다. 그리고 사회의 다른 제도들이 새로운 기술의 도입에 대비하기 어렵게 만든다.’ 즉 정부는 오히려 기득권을 쥐고 있는 대기업의 위치를 더욱 더 공고히 만드는 기능을 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건대, ‘동의하는 것’과 ‘바라는 것’은 다르다. 글쓴이는 ‘과학․기술의 개발과 사용은 사회․정치적 제도들을 통하여 통제하기’를 바랄 수는 있을지언정, ‘과학․기술의 개발과 사용은 사회․정치적 제도들을 통하여 통제할 수 있을 것이다.’는 진술에 동의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는 글의 결론을 통해서도 입증된다. ‘이 기술의 발전을 늦추고, 우리의 민주적 전통을 따라 그 이익과 비용에 관한 논쟁에 대중이 참여하고 사회의 다른 제도들이 어떻게 개입할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을 때까지 그 과정을 늦추는 것이 어떤가를 질문해 본다.’ 이 글이 논설문이라면, 논설문에서 이렇게 힘없는 주장 및 결론을 본 적이 있는가? ‘사회․정치적 제도들을 통하여 과학․기술의 개발과 사용이 통제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면 이렇게 소심한 표현으로 글을 끝맺지는 않을 것이다.


‘초국적 식품 기업의 성장은 식량 주권 문제에 대한 각성을 촉발할 것이다.’는 ②번 진술은 제시문에 직접적으로 서술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초국적 식품 기업의 성장’과 그로 인한 과점 상태는 대중들에게 결코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그것을 저지 혹은 통제할 수 있느냐는 별개로, 이러한 현실을 통해, ‘(대중이) 식량 주권 문제에 대한 각성을 촉발할 것이다.’는 것에는 글쓴이가 분명히 동의할 것이다.

④번이 답이라고 주장하는 수험생들은 다음과 같이 질문할 수 있을 것이다. 글쓴이가 ‘사회․정치적 제도들을 통하여 과학․기술의 개발과 사용이 통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으니까, 즉 그럴 가능성이 있으니까 이러한 글을 쓴 것 아니냐고.

이에 대해 예를 들어 설명하기로 하겠다.

다음을 정확하게 발음해 보자. ‘닭이’, ‘닭의’, ‘팥을’, ‘팥이’, ‘효과’. 본인의 실력 확인을 위해 각 어절 위에 소리나는 대로 적어 보라. 처음에 무심코 읽었을 때와 고민하여 적는 결과가 달라지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이들의 정확한 발음은 각각 [달기], [달긔], [파틀], [파치], [효과]이다. 이 글을 읽는 이들 대부분이 5개를 무심코 소리내어 읽을 때, 모두 다 정확한 발음을 하지는 못 했을 것이다. 이것은 20년 가까이 대한민국 국민을 가르쳐 온 필자의 경험에서 확인한 사실이다. 우리는 영어 발음이 틀리거나, 서투르면 스스로 부끄러워하거나, 그러한 친구를 놀리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 말들, 어려운 말도 아니고 쉬운 말들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확하게 발음하지 못하는(안 하는?), 그리고 틀리게 발음하는 경우에도 그리 부끄러워하지 않는 경우를 너무도 많이 보아왔다. 필자가 만약, 이러한 현실에 대하여, 안타까움을 표하며, ‘사전을 잘 찾고 기본적인 발음 규칙을 잘 배워서 우리말을 올바르게 발음하자!’는 주제의 글을 쓴다고 가정하자. 이 때 ‘사람들이 사전을 잘 찾고 기본적인 발음 규칙을 잘 배워서, 우리말을 올바르게 발음하기를 원하는가?’라고 물으면, 당연히 'Yes'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사전을 잘 찾고 기본적인 발음 규칙을 잘 배워서, 우리말을 올바르게 발음하게 될 것이다.’는 진술에 대하여 동의하냐고 묻는다면, 'Absolutely no!'이다. 그러면 그러한 글을 왜 쓰냐고? 그것이 얼마나 실현 가능한지를 넘어서, 옳은 일과 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소리 높여 외치는 것, 그것이 지식인의, 교육하는 이의 역할이며 주어진 몫이 아닌가?


지금까지, 현재로서는 LEET 언어이해의 유일한 지표라 할 수 있는 예시문항을 분석하고, 필자가 생각하는 정답을 제시했다. 필자가 제시한 정답이 출제자의 것과 다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그러할 경우 정말 궁금하다. 출제자들이 필자의 풀이를 보고 무어라 반박할지가.

서두에서 말한 바대로, 정답보다 중요한 것은 ‘LEET 언어이해’가 어떠한 문제인지, 그 수준을 이해하고 그것에 맞게 준비하는 태도일 것이다. 예시문항을 통해 분석하여 볼 때, ‘LEET 언어이해’는 그리 만만한 문제가 아니다. 지면의 한계상 ‘LEET 언어이해’가 수능, PSAT, MEET․DEET 문제와 어떻게, 얼마만큼 다른지에 대한 논의를 구체적으로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필자가 본고를 통하여 수험생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메시지는, LEET 언어이해를 만만히 봐서는 큰코다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언어이해의 문제를 수능 언어영역의 문제 수준으로 보고 우습게 여기거나, 하나의 제시문에 복수의 문제가 출제된다는 유사성만으로 MEET․DEET 문제와 비슷할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여 준비해서는 실전에서 후회할지도 모른다. 누구의 견해를 따를 것인지, 어떠한 태도로 준비해야 하는지 잘 판단해야 한다. 판단은 수험생 여러분의 몫이다.

- 베리타스, 멘토LEET 논술/언어이해 송원호

cafe.daum.net/leet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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