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고시 수석 등 합격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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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고시 수석 등 합격자 인터뷰
  • 법률저널
  • 승인 2007.04.0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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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미, “최고는 아니어도 최선을 다하는 공직자가 되고 싶다”
김영수, “미 의회와 같이 전문성 갖춘 대의기관으로 변모하는 데 일조하겠다.”
김형진, “謀事在人 成事在天(모사재인 성사재천)”

 

국회에서 일임을 담당할 새로운 얼굴이 확정되었다. 국회사무처는 지난 3월 30일 총 25명의 제23회 입법고시 최종합격자 명단을 발표했다.


수석의 영광은 재경직 김혜미씨(26, 서울대 경제학부 4년)에게 돌아갔고 법제직 김형진씨(31,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졸)가 최고령을 일행직 김영수씨(22, 서울대 사회학과 4년)가 최연소 합격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수석을 차지한 김혜미 합격자는 “기쁘고 얼떨떨하다”며 세 번째 도전만에 얻은 합격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영수 최연소 합격자는 “전화로 합격 소식을 전해 듣고는 펄쩍펄쩍 뛰며 기뻐했다”며 “군대도 다녀오지 않았지만 합격연령이 매년 낮아지는 요즘 추세에 최연소란 타이틀이 약간은 어색하다”면서 쑥스러워했다. 


김형진 최고령 합격자는 “2002년 봄부터 시작한 수험생활을 5년을 꽉 채우고서야 마감할 수 있었다”며 안도감을 내비쳤다.


제23회 입법고시를 최종 관문을 통과한 세 합격자들의 합격소감과 수험생활에 대한 궁금증을 물어봤다.


다음은 합격자들과의 일문일답


-합격소감?

김혜미(이하 혜미) : 2차 시험을 응시하러 갔을 때, 국회에서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그 꿈이 실현되고 나니 매우 기쁘기도 하고, 아직 얼떨떨하기도 합니다.

 

김영수(이하 영수) : 입법고시는 선발인원이 극히 적은 시험이고 2차시험을 특별히 잘 본듯한 기분은 들지 않아 합격은 감히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직도 합격에 대한 실감이 잘 나지 않습니다. 입법조사처 신설에 따른 선발인원 확대 등 여러 가지로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김형진(이하 형진) : 솔직히 합격했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학원을 가서 시험을 보고, 채점 받은 답안지에 실망하고, 수험서를 뒤적이고...... 이 생활이 6월 말까지 계속될 것만 같습니다. 다만 수험목적을 위해서 더 이상 책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안도감을 줍니다.


-입법고시에 응시하게 된 계기는?

혜미 : 처음 고시를 시작했을 때, 우연히 다음카페를 통해 입법고시 접수기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응시한 처음 1차에서 합격하여 2차를 준비하면서 국회의 일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후 점차 입시의 매력을 알게 되었고, 국회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은 커져갔습니다. 그러던 중 이번에 세 번째 도전을 통해 원하던 바를 이루게 되어 기쁩니다.

 

영수 : 행정고시 준비하면서, 앞으로의 대의민주주의의 발전과정에서 국회의 기능 확대의 필요성과 이를 뒷받침할 국회 입법사무관의 역할과 전망을 알게 되었고, 이에 큰 매력을 느끼게 되어 행정고시와 입법고시 양자를 병행하여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형진 : 법제직렬의 응시자들이 대부분 사법시험을 병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사법시험을 5년 동안 준비해온 수험생이죠. 현재 사법고시 2차생이고요. 그래서 2차 공부의 기회를 사법고시 하나로 평가 받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들었고,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의도에서 입법고시를 응시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공직생활에 대한 동경도 있었습니다. 비록 사법시험을 준비하기는 하였지만, 임용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준비한 것이었고, 그렇지 않더라도 변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공직에 몸담을 생각을 쭉 해왔었습니다.


-PSAT 준비는 어떻게 했나?

혜미 : 처음에는 자료해석 영역과 상황판단 영역은 이승일 강사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올해에는 사정상 1차 준비를 1월부터 시작하여 시간이 너무 촉박했기 때문에 학원 모의고사를 스터디와 혼자 학습을 통해 하루에 5회씩 매일매일 풀면서 시간단축을 위해 노력을 했습니다.

 

영수 : PSAT 점수가 안정적으로 나오는 편이었기 때문에, 1차에 대한 부담이 적은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입법고시의 경우 1차 선발 인원도 적은 편이었기 때문에 특히 약한 부분이었던 논리퀴즈와 상황판단영역을 보충해야했고 기출문제에 대한 해설이 비교적 잘 되어있던 이관호 저 독학언어논리와 독학상황판단을 보면서 매일 시간을 맞추어 기출문제나 문제집을 풀어보았습니다. 문제 자체에 대한 분석보다는 시간 내에 문제를 제대로 읽고 계산실수를 줄이는 연습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형진 : 일반행정직렬이나 재경직렬의 경우에는 대부분이 행정고시를 병행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라서 PSAT 준비를 착실히 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법제직렬에 경우 별도로 PSAT 을 공부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저의 경우 2순환 후사법이 진행되고 있던 터이라 따로 준비할 여력이 없었습니다.


부끄럽게도 저의 PSAT 경험은 제 22회 입법고시에 헌법실력을 체크하기 위해서 응시한 것이 전부입니다. 다만 주위에 같이 수험생활을 했던 분들의 대부분이 행정고시나 외무고시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PSAT 시험의 대강을 알고 있었고, 당해에는 시험 운이 많이 작용한 것 같습니다.


- 2차를 위해 선택한 교재는?

혜미 : 저는 가장 많이 보는 기본서를 택했습니다. 경제학은 이준구 교수님과 정운찬 교수님의 교과서를 보았고, 행정법은 홍정선 교수님의 행정법특강, 행정학은 정정길 교수님의 행정학의 새로운 이해와 정경호 강사님의 실전중심행정학, 재정학은 이준구 교수님의 재정학과 이만우 교수님의 신공공경제학, 국제경제학은 김인준 교수님과 김신행 교수님책을 보았습니다.

 

영수 : 경제학은 미시는 이준구, 이영환 교수님 저를, 거시는 정운찬 교수님 저를 보았습니다. 어느 정도 공부가 된 이후에는 학원 자료를 섞어 만든 서브를 보면서 교과서는 모르는 부분을 참고하는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행정법은 박균성 교수님 저 행정법강의를 보았고 시험 직전에는 김정일 선생님 자료집을 반복해서 보았습니다. 행정학의 경우 이원강 선생님 서브자료에 변경된 제도들을 추가했습니다. 세부적인 내용보다는 큰 틀안에서 병렬적으로 차별화시키고자 하였습니다. 정치학은 정원준 선생님 필기를 위주로 자료집에 있는 논문 하나당 1-2쪽 정도로 요약·정리하고 학교 수업 필기로 보충하여 반복적으로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책학은 사례 서술 문제가 많아 이선혜 선생님 서브에 정책사례연구라는 책으로 보충했습니다.


형진 : 입법고시를 위해서 별도로 준비한 교재는 없고, 사법시험 2차와 시험과목이 중복되기 때문에 그동안에 가지고 있던 학원자료를 재검토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기본서로는 민법(김형배 교수님의 교과서와 노재호 민법교안), 행정법(홍정선 교수님의 행정법 특강), 형법(이재상 교수님의 교과서와 송헌철 형법단권화강의), 헌법(정회철 변호사 사례·단문연습), 상법(김혁붕 상법신강) 입니다. 사실 입법고시 2차 수험기간이 너무 단기여서 기본서를 다 보지는 못하여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보았고, 쟁점부각이 잘 되어있는 모의고사 사례자료를 중심으로 공부했습니다.


-입시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혜미 :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을 견디는 것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또한 1차와 2차 사이의 간격이 짧기 때문에 단기간 내에 2차과목을 정리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 컸습니다.

 

영수 :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그럴 것 같은데, 저 역시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이겨내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친구들이 슬슬 군대에서 제대하고, 나름대로의 커리어를 쌓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가끔씩 들었던 제가 선택한 길의 결말이 어떨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형진 : 역시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이죠. 특히나 입법고시를 실패하게 될 경우의 후폭풍이 긴장감을 극도로 고조시켰습니다. 물론 아직 사법시험이 남았다는 사실이 여유를 가지게 하였지만, 입법고시에 실패한다면 저의 공부방법이 잘못된 것이었고, 다시 시행착오를 되풀이하기에는 3개월의 시간이 너무 짧아 결국 사법고시도 실패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매시간 엄습을 해와 시험사정기간 내내 견디기가 무척 힘이 들었습니다.


-자신만의 독특한 공부방법이 있다면?

혜미 : 시험장에서는 단시간 내에 빠짐없이 쓰는 것이 중요하기에, 두문자를 통한 암기를 많이 했습니다. 또한 작은 수첩에 개념과 키워드를 적어 다니면서 밥을 먹을 때에 틈틈이 본 것도 좋았습니다.

 

영수 : 가장 비중이 큰 2차시험의 경우 주관식 서술형이기 때문에 제가 답안지에 쓸 수 있는 한계 내에서만 공부하려고 했습니다. 서브를 만들 때도 중점적인 이론과 제도만 남겨두었고, 나머지는 버리거나 간략히 한 두 줄로 정리하였습니다. 조금은 무모하기도 했지만, 세부적인 목차는 저만의 틀로서 실제 시험 때마다 문제에 맞춰 새롭게 구성하려고 했습니다.


형진 : 비법대생이라는 한계와 머리가 뛰어나지 못해서 특별한 공부방법론을 제시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원 강사의 선택도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선택하는 방향으로 따라갔고, 수험 교재도 가장 많이 보는 수험서로 채택했습니다.


-스트레스 해소방법?

혜미 : 원래 만화책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신림동에 거주하다보니 만화책과 친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에 입시를 준비하면서는 원피스와 데쓰노트, 열혈강호 등의 만화책을 하루에 한 두 권씩 보면서 공부가 힘들 때 기분전환을 했습니다. 또한 신림동거리 산책이나 친구와 가족과의 대화, 맥주 한 잔 등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영수 : 낙천적인 성격이라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는 않았지만, 보통 여자친구나 친구들과 전화 통화를 하거나 혼자 비디오를 보기도 했습니다. 가끔은 고시식당 대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였습니다.


형진 : 남들과 다를 바 없습니다. 컴퓨터 게임(스타크래프트)이나 당구 치는 것을 좋아해서 자주 했습니다. 술도 가끔 하구요. 하지만 운동은 거르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1년 회원권을 끊어 일주일에 4번 이상을 했고, 특히나 2차 시험기간 중에도 거르지 않았습니다. 체력보강의 문제보다는 불안한 마음을 추스르고, 잡다한 생각 없이 시험에 집중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면접 시험은 어떻게 준비했나?

혜미 : 면접은 작년에 행시 3차를 준비하면서 많은 연습을 했었기에 큰 준비를 하지 않았습니다. 기간이 1주일밖에 없었기에 스터디를 통해 주요한 사안에 대한 집단토론과 개별면접 등을 몇 번만 연습해 보았습니다.

 

영수 : 면접시험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2차 합격 당일 밤에 스터디를 조직하고 다음날 모여서 출제될 가능성이 높은 주제를 모았습니다. 조별 집단면접에 대비해서 논쟁이 되고 있는 주제 12개를 선정해서 4일 동안 3주제씩 토론해 보고, 출제 가능성이 낮은 주제들은 짧게 논점만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개별면접에 대비하여 자기소개서를 여러 장 복사하여 모의 면접을 치러보기도 했습니다. 세부 내용보다는 침착하고 부드럽게 말하는 연습에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형진 : 입법고시 이전 기수 카페에 들어가서 자료를 참고하고, 뉴스나 신문을 면접준비기간 동안 챙겨 보려고 하였습니다. 집단면접주제가 예상하지 못한 것이 나와 당황하여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해 최종발표가 있기까지 무척 마음을 졸였습니다.


-앞으로의 포부는?

혜미 : 신림동에서 공부할 때 품었던 다짐들을 잃어버리지 말고, 최고는 아니어도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가 되고 싶습니다.

 

영수 : 현재 국회가 행정부에 비해 미미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미국의 의회와 같은 전문성을 지니고 사회문제를 정책화 할 수 있는 진정한 대의민주제의 대표기관으로 변모하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형진 : 합격에 대한 실감이 나지 않아서인지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그리 깊게 고민해 보지는 않았는데, 현재 생각으로는 법률 전문가로서 법조인으로서의 길을 보류하고 공직자로서의 길을 선택한 만큼 최대한 업무수행능력을 키워 입법 전문가로서의 자질을 갖고 싶습니다.


-수험생들에게 한마디

혜미 : 고시 생활을 하면서는 넘어야 하는 관문이 많은 만큼 힘든 순간이 많이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비록 그 당시에는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것 같지만 그 순간 포기하지 않고 일어나시면 분명 좋은 결과 얻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영수 : 힘들고 불확실한 길인만큼 여러 가지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크시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왕 이 길에 뛰어든 이상 빠른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학원 강의와 모의고사 점수에 너무 연연해하지 말고, 실전에서 얼마나 체계적으로 쓸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항상 여러분들을 응원하고 계실 가족들과 친구들을 생각하시면서 남은 기간 열정과 의욕을 불태우시기 바랍니다.

 

형진 : 면접을 위해 제출한 자기 소개서에도 적은 말인데......
 “謀事在人 成事在天(모사재인 성사재천), 일을 해결하려고 꾀를 내는 것은 사람이지만, 일이 잘되고 못되는 것은 하늘의 뜻이다.” 수험가에서의 운칠기삼이라는 말과 다를 게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꾸준히 실력을 쌓으면서 최선을 다해서 삶에 임하면 언젠가는 하늘이 여러분의 뜻을 받아들일 날이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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