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2023년 변리사시험 수석 박준우 씨 “성적 상승의 비결은 달라진 마음가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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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 2023년 변리사시험 수석 박준우 씨 “성적 상승의 비결은 달라진 마음가짐”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3.12.15 17: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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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제60회 변리사시험 수석 합격 박준우 씨 울산과학고 조기졸업/서울대 자연과학대학 화학부 졸업
2023년 제60회 변리사시험 수석 합격 박준우 씨
울산과학고 조기졸업/서울대 자연과학대학 화학부 졸업

1차, 강의 수강 당일 반드시 ‘복습’…계획은 시간 아닌 ‘분량’으로
‘무슨 일 있어도’ 특허·상표·민소법 모두 기본서 기준 ‘6일 1회독’

Ⅰ.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이번 60회 변리사 2차 시험에서 수석으로 합격하게 된 박준우입니다. 합격자 발표가 지난 후 항상 이맘때는 마음이 뒤숭숭한 채 내년 공부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이렇게 합격수기를 쓰게 되니 감회가 정말 새롭습니다. 수험기간이 오래되다 보니 기억이 옅어졌는데, 이 수기를 읽으시는 분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최대한 많이 떠올려 보았습니다. 부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Ⅱ. 수험기간

2018년 11월 군대 외출을 나와 학원가의 변리사 시험 종합설명회를 들은 이후로, 바로 토익 공부부터 시작했습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중간에 쉬는 기간이 꽤 많았지만, 수험생 신분(합격자 발표일까지)으로 산 기간은 거의 5년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Ⅲ. 1차 공부 방법

1. 서설

전술한 휴식 기간을 제외하고, 각 과목별로 시간 순서대로 공부했던 방식을 소개하겠습니다. 또한 강의를 수강한 날에는 반드시 당일에 복습을 했다는 점과 시간이 아닌 분량으로 계획을 세워 공부를 했다는 점을 특히 강조드리고 싶습니다.

2. 시험 점수

시험 점수의 경우 57회 1차 시험(동차)의 경우 민법 100점, 산업재산권법 90점, 자연과학개론 90점이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59회 1차 시험(3시)의 경우 가채점 당시 평균이 90점이었고 민법이 90점 이상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3. 민법

2019년 3월경부터 2달 동안 군대 내에서 김동진 선생님 민법 기본강의를 수강하면서, 기본서에 밑줄 작업을 했습니다.

이후 2019년 10월 중순이 되어서야 다시 기본서를 보았고, 객관식 문제집 풀이가 되지 않아 빠르게 객관식 풀이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저에게는 객관식 문제 풀이 강의가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강의를 들으면서 선생님 해설 중에 책에 없는 내용들은 모두 가필했고, 특히 사례형 문제의 경우, 별도의 도식화 자료들이 제공되었지만, 보는 자료의 수를 줄이기 위해 문제집에 따로 옮겨 그렸습니다. 이후에는 기본서를 완벽히 배제하고 객관식 문제집만 회독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8일에 1회독을 할 수 있도록 분량 설정을 하고 회독을 시작했습니다. 회독 수가 점차 쌓여가면서 더 이상 보지 않아도 될 지문들은 x표시를 해 놓으면서 회독 속도가 빨라지게 되었는데, 그 이후에는 6일 1회독 목표, 최종적으로는 4일 1회독을 목표로 회독했습니다.

이후 시험 막바지에 들어서는 최종정리 강의와 최신판례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시험 전날은 객관식 문제집을 보지 않고, 최종정리용 책(적은 분량)을 1회독했으며, 시험 당일(산재법 이후의 쉬는 시간)은 최신판례 정리자료를 계속 봤습니다.

삼시 때는 9월에 객관식 풀이 강의를 다시 수강했고, 전술한 대로 8일 1회독, 6일 1회독, 4일 1회독으로 점차 회독 수를 늘려가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시험 전날과 시험 당일의 루틴 또한 동차 때와 똑같이 가져갔습니다.

다만 올해 1차부터는 경향성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 제 방식(기본서 배제)대로 공부하는 것을 추천드리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4. 특허법

11월 초부터 조현중 선생님 기본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일주일 내내 민법 공부 외에는 모두 특허법 기본강의 수강 및 복습만 하여 강의를 다 들었습니다. 이때 조현중 선생님 기본강의에서는 판례 설명이 생략되어 있던 탓에 기본강의 완강 이후 바로 판례강의까지 수강했습니다. 이후 기본서(필기자료집)와 판례집을 각 6일 1회독 목표로 회독했습니다.

12월 중순까지는 계속 회독만 하였고, 이후 기출문제집만 하나 사서 풀어 보았습니다. 막바지에는 최종정리강의를 수강했으며, 시험 전날 및 당일 아침에는 최신판례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삼시 때는 2차 기본서로 계속 회독하면서, 시험 한 달 전부터 기출문제들을 하루에 1회씩 풀었습니다. 2차 기본서로 회독하면 지엽적인 조문 내용들을 숙지하지 못해 틀리게 되는 문제들이 몇 개 있지만, 겨우 몇 문제 때문에 지엽적인 내용들까지 공부하기 싫었습니다. 만일 본인이 자연과학에 자신 있다고 생각하시는 삼시생(홀수차시 준비생 포함)들은 저처럼 2차 기본서로 회독하는 것도 충분히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5. 상표법

특허법 판례강의 끝나자마자 바로 박종태 선생님 기본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강의 수강 및 복습을 했고, 완강한 이후에는 이지 상표법 책으로 회독(6일 1회독 목표)했습니다. 이후 12월 말에 최종정리강의를 수강한 다음, 도해 상표법 책으로 회독(4일 1회독 목표)했습니다.

문제집의 경우, 객관식 문제집을 사기는 했는데 기출문제만 다 풀고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삼시 때는 특허법과 마찬가지로 2차 기본서로 회독을 했으며, 막바지에 기출문제들만 하루에 1회차씩 풀어 보았습니다.

6. 디자인보호법

상표법 기본강의 수강 이후 김웅 선생님의 디보법 기본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완강 이후 기본서를 3회독했고, 1월 초에 최종정리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최종정리자료가 100여 페이지 정도 되었는데, 거의 필요한 모든 내용이 다 들어 있다고 생각이 되어 그 자료만 계속 회독했습니다.

문제 풀이의 경우, 진도별 기출문제 모음집이 기본강의 수강 시 따로 제공이 되어 기출문제만 모두 풀었습니다.

삼시 때도 마찬가지로 기본강의와 최종정리강의를 수강했습니다. 기본서는 한 번만 정독을 하고, 회독은 동차 때와 마찬가지로 최종정리자료로 했습니다. 문제 풀이의 경우도, 기출문제만 풀고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7. 자연과학

(1) 서설

저는 물화생지 모두 기초지식이 어느 정도 있는 상태였습니다. 일반적인 공부 방법이 아님을 먼저 강조드립니다.

(2) 물리, 화학

강의를 수강한 것은 없고, 시중의 문제집들만 중고로 구하여 한 번씩 풀었습니다. 위 2과목은 매일 분량을 설정해 공부하기보다는 법 과목 공부하다가 머리 아플 때 환기시키는 용도로 문제 풀이를 했습니다.

(3) 생물

최성윤 선생님의 5개 맞추기 강의를 2019년 4월(군 복무기간)에 들었습니다. 5개 맞추기 전략이라는 것이 결국 일반생물학의 모든 챕터들에 대해 훑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고, 빈출되는 단원들만 깊게 파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좋은 전략인 것 같습니다.

집에 캠벨(일반생물학 교재)이 이미 있어서 기본서는 따로 구매하지 않고, 필기노트만 구매하여 캠벨과 같이 보면서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필기노트에 선생님이 강조하신 부분과, 캠벨에서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을 가필해 놓았고, 2020년 1월부터 필기노트로 회독(4일 1회독)했습니다. 문제는 따로 풀지 않았습니다.

삼시 때는 강의를 새로 수강하지 않았고, 동차 때 썼던 필기노트로 회독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문제는 따로 풀지 않았습니다.

(4) 지구과학

군 복무 도중 박준희 선생님의 기본강의를 수강했습니다. 기본강의 수강하면서 기본서 내용 중 중요한 부분들을 필기노트에 가필해 놓았습니다. 이후 생물과 마찬가지로 2020년 1월부터 필기노트로 회독(4일 1회독)했습니다. 지구과학의 경우 기본서 뒤편에 기출문제들이 수록되어 있어 시험 전까지 모두 풀고 들어갔습니다.

삼시 때는 강의를 새로 수강하지 않았고, 동차 때 썼던 필기노트로 회독했습니다. 기출문제집만 새로 구매하여 다시 풀고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Ⅳ. 2차 공부 방법

1. 서설

동차와 기득 때 실패의 원인을 찾자면, 단순하게 공부량 및 공부 시간이 너무 부족했습니다. 전업 수험생으로 공부에 매진할 수 있었던 삼시 때부터의 수험생활을 소개하겠습니다.

하루 공부 시간의 경우 쉬는 날을 딱히 정하지는 않았고, 하루 평균 8~9시간 정도 공부했습니다.

과목별로 민소/특허/상표/선택과목 = 5:2:2:0~0.5 정도의 비율로 시간 투자를 했습니다.

제일 중요한 사항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특허/상표/민소법 모두 기본서 기준 6일 1회독은 반드시 지키려고 했습니다.

2. 시험 점수

-59회 2차 시험 (특/상/민/3법 평균/답안지 분량 : 49점대/47점대/60/52.22) (16p/ 17p/ 17p)
-60회 2차 시험 (특/상/민/3법 평균/답안지 분량 : 57.66/61.66/64/61.11) (24p/ 21p/ 24p)

3. 특허법

삼시에서 사시로 넘어가는 시기에 준특허법으로 기본서를 변경했습니다. 그래서 12월~1월 초까지 박형준 선생님 기본강의와 판례강의를 수강(인강) 이후, 본격적인 GS시즌(3~6월) 들어가기 전까지 판례집과 사례집을 공부하면서 자주 놓치는 부분과 기본서에는 없는 중요한 내용들을 기본서에 가필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특허법 교재 가필 예시
특허법 교재 가필 예시

4시 때 기본서를 바꾸는 것이 약간 도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기 위해 특/상/민 중 하나는 바꾸어야 할 것 같아서 특허법 교재를 변경했습니다. 주 교재를 변경해서 초반에는 회독 속도가 예전처럼 안 나왔지만, 내용들은 어느 정도 다 알고 있었기 때문에 2월에만 10회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 2차시험 때 판례를 길게 적는 문제가 많이 나와 시험장에서 당황을 많이 했었는데, 그 이후로는 판례집(또는 보충자료집)도 한 달에 최소 한 번은 회독을 했습니다. 박형준 선생님의 판례 보충자료집의 경우 투박하게 보이더라도, 사실관계와 사안포섭의 흐름 및 키워드들이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정말 유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사례집의 경우 작년과 올해 모두 1월에 한 번씩 다 풀어 보았으며, 기본서에 가필할 내용들은 가필하고, 다시 봐야 할 문제들은 체크해 두었다가 GS시즌 끝나고 한 번 더 풀었습니다.

4. 상표법

상표법은 기본강의, 판례강의뿐 아니라 사례강의까지 수강을 했었습니다(동차 시기). 이후 교재(테마상표법)를 바꾸지 않아 새로이 강의 수강을 하지는 않고, 상표법은 판례가 특히 너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기본서 2회독마다 판례집을 별도로 1회독 했습니다. 사례집의 경우 삼시 때는 1월에 하루 10문제씩 계속 풀었는데, 사시 때는 풀지 않고 있다가 6월 말에 기출문제 위주로만 빨리 한 번씩 풀었습니다.

상표법의 경우 다른 법 과목과는 다르게 ‘기본서’가 아닌 ‘기본서 목차집’으로 회독을 했습니다. 목차집에는 내용이 공란으로 되어 있고, 목차만 적혀 있는데, 그 목차 안의 내용들(주로 판례나 학설, 검토 문구들)은 키워드만 적거나, 내가 판례를 몇 단계로 나누어 외웠는지만 기록해 두었습니다.

상표법 목차집 예시
상표법 목차집 예시

솔직히 바람직한 공부 방법은 아니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상표법 회독할 때는 공부한다는 느낌보다는 퀴즈 맞힌다는 느낌이 들어 재밌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렇게 회독을 하다 보면 잘못된 방향으로 암기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씩은 목차집이 아닌 원문으로, 회독이 아닌 정독을 하면서 혹시 잘못 외우고 있는지 테스트를 했습니다.

판례 공부 역시 판례집 원문이 아닌, 보충자료집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보충자료집에는 기본적인 사실관계와 판결요지, 사안포섭 중 주요 부분만 발췌되어 있는데, 어차피 원문 보더라도 시험장에서 현출시키기 힘들 것 같아 원문은 과감히 배제하고 요약된 보충자료집으로만 회독을 했습니다. 판례집을 볼 때 판결요지 부분은 어차피 기본서에 있으니 공들여서 읽지 않았고, 1) 사실관계, 2) 사안포섭 두 가지만 충실히 보았습니다. 이번 2차시험에 데이터 팩토리, 마스미 판례가 나왔는데, 적어도 보충자료집에 있는 사안포섭 부분만큼은 시험장에서 그대로 쓰고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상표법 판례 보충자료집 예시
상표법 판례 보충자료집 예시
상표법 판례 보충자료집 예시-2
상표법 판례 보충자료집 예시-2

5. 민사소송법

공부량이 정말 무지막지하게 필요한 과목입니다. 기득 때부터 주 교재를 통합으로 바꾸어 기득~삼시까지는 이창한 선생님 기본, 사례강의만 수강했고, 사시부터는 심화강의와 기출문제 핸드북 강의까지 수강했습니다.

우선 기본강의를 수강하면서 통합 민사소송법 기본서에 밑줄 긋기 및 중요내용 필기를 했습니다. 이후 바로 사례강의를 수강하였는데 진도를 따라가기가 벅차서 사례강의 수강 중에는 다른 공부는 하지 못하고 강의 수강 및 복습만 하루 종일 했었습니다. 강의가 끝난 다음에는 사례집을 1회독하면서 다시 풀어도 또 틀릴 것 같은 문제들은 체크해두고, 기본서에 없는 내용들은 가필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체크해 놓은 문제들은 gs시즌 종료된 직후 다시 풀었습니다.

삼시부터는 두꺼운 기본서가 아닌 암기노트로 회독을 했습니다. 다만, 암기노트에는 없는 내용들이 조금 있으므로 기본서에서 필요한 부분을 발췌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아예 통으로 옮겨야 할 내용들은 나중에 보기 쉽게 기본서에 따로 체크를 해두었는데, 페이지 수를 세보면 대략 80페이지 정도 되었습니다.

민사소송법 암기노트 가필 예시
민사소송법 암기노트 가필 예시

6. 유기화학(선택과목) –60회 73.3점

변리사시험을 도전하겠다고 마음먹은 직후 토익 공부와 더불어서 제일 먼저 공부한 과목입니다. 군대 내에서는 Klein저로 틈틈이 공부했고 전역 후에는 김태환 선생님(한빛 학원)의 가농 유기화학 교과서와 사례집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유기화학은 고등학교 때부터 공부를 했었던 터라 많은 시간을 쓰지는 않았고, 기본서를 하루에 한 챕터씩(사실 생략한 날도 많았습니다) 읽으면서 mechanism을 비롯한 기본 내용들을 까먹지 않는 것에 중점을 두었고, 6월 말부터 사례집 및 기출문제들을 하루에 30분 정도씩 꾸준히 풀었습니다.

Ⅴ. 공부 및 수험생활 전반

1. 회독 방법-1차와 2차의 차이점

(1) 1차 법과목 회독의 목표-문장에 친숙해지기

객관식 시험은 머리에서 문장을 직접 만들 필요가 없고 무엇이 더 맞는 말인지 찾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암기에 그다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 때 수학 선생님께서 “수학 포기자 대부분이 집합은 잘한다”고 하신 말씀이 기억납니다. 처음부터 너무 완벽히 암기하려고 각 과목의 초반부만 계속 붙잡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제 생각엔 초반 3회독까지는 그저 읽는 것(혹은 문장에 친숙해지는 단계)에 중점을 두면서 회독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기계적으로 계속 읽다 보면 점차 빨리 읽게 되고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내용이 들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적어도, 문장을 만들지는 못해도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는 있습니다)

(2) 2차 법과목 회독의 목표-문/학/판/검 set를 노래가사처럼 흥얼거리기

제 생각에는 1차와 차원이 다릅니다. 2차 시험을 위한 회독은 기본적으로 한 페이지마다 암기가 정확히 되었는지 테스트해 보면서 느린 속도로 진행했습니다.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실제 시험장에서 문장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천장을 바라보고 방금 봤던 내용들을 그대로 읊을 수 있을 때까지 한 페이지마다 책과 눈싸움을 계속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확실히 회독 속도가 느리지만, 암기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다음부터는 그렇게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 않았습니다.

2. 암기와 필속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머릿속에서 문장을 만들어 내는 속도가 자신의 최대 필속보다 빠르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암기는 기본적으로 백지상태-결론 암기-키워드 암기-통암기의 4단계로 이루어집니다. 결론 암기는 1차 때 이미 했고, 2차부터 본격적으로 키워드 암기의 단계로 돌입하게 됩니다. 머리가 똑똑하신 분들은 주 논점과 정답 찾는 속도가 빨라 키워드 암기까지만 되어도 합격에 지장이 없다고 생각되지만, 저 같은 경우는 키워드만 외워서는 문장을 바로 만들어 내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리는 것 같아 될 수 있으면 통암기를 하자는 쪽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물론 모든 판례문구 또는 문제점/학설/판례/검토 set를 이 정도까지 외운 것은 전혀 아니며, 대략 10퍼센트 정도는 입에서 술술 나올 수 있도록 외운 것 같습니다. 글로는 느낌을 설명하기 어렵긴 한데 두문자를 따서 외우기보다, 노래가사처럼 머리가 아닌 입이 다음 문구를 외우고 있는 느낌(?)인 것 같습니다.

필속의 경우 답안작성 횟수가 쌓이고, 암기량이 쌓일수록 당연히 빨라지게 됩니다. 다만, 저는 삼시 때 주 논점 및 답을 맞히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점수가 낮게 나왔기에 필속이 느려 너무 내용을 채우지 못했다고 판단하여 의도적으로 필속을 늘리려고 훈련을 했습니다.

첫째로는 GS를 쓰지 않는 날에도 답안지에다가 하루에 2~4페이지씩 음악을 들으며 애국가를 계속 썼습니다. 좋아하는 음악이 연속으로 나오면 흥얼거리면서 그 이상도 썼던 것 같습니다. 이 훈련을 통해 답안지 자체에 거부감이 많이 사라졌고, 고정석이 아닌 자유석에서 공부를 하면서 책상 및 의자 조건이 달라지더라도 안정적인 글씨체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또한 기본서 회독을 하는 중에는 악력기를 수시로 쥐고 있었습니다. 빠른 속도로 글씨를 쓰면서도 글씨체가 휘날리지 않기 위해서 볼펜을 쥘 때 손아귀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편이라, GS 작성 시 15~16페이지 정도부터는 손가락에 힘이 많이 빠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기본서 회독 시에는 볼펜을 잡을 필요가 거의 없어 악력기를 계속 손에 쥐고 운동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효과가 많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3. GS계획 및 복습 방법

동차 때는 GS강의를 듣지 않았고, 기득 때는 상표법 실전 GS만 한번 들었습니다.

삼시 때는 주 선생님(기본서 교재 저자)의 GS만 인터넷으로 들었고, 사시 때부터는 과목별로 선생님 두 분의 GS를 현강+인강으로 적절히 분배해 들었습니다. 올해 3~6월의 GS계획은 아래와 같습니다.

GS복습은 당일, 6월 말, 7월 초 3번만 했습니다. 당일 복습 때는 기본서에 부족한 내용들을 가필했습니다. 6월 말에는 모든 GS를 다시 한 번씩 풀면서 목차 잡기와 결론 내기(상표는 주 논점 및 사안 포섭하기)를 했습니다. 이때 맞힌 문제들은 시험장에서도 무조건 맞출 수 있으므로 과감히 찢어버리고 틀리거나 헷갈리는 문제들만 7월 초에 다시 풀어 보았습니다.

또 작년과 달리 올해부터는 GS강평시간 내에 이미 알고 있는 이론을 선생님께서 설명하고 계신 때는 각 문제지마다 그날 문제의 논점과 누락 사항들, 정답을 맞히지 못한 문제 및 차용할 목차set들을 간단히 기록해 두었습니다. 이후 수업이 끝나고 집에 가는 와중에 문제지 첫 페이지만 보면서 제 답안의 문제점들, 누락 사항들을 계속 머리에 집어넣으려고 했습니다.

4. 마음가짐-사실상 기득

제 생각에 작년과 올해 저의 공부 방법은 그렇게 크게 달라지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작년에 비해 성적이 비약적으로 상승한 것은 공부량이 더 많이 쌓인 것도 있겠지만, 이 시험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 중점적으로 작용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경우 이 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동차와 기득기간까지의 시간을, 건강관리 실패와 호기롭게 결정한 학교 복학으로 인해 무의미하게 날려버렸습니다. 그런데도 작년(삼시)에 공부를 하면서는, ‘이제 공부도 오래 했으니 웬만하면 붙겠지’라고 생각하며 비교적 편한 마음으로 공부를 했던 것 같습니다. 시험이 끝난 이후에도 내색은 안 했지만 무조건 붙었다고 생각하며 실컷 놀았고, 정말 부끄럽지만 수석으로 붙어서 인터뷰할 상상도 매일 했었습니다. 그런데도 큰 점수 차로 떨어지고 난 후 실패의 원인을 찾으려고 계속 노력했는데, 결국 돌이켜보면 열심히 안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사실상 기득’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죽을 둥 살 둥 해야 겨우 붙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공부했습니다. 이 부분은 너무 지엽적이라서 안 나오겠지 하고 넘긴 부분들도 모조리 다 외우려고 하고, GS등수가 계속 상위권으로 나오더라도 등수는 계속 무시하려고 했으며, 시험장에서 어떤 변수가 발생해도 안정적인 점수로 합격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올해 시험을 친 신길중학교의 책걸상을 미리 검색한 이후 책상 및 의자 높낮이 조절 방법까지 유튜브에서 미리 보고 시험장에 들어갔었고, 고사장이 확정된 이후에는 직접 신길중학교에 가서 학교 바깥에 적절한 흡연 장소도 미리 찾아보기까지 하는 등 이 시험과 관련하여 미리 대비할 수 있는 것들은 모조리 떠올려 보완하려고 했습니다.

5. 체력 관리 및 생활 일반

삼시 때부터는 될 수 있는 한 저녁 먹기 전 매일 운동을 하려고 했습니다. 플랭크, 팔굽혀펴기, 스쿼트 정도만 꾸준히 해도 충분히 몸이 가벼워지는 것 같습니다. 운동과 샤워 시간 합해서 40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식사 이후에는 적어도 30분 정도 꼭 산책(날씨 좋을 때는 가벼운 런닝)을 했습니다. 산책하면서 음악도 듣고, 친구들과 통화도 하면서 하루하루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삼시 때는 불규칙적으로 생활했지만(ex. 20시간 공부 12시간 수면) 사시 때부터는 꽤나 규칙적인 생활(7시30분 기상 및 11시 취침)을 했습니다. 생활 루틴을 계속 지키다 보니 별다른 슬럼프 없이 공부가 잘된 것 같습니다.

6. 멘탈 관리

공부하는 시간 외에는 활발해지려고(또는 말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수험생활하다 보면 하루 종일 겨우 몇 마디 하고 그친 날도 종종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아파트 주민분들, 자주 가는 음식점 또는 카페 사장님, 같은 스터디카페에서 공부하는 분들에게 의도적으로 먼저 말 걸고 친해지려고 했습니다(같이 흡연하면서 친해진 경우가 많긴 합니다). 서로 오늘 하루도 힘내보자는 말 한마디들이 심리 잡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7. 스터디

삼시 때까지는 계속 혼자서 공부를 했었는데, 사시부터는 크게 2가지 스터디를 했습니다.

작년 합격자 발표 이후 바로 노량진 고시촌으로 이사를 갔는데, 제일 먼저 한 것이 기상스터디 모집이었습니다. 월~금 아침 8시 정각에 노량진역 3번 출구 앞에서 출석 인증을 꾸준히 진행했는데 생활 루틴 잡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또 올해부터는 같은 과 선배들과 스터디를 했습니다. 매일 모여서 공부를 하지는 않았고, 주말마다 GS도 계속 같이 듣고, 카톡방에서 모르는 부분에 대해 서로 물어보기도 하고, 공부하기 싫다는 푸념도 하면서 서로 러닝메이트 역할이 되어주었습니다. 다만 원래부터 친했던 사이라서 가능했다고 생각이 되며, 모르는 사람들끼리 의도적으로 이런 스터디를 하는 것이 긍정적인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8. 초안(목차)잡기 여부

작년과 올해 제 답안작성의 차이점은 암기량, 필속, 초안잡기 여부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3월 GS부터는 결론을 내리기 위해 경우의 수를 여러 가지 상정해야 하는 문제 및 다각적인 조치 작성이 필요한 문제들을 제외하고는 별도의 이면지에 초안을 잡지 않고, 문제를 읽으면서 동시에 문제지에 간단히 표시만 해둔 이후 바로 답안 작성을 시작했습니다. 실력이 궤도에 오른 이후부터는 충분히 해볼 만한 시도라고 생각이 들며, 답안작성을 하면서 기승전결을 생각하다 보니, 제 경우는 오히려 답안이 더 매끄러워졌습니다.

9. 시험 한 달(4주) 전

이 시기부터는 공부량을 늘리기보다 갖고 있는 자료들을 한 번씩 정독하고 버리는 결단력이 필요합니다. 모아놓은 자료들 중에 꼭 가지고 가야 하는 자료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파쇄하고, 기본서 위주(3일 1회독)로 공부했습니다.

또한 2차 시험 둘째 날이 토요일에 끝나므로 한 주의 시작을 일요일로 보고 생활했습니다. 시험을 치는 주(일~토)의 루틴을 4주 전부터 3번의 예행연습을 하려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래서 시험 시간과 똑같이 금요일 특허, 상표법/ 토요일 오전 민사소송법 GS를 풀었는데, 시간적 여유가 없으시다면 시험 전주에 딱 한 번만이라도 실제 시험과 같이 예행연습을 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금요일과 토요일은 음식, 커피도 시험 당일에 먹는 것과 똑같이 먹었고 옷도 똑같은 옷을 계속 입었습니다.

10. 시험 전날과 시험 당일

목요일 아침에 민소 기본서 1/3 분량, 오후 특허법 1회독, 저녁 상표법 1회독을 했습니다. 금요일에는 물리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도 적고, 마음이 심란하여 공부가 안될 수밖에 없습니다. 원래 첫날 시험치고 와서 민소법 2/3 분량을 모두 읽으려고 했는데 다 읽지 못하고 그 부분은 안 나오겠지 하는 생각에 11시 되자마자 집에 갔습니다.

시험 당일 아침은 소화가 잘 되는 음식으로, 너무 배부르지 않게끔 먹었습니다. 시험장에 도착해서는 제일 먼저 20점 분량의 답안작성을 했습니다. 경험상 4~5페이지 정도 쓰고 나면 충분히 손이 풀렸던 것 같습니다. 이후 기본서에 미리 표시했던 부분들 위주로 속독을 했고, 감독관 지시에 따라 책을 가방에 집어넣은 다음에는 문/학/판/검 set를 떠오르는 대로 머릿속에서 계속 읊었습니다. 책을 집어넣은 때부터 문제지를 수령하여 파본 검수를 하는 때까지의 시간을 절대 멍때리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11. 필기구류

답안작성용 볼펜은 펜텔 에너겔 캡식 0.7mm BL27을 100개씩 구매하여 사용했습니다. 경험상 답안지(16p) 3~4매 정도 쓰면 볼펜심이 다 닳았었습니다. 특히 상표법의 경우 사실관계가 복잡히 나올 때만 형광펜을 자주 사용했으며, 답안작성에 있어 수정테이프는 일절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Ⅵ. 마치며

제가 글재주가 없어 술술 읽히는 수기는 아니더라도, 최대한 사실 그대로를 전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저와 같은 길을 걸어가시는 예비 변리사분들에게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정말 영광으로 생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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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디 2024-03-03 12:39:23
향후 변리사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기술은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으며, 기술 보호에 대한 필요성이나 인식이 과거보다는 훨씬 높아졌기에 변리사의 미래는 아주 밝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실제로 변리사의 핵심 업무인 특허 출원과 특허 관련 처리 건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변호사의 경쟁이 과열되고, 많은 젊은 변호사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서 변리사의 주 업무인 특허 상표권 분야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네이버 전문직 뽀.개기 카페 가니 전문직 공부하는 사람 너무 먾더라구요.
다들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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