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한양대-성균관대 나란히 공동 2위 기록해
서울대 1→5위로 ‘부진’…서울시립대·부산대 선전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2023년도 5급 공채 기술직(기술고시)의 성적은 서울대를 제외한 다수의 주요 대학에서 증가하거나 안정적인 성과를 보였다.
특히 연세대는 눈에 띄는 성과를 이루어 서울대를 앞지르고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고려대, 한양대, 성균관대에서도 합격자 수가 증가했다. 서울시립대는 합격자 수는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전년 대비 두 배 성장률을 기록하며 주목할 만한 발전을 보였다.
서울대는 올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정상의 자리를 유지하지 못했다. 한양대와 성균관대는 지속해서 좋은 성과를 보이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똑같이 합격자 수를 기록해 주목을 받았다.
올해 기술고시는 1280명이 응시해 평균 13.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96명이 최종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최종합격자 96명의 평균 나이는 27.7세로 지난해 27.3세보다 0.4세, 2021년보다 1세 높았다. 나이별 합격자는 25∼29세가 61명으로 63.5%를 차지해 절대다수였다. 이어 30∼34세 17명(17.7%), 20∼24세 13명(13.6%), 35세 이상 5명(5.2%) 등의 순이었다. 24세 이하의 비율은 전년 대비 감소한 반면, 25세 이상에서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직 최고령 합격자는 1978년생(1명)으로, 지난해 대비 3세 연장된 것이며, 최연소 합격자는 2000년생(8명)으로, 1세 더 많았다.
여성 합격자의 비율이 24%(23명)로 지난해보다 5.6%포인트 증가했으나, 이는 행정직의 41.8%에 비해 여전히 크게 낮은 수치다. 최근 기술고시 여성 합격률은 2017년 28.8%, 2018년 21.9%, 2019년 27.3%, 2020년 19.7%, 2021년 27.2%, 2022년 18.4%, 2023년 24% 등으로 등락을 반복했다.
법률저널이 2023년도 기술고시 최종합격자 96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1명은 파악이 안 돼 ‘기타’로 분류했다.
올해 연세대학교가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는 총 18명의 합격자(18.8%)를 배출하며 서울대를 앞질러 1위의 영예를 안았다. 이는 연세대의 지속적인 성장의 결과다. 2019년에는 13명(19.7%)의 합격자를 배출하며 주목받았고, 2020년에는 이를 15명으로 늘려 1위 자리에 오르는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2021년에도 16명의 합격자를 배출하며 좋은 성적을 유지했지만, 고려대의 급격한 상승세에 밀려 1위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그러나 2022년에는 14명(16.1%)의 합격자로 서울대에 이어 2위를 차지했고, 이어진 올해에는 드디어 1위까지 올라서는 인상적인 성과를 보여줬다.
연세대는 또한 올해 기계직과 통신직에서도 수석의 합격자를 배출하는 성과를 냈다. 합격자의 주요 직렬로는 토목(5명), 기계(4명), 전기(3명) 등의 직렬에서 다수를 배출했다.
고려대, 한양대, 성균관대가 올해 공동 2위를 차지하며 동등한 위치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 고려대는 14명(14.6%)의 합격자를 배출하여 지난해의 12명(13.8%)을 넘어서며 한양대, 성균관대와 함께 2위 자리에 올랐다.
고려대는 2018년에 14명(19.2%)으로 2위에 오르는 등 선전했지만, 2019년과 2020년에는 다소 부진했다. 연고전에서도 2017년과 2018년에는 앞서 나갔으나, 2019년부터는 연세대에 뒤처졌다. 그러나 2021년에는 19명의 합격자로 두각을 나타내며 1위를 차지했고, 전기, 화학공학, 토목공학 등 주요 직렬에서 수석을 배출하는 등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었다.
이후 지난해와 올해에는 연세대에 다시 밀렸다. 고려대 합격자들은 환경과 전기 직렬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냈으며, 토목 직렬에서는 1명만 합격했지만, 그중 수석 합격자를 배출하는 성과를 보였다.
한양대와 성균관대는 2022년에 각각 10명(11.5%)의 합격자를 배출한 데 이어, 2023년에는 각각 14명(14.6%)으로 합격자 수를 증가시켰다. 이는 학생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함께 대학의 체계적인 지원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양대는 전통적으로 기술고시에서 강세를 보여온 대학으로, 올해는 14명의 합격자를 배출하며 지난해 공동 4위에서 올해는 공동 2위로 큰 도약을 이뤘다. 한양대는 2018년에는 한 자릿수인 9명의 합격자로 4위에 머물렀지만, 2017년에는 15명으로 서울대와 단 1명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특히 2016년에는 19명으로 서울대와 공동 1위를 기록했으며, 2013년에는 서울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며 ‘한양대 공대’의 명성을 확립했다.
그러나 2019년부터 2022년까지 14명(21.2%), 14명(19.7%), 10명(12.3%), 10명(11.5%)의 합격자를 배출하며 4년 연속으로 소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부진이 이어졌다. 하지만 올해 14명(14.6%)의 합격자를 배출하며 이러한 부진을 뒤집고 다시 상승세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한양대는 올해 통신 직렬에서 강세를 보였으며 기계, 건축, 토목 등의 직렬에서도 고른 합격자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연소 합격자를 배출해 학교의 우수한 교육 체계와 학생들의 뛰어난 잠재력을 입증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최근 기술고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성장세를 보인 대학 중 하나는 성균관대다. 성균관대는 과거 행정고시에서는 강세를 보였으나 기술고시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최상위권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인상적인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2019년에는 단 1명의 합격자로 기술고시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였던 성균관대는 2020년에 6명(8.5%)의 합격자를 배출하며 단숨에 5위로 치솟았다. 2021년에는 3명의 합격자로 다소 주춤했지만, 2022년에는 10명(11.5%)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우며 한양대와 공동 4위에 올랐다. 올해는 14명(14.6%)의 합격자를 배출하며 고려대, 한양대와 공동 2위의 자리에 올라섰으며, 특히 전산직 수석 합격자를 배출함으로써 학교의 위상을 한층 더 높였다.
성균관대 합격자는 전산, 기계, 토목 등의 직렬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이러한 성과는 성균관대가 기술고시 분야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서울대는 올해 기술고시에서 부진을 겪으며 1위에서 5위로 크게 추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올해 서울대는 13명(13.5%)의 합격자를 배출, 지난해의 18명(20.7%)과 비교할 때 현저히 줄어든 수치를 기록하며 순위도 5위로 하락했다.
과거 서울대의 합격자 추이를 살펴보면, 2011년과 2012년에는 각각 20명(27.8%), 22명(28.6%)으로 1위 자리를 견고히 지켰다. 그러나 2013년에는 10명(12.3%)으로 큰 폭으로 감소하며 한양대에 1위 자리를 내주고 4위까지 떨어지는 최악의 결과를 맞이했다.
하지만 2014년에는 27명(29.3%)으로 급증하며 최근 최대의 성과를 거두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후 2015년 17명(20.1%), 2016년 19명(22.1%), 2017년 16명(21.9%), 2018년 18명(24.7%), 2019년 18명(27.3%) 등의 변동성 있는 성과를 보이며 1위 자리를 유지했다.
그러나 2020년과 2021년에는 3위로 하락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다시 1위로 올라서며 전성기를 회복하는 듯했으나, 올해 다시금 5위로 떨어지며 등락의 성적 추이를 이어가고 있다.
6위에는 4명(4.2%)의 합격자를 낸 서울시립대가 차지했다. 서울시립대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대학임에도 불구하고, 2022년 2명에서 2023년 4명으로 합격자 수가 두 배 증가했다. 이는 비록 총합격자 수는 적지만, 대학의 경쟁력이 크게 향상되었음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로 보인다.
카이스트와 부산대학교는 각각 3명(3.1%)의 합격자를 배출하며 공동 7위를 차지했다. 카이스트의 경우, 지난해 4명(4.6%)의 합격자를 배출하며 공동 6위에 올랐었지만, 올해는 1명이 줄어들며 7위로 소폭 하락했다. 반면, 부산대는 지난해 1명의 합격자로 10위권 밖에 머물렀으나, 올해는 뛰어난 성과를 보이며 공동 7위로 크게 상승했다. 특히 부산대는 유일하게 10위권에 들며 지방거점국립대의 위상을 높였다.
이 밖에 경북대, 이화여대, 중앙대 등에서 각 2명의 합격자를 냈으며 경북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명의 합격자를 배출하는 성과를 보였다. 이화여대는 지난해는 합격자를 내지 못했지만, 올해 2명을 배출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중앙대도 지난해는 1명에 그쳤지만, 올해 2명으로 선전했다.
또한, 경상대, 광주과학기술원, 국민대, 인하대, 포항공대, 한국항공대 및 기타(미확인) 대학들이 각각 1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이 중 포항공대를 제외한 모든 대학이 올해 합격자 명단에 새로운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포항공대는 지난해에 4명의 합격자를 배출하며 주목받았으나, 올해는 1명의 합격자에 그치며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나타냈다.
올해 1명 이상의 합격자를 배출한 대학은 총 18개교로, 지난해의 20개교보다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대학의 합격자 비율은 전체의 46.9%(45명)를 차지해, 지난해 50.6%보다 약간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한양대와 성균관대가 두드러진 성과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기술고시 결과는 대학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음을 나타내며, 기술고시 준비에 있어 다양한 교육 방법과 지원 체계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