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023년 변리사시험 수석 박준우 씨 “탄탄한 암기에서 나오는 자신감이 비결”
상태바
[인터뷰] 2023년 변리사시험 수석 박준우 씨 “탄탄한 암기에서 나오는 자신감이 비결”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3.10.27 17:56
  • 댓글 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3년 제60회 변리사시험 수석 합격 박준우 씨울산과학고 조기졸업/서울대 자연과학대학 화학부 졸업
2023년 제60회 변리사시험 수석 합격 박준우 씨
울산과학고 조기졸업/서울대 자연과학대학 화학부 졸업

“기본서 기계적으로 꾸준히 반복하며 이론 암기에 자신 생겨”
“수험과 학교 수업 병행하다 펑펑 울기도…선택과 집중 필요”
“대학원·연구소에 있는 친구들의 결과물 출원 대리 하고 싶어”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이번 시험에서 ‘고득점’으로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은 ‘탄탄한 암기에서 나오는 빠른 필속과 자신감’이었다고 생각한다.“

2023년 제60회 변리사시험에서 수석 합격의 영예를 차지한 박준우 씨는 높은 점수로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 대답을 들으며 수험생으로서 자신의 실력에 대한 자신감을 갖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시된 문제에서 논점을 찾고 정답을 맞히는 것은 합격의 기본적인 전제 조건이다. 하지만 시간이 한정된 시험에서는 ‘시간’도 매우 중요한 요소다. 아무리 아는 것이 많아도 정해진 시간 내에 답안에 제대로 현출하지 못한다면 시험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박 씨는 “기본서를 정말 기계적으로, 또 꾸준히 회독하면서 이론 암기에 대해서는 누구한테도 뒤처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올해 6월 초부터 들었다”고 했다. 그는 “암기가 거의 완벽하게 된 덕분에 답안작성 중간에 멍때리는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었고, 문제를 충분히 분석하고 답안작성에 들어가도 괜찮다는 자신감이 생겼으며, 거의 모든 소설문마다 ‘어떤 내용을 추가적으로 적으면 득점에 도움이 될까’를 고민할 시간이 있었다”고 탄탄한 암기의 효과를 설명했다.

이렇게 자신의 실력에 믿음을 갖고 마침내 수석 합격이라는 값진 열매를 얻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박 씨는 “4번째의 2차시험을 치르면서 올해도 떨어진다면 내 길이 아닌 것이니 포기하자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냥 합격도 아닌 수석 합격을 하게 되어 정말 영광이다. 감사하다”며 간절했던 합격에 대한 기쁨과 감사를 전했다.

현재 만 26세인 박 씨는 울산과학고등학교를 조기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화학부에 진학했다. 그가 대학에 입학했던 2015년쯤, 변리사라는 직업이 특허권 등을 다루는 고소득의 전문 직종이라는 내용의 광고나 기사들이 한창 쏟아졌다. 그래서 대학에 다니던 중에도 대학원 진학과 변리사시험 준비라는 두 가지의 선택지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본격적인 수험은 군 복무 중이던 2018년 11월부터 시작했다. 그는 “고등학교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배운 전공 지식들을 그대로 살리면서 법과 관련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변리사라는 직업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되어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토익 공부로 시작한 도전은 이번 합격자 발표까지 만으로 5년가량 이어졌다.

수험생활을 돌아보며 박 씨는 “경험상 ‘나 정도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은 너무 위험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5년의 수험생활 중 ‘보통의 컨디션’으로 ‘전업’ 수험생으로 산 기간은 3년도 되지 않았다. 5년간 군인일 때도 있었고 몸이 안 좋아 목발을 짚으며 침대에 누워 공부한 기간도 있었다. 또 3학기를 학교 수업과 병행해 올해 2월에 졸업을 했다”고 전했다.

박 씨는 “처음 1차, 2차시험을 쳤을 때는 목발을 짚고 있었다. 시험이 시작되고 ‘다른 사람들은 무언가를 열심히 끄적이는데 왜 나는 쓸 말이 아무것도 안 떠오를까, 이럴 거면 객기부리면서 침대에 누워서 공부할 게 아니라 재활에만 전념해야 했는데’라는 후회만 2시간 동안 했다”고 첫 도전에서의 힘들었던 시간을 떠올렸다.

그렇게 힘들게 첫 2차시험을 치른 후에는 바로 2학기에 복학을 했다. 그는 “기득 때의 2차시험이 100일 남은 시점의 상황이 지금도 눈에 생생하다”며 “하위 20퍼센트에 속하는 상표법 GS 등수를 확인하고도 상표법 기본서를 펼칠 생각도 못 한 채, 전공 실험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 내 모습이 너무 처량해서 새벽 내내 펑펑 울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박 씨는 수험생활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 수험기간은 너무 길었고, 너무 돌아서 여기까지 왔다. 군 복무야 어쩔 수 없다고 쳐도 돌이켜 보면 선택과 집중을 너무 하지 못했던 5년이었다”며 “다른 수험생분들은 부디 나와 같은 전철을 밟지 마시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최고 득점자의 공부 방법은 수험생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이다. 박 씨의 경우 2020년 첫 1차시험을 준비할 때는 법 과목들은 모두 학원 기본강의, 최종정리 강의를 들었고 민법은 객관식 문제 풀이 강의까지 추가로 들었다. 강의 수강 외의 시간에는 꾸준하게 기본서와 기출문제집들을 반복해서 봤다.

자연과학은 고등학교에서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의 선행학습이 돼 있던 터라 부담이 적었다. 물리, 화학은 시중의 모든 객관식 문제집을 구해 시험 전까지 한 번씩 풀어봤고 생물은 약이 너무 방대했기에 대학생물학 원서(캠벨)에서 빈출이 되는 단원만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지구과학은 학원 기본강의를 들은 후 기본서를 반복해서 읽었고 시험 직전에 기출문제 20년 치 정도를 풀고 들어갔다.

2022년 두 번째 1차시험에서는 법 과목은 민법 객관식 문제 풀이 강의와 디자인보호법 기본강의를 새로 수강했다. 이 외에는 2차 공부와 더불어 민법 객관식, 디보법 기본서를 꾸준히 반복했다. 자연과학은 생물과 지구과학은 하루에 30분 정도씩 투자해 반복해서 봤고, 물리 및 화학은 시험 2주 전쯤부터 문제를 많이 풀면서 감을 찾았다.

1차시험에서 가장 부담스러웠던 과목은 민법이었다. 가장 처음 접하는 법 과목이기도 하고 내용도 너무 방대했기 때문이다. 기본강의를 듣고 3차례 기본서를 읽은 후 기출문제를 풀려고 했을 때 너무 막막해서 시험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잠깐 들기도 했을 정도였다고.

박 씨는 ‘기본서 포기하기’라는 타협안을 찾았다. 그는 “기본서를 아예 보지 않으면 민법 지식에 빈 구멍이 생길 수 있지만, 효율을 높이기 위해 문제 풀이 강의 수강 후 줄곧 객관식 문제집만 반복했다”고 말했다. 효과는 있었다. 초시 때 민법에서 100점을 맞았고, 삼시 때도 90점 이상의 좋은 점수를 얻었으니 말이다. 다만 “올해 1차시험부터 경향이 달라진 것 같아 이 방법은 더 이상 추천하기 힘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2차 공부는 ‘기본서의 꾸준한 회독’에 중점을 뒀다. 특허법에 대해서는 “기본서, 판례집, 사례집, 학원 GS의 4가지 요소를 잘 섞어서 공부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는 2차 기본강의 수강 후 판례집과 사례집에서 기본서에 필요한 내용을 발췌했다. 그 후로는 계속 기본서만 반복해서 봤고 판례집은 한 달마다 1회독을 했다.

GS는 항상 당일에 복습을 마친 후 기본서에 없는 내용을 옮겨 적었다. GS시즌이 끝난 6월 날에는 모든 GS를 다 한 번씩 ‘목차 잡기와 결론 내기’만 하면서 풀어봤고, 이때 맞힌 문제는 찢어서 버리고 틀린 문제만 모아 놓고 7월에 한 번 더 봤다.

상표법의 공부법도 특허법과 거의 비슷했다. 다만 판례의 중요도가 높은 점을 고려해 기본서 2회독 후에는 꼭 판례집을 따로 1회독 했다. 또 사안 포섭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막바지 GS 복습 시기에 특허법과 달리 ‘주 논점 확인 및 사안 포섭’을 하면서 복습했다.

상표법은 다른 법 과목에 비해 양이 많지는 않지만 기출문제가 매우 어렵다고 생각해서 가장 부담을 느꼈다. 강사들의 모범답안에 비해 자신의 답안이 너무 형편없다고 느낀 적도 많았다고 했다. 박 씨는 상대평가라는 점을 위안으로 삼았다. 그는 “시험이 아무리 어려워도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주 논점과 정답을 더 잘 맞힐 수만 있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하던 대로 묵묵히 계속 공부했다”고 말했다.

민사소송법의 경우 통합 민사소송법 내용 중에 암기 노트에 없는 내용을 옮겨 적는 작업을 한 후 암기 노트를 반복해서 봤다. 사례집은 1회독을 하면서 논점과 답을 틀린 문제만 따로 체크해 뒀다가 7월 초에 한 번씩 다시 풀었다. GS는 특허, 상표와 마찬가지로 ‘당일에 한 번, 6월 말에 한 번, 7월에 한 번’으로 총 3번 복습했다.

선택과목인 유기화학은 기초지식이 어느 정도 있었기 때문에 매일 유기화학 교과서를 한 챕터씩 꾸준히 복습했고 2차 막바지인 7월 초부터는 기출문제와 사례집 문제 풀이를 매일 30분씩 계속했다.

박 씨는 “각 과목마다 회독할 기본서에다가 합격에 필요한 정보의 130%가 담겨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많은 내용을 채워 넣었다”며 “이후 민소, 특허, 상표법 모두 6일에 1회독을 반드시 하는 쪽으로 공부를 했다”고 자신의 공부 노하우를 소개했다. 아울러 “공부하면서 휴일을 딱히 정하지도 않았고 하루 공부 시간을 정하지도 않았지만, 세 과목 모두 6일마다 1회독을 한다는 목표는 정말 예외적인 날 아니면 무조건 지켰다”며 ‘다회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렇게 열심히 공부를 해서 충실히 암기를 했어도 답안에 제대로 현출해 내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다. 그래서 수험생들은 자신에게 맞는 답안작성 요령을 찾기 위해 부단히 연습을 한다. 박 씨의 경우 “경우의 수를 여러 가지 상정하거나, 다각적인 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는 문제를 제외하고는 목차를 구체적으로 잡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한 번은 독서실에서 GS문제를 풀고 있는 내 모습을 직접 촬영해 본 적 있는데 목차를 다 세우고 답안작성에 들어갔음에도 새로운 목차로 넘어가면서 잠시 멍하니 있거나 생각에 잠겨 펜을 멈추는 시간이 3초 정도씩 꼭 있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어차피 중간중간 버퍼링이 잠깐씩 생길 수밖에 없다면 차라리 목차를 구체적으로 잡지 않고 바로 답안작성에 들어가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결과 답안의 분량이 꽤 많이 늘어났다고. 올해 2차시험에서는 특허는 24페이지, 상표는 21페이지, 민소는 24페이지의 답안을 채울 수 있었다.

통상 몇 년씩 이어지는 수험생활을 견뎌내기 위해서는 체력이나 스트레스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박 씨는 삼시 이후부터 매일 플랭크 1분씩 5회, 팔굽혀펴기 20회씩 5세트, 스쿼트 20회씩 5세트를 꾸준히 하며 건강을 관리했다. 휴일을 따로 정하지 않았기에 하루 종일 앉아서 공부만 하지는 않았고 끼니마다 식사 후 30분 동안 음악을 듣거나 친구들과 통화하면서 산책을 하는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다.

수험생에게 가장 힘든 일은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어긋났을 때가 아닐까. 박 씨는 “동차와 기득 때는 기대를 많이 하지 않아서 떨어져도 괜찮았는데, 3번째 2차시험은 꽤 잘 봤다고 생각했는데도 떨어져서 많이 실망했었고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고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대한 소회를 풀었다.

가장 즐거웠던 순간으로는 올해의 수험생활을 꼽았다. 그는 “그래도 올해는 같이 시험을 준비하는 과 선배들과 스터디를 하면서 카톡방에서 모르는 것도 서로 많이 물어보고, 주말마다 같이 GS를 들으면서 자극도 많이 받고 그나마 재미있게 공부한 1년이었다”고 말했다.

즐거웠던 시간도, 힘들었던 시간도 다 지나가고 이제는 그동안 쌓은 실력을 펼칠 때가 왔다. 그는 “고등학교 특성상, 그리고 학과 특성상 대학원 또는 연구소에 있는 친구들이 많다”며 “친구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만든 결과물들에 대해 내가 출원 대리를 꼭 해보고 싶다”는 그의 포부가 열심히 갈고닦은 실력으로 실현될 날이 기대된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기에 앞서 그가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 나갈 수 있도록 곁에서 응원하고 힘이 되어 준 이들에게 진심이 가득한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오랫동안 다른 걱정 없이 공부만 할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신 부모님께 정말 감사드리고, 자주 전화해서 힘들다고 투정 부리더라도 다 받아준 고모를 비롯한 친척들, 친구들 너무 고맙습니다. 앞으로는, 지난 5년 동안 제가 받은 것 이상으로 보답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진영 2023-10-30 07:23:54
정말 어려운 시험인데 합격하셨다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열심히 노력하신 끝에 좋은 결과 얻으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더욱 멋진 사람이 되실 거라 생각합니다. 파이팅!

2023-10-28 17:48:02
인원 많이 뽑아 시장에서 경쟁 해야

2023-10-28 17:46:52
인원 지금 몇배 뽑아

푸른바다 2023-10-28 10:04:59
좋은 수험수기 읽었네요~
축하합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