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15년, 변호사시험 합격률 분석 中] '극과 극'의 12년 결과물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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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15년, 변호사시험 합격률 분석 中] '극과 극'의 12년 결과물 보니
  • 이성진 기자
  • 승인 2023.09.11 18:22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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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고시낭인 양산, 법학교육의 황폐화, 법조직역의 획일화 및 폐쇄화, 다양한 전문 인력 양성의 한계 등을 극복하기 위해 도입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 출범 15년과 변호사시험 시행 12년. “교육을 통한 법조 인력 양성”이라는 새로운 제도 출범이라는 취지와는 달리 로스쿨 설치 인가를 받은 25개 대학은 과거 사법시험 제도하에서처럼 ‘어느 대학이 더 많은 변호사를 배출’ 하느냐에 명운을 걸면서, 로스쿨별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은 교육계뿐만 아니라 법조계, 나아가 사회 전반에 비상한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법조인력양성 시스템이 완전히 바뀌면서, 과거 법과대학 중심의 사법시험 체제에서 합격률이 ‘학생 자질’이냐, 아니면 ‘교수 자질’이냐, 이도 아니면 ‘학생+교수 자질’이냐? 라던 화두에서 완전히 탈피할 것인가도 세간의 주목을 받는 상황이다. 그러나 변호사시험 결과라는 출구에서도 극히 일부 대학(로스쿨)을 제외하고는 기존 대학서열을 고스란히 잇고 있는 데다 로스쿨 입시라는 입구에서도 서열이 더 높은 대학으로 갈아타기 위한 반수(半修)가 횡횡하는 등 새로운 제도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보이는 현실이다.
올해까지 열두 번을 시행한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을 세 번에 걸쳐 세세하게 분석함으로써, 이 같은 현실을 입증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상: 2023년 제12회 초시 합격률

■ 중: 제1~12회 각 로스쿨 합격률

□ 하: 12년간 ‘in·out서울’ 합격률

국내 25개 로스쿨의 총 입학정원은 2,000명이다. 서울대 150명, 경북대·고려대·부산대·성균관대·연세대·전남대 각 120명, 이화여대·충남대·한양대 각 100명, 동아대·전북대 각 80명, 영남대·충북대 각 70명, 경희대·원광대 각 60명, 서울시립대·아주대·인하대·중앙대·한국외대 각 50명, 강원대·건국대·서강대·제주대 각 40명이다.

설치인가 기준 충족 점수 및 지역 배분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돼 로스쿨이 설치된 결과다. 국내 약 250여 개 4년제(학사학위) 대학 중 10%에 해당하는 대학만이 엄격한 기준 속에서 로스쿨 설치인가를 받아 운영 중이다.

이들 25개 대학은 과거 사법시험에서도 명성이 높은 데다 지역에서 영향력도 큰 정통적으로 명망이 있는 대학들이다. 여기에 더해, 특히 로스쿨이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으로의 제도 변화를 이끌며 소위 과거 사법시험에서의 대학 서열을 ‘뒤집기’ 위한 각축전을 로스쿨 개원 이래 펼쳐왔다.

결과는 어떠할까? 2012년 제1회부터 2023년 제12회까지 지난 12년간 변호사시험 시행 결과, 극히 일부 대학만 제외하고는 거의 유사한 판도를 잇는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지방 대학의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해석도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제1회부터 2023년 제12회까지 지난 12년간 변호사시험 시행 결과, 극히 일부 대학만 제외하고는 과거 사법시험과 유사한 판도를 잇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변호사시험장에서 시험 시작을 기다리는 수험생들 / 법률저널 자료사진
2012년 제1회부터 2023년 제12회까지 지난 12년간 변호사시험 시행 결과, 극히 일부 대학만 제외하고는 과거 사법시험과 유사한 판도를 잇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변호사시험장에서 시험 시작을 기다리는 수험생들 / 법률저널 자료사진

■ 로스쿨 입학 10중 9명 졸업해 8명 변호사시험 합격

변호사시험 주무부서인 법무부, 25개 로스쿨 협의체인 로스쿨협의회 자료 및 본지 취득 자료 등을 종합 집계한 결과, 지난 12년간(2009학년 1기~2020년 12기) 총 25,148명(결원보충 포함)이 로스쿨에 실제 입학했다.

이 중 22,693명이 법무석사학위를 취득(누적학위취득률 90.24%)했고 34,032명이 변호사시험에 응시(변호사시험누적응시율 149.97%)했다. 이들 중 19,486명이 변호사시험에 합격(변호사시험누적합격률 57.26%)했다. 입학 대비 변시누적합격률은 77.49%, 석사취득 대비 변시누적합격률은 85.87%였다.

이는 로스쿨에 입학한 사람이 10명이라면 9명이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이 중 5명 이상이 두 번 이상 응시해 8명이 변호사시험에 합격했다는 결론이다. 5년 내 5회 응시제한에 걸려 응시자격을 영구적으로 박탈된 오탈자가 회차별 약 190명임을 고려하면, 그 외 2명 중 1명은 오탈자, 1명은 자퇴자로 분석된다.

같은 12년간 로스쿨에 진학하기 위해 101,280명이 법학적성시험(LEET·리트)에 누적 응시한 것에 비교하더라도 최종 출구로서의 변시합격률이 19.24%가 된다.

이는 과거 누구나 응시할 수 있어 평균합격률 5%에 머물렀던 사법시험에 비하면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애초의 도입취지에 근접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한때 1000명 선발에 3만여 명이 응시하던 사법시험과 달리 로스쿨과 변호사시험은 비싼 등록금, 3년의 추가 석사과정 등 진입에서의 제약이 있음을 부인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구성; 이성진
자료; 법무부 / 구성; 이성진
구성; 이성진
구성; 이성진

■ 석사학위누적취득률 서울대 최고...고려대, 영남대 등 順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취지에는 입학→교육→평가→졸업→변호사시험 합격이라는 다섯 개의 과정이 무난하게 연결돼야 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로스쿨 1기(변시 1회)부터 12기(변시 12회)까지 입학 대비 석사학위누적취득률이 가장 높은 로스쿨은 총 1839명이 입학하고 이 중 1747명이 학위를 취득해 96.08%를 기록한 서울대로 나타났다.

이는 자퇴, 휴학도 거의 없고 승급, 졸업시험에서도 탈락 없이 절대다수가 졸업해 변호사시험에 응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어 고려대 94.56%(1408명/1489명, 영남대 94.19%(811명/861명), 이화여대 92.57%(1158명/1251명), 연세대 91.33%(1390명/1522명), 동아대 90.95%(905명/995명), 경희대 90.94%(693명/762명), 서강대 90.75%(461명/508명), 성균관대 90.73%(1361명/1500명) 순이었다. 이들 10개 로스쿨은 전국 평균 90.24%를 웃돌았다.

반면 15개 로스쿨은 평균을 밑돈 가운데 제주대가 82.14%(414명/504명)로 가장 낮은 학위취득률을 보였다. 학위취득률이 낮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변호사시험 합격률 제고를 위해 승급 및 졸업시험에서 탈락자를 늘렸거나, 특히 입학 후 다른 로스쿨로 갈아타기 위한 소위 반수생 증가와 이로 인한 자퇴자가 많았다는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정원 대비 석사학위누적취득률 역시 비슷한 순위를 보였다. 실제 입학 인원이 정원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것은 재학생 중 전년도 결원자가 발행할 경우 다음 연도에서 정원의 10% 내에서 결원을 충원하기 때문이다. 누적정원과 누적입학인원과의 차이가 작을수록 자퇴 등의 결원자가 적은 로스쿨로 풀이하면 된다.
 

■ 변시누적응시율 평균 149.97%...114% vs 205% 극과 극

12년간의 석사취득 대비 변호사시험 누적응시율은 변호사시험 합격률과 재시 이상의 누적응시자 현황을 가늠할 수 있다.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낮은 로스쿨일수록 누적응시자가 많고 높은 누적응시율은 또다시 변시 합격률을 떨어뜨리면서 누적응시자가 다시 늘어나는 악순환을 반복한다는 의미다.

학위취득자는 674명이지만 변호사시험 누적응시자는 1380명을 기록한 원광대 로스쿨이 204.75%로 가장 높은 누적응시율을 보였다. 이어 제주대 195.17%(808명/414명), 동아대 191,60%(1734명/905명, 전북대 189.4%(1692명/893명), 강원대 188.46%(833명/442명) 등의 순으로 높았다.

이어 충북대, 충남대, 전남대, 경북대, 건국대, 부산대 순이었다. 이들 11개 로스쿨은 전국 평균누적응시율(149.97%)보다 높았다.

반면 서울대 로스쿨은 누적학위취득자 1767명보다 249명만이 누적 응시해 114.09%로 가장 낮은 누적응시율을 보였다. 이어 연세대 120.29%(1672명/1390명), 고려대 120.67%(1699명/1408명), 성균관대 128.43%(1748명/1361명) 등의 순으로 14개 로스쿨은 전국평균보다 낮았다.
 

구성; 이성진
자료; 법무부 / 구성; 이성진

■ 평균누적합격률 57.26%...서 83%>연 79%>고 78% 順

이는 변호사시험 응시자대비 누적합격률로 이어진다. 누적응시율이 낮을수록 응시자대비 합격률이 높기 때문이다.

12년간 서울대 로스쿨은 2016명이 변호사시험에 응시해 1674명이 합격함으로써 평균누적합격률이 83.0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연세대 78.47%(1312명/1672명), 고려대 77.63%(1319명/1699명), 성균관대 71.91%(1257명/1748명), 경희대 68.83%(625명/908명), 이화여대 67.45%(1036명/1536명), 서강대 65.77%(415명/631명) 순이었다.

이어 한양대, 영남대, 아주대, 중앙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인하대 순으로 14개 대학이 전국 평균합격률(57.26%)을 웃돌았다. 서울소재 로스쿨 우세 속에서 유일하게 영남대 로스쿨이 상위권에 들었다.

반면 원광대 로스쿨은 1380명이 응시해 449명만이 합격, 평균 32.54%로 전국 최저 합격률을 보였다. 최고 서울대와 무려 50.5%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교육을 통한 법조인력 양성’이라는 로스쿨의 최대 추구 가치가 ‘적정, 균일한 실력을 담보한 법률서비스’에 대한 대국민 신뢰 와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특히 절대다수 지방소재 로스쿨이 전국평균을 밑돌고 있어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 등 과거 사법시험에서의 지방대학 맏형들의 우세마저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진단된다.

■ 정원 대비 누적합격률 평균 81.19%...서울대 93% 최고

12년간 입학 대비 변시누적합격률에서도 몇몇 대학의 순위 이동이 있을 뿐 대동소이한 형세를 이뤘다.

그렇다면 자퇴·결원보충 여부, 승급·석사학위취득 여부 등의 변숫값을 제외한 고정값으로서의 정원 대비 합격률은 어떠할까? ‘교육을 통한’이란 조건이 들어간 제도에서 정원 대비란 가장 순수한 기준이 될 수 있다.

정원 대비 누적합격률은 평균 81.19%인 가운데, 서울대 로스쿨이 총정원 1800명 중 1674명이 합격해 93.00%로 가장 높았다. 이어 고려대 91.60%(1319명/1440명), 연세대 91.11%(1312명/1440명), 성균관대 87.28%(1257명/1440명), 경희대 86.81%(625명/720명), 서강대 86.46%(415명/480명), 이화여대 86.33%(1036명/1200명), 영남대 85.00%(714명/840명) 순이었다.

또 한양대 83.75%, 한국외대 83.67%, 중앙대 83.50%, 아주대 82.17%, 인하대 82.00% 순으로 총 13개 로스쿨이 전국평균보다 높았다.

이에 반해 480명 중 296명이 합격한 제주대 로스쿨이 61.67%로 가장 낮았다. 전국 12개 로스쿨이 전국평균보다 낮은 가운데 두 개를 제외한 10개 로스쿨이 지방소재 로스쿨이었다.
 

구성; 이성진
구성; 이성진

■ 법조인 양성 ‘새판짜기’...오히려 수도권 쏠림?

이러한 전체적인 분석 결과, 법조인 배출이 과거 사법시험에서보다 로스쿨 제도에서의 수도권 대학들의 존재감이 더욱 두드러졌다는 결론이다.

본지가 사법시험 폐지 직전 16년간[2002년(44회)~2017년(59회)] 총합격자 수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로스쿨 인가대학 학부출신 기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 이화여대, 부산대, 중앙대, 경북대, 경희대, 전남대, 서강대, 한국외대, 건국대, 서울시립대, 전북대, 아주대, 충남대, 동아대, 인하대, 영남대, 원광대, 강원대, 충북대, 제주대 순이었다.

법조인 양성이 법과대학에서 로스쿨이라는 대학원으로 법학교육의 중심 편제가 상향되고, 법조인 선발이 일회성 선발의 사법시험에서 교육과 연계한 변호사시험으로 바뀌었고, 또 법학 및 법률서비스에서의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대의명분이 크게 작용했지만, 오히려 법학교육과 법조인 배출의 무게중심은 수도권, 특히 서울권으로 더욱 옮겨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주요 지방거점 국립대 로스쿨 등의 정원이 많은 데다 전국 평균합격률이 57%인 점 등을 고려하면 전체 법조인 배출에서의 대학원 기준 영향력은 과거 사법시험에서보다도 크다는 일반적인 반박도 가능하다.

그럼에도 단순히 로스쿨 출신에 대한 이러한 분석을 넘어, 이들의 근간을 이루는 학부 출신대학으로 분석의 틀을 옮기면 수도권(특히 서울)과 지방간의 격차는 더욱 클 것이라는 반론도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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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 2023-10-06 18:22:56
후속 기사도 부탁드립니다.

최진영 2023-09-19 00:29:08
참으로 유익하고 흥미로운 기사 잘 보았습니다. 이런 정보는 여기 아니면 구하기 쉽지 않은데, 귀중한 시간 내어 주셔서 정보 공유해 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기자님처럼 유능하고 탁월하며 책임감 넘치고 훌륭한 사람들이 있어 우리 사회는 살 만한 사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ㅇㅇ 2023-09-12 15:47:13
이렇게 심층적으로 로스쿨 제도를 비판하고 더 나은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는 취지가 담긴 기사는 진심 처음인 듯. 로스쿨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현대판 음서제니, 금수저를 위한 제도니 로스쿨 제도에 관해 단 하나도 모르는 사람들이 만드는 프레임이 아니라, 당초 설계된 “교육을 위한 법조인 양성”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변합률 조정과 로스쿨 변시학원화임

윤진한 2023-09-11 21:23:53
학과에 상관없이 무슨학과든지 Royal 성균관대(국사 성균관자격), Royal 서강대(세계사의교황반영, 교황윤허로 설립이 기획되어, 국제관습법상 성대다음 Royal대 예우). 성균관대(양반대학)와 서강대(가톨릭계 예수회의 귀족대학)만 Royal대며, 일류.명문임. 주권.자격.학벌 없는 경성제대 후신 서울대(일본 점쇠 천황이 세운 마당쇠 대학), 그 뒤 연세대(일본 강점기 연희전문 후신 연세대), 서민출신 이용익의 보성전문 후신 고려대일것. 성대와 서강대 밖의 리그로 본다면 주권.학벌없는 서울대, 연세대(본캠), 고려대(본캠), 이화여대.
https://blog.naver.com/macmaca/223068858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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