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29) / 수험생이 된 이유
상태바
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29) / 수험생이 된 이유
  • 정명재
  • 승인 2023.03.07 17: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명재 정명재 안전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봄날은 다가오고 공부하기에 참 좋은 계절이다. 작고 소담하게 핀 꽃 한 송이가 계절의 전령이 되어 눈인사를 하는 시간이면, 우리 수험생들의 마음은 바빠지곤 한다. 상반기의 시험들이 성큼 다가옴을 느끼기 때문이다.

한 수험생과의 상담 중에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만일 제가 시험에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잠을 잘 수가 없어요. 지나가는 손수레 끄는 분들의 일상이 마치 제 미래가 되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이 너무 심합니다.”라며 불면증과 우울증을 호소하는 것이다. 시험일자가 다가올수록 상대적으로 본인만 더 우울하고 불안해지는 느낌을 받는다고 호소하는 수험생들이 많다.
 

한 일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조선시대 대기만성(大器晩成)의 대표적인 인물로 일컬어지는 이는 김득신이다. 그는 우리가 잘 아는 임진왜란 당시 진주대첩을 승리로 이끈 김시민 장군의 손자이며 관찰사를 지낸 김치의 아들이다. 어렸을 적 천연두를 앓아 아둔하여 10살이 되어서야 글을 배우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그런 자식에게 늘 이렇게 이야기했다.

“아들아! 공부란 꼭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배우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너는 너의 길을 갈 것이고 공부를 멈추지 말거라. 학문의 성취가 늦는다고 성공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저 읽고 또 읽으면 반드시 대문장가가 될 것이다. 그러니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마라.”

김득신은 자신의 아둔함을 극복하기 위해 이해되고 외워질 때까지 반복해서 책을 읽었다. 사마천의 사기를 천 번 읽고 59세의 나이에 진사시에 합격하였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조선시대 진사시는 소과(小科)에 해당하는 시험으로 오늘날 공무원 시험 7급 정도에 해당되는 시험이다. 결국 그는 조선의 대문장가로 이름을 남겼고, 조선의 가장 이름난 독서가로 후대에 전해지는 인물이다. 김득신의 일곱 가지 공부법을 잠시 소개하기로 한다.

하나, 어려워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둘, 부족함을 느끼고 반복해서 읽고 또 읽는다.

셋, 글을 잘 쓰려면 좋아하는 문장을 모방하자.

넷, 성실하고 끈기 있게 공부하면 꿈은 이루어진다.

다섯, 글에 리듬을 얹어 소리 내어 읽는다.

여섯, 책의 기운을 흡수하는 양기(陽氣)독서를 하자.

일곱, 책에서 풍기는 가락을 따라 책을 읽는다.

김득신의 옛 집에 걸려있는 독수기(讀數記)에는 그가 평생 만 번 이상 읽은 글 36편의 목록이 적혀 있다. 천 번 정도 읽은 글은 아예 기록조차 하지 않았다 한다. 그의 묘비명(墓碑銘)에는 수험생이 배워야 할 인생철학이 담겨 있다.

‘재주가 남들만 못하다고 한계를 짓지 마라. 나보다 어리석고 둔한 사람도 없었지만 결국에는 이룸[成]이 있었다. 모든 것은 힘쓰는 데 달렸다.’

시험공부란 일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나를 찾는 수험생들 다수는 공부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초보 수험생이거나, 오랜 기간 불합격에 지쳐있던 장수생들이었다. 처음부터 잘 하는 일은 없다. 합격을 여러 번 한 경험이 있지만, 새로운 분야의 책을 처음 대할 때면 두려움과 한숨이 먼저 나온다. 그러나 책을 빠르게 한 번 읽고, 다시 두 번째 볼 때는 생각을 하게 되고, 세 번째 볼 때는 암기가 되는 것을 경험하였다. 특히, 내가 집필하는 소수직렬 수험서 중 상당수는 전국에서 유일한 저서이기도 한데, 책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강의를 참고하거나 책을 참고할 수도 없었다. 그렇지만 관련 서적을 찾아보고 논문을 뒤져 읽어보고 법률 조문을 찾아서 공부해 보니, 이해가 되고 정리가 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수행하며 공부에 대한 안목과 요령을 터득한 것일 뿐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공부할 분량은 정해져 있고 핵심의 압축으로 최대한 줄일 수 있다. 이것이 시험의 기술이며 그 다음은 단순한 반복의 힘을 기르도록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
 

시험에 합격하려 하는 이유는 좀 더 나은 삶을 위한 노력에서 출발하였다. 자신을 죽이고 버리며, 고독감과 외로움에 몸부림치며 아파하기 위해 시작한 일이 아닌 것이다. 공부를 잘 하는 방법을 내게 묻는 수험생들이 많다. 그럴 때마다 나는 힘주어 말하곤 한다. 공부란 재미있으면 잘 할 수 있다. 공부하는 방법을 잘 배웠으면 온전히 실천하고, 공부를 하되 재미있고 잘 되는 날이면 밤을 새우면서도 기쁘고 즐겁게 할 수 있을 것이며, 너무 지치고 힘들어 하기 싫은 날이면 하지 말고 자야 한다고. 그리고 깨어 있는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가까운 목표에 뜻을 두며 최선을 다하라고 말한다.

쾌청한 어느 하루,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보여 줄 날이 다가온다. 늘 가지고 있는 생각인데, 오래 공부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필요 이상의 불안감과 초조함 또한 잠시 내려놓고, 기회가 더 필요하다고 투정부리지 말며, 지금 앞에 놓인 시간을 잡아야 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확신에 찬 공부를 하자. 분명한 결심으로 미래를 준비하자. 우리가 이 공부를 시작한 것은 행복해지기 위해서였음을 기억하면서 말이다. 남은 시간동안 최선을 다해야 하며 목표가 정확하고 의지가 굳건할 때만이 치열한 경쟁구도에서 합격이라는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 정명재 닷컴
2015년 지방직 일반행정직 9급 합격
2015년 국가직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6년 서울정부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근무
2016년 서울시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7년 국가직 교정직 9급 합격
2017년 지방직 도시계획직 9급 합격
2018년 지방직 수산직 9급 합격
2019년 지방직 건축직 9급 합격
2000년 국가직 조경직 9급 합격
‘직장인에서 공무원으로 갈아타기’ ‘공무원시험을 위한 코칭’ ‘장원급제 독학용 학습지’ 대표저자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