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응시자의 전과목 및 회계학 평균에 따라 변동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세무사시험에서 경력 면제자에게 일반 응시자와 다른 조정 커트라인이 적용된다.
국세청(청장 김창기)은 지난달 31일 세무사자격심의위원회를 개최해 2023년 제60회 세무사 자격시험 시행계획과 최소합격인원을 심의·의결했다고 7일 밝혔다.
특히 세무 공무원 등 경력자에 대한 조정 커트라인이 마련된 점이 눈에 띈다. 세무사시험은 1차와 2차 모두 과목별 40점 이상, 평균 60점 이상을 받으면 합격하는 절대평가 방식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세무 공무원 등에 대해서는 경력 기간 등에 따라 1차시험의 전부 면제 또는 1차시험 면제와 2차시험 중 세법학 1, 2부를 면제하고 회계학 1, 2부 시험만 치르도록 하는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세무사 2차시험의 경우 절대평가 규정에도 불구하고 합격 기준인 평균 60점 이상을 획득하는 인원이 최소합격인원에 미치지 못해 사실상 최소합격인원을 선발인원으로 하는 상대평가와 같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20년 이상 국세 경력자 등에 대한 2차시험 면제 혜택이 더해지면서 과목의 난이도에 따라 일반 응시자와 경력 공무원 간 유불리가 크게 나타나면서 비판을 받았다.
실제로 지난 2021년 제58회 세무사 2차시험에서는 경력자에게 면제되는 세법학 1부의 과락률이 82.13%에 달했고 그 외에도 세법학 과목 전반의 점수가 회계학에 비해 저조하게 형성되면서 세법학을 면제받은 경력 합격자가 전년도 17명에서 151명으로 대폭 증가했고 전체 합격생 대비 비율도 2.39%에서 21.39%로 급증해 세무 공무원에 대한 특혜 논란을 빚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도입되는 조정 커트라인은 과목 간 난이도 편차에 따른 유불리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일반 응시자의 전과목 평균과 회계학 평균 점수에 따라 경력 면제자의 합격선이 변동되도록 했다.
기존에는 일반 응시자와 동일한 기준이 적용돼 경력 면제자는 회계학 1, 2부에서 각각 40점 이상 득점하고 일반 응시자와 같은 커트라인 이상의 평균 점수를 획득하면 합격했다.
하지만 이번 세무사시험부터는 일반 응시자의 커트라인에 일반 응시자의 회계학 2과목 평균점수를 일반 응시자의 전 과목 평균점수로 나눈 값을 곱한 점수가 경력 면제자의 커트라인이 된다.
예를 들어 일반 응시자의 커트라인이 46점이고 일반 응시자의 전과목 평균이 44점, 회계학 1, 2부의 평균이 53점인 경우 기존에는 경력 면제자도 일반 응시자와 동일하게 46점이 커트라인이었으나 조정 커트라인이 적용되면 55.4점으로 높아진다.
반대로 일반 응시자의 커트라인이 58점, 전과목 평균이 42점, 회계학 1, 2부의 평균이 38점이었다면 경력 면제자의 커트라인은 기존 58점에서 52.48점으로 낮아지는 것이다.
시험 면제로 인한 유불리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도입된 이번 조정 커트라인이 공무원 등 경력자에 대한 자격시험 면제 제도를 둘러싼 찬반 논란을 정리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번 세무사시험의 최소합격인원은 지난해와 같은 700명으로 결정됐다. 원서접수는 오는 4월 3일부터 7일까지 진행되며 1차시험은 5월 13일 치러진다. 1차시험 합격자는 6월 21일 발표되며 이어 2차시험이 8월 12일 실시된다. 최종합격자는 11월 15일 발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