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01) / 누군가의 공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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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01) / 누군가의 공부법
  • 정명재
  • 승인 2022.08.0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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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8월이면 수험생들의 생각은 복잡하다. 남들이 떠나는 여행 한번 제대로 생각할 겨를 없이 불합격에 대한 미련과 다음 시험을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마음이다. 4월과 6월의 9급 시험 발표는 모두 끝났고 남아있는 7급 시험에 대한 준비와 전략을 갖추지 못했다면 더욱 초조하고 힘 빠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내게 찾아오는 수험생들과의 상담은 항상 칼럼의 주제로 등장하기 마련이다. 합격을 하고 싶다고,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알고 싶다는 바람은 시간이 지나도 한결 같았다.
 

구도 장원공 율곡 이이(李珥) 선생님의 가르침을 토대로 나의 조언을 덧붙이기로 한다. 공부를 잘하려면 먼저, 공부를 방해하고 공부에 장애가 되는 여러 요소를 살펴야 한다. 공부를 망치는 습관에는 7가지가 있다.

첫째는 놀려는 생각만 하는 습관이다. 수험생의 공부 시간을 살펴본 적이 있다. 책상 앞에 앉는 것에 초점(焦點)을 맞추기보다는 공부양이나 공부방식을 들여다보았다. 몇 시간을 수험서 몇 페이지에서 멈추고 졸기 일쑤이며, 틈만 나면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 식사를 하러 나가면 또 몇 시간이 훌쩍 지나고 다시 돌아와서는 이전 행동 유형을 반복하는 것이다. 공부란 몇 시간동안 책상 앞에, 책을 펼치고 앉아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공부내용을 얼마나 알기 위해 노력하고, 고민했는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둘째는 하루를 허비하는 습관이다. 공부가 안 되는 날은 나 역시 책상 앞에 앉기보다는 생각을 정리하고 산책이나 등산을 하곤 한다. 안 되는 공부를 억지로는 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공부를 해야겠다는 결심이 서지 않은 채, 시작한 공부는 그리 오래 가지 않는 법이다. 수험생활을 시작하고도 몇 날 며칠을 책상 앞에 앉지 않는 경우도 흔하다. 하루를 허비하니 또 다른 하루를 날리는 것도 쉽게 된다. 자기합리화로 빠지는 경우이다. 누군가는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한탄하지만 시간이 많다고 합격하는 게 결코 아니다. 내년 시험을 준비한다 하여 한가히 지내고, 쇠털 같이 많은 시간일지라도 잘 활용하지 못하면 시험이 다가올수록 시간은 오히려 부족하기 마련이다. 미리미리 전략을 짜고 공부에 매진(邁進)하여 시험전문가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 합격에 다가가는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셋째는 자기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만 좋아하는 습관이다. 공부를 잘 하는 사람들 주변에는 비슷하게 공부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있다. 주변 환경이 매우 중요한 것인데 이를 마중지봉(麻中之蓬)이라 하였다. 삼밭의 쑥은 곧게 자라는 법이다. 일부러라도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 틈에서 생활해보라. 그들은 지치지 않고 늘 자신 있고 신나는 마음으로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일상을 즐긴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넷째는 헛된 말과 글로 사람들의 칭찬을 받으려는 습관이다. 남을 속일 수는 있어도 자신을 속이기란 어렵다. 자신의 지식이 축적되어 자신감이 생길 즈음이면 합격은 다가오기 마련이다. 건성건성 보여주기 식으로 공부를 하는 것이 수험생의 역할이 아니라, 합격할 수 있는 내공(內攻)을 쌓는 것이 진정한 수험생이다.

다섯째는 풍류를 즐기며 인생을 허비하는 습관이다. 율곡 이이가 살던 시기이니 풍류라 하였지만 지금은 너무나 많은 즐길 거리가 있다. 인터넷과 유튜브, 게임 등 시간을 보내기에 이보다 좋은 시절이 있을까 싶다. 수험생을 가르치며 지낸 9년간 텔레비전을 본 적이 없다.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됐지만 지금은 괜찮다. 익숙해지니 텔레비전 앞에서 넋을 잃고 보낸 지난 시간이 아깝기까지 하다. 수험생으로 성공해 합격생이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자신과의 약속 하나는 실천하도록 해 보라. 텔레비전과 게임에 빠져 있다면 수험기간 동안이라도 잠시 멈추고 공부의 즐거움에 빠질 생각을 해 보자. 공부란 처음에는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어느 순간 경지에 다다르면 공부 삼매경이라 할 정도로 고요하고 평안한 득도(得道)의 찰나(刹那)가 온다. 그렇다면 그대는 합격의 경지에 이른 것이다.

여섯째는 돈만 가지고 경쟁하는 습관이다. 자본주의 시대에 돈이 중요하지 않다고 할 순 없다. 돈이 많은 것이 언제고 유리하다 생각할 수도 있다. 공부할 장소가 근사하고, 공부할 책들과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면 한껏 자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돈이 많고 좋은 시설이 갖추어져 있더라도 합격과는 거리가 먼 수험생들도 많았다. 마음을 비운 자리에 희망과 목표라는 씨앗을 뿌릴 토양을 만들라. 누추한 환경은 스스로를 겸손하게 하며, 자만하지 않도록 나를 독려(督勵)하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일곱째는 남이 잘 되는 것을 부러워하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습관이다. 아마도 가장 많은 수험생들이 이와 같은 습관으로 인해 공부를 꾸준히 하는 걸 힘들어한다. 왜 나만 합격이 더디고, 안 되는 것일까를 고민한다. 그렇지만 율곡 이이(李珥) 역시 장원급제 9관왕을 하기까지 16년이나 걸렸다. 이 기간 동안 많은 시행착오와 각고의 노력을 하였기에 후대에 성인(聖人)으로 추앙받는 위인(偉人)이 되었을 것이다. 인생의 어려움과 굴곡을 겪은 후에야 비로소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더운 여름이니, 공부하기 여간 힘든 시간이 아니다. 세상의 뉴스는 귀를 어지럽히고 감각을 혼미하게 할 만큼 자극적인 소재의 볼거리는 넘쳐난다. 영화를 좋아하고, 드라마를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하고, 그림을 좋아하고, 음악을 좋아한다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삶이며 인생이다.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어 시작한 공부이길 바란다. 바다에 몸을 맡긴 미역줄거리는 제 갈 길을 찾을 수 없다. 뿌리를 튼튼히 하는 것, 내가 가고자 하는 그 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쉼 없이 갈구하고 반성하며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언제나 아쉬운 것은 과거로 남는다. 그동안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이 많았을 그대! 혹시, 기억 저편에 이루지 못한 꿈이 하나 있는가?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의기소침한 나날들이 필요한 법이다. 상황이 더 나아지길 기다리지만 말고 한번 시작해 보자. 지금 주어진 환경이 조금은 열악하고 어렵더라도 결심한 바가 있다면 부지런히 그리고 성실히 최선을 다해 보자.

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 정명재 닷컴
2015년 지방직 일반행정직 9급 합격
2015년 국가직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6년 서울정부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근무
2016년 서울시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7년 국가직 교정직 9급 합격
2017년 지방직 도시계획직 9급 합격
2018년 지방직 수산직 9급 합격
2019년 지방직 건축직 9급 합격
2000년 국가직 조경직 9급 합격
‘직장인에서 공무원으로 갈아타기’ ‘공무원시험을 위한 코칭’ ‘장원급제 독학용 학습지’ 대표저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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