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공무원 특혜’ 의혹 세무사시험, 일부 채점 미흡 인정
상태바
‘세무공무원 특혜’ 의혹 세무사시험, 일부 채점 미흡 인정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2.04.04 17: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용노동부 감사 결과 발표…의도적 조작 등은 ‘없다’
세시연 “납득 못해”…세법학 1부 전수 재채점 등 요구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세무공무원 특혜 의혹으로 논란을 빚은 2021년 제58회 세무사 2차시험에 대해 일부 문제의 채점 및 난이도 조정이 미흡했다는 감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수험생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58회 세무사 2차시험은 세무공무원 등 경력자에게 면제되는 과목인 세법학 1부에서 82.3%라는 높은 과락률이 형성됐다. 이에 따라 45.5점의 합격선을 훨씬 웃도는 점수를 넘어 평균기준인 60점 이상을 획득하고도 세법학 1부에서 40점 미만의 과목 과락을 받아 불합격한 수험생이 다수 발생했다.

이에 반해 세법학 1, 2부를 면제받은 경력 합격자는 지난해 17명에서 151명으로 대폭 증가했고 전체 합격생 대비 비율도 2.39%에서 21.39%로 급증했다. 뿐만 아니라 1차시험을 면제받은 경력자도 지난해 30명(4.22%)에서 86명(12.18%)로 크게 늘면서 전체 합격자 중 경력에 의한 면제 혜택을 받은 이들은 무려 33.6%에 달했다.

이 같은 결과를 납득할 수 없는 수험생들의 반발로 논란이 커지자 고용노동부는 세무사시험 전반에 대한 감사에 착수,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올해 1월 14일까지 실지감사를 실시했으며 4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세무공무원 특혜 의혹으로 논란을 빚은 2021년 제58회 세무사 2차시험에 대해 일부 문제의 채점 및 난이도 조정이 미흡했다는 감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수험생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세무사시험 의혹 해소를 요구하는 수험생들의 집회 및 근조화환 시위.
세무공무원 특혜 의혹으로 논란을 빚은 2021년 제58회 세무사 2차시험에 대해 일부 문제의 채점 및 난이도 조정이 미흡했다는 감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수험생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세무사시험 의혹 해소를 요구하는 수험생들의 집회 및 근조화환 시위.

노동부는 시험 출제 단계에서 관련 규정에서 정하는 출제, 시행, 채점 방법 등을 포함하지 않고 시험 시행계획을 수립한 부분과 출제 위원 선정 시 자격담당자가 전산선정시스템에 따라 부여도니 위촉 우선 순위대로 선정하지 않은 부분 등의 운영상 미비점을 확인했다.

아울러 2차시험 과목 전체 16개 문항 중 10개 문항이 예상난이도와 실질난이도의 불일치를 보이는 등 난이도 조정이 미흡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주된 쟁점 중 하나였던 채점에 대해서는 세법학 1부 중 문제 4번의 물음 3에 대해 같은 내용의 답안에 다른 점수를 부여한 사실이 드러났고 이 같은 문제를 제대로 확인·검토하지 않은 점도 지적됐다.

노동부는 해당 문제에 대해 응시생 전원의 답안지를 재채점할 것을 권고했으며 아울러 1인 채점위원제도를 2인 이상의 채점위원이 함께 채점해 점수를 산정하도록 개선하는 방안, 채점 완료 전에 채점의 일관성 등의 문제를 확인할 수 있는 검토 프로세스를 마련하도록 했다.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대해서는 ‘기관경고’ 조치로 책임을 물었다.

다만 세무공무원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일반 응시생들의 합격률을 낮추려는 의도적인 조작 등은 없었다고 판단했다. 일부러 세법학 1부 과목을 어렵게 출제하거나 국세청이 관여한 정황이 없고 사전 유출 의혹이 제기된 회계학 1부 문제 역시 기출 문제에 해당해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노동부의 감사결과에 대해 세무사시험 수험생들은 “우려했던 바와 같은 김빠진 결과”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세무사시험제도개선연대(대표 황연하, 이하 세시연)는 4일 성명을 통해 “세법학 1부에서 가장 배점이 낮은 4점짜리 극히 일부 물음의 채점만을 수정한다는 것을 수험생들은 전혀 납득할 수 없다”고 전했다.

세시연은 “탈락 결과를 받은 후 아버지의 임종을 지킨 수험생, 탈락자의 신분으로 새신상이 돼 결혼식에서 눈물을 훔친 수험생, 수험생활을 포기하고 마흔의 나이에 회사 막내 생활을 시작한 수험생 등 많은 수험생들이 이번 사태로 인해 눈물을 흘렸다”며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 등을 규탄했다.

수험생들의 피해를 회복하고 권리를 구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세시연은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공식적인 사과과 관련자 형사고발, 처벌 등을 촉구했다. 이를 위해 세시연은 5일 공단에 대한 집단 시위 및 항의 방문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세법학 1부의 모든 문제에 대한 전수 재채점을 요구했다. 세시연은 “일부의 물음, 일부 탈락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재채점 및 구제방안은 더 큰 불공정을 낳을 뿐”이라며 전체 응시생들에 대한 재채점과 합격자 산정을 위해 ‘합격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밝혔다.

이 외에 이번 사태로 수험생들이 입은 정신적, 물질적 피해에 대한 국가의 보상과 세무공무원에 대한 특혜를 폐지하는 세무사법 개정안의 조속한 입법 등을 정치권에 촉구했다.

세시연은 “지난 12월 1일 이후 억울함을 호소하고 눈물을 흘리며 다시 책상 앞에 앉았던 젊은이들의 억울함은 이제 분노로 바뀌었다. 적극적인 해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라며 강력한 대응 의지를 나타냈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