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집 중심의 공무원시험 공부법 _ 제6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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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집 중심의 공무원시험 공부법 _ 제67회
  • 김동률
  • 승인 2021.03.12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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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아침의 눈)

7급 공무원시험 합격

<아공법 4.0>, <아공법 외전> 저자
 

공부가 죽어도 안 되는 날 

수험을 시작할 때의 열정은 엄청나다. 열심히 해야 한다는 강박은 수험생의 숙명이다. 하루 24시간이라도 공부할 기세다. 하지만 불같은 의지는 급히 타오른 만큼 금방 꺼지게 마련이다. 아무리 합격이 절박한들 수험생도 사람이다. 초지일관이란 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몸서리치게 공부가 잘 안 되는 때가 있다. 아무리 집중하려 애써도 죽어도 집중이 안 되는 날이다. 흔히 공부가 잘 안될 땐 그냥 철수하라고들 한다. 하지만 이는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철수하는 날이 계속 반복되면 답이 안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날은 그냥 흘려보내야 하나? 저축일을 활용한다? 아니다. 저축일 활용은 최후의 수단이다. 일단 버틸 때까지 버티는 게 프로수험생의 자세다. 예정에 없던 불가피한 휴식을 최소화하는 것. 이건 수험생의 미덕이 아니라 의무다.

음악 들으며 버티기

어차피 되지도 않을 공부. 일단 음악이라도 들으면서 공부하는 거다. 먼저 클래식을 듣는 것으로 시작하고, 정 안되면 내가 좋아하는 노래의 경음악(instrumental)을 듣는 것으로 버틴다. 음악 없이 공부하는 것보다야 못하겠지만 공부를 전혀 안 하는 것보단 100배 낫다.

그래도 공부가 안 되면 가사가 있는 걸 들을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가사를 알아들을 수 없는 외국음악부터 듣는다. 그래도 안 되면 비로소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듣는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겠지만 이렇게라도 하면서 버티는 게 맞다. 음악만으로 엉덩이를 책상에 붙일 수 없다면 라디오라도 들으면서 끝까지 참자.

쉬운 공부하기

학습대상도 영어단어나 숙어처럼 별생각 없이 할 수 있는 게 좋다. 공부가 간편하기 때문에 복잡하게 머리 쓸 일이 없다. 그냥 무념무상 상태로 애쓰지 말고 단어를 연습장에 쓴다. 신선놀음하듯 공부하는 거다.

암기할 정신머리도 없는 날은 그냥 낙서하듯, 그림 그리듯 단어를 천천히 적는다. 이렇게 꾸역꾸역 버티다보면 거짓말처럼 평소의 열공쟁이로 돌아온 나를 발견할 수도 있다. 없었던 의욕이 솟아나는 것이다.

하지만 보통은 그렇게 안 된다. 대체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순간이 온다. 합격이고 나발이고 다 필요 없고, 일단 생존을 위해 놀아야하는 순간이다. 죽어도, 도무지 자리에 앉아있을 수가 없다. 잠깐,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더 참자. 이제 마지막 카드 한 장이 남았다.

어차피 해야 할 일 처리

공부를 전혀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 최후의 (효율적인) 선택은 공부가 잘 되는 때라도 어차피 해야 했을 일상적인 일을 처리하는 것이다. 예컨대 집안 청소, 빨래, 설거지, 식사, 산책, 도서·문구 구입, 병원 진료 등은 공부가 잘 되건 안 되건 해야 하는 일이다. 기왕이면 공부가 잘 안 되는 이 타이밍에 해치우는 것이 현명하다.

하지만 이런 일상의 생존업무(?)조차 귀찮을 때가 온다. 생활인으로서 필수적인 일조차 다 내팽개쳐버리고 싶은 순간이 들이닥친다. ‘귀차니즘으로 완전 빙의된 상태다. 나의 패배다. 여기가 바로 인내의 한계다. ‘한계란 표현은 이런 데다 쓰라고 있는 것일 게다. 이때는 고향에 계신 부모님 생각조차 소용없다. 이젠 하는 수 없다. , 이제 버틸 만큼 버텼다. 과감하게 남은 하루 쉬자. 쉬고 나면 다시 회복될 것이다.

퀄리티 스타트하는 투수처럼

야구로 치면 수험생은 투수다. 야구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9이닝 중 6이닝을 3실점 이하로 막아낸 걸 퀄리티 스타트라고 부른다. 잘 던졌다는 소리다. 투수가 점수 좀 먹었다고 무조건 못한 게 아니다. 수험생도 인간인 이상 누수되는 시간을 제로(0)로 만들 순 없다.

거시적인 안목으로 수험생활을 바라보자. 오늘 7시간밖에 못했다면 쉬는 날 3시간 보충하는 식으로 일주일 공부량만 확보하면 된다. 어차피 공부할 거라면 심리적 부담이 적게 하루를 운용해야 한다. 이래서 수험을 마라톤이라고 식상하게 부르는 거다. 시작부터 끝까지 100% 순조로운 마라톤이 어디 있겠는가. 다들 죽을 똥 살 똥 하면서 뛸 뿐.

수험생에게 슬럼프는 필연적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공부하는 게 기본이지만 정말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일탈해야 한다. 하지만 그게 지속적이지 않게 노력하는 것도 수험의 요령이고, 삶을 대하는 중요한 태도다. 공부는 어쨌든 계속돼야 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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