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게 맞는 공부법’으로 공인회계사 수석 거머쥔 오준성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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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게 맞는 공부법’으로 공인회계사 수석 거머쥔 오준성씨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0.08.31 16:4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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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 통해 ‘최적의 공부 방법·답안작성법’ 찾아
“수험 스트레스, 시험날까지 버티자 생각하며 견뎌”

2020년 공인회계사 수석 오준성씨수원외고 졸업/고려대 경제학과 4학년 재학
2020년 공인회계사 수석 오준성씨
수원외고 졸업/고려대 경제학과 4학년 재학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많은 수험생들이 앞서 목표를 달성한 합격자들의 수기를 찾는 이유는 그 안에 합격의 길이 있다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2020년 공인회계사시험에 합격한 오준성씨도 선배들의 기록을 통해 합격의 방법을 찾아냈다. 그리고 당당히 수석 합격을 거머쥐면서 이제는 후배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해줄 수 있는 자격을 차지하게 됐다.

“일단 합격을 해서 정말 기쁘다. 합격했다는 기쁨도 크지만 이제 수험생활을 안 해도 된다는 안도감이 더 큰 것 같다”는 그의 합격 소감에 얼마나 치열한 수험생활을 했는지 읽혔다.

1년 반 남짓의 수험기간. 통상적인 수험기간에 비해 짧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시간의 밀도는 단단하게 꽉 차 있었다.

그는 “분에 넘치는 결과를 받게 되어 마음이 무겁다. 시험장에서 확신도 없었고 답도 못 적어 와서 시험 후에 답을 맞춰보지도 못했다. 발표만을 마냥 기다리면서 혹시 붙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간절하게 기대만 했는데 정말 운이 좋았다는 말밖에 떠오르지가 않는다. 기대보다도 너무 높은 점수가 나와서 당황스럽고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기쁨을 넘어선 부담스러운 마음도 전했다.

오씨는 수원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에 진학해 경제학과 4학년 2학기에 재학 중이다. 학교에서 경제학, 재무관리 관련 수업을 듣다 보니 회계사시험 등 관련 분야에 대해 알게 됐고 쭉 공부해 온 것들을 활용할 수 있는 시험이라는 생각에 도전을 결심하게 됐다. 그는 “본격적인 수험생활은 약 1년 반 정도 했지만 학교에서 관련 내용을 많이 배웠고 도움을 많이 받았기에 단순히 1년 반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1차시험을 준비하는 기간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공부하는 것을 큰 틀로 잡고 컨디션 등에 따라 계획보다 조금 더 하거나 때로는 조금 덜 하는 방식으로 융통성을 발휘했다.

공부 방식 면에서는 ‘가로풀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오씨는 “여러 수기를 참고했는데 그 중 한 수기에서 가로풀기를 통해 좋은 결과를 얻은 분이 있어서 같은 방법으로 해봤는데 효과가 정말 좋았다”고 전했다.

가로풀기란 전 범위의 내용을 공부하는 방법으로 예를 들어 ×월 1일이라고 하면 문제 번호 끝자리가 1인 문제를 다 풀고 25일이라고 하면 문제 번호 끝자리가 5인 문제를 다 푸는 방식이다.

오씨는 참고한 합격수기에 따라서 전 과목 가로풀기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객관식 강의를 들었던 과목은 강의를 들으면서 전날까지 배웠던 내용을 누적해 복습하는 형식으로, 객관식 강의를 듣지 않았던 과목은 매일 조금씩 진도를 누적적으로 복습하며 가로풀기가 가능한 상태를 만들었다.

그는 “매일 전 범위를 복습하는 효과가 있어서 내용을 안 까먹고 계속 기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도 많다. 단점은 가로풀기 자체를 하기가 어렵고 또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린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 범위의 내용을 기억하고 문제를 풀 수 있는 수준까지 공부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웠다고. 그 중에서도 세법은 가로풀기를 하면 거의 4시간이 걸릴 정도로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문제를 반복해 풀다보니 풀이 시간이 점점 줄어 공부를 할수록 가로풀기도 수월해졌다고 전했다.

같은 교재를 반복해 풀다보면 문제에 익숙해지고 실력도 늘기 마련이다. 이처럼 문제에 익숙해진 후에는 풀이 시간에 신경을 썼다. 오씨는 “1차는 2교시를 제외하면 문제 풀이 시간이 상당히 부족했다. 그래서 가능한 문제를 빨리 푸는 방법을 계속 고민하고 또 최대한 정확히 풀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시험에 가까워질수록 주로 모의고사 형식의 문제를 많이 풀었다. 실전에서의 시간 압박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일 모의고사 형식의 문제를 실제 시험 순서대로 풀면서 시간이 얼마나 부족한지, 모르는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감을 익혔다.

그는 “현재 코로나로 인해 상황이 좋지 않아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가능하다면 시험 직전에 치러지는 전국모의고사는 적어도 한 번은 응시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장소에서 실제와 같이 문제를 푸는 경험을 통해 본 시험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느낄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됐다”고 조언했다.

1차에서 가장 어려웠던 과목은 세법이었다. 기본강의를 들을 때는 강의를 듣고 잠깐 쉬고 오면 내용을 다 까먹을 정도로 내용이 잘 들어오지 않았고 기본강의를 다 들은 후 한 달가량이 지나 세법을 복습할 때도 한 챕터를 몇 시간이나 복습하고 문제를 풀어도 정답률이 20%도 나오지 않아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세법이라는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오씨는 ‘연습서 강의’를 택했다. 1차 보다 깊은 내용을 다루는 연습서를 익히면 1차도 잘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본강의에 대한 이해가 부실한 상황에서 연습서 강의를 듣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이해가 안 되는 설명은 계속 다시 듣고 몰랐던 내용은 전부 받아 적으며 최대한 연습서 강의를 소화하려고 노력했다. 약 2달 동안 공부시간의 절반 이상을 세법에만 사용하며 노력한 결과 1차 계산 문제는 비교적 쉽게 풀 수 있게 된 것. 여전히 말문제가 발목을 잡았지만 이는 객관식 강의를 수강하며 보완했다.

범위는 최대한 많이 챙기려고 했다. 모든 주제를 챙기지는 않았지만 강사의 추천에 따라 퇴직, 양도, 상증, 합병 등을 들고 갔는데 2차 때도 버리지 않고 공부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

2차는 공부시간을 더욱 늘렸다. 오전 8시에서 오후 12시까지 공부하는 것을 큰 틀로 잡되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상황에 따라 조절을 했다. 1차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가로풀기는 2차에서는 거의 하지 못했다. 1차와 달리 문제풀이 시간이 너무 많이 필요해 1~2과목만 가로풀기를 해도 하루가 지나갈 정도였기 때문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2차 문제풀이의 특성을 고려해 1차 때와 같이 문제지를 끊임없이 반복해서 풀지는 못하고 연습서의 경우 과목과 문제에 따라 1~3번 정도로 보고 모의고사 형식의 문제를 많이 풀었다. 주관식으로 서술해야 하는 2차시험 준비에는 답안 작성 연습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그 이유였다.

4월 정도까지는 연습서를 공부하고 5~6월에는 모의고사 풀이의 비중을 높여서 공부했다. 다만 이같은 방식이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오씨는 “연습서 공부를 통해 내용을 깊이 이해한 후 모의고사를 통해 실전답안작성 연습을 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인 방법일 것이지만 나는 어떻게든 최소 2달은 실전연습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억지로 연습서 공부를 줄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연습서를 충분히 공부하지 않고 억지로 모의고사를 공부한 과목도 있는데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연습서와 모의고사의 비중을 선택하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연습서 공부가 너무 힘들어서 모의고사의 비중을 높였다. 모의고사는 적어도 복습을 제외한 순수 문제풀이는 2시간 이내로 끝나기 때문에 끊임없이 이어지는 연습서 문제를 푸는 것보다 편하게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모의고사 문제 수가 연습서의 문제 수보다 확실히 적기 때문에 공부하면서 부족한 내용은 계속해서 연습서를 통해 보완해야 한다. 나는 모의고사에서 새론 본 주제 및 유형, 또는 헷갈리는 문제의 경우 관련된 내용을 연습서를 통해 보완했다. 단순히 모의고사만을 계속 풀면 기본 실력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헷갈리거나 몰랐던 내용을 따로 정리해 공부하는 것도 오씨의 수험 노하우다. 과목별로 노트에 주의할 사항들을 정리해 시간이 날 때마다 계속 확인하며 외우려고 노력했고 이는 시험 직전까지 이어졌다. 그 덕에 시험 직전에 정리한 내용을 보고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

2차에서는 회계감사가 난관이었다. 처음 공부하는 과목이고 기준서의 문장이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 회계감사에 투입하는 시간을 늘렸다. 자투리 시간에 암기하는 방식은 잘 맞지 않았기에 매일 암기시간을 따로 만들어서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에 암기를 했는데 영어단어를 외우듯이 암기한 점이 그의 노하우다.

종이를 반으로 접어 왼쪽에서는 “~한 상황에서의 절차는?”과 같이 질문을 적고 오른쪽에는 답을 앞글자를 따서 적었다. 문장에서 가장 중요해 보이는 단어, 기억하기 쉬운 앞글자를 따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무작정 앞글자만 따서 암기하니까 몇 시간만 지나도 까먹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그러나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며 시험장에서 기준서 문장을 써낼 수 있도록 했다.

합격수기의 조언도 적극 활용했다. 오씨는 “여러 합격수기를 참고한 결과 회계감사에서 좋은 성적으로 합격한 분들이 ‘목차’ 내용을 거의 다 암기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목차 내용이 정말 많았기에 전부 다 외우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다른 과목은 떨어지더라도 회계감사만큼은 합격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정말 열심히 외웠다. 다행히 이번 시험에서 버리지 않고 암기한 내용들이 꽤 출제돼 운 좋게 합격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오씨가 답안 작성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답안지 비우지 않기’였다. 이 또한 수기들을 참고해 도출한 결론인데 최대한 백지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모르거나 확실하지 않은 내용도 일단 쓸 수 있는 최대한으로 작성해 답안지를 채웠다.

이 외에 기본적으로 답을 먼저 적고 풀이를 이어서 적는 두괄식 답안을 작성하려고 했다. 답안이 들어갈 공간을 비우고 그 아래에 풀이를 적은 후 마지막에 맨 위에 비워둔 공간에 답을 작성했다는 설명이다.

오씨의 공부 방법에 대해서만 봐도 그가 얼마나 치열하게 수험생활을 했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일까 그는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묻는 질문에 “2차 수험기간의 매일매일이 너무 힘들었다”고 답했다. 장시간 공부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1차와 달리 주관식 답을 적어야 하는데 어느 정도를 적어야 점수가 부여되는지도 모르고 내용도 1차보다 어려운 상황에서 공부하는 방향이 맞는지 확신이 들지 않아 압박감이 심했다고.

그래서일까. 가장 즐거웠던 때는 2차시험에 합격한 순간이었다. 드디어 끝났다는 기쁨, 다시 안 해도 된다는 안도감이 컸다. 세법 기본강의를 완강했던 날도 기억에 남았다. 오씨는 버티기도 힘들었던 강의가 드디어 끝났다는 기쁨이 아직도 인상 깊게 남아 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매일매일이 힘들었다고 할 정도의 수험 스트레스를 어떻게 극복했을까. 그의 답은 단순했다. ‘참고 버티기’가 바로 그의 스트레스 극복 방법이었던 것. 그는 “그냥 버티자는 생각으로 최대한 참고 버텼다. 스트레스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 생각하며 최대한 버텼지만 너무 힘든 날에는 공부를 접고 쉬었다”고 말했다.

그와 같은 길을 가는 공인회계사 수험생들에게 전하는 응원에도 이런 경험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는 “시험이 가까워질수록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기억이 있다. 흔들리지 않고 본인이 해온 공부만을 믿으며 끝까지 놓지 않는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현재 코로나로 인해 공부에 집중하기 더 어려울 것 같아 걱정이 된다. 항상 건강 조심하시고 시험을 준비하는 모든 분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건강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뜨거운 응원을 전했다.

이렇게 힘든 시간을 버티고 버텨 드디어 꿈을 이뤘다. 오씨는 “아직 합격이 실감나지 않아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못했지만 회계법인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공인회계사로서의 능력을 키우고 싶다”며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시작에 앞서 꿈을 이루기 위한 그의 여정을 응원하고 도와준 이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수험생활에 도움을 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수험생활 동안 응원해준 모든 분들과 도움주신 모든 분들, 제게 과분한 결과를 축하해주신 모든 분들, 그리고 좋은 강의를 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도 부모님께 제일 감사드립니다. 항상 저를 믿고 응원해주시고 도와주신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혼자서라면 절대 합격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많은 분들, 그 중에서도 특히 부모님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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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A 2020-09-02 12:07:46
대학별 합격자 수는 없음?

이성호 2020-09-01 19:33:28
잘생겼다........멋있네요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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