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로스쿨 입학의 첫 관문이라 할 수 있는 2021학년도 법학적성시험이 무사히 치러졌다. 올해 법학적성시험은 지난 19일 서울 등 9개 지구 25개교에서 일제히 시행됐다. 올해 응시자는 전체 지원 인원 1만2244명 중 91.1%인 1만1150명(1교시 기준)이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응시율이 지난해(92.2%)보다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원서접수 마감 이후 환불자(606명)를 제외하면 실제 응시 대상자는 1만1638명으로, 응시 대상자 대비 응시율은 95.8%로 껑충 높아진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진행돼 예년과 또 다른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서 수험생들의 불안감도 증대됐음에도 수험생들의 로스쿨을 향한 열기는 뜨거웠다.
올해 법학적성시험 응시자 수가 역대 최고치인 만큼 로스쿨 경쟁률도 역시 높아지게 됐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올해 문제에 대해 이의 처리 기간을 거쳐 내달 6일 확정 정답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언어이해 영역과 추리논증 영역의 성적은 8월 18일 법학적성시험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할 계획이다. 법학적성시험 채점 및 점수 체제는 언어이해와 추리논증 영역의 정답 문항은 1점, 오답 문항은 0점으로 채점한다. 언어이해 영역은 평균 45, 표준편차 9인 표준점수를, 추리논증 영역은 평균 60, 표준편차 12인 표준점수를 사용한다. 성적표에는 영역별 표준점수와 표준점수에 해당하는 백분위가 표기된다. 논술 영역의 경우 추후 수험생이 지원하는 개별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채점한다. 이후 로스쿨별 전형에 들어가게 된다.
아무튼, 법학적성시험은 끝났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수험생들에게 시험 결과와 무관하게 격려의 큰 박수를 보낸다. 이제 그동안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잠을 설치며 시험공부로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잠시 달콤한 휴식을 보내면서 새로운 계획을 구상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릴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코로나19 사태이지만 국내 여행을 통해 새로운 세상과 호흡하며 추억을 남기는 것도 잠시 여유를 누릴 수 있는 특권 중의 하나다. 그동안 수험생이라는 이유로 하지 못했던 봉사활동이나 체험활동도 공감과 나눔의 행복을 맛볼 색다른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특히 그동안 대학에서 갈고닦은 지식과 자신들의 재능을 충분히 발휘해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 봉사활동을 통해 보람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다.
이제는 수험전형 중 하나인 법학적성시험의 결과에 너무 얽매여 허송세월하기보다는 ‘포스트 LEET’ 준비에 나서야 한다. 법학적성시험이 끝났지만, 로스쿨 입시의 여러 전형요소 중 하나일 뿐이다. 로스쿨 입시에서 정량요소 못지않게 자기소개서나 면접 등 정성요소도 자못 중요하기 때문이다. ‘LEET의 귀재’라 불릴 정도로 성적이 좋았던 수험생이 자신이 원하는 로스쿨에서 탈락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반면에 법학적성시험 점수만을 봤을 때 점수는 낮았는데도 더 높은 점수를 낸 지원자를 제치고 합격한 예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결국, 로스쿨 입시는 정량요소를 본질로 하면서도 앞으로 남아 있는 자소서-면접이라는 정성요소라는 불확실 요소와의 싸움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 순간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매진해야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앞으로 로스쿨 입시까지 짧지 않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최종 합격자로 한 페이지를 장식할 주인공이 가려진다. 일부 수험생은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지 못했다는 생각에 가슴 한쪽이 답답해지고 괴롭거나 마음이 무거운 수도 있다. 아예 도전도 해보지도 못하고 자포자기에 빠질 수 있다. 그러나 이미 끝난 시험을 놓고 걱정을 하는 것보다 앞으로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계획하는 게 이제 더 중요한 일이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수험생들에게는 짧지만, 한편으론 너무 긴 시간이 될 수 있다. 때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겠지만 ‘해낼 수 있다’, ‘할 수 있다’는 주문(呪文)으로 마지막 경주를 마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