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집 중심의 공무원시험 공부법 _ 제2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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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집 중심의 공무원시험 공부법 _ 제24회
  • 법률저널
  • 승인 2020.04.1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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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아침의 눈)

7급 공무원시험 합격

<아공법 4.0>, <아공법 외전> 저자

문제풀이 vs 기초학습

보통의 수험생이 과목별로 강의 다 듣고 기본서 다 읽으려면 9급의 경우 최소 34개월, 7급의 경우 45개월이 소요된다. 1회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이렇다. 문제는 긴 시간 그 고생을 해도 문제가 안 풀린다는 점이다.

강의·기본서 일변도 학습의 최후

오랜 시간 강의 열심히 듣고 기본서 죽어라 읽은 수험생이 정작 시험장에 갔을 땐 단 한 문제도 확신을 갖고 풀지 못한다. 흔한 일이다. 분명 강의나 기본서에서 듣거나 본 내용 같은데 뭐 하나 제대로 딱딱 맞아떨어지면서 풀리는 문제가 없다.

채점 후 맞히는 문제가 있기는 하다. 느릿느릿 대충 감으로 맞힌 거다. 합격은 당연히 어림없는 수준이다. 이후 몇 회독 더 추가한다고 해서 사정이 딱히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공부패턴에 변화를 주지 못하면 몇 년을 더 공부해도 마찬가지다.

그놈의 기초 기초 기초

보통의 수험생은 강의나 기본서에 등장하는 이론의 배경과 근본을 탐구하려고 애쓴다. 기초를 탄탄하게 하고 학습을 체계적으로 하고 싶다는 본능 때문이다. 하지만 강의나 기본서는 나의 지적 욕망만 해소할 뿐이다. 진짜 제대로 기초부터 공부하려면 초등교육부터 다시 받아야 할 것이다.

노트북에 설치된 워드프로세서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사람은 자신이 쓰는 노트북 램(RAM)CPU가 뭔지 몰라도 된다. 그냥 워드만 잘 실행되면 그만이다.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내가 쓰는 스마트폰 반도체 회사가 어딘지 몰라도 유튜브 보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

맛있는 파스타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요리학원 먼저 다니면서 기초 요리실력 따위 키울 것인가? 맛이 좋든 없든 일단 그 파스타라는 걸 직접 만들어봐야 한다.

목표지향적이고 귀납적인 공부

출발지 풍경만 구경해서는 목표지점에 도달할 수 없다. 남들 다 뛰는데 나 혼자 열심히 출발지에서 스쿼트만 할 것인가. 당장 앞으로 달려 나갈 생각을 해야 한다. 기초에 집착하면 공부가 목표를 잃어버린다. 성적도 안 오른다. 공부과정에서 점수 오르는 걸 체감하지 못하면 공부할 맛도 안 난다. 이러면 공부를 지속할 수 없다.

합격은 경영학에서 말하는 일종의 문제 해결과정이다. 문제 해결이란 현재 상태를 목표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즉 현재 상태와 목표 상태의 갭(gap)을 제거하는 일이다. 우리의 노력은 오직 그 갭을 없애는 데만 사용되어야 한다.

우리의 목표는 무엇인가. 시험장에서 문제를 푸는 거다. 우리는 목표에 부합하는 행동만 하면 된다. 그래야만 작은 성취들이 쌓인다. 작은 성취가 모이고 모이면 결국 목표까지 도달한다. 이를 위해선 최대한 빨리 직접 문제와 맞닥뜨리는 수밖에 없다.

도달해야 할 지점에서부터 귀납적으로 사고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일단 목표지점을 먼저 가보는 것이다. 역으로 추적하는 거꾸로 공부법이 필요하단 얘기다.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10단계까지 가야 한다고 한다면 1단계부터 차근차근 올라갈 게 아니라, 10단계가 뭔지 살펴보고 9단계, 8단계, 7단계 이렇게 내려가서 올려다보는 식으로 공부해야 한다.

공무원시험 과목은 수학 같은 단계성이 별로 없다. 심지어 경제학 역시 수학에 비하면 조잡한 학문이다. 중간 진입이 가능하단 얘기다.

기초와 문제풀이의 연관성

우리말을 구사하는 걸 떠올려보자. 우리는 과연 단어의 뜻을 100% 정확하게 알고 구사할까. 모든 단어의 정의를 국어사전처럼 명확하게 알고 있나. 우리말 문법은 어떠한가. 문법을 확실하게 알고 쓰고 있는가.

우리가 잘 아는 건 문법이나 단어가 아니다. ‘용법이다. 어떻게 단어를 활용하면 되는지, 어떻게 쓰면 어색하지 않은 문장이 되는지 그 방법만 몸으로 익히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기초에 집착하는 건 마치 영어문법 시험 준비하면서 출제도 안 될 발음기호에 매달리는 것과 비슷하다.

기초를 제대로 닦는 건 문제를 직접적으로 풀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과 큰 연관성이 없는 경우가 많다. 기초는 본디 매우 지루하고 막연한 것이며 심지어 어렵기까지 하다. 어떤 과목에 대해 적당히 감이 생겼다면 더 이상 기초를 다질 게 아니다. 바로 객관식 문제로 들어가서 점수 따낼 생각을 해야 한다.

수험범위의 모든 내용에 대해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까지의 기초를 바라지 말자. 적어도 객관식 수험에서는 비효율적이다. 공무원시험에서는 실제 점수로 연결되지 않는 기초가 너무나도 많다. 기초는 적당히 하고 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물리학의 기초는 수학이라고 한다. 그런데 저명한 물리학자라고 해서 수학자보다 수학을 잘할까. 물리학자는 집합과 명제의 대가일까. 물리학자는 물리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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