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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탈북자 강제북송, 위헌이자 위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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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탈북자 강제북송, 위헌이자 위법이다
  • 최진녕
  • 승인 2019.11.22 10: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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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최진녕</strong> 변호사(법무법인 대표) / 전 대한변협 대변인
최진녕 변호사(법무법인 대표) / 전 대한변협 대변인

안대를 벗기는 순간! 한명의 탈북자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자신이 판문점 군사분계선 앞에 서 있고, 바로 눈앞에 북한군이 있는 것을 확인한 순간, 그는 절망했다.

최근 정부가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북한 선원 2명을 국민들 몰래 강제 북송한 사건이 언론에 의해 밝혀졌다. 3만3000명 탈북민 사회가 분노하고, 국내는 물론 국제 인권단체들까지 나서 거세게 정부를 비판하면서 의혹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비판의 핵심은 정부의 해명이 믿기 어렵고, 정부가 탈북 선원 2명의 기본적 인권마저 저버린 채 사지(死地)와 다를 바 없는 북한으로 추방한 조치가 헌법 등 국내법과 국제법을 위배했다는 것이다.

먼저 사실관계를 보자. 정부의 설명에 따르면, 17t 오징어잡이 북한 목선에서 선장의 가혹 행위로 불만을 품은 선원 3명이 선장을 포함한 16명의 동료들을 살해하고 배를 몰아 도주했고, 이들 중 2명이 11월 2일 대한민국 영해에서 해군에 ‘나포’되었다.

이들이 ‘자의로 귀순의향서에 직접 서명’을 하는 등 귀순 의사를 명백히 밝혔으나 정부는 귀순의사에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5일 후인 11월 7일 재갈을 준비하고 안대를 씌워 판문점에서 북송했다. 북으로 돌려보낼 때는 경찰특공대가 호송을 맡았다. 북송 사실을 끝까지 몰랐는지 한 선원은 북한군이 보이자 털썩 주저앉았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은 한 언론사가 11월 7일, JSA경비대대장이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카메라에 포착하면서 밝혀졌다.

정부의 해명이 거짓말 논란을 낳으면서 의사에 반하는 ‘강제북송’ 의혹이 커졌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강제북송한 다음날 국회에서 “(선원들이) ‘죽더라도 (북으로) 돌아가겠다’라는 진술도 분명히 했다”며 귀순 의사에 진정성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통일부 장관 주장대로 이들의 귀순 의사가 거짓이었다면 당사자들에게 북송 사실을 왜 감춘 것이냐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표류 북한 주민을 북으로 돌려보낼 때는 통상 적십자사가 인계하는데, 이번엔 이례적으로 경찰특공대가 호송을 맡았고, 재갈과 안대까지 사용했다. 북송에 반발해 자해할 가능성 등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역시 ‘강제 북송’의 근거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렇게 되자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12일 “이들은 나포됐을 때 귀순 의사를 표명했고, ‘죽더라도 조국(북한)으로 돌아가겠다’는 진술은 그 이전 행적(김책항 귀환 과정) 조사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뒤늦게 해명했다. 야당과 탈북자단체는 통일부 장관이 국회에서 거짓말을 했다며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탈북 선원이 저질렀다는 ‘해상 살해사건’ 자체에 대한 의혹도 이어지고 있다. 어부 출신 탈북민들은 정부가 선원 3명이 16명을 살해했다고 발표했지만 17t급 (작은) 배라면 승선인원이 많아도 10명이 안될 텐데, 19명이 탑승했다는 점도 믿기 어렵고, 살해과정에서 다른 선원들이 몰랐다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한다. 특히 오징어잡이 배는 주로 밤에 작업하기 때문에 모든 선원이 깊이 잠들 수가 없다면서 살인행위 자체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한다. 2명을 북송하면서 핵심 증거물인 목선까지 소독 후 즉시 북한에 인도했다는 보도는 의혹을 더욱 증폭시킨다.

법적으로도 정부가 대한민국 국민인 탈북자에 대한 헌법상 보호의무를 저버린 것이라는 비난이 강하다. 정부는 귀순보다는 도피 목적으로 남하했다고 판단하고, 이들을 준(準)외국인으로 간주해 출입국관리법상 ‘강제퇴거’ 조항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헌법과 대법원 판례에 정면으로 어긋난 조치다.

대법원은 1996년 탈북민에 대해 강제퇴거 처분한 출입국관리국을 대상으로 제기된 소송에서, 헌법 3조 등을 근거로 북한은 대한민국 영토이며 이에 따라 북한 주민도 한국 국민이라고 확인하면서, “대한민국 밖으로 강제퇴거를 시키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대한민국의 국적을 가지지 아니한 외국인이라고 단정할 수 있어야 하고, 따라서 재외 국민이 다른 나라의 여권을 소지하고 대한민국에 입국했다 하더라도 그가 당초에 대한민국의 국민이었던 점이 인정되는 이상 그와 같은 재외 국민을 외국인으로 볼 것은 아니다”고 판시했다(96누1221 판결).

그렇기에 문재인 정부 이전까지 한국 정부는 탈북자들을 국민으로 대우하고 있었다. 탈북자들이 한국에 들어와 귀순의사를 밝힐 경우, 정부는 이들을 난민 또는 귀화자가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한국 국민이었던 것으로 간주한 결과, 이들에게 한국 국적을 ‘부여’하는 것이 아닌, 이미 있는 한국 국적을 ‘확인’하는 조치를 취해 왔다.

헌법 제3조 영토조항과 대법원의 판례에 따르면 북한 주민은 대한민국 국민이고, 정부는 이들에 대한 헌법 제10조 등에 따른 보호의무를 진다. 따라서 정부는 주권자인 탈북민을 준외국인으로 간주해 강제 추방할 수 없다. 이를 부인하는 것은 헌법을 부인하는 것이며, 헌법 수호의지가 없는 것이다.

이번 조치에 대해 정부가 사법주권을 포기하고, 탈북민에 대한 기본적 인권과 적법절차를 위반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비정상적인 처리 절차와 과정 때문이다. 왜 사건을 비밀리에 처리했으며, 왜 나포 후 5일 만에 서둘러 송환해야 했는가 하는 의문이다.

정부는 살인 혐의가 있다거나 난민으로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이들에 대한 추방이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북한이탈주민법상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자를 보호 대상자에서 배제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법이 정한 지원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것일 뿐, 귀순한 탈북민이 국민임을 부인하고 북으로 강제송환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 탈북민 중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발견되어 지원에서 배제된 사례도 더러 있다. 대한변협도 정부가 5일 간의 짧은 조사를 거쳐 이들을 강제북송한 것에 대해 중요한 인권 문제에 대하여 지나치게 성급하게 판단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탈북자가 난민이 아니므로 추방할 수 있다는 주장도 근거가 없다. 영국, 캐나다 등의 국가들이 자국에 난민 신청을 한 탈북자들을 꾸준히 한국으로 추방하고 있으나, 그 근거는 다름 아닌 모든 탈북자가 북한 국적자인 동시에 한국 국적자이기 때문에, 한국 국민인 이들을 난민으로 받아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외국정부도 탈북자를 한국 국민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강제 북송은 헌법상 보장되는 무죄추정 원칙과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이며, 스스로 피의자에 대한 사법주권을 포기한 것이다.

국제법 위반문제도 심각하다. 북한 선원들이 한국 국민임에도 불구하고 강제송환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자국민의 강제퇴거를 금지한 세계인권선언 제9조, 제15조를 어긴 것이다. 나아가 북한으로 송환될 경우 그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지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서 강제추방은 유엔 고문방지협약에 위반된다. 국제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 역시 이번 송환 사건을 국제 인권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정부를 비판하고 나선 것도 그 때문이다.

인권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는 “사람이 먼저다.”라고 하지만, 정부의 이번 조치를 보면서 탈북자는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국회는 즉각적으로 이번 조치에 대하여 국정조사를 해야 하고, 반드시 책임을 가리는 조치와 함께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만 한다. 그것이 나라다.

최진녕 변호사(법무법인 이경 대표) / 전 대한변협 대변인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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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령 2019-12-05 14:17:45
법과 원칙에 따라 소신있는 발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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