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가지 않아도 법조인” 정치권이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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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가지 않아도 법조인” 정치권이 움직인다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9.11.20 19:38
  • 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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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저스티스 리그, 고시촌 찾아 의견 청취
정용기 의원 “정책간담회 이어 법안 성안 들어갈 것”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자녀들을 둘러싼 논란이 법조인양성제도 개혁 논의로 이어지면서 사법시험 부활 및 예비시험 도입 등의 ‘로스쿨 우회로’ 마련에 대한 정치권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관련 입법을 추진하기 위해 자유한국당의 당내 기구로 출범한 ‘저스티스 리그’의 ‘공정 세상을 위한 청진기 투어’가 20일 대학동 고시촌에서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저스티스 리그가 제시한 △입시제도 △국가고시제도 △공기업·공공기관 충원 및 승진 △병역제도 △납세제도 △노조의 고용세습 등 6개 아젠다 중 두 번째인 국가고시제도, 그 중에서도 법조인양성제도인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과 변호사시험 제도, 로스쿨에 가지 않아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우회로로서 사법시험 부활 및 예비시험 도입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자유한국당 저스티스 리그가 20일 대학동 고시촌에서 로스쿨 및 변호사시험 제도의 개선, 사법시험 부활 및 예비시험 도입 등 우회로에 관한 의견 청취를 위한 '공정 세상을 위한 청진기 투어'를 진행했다.
자유한국당 저스티스 리그가 20일 대학동 고시촌에서 로스쿨 및 변호사시험 제도의 개선, 사법시험 부활 및 예비시험 도입 등 우회로에 관한 의견 청취를 위한 '공정 세상을 위한 청진기 투어'를 진행했다. 안혜성 기자

정용기(한국당 정책위의장), 박선영(동국대 법과대 교수) 저스티스 리그 공동의장과 김현아 의원, 배현진 저스티스 리그 대변인 및 저스티스 리그 위원들이 참석해 고시생 및 고시촌 주민들의 의견을 들었다.

로스쿨에 수차례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고 소개한 한 참가자는 “로스쿨은 선발과정에서 반드시 사람의 주관이 개입하는 제도로 공정성이 떨어진다. 제도는 사람이 만드는 이상 완벽할 수 없고 사법시험도 인간이 만들었기에 완벽하지 않다. 여러 가지를 선택할 수 있어야 자유가 보장되고 제도들이 완벽하지 않으니 서로 보완하고 양립할 수 있으면 좋겠다. 로스쿨을 없애자는 게 아니라 사시나 다른 제도와 병행하는 게 더 공정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충렬 전국고시원협회장은 “로스쿨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다. 로스쿨이 장학금제도를 무기로 삼고 있는데 현재 로스쿨은 엄청난 적자를 안고 있고 장학금 지급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신림동 고시촌의 발전만을 위한 게 아니다. 공부할 장소는 인프라가 좋은 곳을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하면 된다. 학생들이 스스로 노력해 합격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건 대한법조인협회장은 “사법시험은 승복할 수 있는 제도다. 나 역시 8년을 공부했지만 떨어졌을 때 왜 떨어졌는지 납득할 수 있었다. 하지만 로스쿨은 지원자들이 왜 떨어졌는지 왜 붙었는지도 모른다. 또 여러 설문조사에서 최소 75~85%의 국민이 사법시험 또는 예비시험이 올바른 제도라고 한다. 로스쿨은 국민들의 여론도 반영되지 않은 제도이고 위헌 소지도 있다. 판·검사에 임용되기 위해 대학에 이어 대학원까지 수료해야 한다는 것은 공무담임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간 자유한국당이 여러 행사와 토론회 등에서 수차례 로스쿨 우회로 마련과 관련된 논의를 당론으로 하겠다고 말하고도 현실화되지 않았던 사례들을 언급하며 “19대 국회부터 법안들이 법사위 1소위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을 했는데도 반대가 많아 부결된다면 승복하겠다고 했는데 1소위도 못 넘었다. 사법직역의 공정성은 다른 분야보다 훨씬 중요한데 로스쿨 때문에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강화되고 있다. 당론이나 이에 준하는 의정활동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용기 저스티스 리그 의장은 "당론화에도 여론의 힘이 필요하다. 당론으로 법안을 추진할지 아니면 의원 몇의 힘을 모아 발의를 할지, 그리고 여당을 설득하는 데에도 여론의 힘이 필요하다"며 여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용기 저스티스 리그 의장은 "당론화에도 여론의 힘이 필요하다. 당론으로 법안을 추진할지 아니면 의원 몇의 힘을 모아 발의를 할지, 그리고 여당을 설득하는 데에도 여론의 힘이 필요하다"며 여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혜성 기자

대한법조인협회 부협회장이자 여의도연구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태진 변호사는 “자유한국당이 청년 정책을 많이 연구하고 있는데 예비시험이 발의되지 않은 것은 지역 민원 정도로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다. 청년을 위해 얼마나 많은 운동장을 내어주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로스쿨은 상위 30%에 드는 사람만 부담 없이 갈 수 있고 나머지는 부담 때문에 도전이 불가능하다는 자료도 있다. 청년들이 꿈을 갖고 도전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법률저널의 이성진 기자는 “선거 때마다 사법시험 존치한다고 하는데 나중에 보면 우롱당하는 느낌을 받는다. 자유한국당이 집권당으로서 역할이 2번 있었고 법사위원장도 있었지만 논의조차 안됐다. 법조인양성제도에 변화를 시도할 의향이 있나”라고 의문을 던졌다.

이어 법조인양성제도 논의를 단순히 사법시험 부활이나 예비시험 도입 등으로 한정할 것이 아니라 먼저 로스쿨 인가 대학을 현행 25개에서 40개, 정원은 2000명에서 4000명 정도를 늘려 로스쿨 간 경쟁을 통해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해보거나 사법시험을 부활하는 경우 사법연수원의 운영, 신규 법조인 배출 규모 등의 문제에 대한 논의도 복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삼선 전국원룸협회장은 “고시촌을 떠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공정사회를 꼭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실히 노력하는 국민들을 위해 예비시험이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 등록금이 없어 수강신청도 못하고 휴학을 하며 눈물을 흘리는 젊은이들이 많다. 예비시험을 통해 법학실력이 높은 학생들이 증가하면 로스쿨 측에도 좋은 자극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냈다.

이같은 의견을 청취한 김현아 의원은 “많은 공감대가 있어야 관철될 수 있는데 그 동안 의원들이 여론을 적극적으로 알리는데 소홀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조국 장관 사태로 교육을 통한 계층의 사다리 문제에 큰 점환점을 맞았다. 로스쿨은 왜 합격했는지도 모른다는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 승복할 수 없는 게임의 룰 때문에 문제가 불거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시확대라는 첫 단추를 끼웠고 두 번째로 예비시험 주제를 갖고 나온 것으로 크게 한 발을 뗀 것”이라며 “국회에서 싸우고 의견을 피력할 때 현장에서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주는 게 중요하다”고 호응을 요청했다.
 

김현아 의원은 "조국 장관 사태로 교육을 통한 계층의 사다리 문제에 큰 점환점을 맞았다. 로스쿨은 왜 합격했는지도 모른다는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 승복할 수 없는 게임의 룰 때문에 문제가 불거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김현아 의원은 "조국 장관 사태로 교육을 통한 계층의 사다리 문제에 큰 점환점을 맞았다. 로스쿨은 왜 합격했는지도 모른다는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 승복할 수 없는 게임의 룰 때문에 문제가 불거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안혜성 기자

박선영 의장은 “로스쿨 인가를 받지 못한 법대의 현직 교수로서 밖에서 바라본 객관적인 문제점들을 좀 안다. 스펙, 이게 문제다. 로스쿨에 안가도 어디서나 뛰어난 역량을 발휘할 스펙인데 이게 공정한 절차로 쌓아진 스펙이냐, 정당해도 아무나 쌓을 수 있는 스펙이 아니라면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는 의미에서 불공정성 문제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박 의장은 “로스쿨 증원은 변협이 지속적으로 반대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현 로스쿨은 절차부터 문제가 많았다. 토론도 없이 불과 3~4분 만에 로스쿨법이 통과됐고 그 문제가 악화돼 왔다. 사법부가 불신을 받을 때 가장 큰 위기가 온다. 공청회를 할 수 있도록 법안을 내주면 논의가 더 진행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정용기 의장은 먼저 선거용 행보가 아니냐는 의문에 “선거만을 의식해서가 아니라 조국 사태로 불거진 사회적 분노와 좌절을 정치권에서 담아내야겠다는 정치적 책임감으로, 좀 더 기민하게 국민 요구에 즉각 반응할 수 있는 살아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저스티스 리그를 만들게 됐다”고 답했다.
 

그는 “여러 말씀을 들으며 구조가 고등교육법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수시도 필요성은 있지만 지금 이대로의 수시는 안 된다, 공정성이나 투명하지 못한 부분을 정시를 통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로스쿨도 완전 악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문제를 개혁하고 국민 누구나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길도 열어야겠다는 것이다”고 전했다.

특히 관련 논의 과정에서 여론의 힘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의장은 “당론화에도 여론의 힘이 필요하다. 당론으로 법안을 추진할지 아니면 의원 몇의 힘을 모아 발의를 할지, 그리고 여당을 설득하는 데에도 여론의 힘이 필요하다. 다음 주 중으로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정책간담회를 할 예정이며 이후 법안 성안 단계에 들어갈 것이다. 최선을 다하겠다. 여론의 호응이 필요하다.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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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즌 2019-12-01 21:50:28
문제는 총선 때 이렇게 표 얻겠다고 반짝하고 뒤에가서 나 몰라라 ㅋㅋㅋㅋ

ㅇㅇ 2019-11-24 16:45:09
변호사수부터 매해 300명 이하로 줄입시다
그럼 해결됨

만약에 2019-11-23 19:45:15
여기서 사시 반대하는 새끼들은 사시 부활되면 대대로 사시 못보게 해주세요!

ㅋㅋ 2019-11-23 00:50:17
20년뒤 사시부활!! 사시좀비 환갑 칠순잔치 ㅎㅎ

ㅎㅎㅎㅅ 2019-11-22 19:27:37
언젠가는 되겠죠. 적어도 10년은 걸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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