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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규정한 변리사 소송대리권, 법원 해석으로 제한 부당”
안혜성 기자  |  elvy99@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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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29  18: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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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시대, 특허소송과 소비자주권’ 토크 콘서트
“소비자 선택권 보장…변리사법 제8조 취지대로 적용돼야”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중소기업과 개인기업의 보호 및 소비자 선택권 보호를 위해 변리사에게 법이 규정하고 있는 소송대리권이 인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차 산업혁명시대, 특허소송과 소비자주권’을 주제로 하는 토크콘서트 ‘작심토론’이 29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이번 토크콘서트의 주요 주제는 변리사법 제8조의 해석과 관련된 내용으로 현행 변리사법 제8조는 ‘변리사는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에 관한 사항의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법원과 헌법재판소(헌재 2012. 8. 23, 2010헌마740)는 변리사법 제8조가 규정하는 소송대리권은 심결취소소송에 한정될 뿐 민사상 손해배상에 관한 특허침해소송에 대해서는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이 인정될 수 없다고 판단, 변리사는 특허침해소송의 대리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헌재 결정은 문리해석 범위·연혁적으로 나타난 입법자 의도 무시한 것”

이번 토크콘서트의 주제발표를 맡은 정극원 대구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청구인들이 주장한 변리사법 제8조의 문리해석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입법연혁의 면에서 변리사법 제8조는 소송대리를 전제로 제정됐다는 사실관계를 살피지 않았다. 또 ‘저작자·발명가·과학기술자와 예술가의 권리는 법률로써 보호한다’고 규정한 헌법 제22조 제2항을 살피지 않은 점 등의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 ‘4차 산업혁명시대, 특허소송과 소비자주권’을 주제로 하는 토크콘서트 ‘작심토론’이 29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 안혜성 기자

먼저 문리해석 부재와 관련해서는 변리사법 제8조가 ‘특허 등에 관한 사항’의 범위를 한정하지 않고 있으며 특허법원에서만 대리를 할 수 있고 민사법원이나 행정법원에 대해서는 할 수 없다는 제한을 두고 있지 않음에도 법률해석의 출발인 문리해석의 범위를 벗어나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의 범위를 축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혁적 측면에서는 법 제정 당시 상공부사무차관이 변리사법의 제안 설명을 하면서 “재판소에 대해서도 이 특허나 상표에 대해서는 대리인으로 나가서 대리를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놓음”이라고 발언한 부분을 언급했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을 심결취소소송으로 한정한 것은 입법자의 의도를 도외시한 판단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헌법 제22조 제2항에 대해서는 “기술융합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있어서 그 어느 때보다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며 지식재산법률 서비스의 수행자로서 변리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변리사의 특허침해소송대리권은 사법부의 ‘법해석’으로 인해 길이 막혀 있는 상황이다. 정 교수는 “변리사법 8조의 취지대로 법적용이 이뤄져야 한다. 민사법원에서도 변리사가 대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결론”이라며 “다만 변리사법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변리사에게 특허침해소송에 있어서 소송대리가 불가능한 현실에서 변호사와 변리사의 공동소송대리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변호사에게 변리사의 자격을 자동부여하는 것은 이상적인 방법이 아니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주제발표에 이어진 토론은 이형진 인포스탁데일리 선임기자의 사회로 발제를 맡은 정극원 교수와 전광출 대한변리사회 부회장,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 조천권 ㈜그라비티 법무팀장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 선임기자는 변리사의 소송대리권 문제가 변호사업계와 변리사업계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지는 부분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전 부회장은 “밥그릇 싸움이라는 의견에 동의하기 어렵다. 어떤 문제든 밥그릇 문제가 엮일 수 있지만 그 이익이 누구에게 가는지가 중요하다.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단순히 밥그릇 싸움이라고 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사법부의 ‘공정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부분이다.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모두 변호사 자격이 있기에 변호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판단을 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대법원이 1998년 민사소송법 개정 당시 부칙에 변리사법 제8조를 개정해 변리사의 소송대리권 범위를 제한하려고 시도했다가 항의에 부딪쳐 철회했던 점, 헌재와 대법원의 판단이 매우 단기간에 내려진 점, 대법원의 대한변협 압박 문건에 변리사의 소송대리권 부여 문제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는 점도 사법부의 공정성을 의심하게 하는 근거로 제시됐다.

“특허 전문가 변리사에게 소송대리권 부여, 중소·개인기업 보호 위해 필요”

또 입법자인 국회의원 상당수가 판검사나 변호사 출신이라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전 부회장은 변호사에게 변리사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는 규정이 일정 기간의 실무수습을 받아야 취득할 수 있는 것으로 개정된 것을 언급하며 “당시 여상규 의원의 극렬한 반대로 자동자격폐지가 반쪽짜리로 통과됐다”고 말했다. 출신에 따른 이해관계가 법안의 통과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다만 “모든 직역에서 국회에 대표를 보내는 게 바람직한지는 모르겠다. 없어도 의견이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최 고문도 “17대 국회에서부터 법 개정 요청이 이어졌지만 소득이 없었다. 법안이 넘어갈 때 극렬히 반대한 의원이 있었다. 당시 대한변협 회장이 ‘법안이 통과될 것 같았는데 우리가 막았다’는 내용의 문자를 회원들에게 돌리기도 했다. 공정성이 결여됐다. 소관 위원회에서 통과된 법안도 법사위 내에서 체계자구 수정 트집을 잡아서 막는다. 70~80%가 율사 출신이다. 집단이기주의가 발현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 이번 토크콘서트의 주요 주제는 변리사법 제8조의 해석과 관련된 내용으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변리사법 제8조의 소송대리권을 심결취소소송에 대한 대리권으로 한정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 안혜성 기자

변리사에게 특허침해소송의 대리권도 부여돼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로는 ‘중소기업 및 개인기업의 보호’와 ‘소비자의 선택권 보장’을 꼽았다.

이와 관련해 조천권 ㈜그라비티 법무팀장은 변리사의 단독대리를 허용하는 영국의 사례를 소개했다. 조 법무팀장은 “2014년부터 중소기업이나 개인기업을 위주로 변리사의 단독 대리를 허용하고 있는데 운영 이후 소송비용이 비싸서 권리 주장을 못하던 중소기업이나 개인기업의 구제가 늘었다. 이들 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1~2개 아이템에 사활을 걸고 그게 안 되면 망한다. 중소·개인기업 보호를 위해 변리사의 단독대리 효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전 부회장은 “변호사가 특허 사건을 단독으로 수임한 경우를 본 적이 없다. 변리사를 찾아와야 해결할 수 있다. 변호사에게만 소송을 허용함으로써 변리사 1인이 해결할 수 있는 내용인데 변호사와 변리사에게 이중으로 비용을 지출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일에 몰입해야 하는데 변호사는 특허일만 하지 않기 때문에 몰입이 안 된다. 수백 명이 되는 대형로펌은 이쪽 분야를 특화해 전문인력을 키워낼 수 있지만 비용이 매우 높다. 대기업은 충분히 대응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 등은 소송비용 때문에 안 된다. 작은 로펌에는 전문가가 있을 수 없다. 특허에 전문적이고 빠르고 가격도 저렴한 변리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사업계에서 주장하는 로스쿨 제도 도입 이후의 변화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3년이라는 단기간 내에 전문적 역량을 키우기 어렵고 변호사시험 위주로 진행되는 현 로스쿨 교육에서 전문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것. 변호사시험에서 지식재산권법을 선택하는 비중이 극히 적은 점도 로스쿨이 특허 분야 전문가에 대한 수요와 요구를 감당할 수 없다는 근거로 제시됐다.

바람직한 제도 운영 방안에 대해 조 법무팀장은 “상식적인 문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변리사 단독 또는 공동, 변호사 단독 등 선택지가 많을수록 좋다. 당하는 상황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복잡하고 어려운 사건 기준에 맞출 필요는 없다. 변호사는 법에, 변리사는 기술에 특화돼 있다고 보고 못한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 적절한 교육을 받으면 인가증을 주는 방안이 합리적이다. 서로 인정할 수 있는 룰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 부회장은 “변리사들은 이 분야에 70년 노하우를 갖고 있다. 이런 사회적 자원을 어떻게 배분해 국가를 잘 이끌어갈까의 문제다. 변리사의 소송대리권 제한은 중소·개인기업의 소송을 변호사들이 가로막고 있는 셈이다. 변호사의 소송독점을 완화하고 인접법조직역의 도움을 받도록 하고 소비자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이번 발제를 준비하면서 숨은 의미를 찾았다. 9인의 헌법재판관이 모두 변호사 자격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다툼의 과정이 일방적인 게임이 되는 구체적인 사례다. 사회 변화의 촉발점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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