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청와대 민정수석과 사법시험 수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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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청와대 민정수석과 사법시험 수험생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8.10.05 10:30
  •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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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수일 전 법조인력양성제도와 관련한 매우 상반된 견해를 접했다. 하나는 서울대 로스쿨 교수가 “로스쿨의 ‘진화’를 위하여 뜻을 모아야”라며 10월 1일 한 언론에 기고한 글이다.

이 글에서 조국 교수는 “대학 교육의 황폐화, 40~50대까지 계속되는 ‘고시 낭인’ 현상, 법조계에 만연한 획일주의와 엘리트주의 등을 없애고 대국민 법률서비스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라며 로스쿨 도입의 배경을 설명한 뒤 당신 역시 로스쿨 도입에 찬성했고 이젠 논란을 잠재우고 앞으로 로스쿨 발전을 위해 모두가 노력하자는 취지의 글을 담았다.

지난 10년간 로스쿨에 대한 주요 비판을 두고서는 △대학진학률이 70%인데다 고촐 출신도 독학사, 학점은행제 등을 통해 입학할 수 있다는 점 △로스쿨 등록금이 비싼 측면이 있지만 장학금, 은행대출, 특별전형 등이 있고 3년간 학습으로 법조인이 될 수 있어 사법시험보다 더 효율적이라는 점 △블라인드 면접 및 선발규정 강화 등에 따른 로스쿨 입시 및 취업 과정에서의 음서제 우려가 불식되고 있다는 점 등을 들며 반박했다.

비록 대통령 민정수석 비서관이 아닌 로스쿨 교수로서 쓴 글이라고 전제했지만,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청와대의 핵심참모라는 신분에서 나오는 말은 무게가 쏠리기 마련이다.

같은 날, 사법시험의 부활을 통해 법조인이 되고 싶다며 지난 3월 28일 사시 존치 헌법소원을 청구했다는 김모, 조모 씨가 “사법시험 폐지에 헌법재판소 판례의 문제점과 선례변경의 당위성”이라는 주제의 기고문을 기자에게 보내왔다.

그동안 헌법재판소가 내린 ‘로스쿨 일원화, 우회로 불가’ 합헌결정들이 꽤나 섭섭했는지, 꼼꼼한 법리적 반론을 폈다. 학력과 나이차별은 직무연관성이 없이 역사적으로 부당한 차별이 가장 많이 발생하고 학력과 나이는 쉽게 변동될 수 없기 때문에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고 법조인 선발시험은 공무담임권의 영역이므로 입법자의 입법재량이 축소돼 국가공무원법의 규정에 따라야 하는 엄격심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 요지다. 그 외 미국 로스쿨의 탄생 배경, 로스쿨 진학이 불가한 현실적 사정 등도 담겨있었다.

법학전공자로서 직장을 다녔지만 법조인이 되는 꿈을 잊지 못하고 있다는 조씨는 이번 헌법소원을 위해 근 2년간 자료를 수집, 분석했다고 한다. 김씨 또한 법조인이 되고 싶지만 여러 여건상 사법시험이 최적이라며 함께 청구인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함께 보내온 50페이지의 청구서는 이들이 얼마나 애절하게 법조인이 되고 싶어 하며 청구서 작성을 위해 또 얼마나 노력을 했는가를 엿보게 했다.

특히 “사법시험을 통해 100명만 선발해도 경제력과 학력이 없는 국민들에게는 큰 희망이 됩니다”라고 적힌 청구서의 한 문구는 조국 교수의 주장과는 엄청난 괴리감으로 와 닿았다.

국내 최고 학벌에 법학자로서 탄탄대로를 걸어 청와대에 까지 입성한 한 법학자의 소신 주장과 “용이 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을 뿐, 단지 로스쿨에 가지 않고서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응시기회라도 달라”는 두 청년의 읍소. 그리고 수일 지난 4일에는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의 권민식 대표 또한 본지 기고를 통해 조국 교수의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어쩌면 우리사회에서 이미 용이 된 신분과 개천에서 방황하는 올챙이들의 적나라한 현실 인식의 차이로 보인다. 전자든 후자든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절차탁마했을 것이며 전자는 어쨌든 우리사회에서 용의 신분에 올랐고 후자는 오르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후자들은 “개천의 물마저 빼고 있다”며 아우성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구경꾼으로서의 일반 국민들도 “대한민국의 법조인력양성제도가 왜 이렇게 논란이 끊이지 않을까”라는 의문에 보다 깊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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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8-10-05 20:30:14
부잣집 아들로 태어난 조국이 서민에 대해서 뭘 안다고 이런 망발을ㅉㅉ

ㅇㅇ 2018-10-05 15:38:47
사시 안되서 해외로 도피유학 간걸로 알고 있는데 사시에 대해 긍정적일리가...

ㅇㅇ 2018-10-05 16:38:41
로스쿨 도입, 최저임금제 급격한 인상 등 국민이 실험용 생쥐도 아니고...

ㅇㅇ 2018-10-05 14:28:58
강남 갑부 조국이 서민들 생활을 어찌 알겠냐ㅉㅉ

조억국 2018-10-05 13:16:50
조국은 태어나기 전부터 용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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